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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보먹보 호랑이 ㅣ 안 알려진 호랑이 이야기 3
이진숙 글, 이작은 그림 / 한솔수북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안 알려진 호랑이 이야기' 세 번째 책이다. 내가 보기엔 잘 알려진 이야기라 전편의 두 작품에 비해 신선도가 떨어진다. 나이 자랑이나 달리기 내기는 옛날이야기에 잘 등장하는 뻔한 이야기라 참신하지 않다. 두꺼비의 등딱지는 팥고물이 달라 붙었기 때문이란 것도 많이 아는 이야기다. 게다가 시루떡을 만드는데 떡메로 친다니, 이런 엄청난 오류를 아이들 그림책에 버젓이 써도 된다는 거야? 떡메는 인절미를 만들 때 치는거지, 아무리 찰시루떡을 만든다 해도 떡메로 치지 않는다. 찹쌀을 가루로 만들어 시루에 팥고물과 켜켜이 얹어 찌는데 무슨 떡메가 등장한단 말인가! 차라리 찹쌀을 빻기 위해 디딜방아던지 절구나 맷돌로 빻는 장면이 나와야 맞는다. 내가 어려서 시골서 살았기 때문에 직접 보고 겪은 일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떡 전문가에게 알아보면 확인 될 일이다. ^^
이렇게 거두절미하고 잘못을 지적할까 봐 리뷰를 안 쓰고 있었는데, ㅎㅎ 마노아님이 찜해 놓은 책이라서 이실직고하는 것이다. 이런 오류와 신선도 때문에 별점은 하나 감했지만 그림은 좋다. 호랑이와 여우, 두꺼비가 어울려 놀다가 배가 고파 떡을 해 먹으려고 공동작업을 했지만, 그만 욕심이 난 호랑이는 혼자 차지하려고 잔꾀를 부린다. 내기로 나이자랑을 하는데 다들 거짓말인 걸 아는지라, 두번째는 달리기로 겨룬다. 과연 누가 어떻게 이겼을까? ㅎㅎ 결과를 알려주기 전에 아이들한테 질문을 던지면, 답을 맞추는 아이도 있다. 애들이 똑똑한 건지 유사한 이야기에서 눈치를 챈 건지는 모르지만, 역시 신선도가 떨어지는 이유가 된다. 어쨌든 내기는 삼세번을 해야 한다? ㅎㅎ 세번째도 역시 신선도가 떨어지지만 궁금하다면 읽어볼 수밖에.......
1,2편과는 또 다른 호랑이 캐릭터에 웃음이 절로 나고 친근감이 마구 생긴다. 눈알이 뱅뱅 돌아간 표지 그림의 호랑이를 보고 안 웃을 수 있을까? 숲 속 풍경도 동양화적인 요소와 서양화적 요소가 어우러졌고, 내기 그림을 보면 배꼽이 빠질까 봐 잡아야 한다. 그 중에 압권은 호랑이가 달리는 그림, 속도감이 절로 느껴지고 승자의 비밀이 담겨진 그림이다. 그림만 봐선 아주 좋은 그림책이다. 해서 아이들에게 읽어줄 땐, 떡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잘 못 된 걸 알면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에 그냥 비겁하게 함구했다. 이건 출판사에 연락해야 될 일인데 내가 직무유기를 하는 중이다. 리뷰에 썼으니 연락을 해 봐! ^^
2학년 명지가 호랑이게 쓴 편지를 엿보면, 재미있게 읽고 공감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면 된 것 아닌가!
호랑이에게 --------- 2학년 노명지
호랑아, 니가 아무리 무서워도 지혜 많은 두꺼비에게는 못 당해. 두꺼비가 약하다고 무시하면 안돼. 왜냐면 지혜와 생각이 있으면 호랑이 너를 혼내줄 수 있어. 몸집이 크다고 다는 아니야. 그리고 힘이 쎄다고 다는 아니야. 그리고, 욕심을 내면 나중에는 벌을 받아. 우리반에도 호랑이 너 같은 친구가 있어. 그 친구도 너처럼 욕심이 많고 달리기를 무지 잘해. 하지만 나중에는 혼이 난단다. 그런데, 나는 여우를 닮은 것 같아. 나도 우리집에서 어린이중에 공부를 2등으로 잘해. 그리고 운동도 2등으로 잘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떡은 찹쌀떡이야. 나는 떡을 좋아해. 찹쌀떡은 쌀을 갈아 떡에 붙여 찹쌀떡이야!
**명지는 일곱 살에 들어가 많은 부분에서 위축이 된다. 게다가 3학년인 언니가 워낙 막강한 실력자라 스스로 2등이라 생각한다. 비록 글자는 많이 틀리지만 글쓰기는 아주 즐기는 사랑스런 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