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배  -박용철-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던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쫒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 거냐
돌아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짓는다
앞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 두 야 간다

이 시 기억하시나요?

우리 땐 교과서에 실렸는데 요즘 교과서엔 실리지 않았다죠? 그래도 문학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1930년대 김영랑 정지용등과 시문학을 주도했던 용아 박용철 시인을 잘 아실 겁니다. 용아 박용철 시인은 내가 사는 곳,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촌동(솔뫼골)에서 1904년에 태어났습니다. 요즘 지자체에서 자기 고장 출신의 예술인들을 문화콘텐츠로 개발해 관광상품화(?)하는 일에 주력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대접(?) 받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용아 박용철 전국 백일장'은 올해로 17회째, 2001년엔 은관문화훈장에 추서된 시인을 기리기 위해 쎄미나가 열렸고, 2004년에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를 기리는 행사가 크게 열렸습니다. 그의 미발표 희곡 '석양'이 생가 마당에서 초연되었으며, 시인의 두 아드님이 참석해 지역민들과 함께 했습니다. 머리가 허연 도사(?)같은 분이 셋째 아드님(박종률)이고 가운데 말씀하시는 분이 큰아드님(박종달)이십니다. 이런 일에 빠질 수없는 순오기, 두분의 사인도 받고 기념촬영도 열심히 했습니다. 제가 자칭 '이기자'거든요~ ㅎㅎ 사진은 맛뵈기로 하나만!



2007년엔 지역 문화예술회관에서 '떠나가는 배' 시낭송회를 가졌고, 올해는 바로 오늘 '용아 박용철 문학 축제의 밤'이 생가에서 열립니다. 9월의 마지막 밤을 용아 시인과 함께 보내는 것도 행복한 일이겠죠! ^^ 후기는 다녀와서~~


떠나가는 배 / 신라출판사

출간일 : 1987-01-01

 

 

'박용철 육필원고 자료집'은 큰아들인 박종달선생이 냈고, '박용철 전집 - 시집, 평론집'은 박용철기념사업회에서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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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2008-09-30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밤 7시네요. 일이 없다면 발이 내켜지게 갈수도 있는 거린데..아깝네요. 내년에 한번 생각해보고 싶네요. 가을이라..어딘가 가고 싶어 그런가..좋은 밤 되세요

순오기 2008-09-30 23:02   좋아요 0 | URL
앗~ 파란님도 광주에 사세요? 방가방가~~ㅎㅎㅎ
9시 20분에 마치고 돌아왔어요. 사진 올릴테니 구경하세요~ ^^

파란 2008-10-01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나 해서 늦은밤에 들어와 봅니다. 잠도 오는데 머리 복잡한 일이 있어 자울거리며 돌아다녀요

순오기 2008-10-01 10:44   좋아요 0 | URL
밤새 작업해서 새벽녁에 올리고 아침에 들어와 수정했어요. 사진이 어둡고 흔들리고~ 쓸만한 게 별로 없네요.ㅜㅜ 그래도 현장 분위기는 전해질려나 맛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