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友歌    -고산 윤선도-


내 벗이 몇이나 하니 수석(水石)과 송죽(松竹)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 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구름 빛이 좋다 하나 검기를 자로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좋고도 그칠 뉘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곶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아닐손 바위 뿐인가 하노라.

더우면 곶 피고 추우면 닢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는다.
구천(九泉)에 뿌리 곧은 줄을 글로 하여 아노라.

나모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비었는다.
저렇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둏아하노라.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취니,
밤중에 광명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 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내일 어머니독서회에서 해남으로 윤선도를 찾아 문학기행을 떠납니다. 광주에 온지 20년이 되도록, 해남 땅끝마을은 가 볼 기회가 없었는데 드디어 갑니다~  해남 윤씨 종가인 '녹우당'을 비롯한 해남 일대 윤선도 흔적을 더듬어보고 달마산 중턱의 미황사도 찾아 갑니다. 어쩌면 미황사를 안가고 대흥사로 갈지도...^^보길도는 다음에 따로 일정을 잡아 가려고 이번엔 뺐어요. 땅끝마을 전망대에 올라 충무공의 혼이 서린 우수영과 전적지도 보일지도~

 

 

 유홍준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1권, 남도답사 1번지 해남.강진편(75쪽~94쪽) 에 보면 설명이 잘 되어 있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을 듯해요. 또 한비야의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를 보면 해남 땅끝마을에서부터 국토종단을 시작하는데, 한걸음씩 내딛는 발길로 우리 땅과 사람을 만나는 감동이 있지요. 내일은 우리 지역 답사 전문가인 이웃의 탁교수님을 모시고 가니까 버스에서부터 고산 윤선도와 해남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며 갑니다.^^ 

         

오늘 오전엔 10쪽의 자료를 만들어 동사무소 담당직원에게 전송해, 양면복사로 30부 준비해달라고 했으니 내가 할 일은 다 끝났어요. 음료나 간식은 각자 준비하고, 절편 서되 하는 것도 이웃에 일임했으니 됐지요. 어제 오늘 못 간다는 사람이 있어 동행할 사람을 구걸(?) 혹은 섭외하느라, 신경 썼더니 머리가 지끈거려 이제 자려고요.ㅜㅜ 40만원에 빌린 관광버스에 우리회원은 겨우 7명만 가게 돼, 순오기의 모든 인맥을 동원해 현재 21명이 동행키로 했어요. 내일 한두 명이 추가될 수도 있지만 더 기대하지 않고 그냥 즐겁게 다녀 오려고요. 내일은 찍어온 사진을 올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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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1-13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주에 해남을 갈까 어쩔까 하다가 너무 멀어서 포기하고 담양으로 갔었는데...
지금 이렇게 약간 스산한 계절엔 미황사죠. 전 대흥사 보다는 미황사 추천입니다. ^^
늘 참 에너지가 넘치는 순오기님. 님 서재에 오면 제가 에너지를 한껏 충전받고 가는 느낌이예요. 내일 잘 다녀오세요. 사진도 부탁!!!^^

순오기 2008-11-14 04:57   좋아요 0 | URL
일찍 잤더니 일찍 깼어요~ㅋㅋㅋ담양 어디를 다녀갔을까요?
저는 대흥사도 미황사도 가본 적이 없으니 어디라도 좋은데~ 동행하는 분들이 원하는 쪽으로 가려고요~ 대흥사는 입장료(2,500?)가 있어 본인들이 부담한다면 갈수도 있지요.^^

후애(厚愛) 2008-11-14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산 윤선도는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처음으로 시를 접해 보네요. 저는 조선시대의 시인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봅니다. 조선시대 시인들의 시를 보면 정말 심금을 울리는 시들이 많아요.^^
순오기님 잘 다녀 오세요.^^;

순오기 2008-11-15 11:42   좋아요 0 | URL
잘 다녀왔어요~~~
윤선도의 증손 윤두서, 윤두서의 외손자인 다산 정약용으로 이어지는 정신 세계를 맛보고 왔지요.^^

마노아 2008-11-14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차고 뿌듯한 문학 기행은 11월에도 이어지는군요. 혹 춥지는 않을까 걱정이에요. 잘 다녀오시고 맛깔난 후기 기대할게요. 오우가, 오랜만에 참 좋아요^^

순오기 2008-11-15 11:43   좋아요 0 | URL
날씨도 좋고 가을 절정을 온 몸으로 느낀 행복한 나들이였어요. 얼른 사진 올려야지요~

노이에자이트 2008-11-14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흥사 지나서 두륜산에 올라야 진짜 맛이지요.해남은 한정식도 유명합니다.

순오기 2008-11-15 11:44   좋아요 0 | URL
산행이 아니라서 두륜산이나 달마산은 눈으로만 보고 왔어요.
대흥사 가까운 곳에서 한정식으로 점심 먹고, 산책 삼아 대흥사를 두루 구경했지요~~ ^^

노이에자이트 2008-11-15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정식 반찬이 뭐가 나왔을까요?

순오기 2008-11-16 16:55   좋아요 0 | URL
흐흐~ 사진으로 보여드릴게요.
어제 종일 작성했는데~ 나중에 한 것은 자동저장이 다 날라갔더라고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