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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찾아가는 서울 600년 이야기 ㅣ 산하어린이 153
김근태 지음, 서명자 그림 / 산하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92년에 나온 저자의 같은 책을 달라진대로 수정과 보완을 거쳐 지하철과 시내버스로 찾아 다닐 수 있도록 상세히 안내한 개정판이다. 서울을 중부, 동부, 북부, 서부, 남부 다섯 구역으로 나누어 설화 여행을 다닐 수 있다. 그런데 내가 특별시민이 아니라 가보지 않은 낯선 동네는 아무리 지리를 설명해줘도 감이 안 잡힌다. 게다가 남아 있던 흔적이란 게 거의 '000터'라는 표지석이 대부분이라 황당하고 안타까웠다. 우리의 문화재 보존 현실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우매한 수준이 심히 부끄러웠고, 순우리말 지명을 한자어로 바꿔 부르면서 잘못 된 것도 있고, 일제강점기에 엉뚱한 한자말로 바뀐 것들을 되돌리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다는 게 속상했다.ㅠㅜ
구판으로 10년도 전 쯤, 큰딸이 초등학생일 때 읽었던 책인데도, 다 잊어버려서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니까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고 스트레스는 받지 말자.ㅋㅋ 초등학교 때 읽었던 큰딸이 초등교사로 현장에 섰을때 많은 도움이 되겠다 싶어, 서평단 신청에 손을 번쩍 들었는데 다행히 뽑혔다. 좌르르 읽어버리면 잘 생각나지 않을까 봐 관심있는 우선 순위로 찾아 읽었더니 한주일 내내 씨름했다. 서울을 잘 안다면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주말이나 휴일에 이 책이 안내하는 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다니면 좋을 것 같다.
1750년대의 한양 도성도와 서울시 권역별 안내지도와 단위별 지도를 싣고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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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제공에 얽힌 돈의동 이야기와 계유정난에 뿌려진 피를 덮기 위해 재를 뿌렸다는 재동을 시작으로, 우리가 잘 아는 왕십리와 무학대사 이야기, 선농단과 수표교, 세검정과 압구정 이야기를 비롯해 무궁무진한 설화가 역사와 맞물려 펼쳐진다. 대안문이 대한문으로 불리게 된 이유가 배정자와 관계되었다는 것과, 금덩이를 얻은 형제가 마음에 생기는 욕심과 시기 때문에 강물에 금덩이를 던졌다는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봇 들어 하노라~ ' 시조를 읊은 이조년 형제의 실화라는 건 새로운 발견이다. 설화와 관계된 삽화와 유적 사진도 실었고 현재 모습 사진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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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학년들이 역사를 배우며 관련된 부분을 찾아 읽고, 현장을 찾아다니면 유익한 공부가 될 것 같다. 교과와 연계한 학습서로 톡톡히 한 몫을 할 책이다. 책 말미엔 서울시와 25개 구청의 홈페이지 및 교통안내, 궁궐과 왕릉, 주요박물관과 미술관이나 극장, 공원과 유원지 사이트를 수록했고, 서울시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사인트와 지하철노선도까지 안내했다. 지방 사람도 이 책이 안내하는 대로 충분히 찾아 다닐 수 있으니 서울갈 일이 있거나 방학에 큰 맘 먹고 현장학습을 떠나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