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9시 넘어 큰딸한테 '엄마콜'이라는 문자가 와서 통화했습니다. 약간은 흥분된 억양으로 '화려한 휴가의 함성과 분위기'를 느꼈다는 말로 촛불집회 동참 소감을 전했습니다. 진중권씨를 만나 사진도 찍었는데 잘 안 나와 아쉽다는 것까지...... 교육대 1년생이 교과서가 아닌 세상에서 '사회'를 제대로 배우는 중입니다. 

작년 10월 24일 딸아이가 입학면접을 볼때, "이라크 파병같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안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고, "교사의 생각보다는 객관적인 정보를 알려주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모범(?)적인 답변을 했었습니다. 올바른 가치 판단을 돕는 준비된 교사가 되기 위해, 미래의 초등샘 우리 딸은 현장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한국사전 - 이순신 2부'를 시청한 후, MBC뉴스가 끝나고 채널을 돌려 '미디어 다시보기'를 봤습니다. 우리나라 신문들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방송이었는데, 교육부 발표를 보도한 기사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신문들의 보도행태를 수년전의 보도자료와 비교하여 보여주었습니다. 어제 방송으로 새삼스러울것도 없이 확인된 결과는 '한겨레'와 '경향신문'만 신문이었습니다.  
"헐~ 조중동, 저게 뭐야? 정말 말도 안돼!"
중학교 1학년 민경이의 시청소감이었습니다. 다시 채널을 돌리니 EBS '지식e' 베스트 방송이 나오더군요. 마침 '식코'를 재편집한 방송이 나와 중학생 남매와 같이 보았습니다. 어쩌면 너희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며.......

십수년 봐왔던 '중앙일보'를 끊고 3월 1일자로 '경향신문'을 구독한지 닷새만에,
"경향신문 정말 놀라워. 이런 기사를 써도 되나? 싶을 정도로 중앙과는 확실히 달라!"
라는 감탄을 쏟아내던 중3 아들녀석. 세상이 바르게, 제대로 돌아가고 있음을 언제 느낄지 아직은 깜깜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세상배우기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메피님의 서재말처럼, '세상은 미쳐 돌아가기 시작'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ㅠㅠ

엄마는 촛불축제에 동참하진 못하지만 인터넷 서명엔 동참합니다. 어머니독서회카페에도 올리고 회원들께 문자를 보내 동참을 권유했습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 마음이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표출되기를 바라며...... '미친정부의 미친소 수입을 국민의 힘으로 막아냅시다!'
 

국민주권 시민연대 

창조한국당 블로그

다음 아고라 광장

국민 저항권 서명 운동

미친소닷넷 

촛불문화축제 후기 
(알라딘 무화과나무님)

-----위 사이트는 '아프락사스'님 서재에서 

-----아래 글과 사진은 '무화과나무'님 서재에서 옮겨왔습니다. 우리 큰딸이 참여했기에...

'우리는 미친소를 먹을 권리가 없다' 

오늘 청계천 광장에 갔다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 오늘 청계천 광장에서 모인 촛불 문화축제(시위가 아니라 문화축제)는 매우 평화적이고, 매우 이성적이며, 매우 질서정연하게 치뤄졌다. 그리고 이 문화축체의 최소한의 공통분모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였다. 그리고 여러가지 하위주제들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고,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으며, 자신들의 의견들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 오늘의 촛불 문화축제의 특징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측면으로 정리될 수 있다.  

1) 촛불 문화축체의 최소한의 공통분모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였다. 아무래도 이명박 정권의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은 전 국민적인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는데 오늘 축제를 통해서 그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계천에 모인 학생, 주부, 지식인, 군인, 그밖의 시민들은 지극히 이성적이었다. 어느 누구도 감정적으로 극한의 상태에 이르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너무나 이성적이었다. 특히 종로 경찰서에서 이번 모임 축제가 불법이라고 반복적으로 공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은 전혀 없었다.

3) 촛불 문화축체의 최소한의 공통분모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밖의 다양한 주제가 오고갔다. 주로 학생들(중학생들, 고등학생들)이 단상에서 이야기 할 기회가 많이 제공됐고, 그밖에 지식인, 군인, 의사, 학원강사, 시민이 참여하여 단상에서 자기 이야기를 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인신공격, 욕설, 야유)등이 초반에는 많았으나 중반 이후부터는 참여자들 스스로에 의해, 특히 중, 고등학생 등의 젊은 학생들에 의해서 자중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자신과 연관하여 다양한 불만등이 제기됐는데, 특히 의료보험 민영화, 공기업 민영화, 사교육 시장 개방, 영어 몰입교육 등에 대한 불만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4) 시민들의 촛불 문화집회는 지극히 평화적이고, 이성적이고, 질서정연했다. 어떤 폭력적 행위도 없었으며, 자기가 가지고 온 쓰레기를 스스로 치웠으며, 집회가 끝난 다음 해산할 때도 매우 질서정연했다. 심지어 이번 집회를 의도적으로 조장했다고 느껴지는 어떠한 느낌도 받을 수 없었으며, 그걸 의도적으로 조작하려는 움직임은 자발적으로 제재를 당했다. 예를 들어 NL 계열 학생운동 조직에 의한 '깃발 논쟁'의 움직임과 폭력시위는 즉각적으로 제재를 당했다. 그것도 중, 고등학생을 통해서 말이다. 또한 한나라당의 쁘락지(알바)에 의한 폭력시위의 의도적 조장도 제재를 당했다. 문화축제 중간중간에 "알바생들은 물러가라 !"라는 언성이 오고갔고, 피케팅을 통해서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는데 당시엔 잘 몰랐지만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아마도 한나라당의 알바생들이 맞는 것 같았다.

