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뜸 헤엄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5
레오 리오니 지음,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레오 리오니 그림책 중에서 이 책은 아이들이 썩 좋아하지 않더군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다가 아이들한테 직접 물어봤어요. 초등 1,2학년 아이들 대답이 재미도 없고 그림도 별로라네요. 그림은 어떤게 맘에 안 드는데? 다시 물었더니 칙칙하고 이상하대요. 오염된 바다 같아서 싫다는군요. 정말 그런지 확인해 볼까요? 

 

대개의 어린이 책이 알록달록 예쁘고 산뜻한 색깔이라, 그런 것에 익숙한 아이들의 호기심이나 눈길을 사로잡기엔 부족한 듯하지요. 더구나 그린 게 아니고 물감찍기로 제작한 그림이라 어린이 눈엔 망쳐버린 그림처럼 보일 수도 있거든요. 그러나 바닷속을 연출한 찍기 그림은 환상적인 모습을 상상해도 좋을 듯하네요. 바다풀들이 물결 따라 흔들리는 모습도 상상되고요. 빨강 노랑 울긋불긋 예쁜 색깔로 눈길을 사로잡지는 못해도, 판화 기법을 설명해주니 같은 모양으로 색깔만 바꿔 찍어낸 것들을 찾아보며 세심하게 살폈어요.^^



작은 물고기들이 모여서 커다란 물고기 모양으로 헤엄치는 모습은 장관이지요. 작은 물고기를 찍은 판화 기법은 독후활동으로 따라 해도 좋을 듯하네요. 감자나 고구마에 물고기를 새겨 빨강이나 검정 혹은 무지개 색깔로 물고기를 찍어봐도 좋겠지요. 아이들은 작은 물고기가 모여 큰 물고기로 변신한 이 그림이 좋다고 칭찬했어요. 물론 자기들도 집에서 엄마랑 해보겠다며 다짐했고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내용을 살피며 좋은 점을 찾아 보게 했어요. 이 책의 가치를 한층 높여줄 보물을 찾아내자고 했더니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 모습이 제법 의젓하더군요. 초등 1, 2학년 친구들이 찾아 낸 이 책의 좋은 점을 들어보실래요. 아이들이 손을 들어가며 발표한 내용에 공감한다면 머리도 끄덕여 주시고요.^^ 

1. 오염된 바다처럼 칙칙한 색깔은 환경보호를 해야 된다고 알려주어요. 
2.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는다는 걸 알게 했어요.
3. 몸집이 크다고 작은 것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알려 줘요.
4. 까만 물고기는 반장처럼 똑똑하고 설득력이 좋아요.
5. 빨간 물고기들은 까만 물고기의 말을 잘 들어서 착해요.
6. 큰물고기가 무서워 깊은 바다에 숨은 빨간물고기에게 용기를 갖게 했어요.
7. 싫어도 자기 자리를 잘 지켜야 돼요. 그래야 큰 물고기 모양이 부서지지 않아요.
8. 잘난 척하면 안돼요. 혼자 헤엄을 잘 친다고 빨리 가면 큰물고기가 찢어져요.
9. 서로 힘을 합치면 세상에서 무서운 게 없다는 걸 가르쳐 줘요.
10. 협동해야 살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했어요.
11. 똑똑한 친구가 나쁜 길로 가자고 꼬시면 안돼요.
12. 목숨은 소중히요. 꼭 살아나야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어요.

 
어린이들의 발표 내용이 어떤 의미인지 아시겠죠? 책 내용을 이해하고 그림을 들여다보며 찾아낸 것들이 제법이었어요. 별로 좋은 책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아이들은, 같이 생각하는 독서지도로 이 책의 좋은 점을 많이 찾아냈어요. 물고기는 우리들이고 바다는 교실로 생각해 보게 했더니, 짝꿍이랑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면서  쉽게 찾아냈어요. 아이들 눈높이에 따라 그림동화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도 차원이 달랐어요. 자기들 스스로 책의 가치를 찾아내고도 이 책이 별로라고 생각할까요? 물론 그렇지 않았어요. 차례를 기다려 책을 보려는 아이들이 많다는 건, 좋은 책으로 인정한다는 거니까요. 이 책의 독후활동은 어린이들이 찾아낸 책의 가치와, 감자에 새긴 물고기 판화로 멋진 바다 속을 꾸미기로 했어요. 책에서 보여주는 이런 장면도 만들어 보겠죠.^^ 



어린이들이 개성있게 꾸며낼 바다속 그림이 아주 궁금해지네요. 다랑어에게 잡아 먹힌 작은 물고기들은 가엾지만, 혼자 살아 남은 까만 물고기 한마리가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아이들도 알았어요. 똑똑한 친구(지도자)가 좋은 생각을 해서 다같이 즐겁게 살 수 있도록 이끌어야 된다는 걸, 아이들 눈높이만큼 이해했으면 좋은 책읽기가 된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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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09-01-02 0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책이지요. 정말로. 순오기님! 새해 인사 왔어요. 하루가 늦어 버렸네요. 그래도 여전히 새해인사가 유효한거 맞지요? 새해 복 억수로 많이 받으세욧!

순오기 2009-01-02 18:41   좋아요 0 | URL
흐흐~ 우리나라 새해인사는 설때까지 계속 유효할걸요.^^
새해인사 서로 나누어야 하는데 저도 늦었군요~~ 복만이랑 친하시기를!

푸른하늘 2010-02-04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새로운걸 하나 더 얻어가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