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어머니독서회 상반기 선정도서
2008년, 어머니독서회 하반기 선정도서
인간은 학습하는 동물이다. 그래서인지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운다고 말한다.
요즘은 평생교육이란 말이 화두가 된지 오래다.
지자체마다 평생학습 차원의 동아리도 많고 국가 예산도 지원 받아 운영된다.
내가 사는 지역도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어 작년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우리 구에선 작년에 12개의 동아리에 50만원씩 지원했고,
올해는 22개 동아리에 30~70만원까지 차등 지원한다.
우리 어머니독서회는 작년과 올해 50만원의 공식 지원을 받았고,
작년엔 시낭송행사를 위해 100만원의 특별지원도 받았다.
올해는 동아리발표회 때 동아리 전체가 20만원의 특별지원을 받았다.
문제는 이런 지원을 받으면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ㅜㅜ
6월 신청서류, 9월 발표회, 11월 추진성과집, 12월 연간 활동 및 결산 보고까지
사진과 증빙서류를 첨부해 정해진 기일에 제출해야 된다.
그런데, 나는 이런 게 싫어서 죽을만치 몸부림을 치며 한다는 거~
게다가 이번엔 회원들도 김장과 시모상으로 기한내에 글을 쓸 수 없었다.
결국 추진성과집 원고는 기한을 넘겨 담당교육사의 독촉을 받으니
나는 또 회원들을 독촉해 어렵게 어렵게 원고가 하나 둘 카페에 올라오고 있다.
이번 토요일이 마감이니까 공식적인 서류는 내가 작성하고
회원들의 글과 활동사진을 적절히 편집해서 제출하면 끝난다.
'내년에는 절대 지원 신청하지 말아야지!' 마음 먹다가
그래도 지원금이 있으니 초청강연회와 문학기행도 할 수 있는 걸 생각하면
예산지원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회원들이 카페에 올린 글 두 편을 옮겨 본다.
어제부터 머리가 땡땡 아팠는데, 오늘 이 글을 보며 두통이 말끔히 풀렸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차가운 지성과 뜨거운 감성의 어울림 -송교수-
월곡2동 어머니 독서회와 인연을 맺은지도 어언 2년이나 되었다.
평소 책 좀 읽는다 스스로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 모임에 참석하면서
그동안 나의 독서생활의 가벼움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오전 10시 빠르다면 빠를 시간!!
부지런히 준비하고 동사무소 2층에 있는 모임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바쁘다.
도착하면 항상 일등으로 문을 여는 우리 회장님과 승연언니, 경화언니가 반겨준다.
이 세분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우리 독서모임을 이끌어 나가는 귀한 분들이다.
토론에 꼭 필요한 간식거리도 늘 챙겨 오시고
모임에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일들도 열심인 분들 !!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이 모임이 지속되지 않았나 싶다.
이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올 일년 동안 독서모임에서 다양한 책들을 많이 읽고 토론하였다.
광주 민주화 운동을 되새겨 보며 아픔과 그 아픔이 승화되어
귀중한 역사로 남은 5월을 되돌아 본 '누나의 5월'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광주와 같은 아픔을 간직한 오키나와의 이야기 '태양의 아이'
아이들을 위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준 '천사들의 행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에게 우리 아이들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길을 가르쳐준
'독도야 강치야 동해 바다야'
세상을 살아가는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준 '우리들의 하나님'
한글에 대한 자부심과 애국심을 함양해준 '뿌리 깊은 나무'
크리스마스 벽걸이로 이루어진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 '크리스마스 벽걸이'
마지막 토론도서로 '소금꽃나무'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을 남겨 놓고 있지만
시절에 맞게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선정해서 많은 책을 읽은 알찬 한해였다.
책 한권을 읽어도 회원마다 다른 생각, 다른 느낌을 나누며
새로운 것도 많이 배우고 상대방을 알아가며 이해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더불어 인생을 먼저 경험한 선배들의 지혜도 덤으로 배우는 혜택도 누렸다.
올 해 읽었던 책 중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던 책은 '우리들의 하나님'이었다.
세상에 대해, 내 인생에 대해, 삶을 살아가는 자세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큰 변화는 명품 백에 대한 꿈을 접은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소위 말하는 명품!!
이거 한번쯤 들고 폼 나게 거리를 활보하고 싶은 꿈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권정생 선생님의 담담한 글을 읽은 후에는
가방이 물건을 넣는 역할만 하면 되지 뭐
그렇게 비싼 거 들고 다닐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든 남보다 좋은 것, 특별한 것에 집착하는 욕심 많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만큼만 쓰고, 남과 나누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한 책이었다.
월곡 2동 독서모임을 통하여 올 일년도 풍성한 한해가 된 것 같아 기쁘다.
이 기쁨을 다른 주민들도 누렸으면 좋겠다.
엄마는 독서중 pides0504
월곡2동 주민 센터에는 평생교육이라는 의미를 담는 독서모임이 운영되고
나는 지금 그곳으로 향하고 있다. 설렌다......
사무적인 일만을 보던 곳에 읽은 책을 들고 그 감상을 정리하며 걸으니 친근하고
새삼 우리에게 정말 유익한 곳임을 느낀다.
한편, 다른 회원들은 동안 잘 지냈을까....
앞전에 나오지 못한 회원은 오늘 얼굴을 볼 수 있을 런지...
또한 오늘은 어떤 얘기를 나누게 될까...
이런저런 생각들과 함께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며 기대감에 미소가 번진다.
계단을 오르고 문 앞에 도착하니 밖으로 퍼져 나오는 웃음소리와
작은 대화가 맘을 더욱 가볍게 이끈다.
이 문을 열면 만나게 되는 것은...
학습과는 거리를 둔 듯한 나이와 주부라는 역할적 상황에서
여유와 개인적 시간을 할애하는데 인색했던 자아들이 툭툭 털고 일어나
독립된 존재로서 사고하기 시작하겠지?
세상 곳곳에 있는 아픔과 어두운 진실을 내 아픔으로 내 현실로 읽어내느라
얼굴이 붉어지며 가슴을 다독이리라,
내 아이보다 내 아이가 살아갈 현실적 구조를 읽고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내 아이만이 아니라 이 땅의 아이들을 염려하는 어미가 되기도 하리라,
또 어떤 이는 자신의 어린시절을 돌이켜 보며 그 때의 아픔을
비로소 편안하게 바라보는 법도 문득 깨달아 갈 것이다.
그 얼굴 그 가슴을 들여다보며 함께 기뻐하고 같이 격앙되며
사회적인 공동의식을 할 때면 그네에게서 느끼던 진한 인간애와 연대감.
그네에게 물들여지고 있는 세상에 더욱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은
우리가 조금씩 변하면 세상도 변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감동과 따스함이 줄곧 한 달에 두 번 나를 이곳으로 데려오고 있다.
새해에도 별 탈 없이 얼굴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그네의 세상 보는 눈과 자신을 보는 눈이 더욱 또렷하고 깊어져서
그네에게서 또 나는 세상사는 기쁨 한 조각 담아가고 싶으니......
|
<< 펼친 부분 접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