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시험을 앞두고 중3 아들을 시청앞으로....

한시간 전, 진보신당 집결장소로 남매를 보냈다. 김밥도 싸고 생수랑 복숭아도 담아 소풍가는 아이들처럼 들려보냈다. 대문에서 지켜보다 따라가며 불렀다.
"아들아~ "
"왜? 설마 사진 찍으려는 건 아니겠지?"
"흐흐~ 왜 아니겠어?"
"어이쿠~ 엄마가 부르는 순간, 불길한 생각이 들었어."
"야~ 니들한테 10만원 들려보내는데, 증거를 남겨야지!"
잠시 남매가 걸어가는 모습 연출, 가볍게 뒷모습을 찍었다.^^
며칠 전 우리딸이 제 친구들과 통화하고 말하기를,
"엄마, 우리집이 다른 집과 다른가 봐. 애들은 촛불집회 가려고 하면 못가게 한대.
다들 정부 정책에 반대하고 불평하면서도 말야."
"그래, 기말시험 앞두고 성주를 서울로 촛불집회 보냈다고 하면, 엄마한테 미쳤다고 할거다."
며칠 전의 감동은 어디로 실종됐는지, 딸은 엄마 잔소리와 간섭에 혼자 가고 싶었다고... 밤샘을 하고 와야되는데 뭔 진보신당 차를 타고 가냐고 투덜투덜이다. 남매를 보내놓고 진보신당에 문자를 보냈다.
"남매를 보냈는데 밤샘하고 싶어하니 올때는 그 차를 안타고, 교통비를 반만 내면 안 되나요?"
"2만원으로 하지요. 식사비도 있으니까요."
라는 답이 와서, 딸한테 전화했다.
"이왕 같으니까 밤샘도 하고 아침 일찍 고속버스로 와라. 식사도 제공한다니까 둘이 4만원만 내고,
엄마가 싸준 김밥은 내일 아침에 먹으렴, 밥을 식혀서 쌌으니까 상하지 않을거야~
동생, 책임지고 잘 데려 와!"
아빠는 서울까지 보내는 걸 반대했는데...밤샘하고 오랬다면 뭐라 할까? 그래도 살아온 세월이 20년인데, 별 말이 없어도 부부는 닮는가 보더라. 지난번 카드 적립금으로 진보신당 후원하자는 페이퍼가 올라왔을 때, B와 L 카드 적립금으로 노회찬씨, 심상정씨와 점심 식사했다고 말했더니 동참하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며칠 전, 적립금 후원하면서 한 달에 5천원 내는 당원으로 가입했다고 말했다. 헉~~ 나도, 그때 5천원 내는 당원으로 가입했는데... 우리 부부는 서로 말은 안했지만 뜻이 통했는지, 20년을 살다보니 닮았는지 이렇게 진보신당 당원이 됐다. 오늘은 진보신당 차에 남매를 태워 서울 시청앞 촛불현장으로 보내고......
1시 51분 딸한테서, 차를 탔다고 잘 다녀오겠다는 문자가 왔다. 밤샘하도록 허락해서 기분이 좋은 듯하다. 역사 현장에 동참하고, 많이 보고 느끼고 돌아오렴~ 딸아,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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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집에서 파는 김밥 속 달걀은 소다를 넣어 부풀린단다. 그래서 상하기도 잘하고... 이 말을 듣고 놀라서 김밥집에서 김밥도 못 사먹게 한다. 오늘도 집에 있는 재료(단무지, 달걀, 쑥갓나물, 묵은지)만 넣어 김밥 네줄 말아서 보냈다. 사진은 집에 남은 민경이를 위해서... 김밥 먹고 열공하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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