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은 잘 지내셨나요? 고향에도 다녀오시고요~ 혹시, 호남이 고향이거나 시댁이라 오셨던 분이 계시다면, 광주댁 순오기가 쌍수 들어 환영했을 것인데! ^^ 전, 목포 큰댁에 다녀왔어요. 명절에는 한번도 친정에 못 갔지만 어쩌겄어요. 나라도 귀성행렬에서 빠져줘야지! 그래도 지난 1월말에 친정엄니랑 형제들 다 보고 왔으니 그것으로 족하고......오늘은 고향 얘기를 하고 싶은디, 나가 이제는 남도사람 다 되었고, 앞으로도 남도귀신으로 남도에 뼈를 묻을 사람이라 우리 전라도 야그를 쬐매 하겄어라~~ ^^
음~ 소쇄원 풍경을 읊은 한시 사십팔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즐길만한 멜기세덱님께 선물했더니, 마치 설빔을 받은 듯 기뻐하기에 나도 흡족했지요. ^^ 앞으로 추진할 '광주이벤트'를 위해 살짝 맛뵈기를 하자면, '시와 그림으로 수놓은 소쇄원 사십팔경'은 전남대 박준규 교수와 전남도립담양대 최한선교수의 글과, 박행보의 그림으로 2000년에 펴낸 '호남의 누정문학'이다.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의 은둔거사 양산보가 조성한, 자연과 인공의 미가 어우러진 우리나라 최고의 정원으로 꼽힌다. 이 곳에서 송순, 임억령, 김인후, 오겸, 기대승 등 당대의 명사들과 시를 읊은 누정문학의 산실이며, 하서 김인후가 읊은 '소쇄원 48영'을 그림과 더불어 해석하고 감상하여 소쇄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엮은 책이다.
소쇄원의 그림과 한시를 실었고, 해설과 감상을 덧붙이며 이해를 위한 어휘해설과 한자까지 친절히 풀어놓았다. 1영부터 48영까지 소쇄원 구석구석 아름다움을 샅샅이 훑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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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시 지식도 부족하고 소쇄원의 아름다움을 펼쳐 낼 능력도 없기에 이 책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진짜 하고 싶은 얘기는 이 책의 공저자인 '최한선교수'의 시를 한 편 읊어보는 것이다. 쬐끔 친분이 있어 2006년 4월에 시집 '화사한 고독'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받았는데, 정말 재미있는 전라도 시가 많이 들어 있다. 아래의 시를 전라도 버전으로 읊어본다면, 전라도 맛을 물씬 느끼며 쬐끔은 남도를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고향이고 부모님 얘기일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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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허풍 -최 한 선 -
-촌놈 만세
나 그래도 고향이 남쪽이요
뭣이라 했소 말이 쫌 껄적지근 하다고라우
금매 내가 저 뭐냐 뿌리사 밸 볼일 없지만서도
그래도 울아부지 엄니가 심지만은
곧아서 나도 씬찮게는 뭣을 안한단 말요
돈이나 몇 푼에 으째불라고 하덜 말더라고
짹 하고 죽어불망정 놈 눈에 눈물은 못빼것고
자석들 볼 낯없는 짓은 안할라고 한디
시상은 맬없이 나를 허풍띄우고 날리네 그려
그래 봤자지만 그래도 얇은 주머니는 미련이사
떨칠 수 없게 만든다네 참 우습제잉 안 그런가
자네 내 맘 알겄는가 배는 쫴끔 고프고 뭐 빛은
안 나지만 우리 조부니 한마니는
약무호남 시무국가 후손 아니던가봬
참새가 죽을 때는 짹하고 죽는다는디
그래 좀 씬찮아도 봐주제 지 묵고 산다는디
으쩌것는가잉 나 오늘 밤 잠이 참 잘 올것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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