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고 우리도 문장을 만들었어요

낱말 수집가 맥스 ㅣ I LOVE 그림책
케이트 뱅크스 지음, 보리스 쿨리코프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2월

  이 책을 보고 별 다섯으론 부족하다고 칭찬했었는데, 많은 가정에서 낱말을 모아 아이들과 문장을 만들었다며 리뷰가 줄줄이 올라와 있다. 역시 좋은 책은 독자가 알아보는 법이다.  

  우표를 모으는 형(벤저민)과 동전을 모으는 형(칼)이 치사하게 하나도 나눠주지 않아서 궁리 끝에 낱말을 모으게 된 맥스의 활약이 눈부시게 펼쳐진다. 처음엔 비웃던 형들도 맥스에게 동전과 우표를 내밀며 바꾸자고 하는 꼴을 보면, 역시 뭐든 남들이 안하는 나만의 것을 찾아내야 성공하는 법이다.^^ "형, 나도 하나만 줘!" 손내미는 맥스의 모습을 위에서 잡은 그림이 재미있다. 

 

  방학동안 독후활동으로 낱말을 모아 문장을 만들어보려 했지만, 좁은 책상에 펴놓고 하기가 어려워 집에서 해보라고 종이 한장씩 나눠 주었더니 나름대로 활동을 했다면 가져왔다. 2학년 여자 아이들 작품으로 오른쪽은 모은 낱말로 '우렁이 각시' 뒷이야기를 재미나게 꾸몄다. 이런 창의성을 발휘하게 하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이 책은 긴 설명이 필요없다. 그저 따라해 보면 알게 되니까~  얼마든지 이야기를 만들수 있고 낱말의 위치만 살짝 바꾸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 진다. 자르는 과정의 소근육 운동이 두되발달에 좋다는 건 검증된 사실이고, 자르고 붙이기에 몰입하는 아이들의 집중력은 놀랍다. 창의력은 물론이고 문장력을 키워주며, 소근육활동과 몰입의 즐거움까지 일석4조 이상의 성취감을 얻을 수 있으니 어찌 별 다섯으로 부족하지 않겠는가!^^



  형들의 동전과 우표를 받고 낱말을 주는 맥스, 인생엔 이런 반전과 전화위복이 있어 즐겁지 아니한가! 어린이들 세상이라고 다를 게 없다. 그들도 작은 우주로 어른들 인생사에 펼쳐지는 일들을 다 맛보는 것이니까.^^ 이 책은 싸우지 않고 놀이방법과 나눔의 지혜를 터득한 형제애를 보여준다. 또한 낱말로 만든 문장 옆쪽에 그 내용을 그림으로 펼쳐 놓아 즐거움을 더한다.



형들과 맥스는 누가 더 빠르게 어떤 낱말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지는 내용의 말놀이를 이어간다. 내가 늘어 놓은 낱말이 자연스런 문장이 되는지 혹은 말이 안되는지 판단하느라 집중하게 된다.

이런 멋진 책은 강추하지 않을 수 없다. 똑똑한 아이들이라 글자를 빨리 깨우치고 읽을 수 있지만 낱말 뜻이나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놀이라면 글자공부의 즐거움과 말뜻을 이해하는 놀이로 좋을 것 같다. 놀토나 일요일에 온방 가득 늘어놓고 놀아도 좋을 낱말놀이로 우리 아이 문장력을 쑥쑥 키워주자. 단, 놀이가 끝나고 말끔히 방을 치우는 과정으로 정리정돈을 키워준다면 더 좋을 듯.^^  

1학년 남자 어린이가 엄마의 도움없이 혼자서 한 작품이다. 가족여행으로 대흥사에 갔던 기억을 살려 문장을 만들었단다. 완벽한 문장을 만들지 못했지만 혼자서 즐기며 했다는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