5) 생각보다 광우병의 심각성에 대한 서울시민 이외의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의 문화축제를 통해 광우병의 심각성을 더욱더 많이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기에 주최측에서는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들은 냄비가 아니라 뚝배기입니다."
 
6) 무엇보다도 광우병에 걸린 소가 직접 수입되었을 때 가장 크게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인 학생들(초, 중, 고등학교 급식 비율이 80%인 한국의 상황을 봤을 때 학생들은 정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시험이 끝난 학생들, 아직 끝나지 않은 학생들이 모두 참여했다.), 군인들, 그리고 자녀들을 두고 있는 주부들의 관심도와 참여도가 높았다. 특히 단상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했던 중학생들의 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국민에,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해 민주주의가 존재하며, 그것이 민주주의적 정치아닌가요?"

촛불 문화축제 #1 : 대한민국을 외치는 사람들(사진: 무화과나무) 




 

 

 

 

 

 

 

 

 

 
이번 두 번의 촛불 문화집회는 매우 높은 한국 국민들의 시위문화적 수준과 감정적 폭력에 치우치지 않는 이성적 판단의 수준, 그리고 민주주의 의식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중, 고등학생들, 그 중에서도 여학생들은 유쾌하고, 발랄하고, 즐겁기까지 한, 그렇지만 매우 통찰력있는 문제제기를 해줬다. 이건 어떤 의미에서 볼 때 새로운 유형의 혁명의 쾌락, 쾌락의 혁명이었다. 억압과 분노를 억압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즐겁고도, 기쁘게, 그러면서도 충분히 혁명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눈앞에서 직접 펼쳐졌다.  

오늘 집회를 보면서 "대중의 욕망은 어떻게 배치되는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유의미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오늘 집회를 통해서 대한민국 대중이 단순히 광기에 치우치는 비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당면한 문제를 이성적(여기서의 이성은 데카르트적 이성말고 신체적 무의식에 기반한 이성을 지칭한다)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함을 깨달았다.  
 
결국, 우리는 "대중은 아직 죽지 않았다 !", "대한민국은 아직 건강한 나라다!", "우리에게 닥친 문제를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진 나라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대한민국 파이팅 !", "Fuck You MB"(이 표현은 집회 도중에 몇 번 나올뻔 했는데 집회 참여자 스스로 삼갔다. 의도적으로 말이다. 이 부분은 전략적으로 매우 유효했던 것 같다. 적대에서 전선이 분명하게 갈리는 것을 참가자 스스로 감을 잡았고, 절대 감정적으로 동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서로서로 독려했다. 그랬기에 이런 말이 군데군데서 나오기는 했으나 참여자 스스로들 이를 삼가려고 노력했다)

촛불 문화축제 #2 : 우리는 미친소를 먹을 수 없어요.  



 

 

 

 

 

 

 

 

 

 

 촛불 문화축제 #3 : 미친소는 MB나 쳐드셈 













 

 

 

 

 

촛불 문화축제 #4 : 미친소의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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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4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05 0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8-05-0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한 새싹들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들에 희망을 느낍니다. 우리는 이번 위기도 반드시 극복해낼 겁니다.

순오기 2008-05-05 01:17   좋아요 0 | URL
시어머님 기일이라 목포 다녀왔어요.
새싹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는 건 어른들의 몫인데... 위기는 기회로!!

웽스북스 2008-05-05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남매가 살아갈 세상도 참 녹록지 않겠죠...
저는 진심으로, 아이를 낳는 게 아이에게 미안해지는 세상이지 않을까, 라는 고민을 해봤어요

순오기 2008-05-05 01:19   좋아요 0 | URL
아이들의 미래가 참담할 거 같아 정말 안타깝지요.
육아, 교육비 감당만으로도 출산을 기피하는 현실인데...참 어찌될려는지 안타깝습니다!ㅠㅠ

2008-05-05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5-05 17:57   좋아요 0 | URL
참~~~ 가슴 아린 일이군요. 원없이 드시게 해야할지...
우린 풀만 먹고 살자고 했어요. 아이들도 워낙 심각성을 인식하는지라~
도대체 저들의 머릿속엔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기막힐 뿐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