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1
제리 스피넬리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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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가 되었지만 사랑스런 징코프에게!

징코프, 안녕?
너는 여전히 네 삶에 충실하고 있겠지!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너에게 아줌마는 힘껏 박수치며 응원하고 있단다. 징코프, 우리 손바닥을 마주치며 ‘화이팅’을 외쳐보자. 너를 만나며 나의 상처가 덧나듯 힘들었지만, 이제 훌훌~ 벗어버리고 즐겁게 가을을 맞으련다!

징코프, ‘문제아’란 제목에 마음 아팠지만, 사랑스런 아이로 내 마음에 그려진 너를 만나게 한 작가 제리 스피넬리께 감사한다. 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 예전에 읽은 유치원기의 ‘딥스’(버지니아 M 액슬린)가 생각났고, 선생님에 의해 문제아로 만들어진 ‘문제아’(박기범/창비)가 생각났단다. 또 나의 성장기와 내 아이들의 성장기를 떠올렸단다. 사실은 나도 학창시절 문제아였고, 엄마가 된 지금도 문제의 엄마로 지목되고 있음을 고백해야겠다. 돌이켜보면 자의식이 너무 강해서 문제아가 되었고 지금도 ‘문제아’로 살지만, 그 문제아 됨을 거부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받아들인다. 왜냐면 ‘문제아’란 또 다른 의미의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징코프, 넌 내 말에 공감하거나 동의할 수 있겠지?

징코프, 너를 만나보니 네게 약간의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구나. 남들보다 약한 소화기 때문에 토하기도 잘하고, 어디가 불편한지 잘 넘어지고 빨리 달리지 못해 너의 팀이 꼴찌를 하게 되고...... 또 한번 웃음이 터지면 멈추지 못하고, 남들이 뭐라 해도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하면 눈치 없는 아이가 되거든. 어쩌면 넌 발달미숙이나 인지능력이 좀 떨어지는 아이로 분류될지도 모르지만 약간의 문제를 갖고 있는 것 같아!

징코프, 하지만 넌 정말 행운아야!
너를 끝까지 믿고 격려해 주는 부모님은 정말 좋은 분들이구나! 힘들어도 언제나 ‘식은 죽 먹기’라고 외치는 우체부 아버지는 너의 우상이고 네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니까 얼마나 좋으니? 또 다정하신 엄마도 ‘천 번 축하해!’ 라면서 맘껏 응원하고 있으니 넌, 힘이 저절로 날거야. 경기에서 천 번을 실패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응원해 줄 사람이 부모님이라는 걸 너도 알고 있으니 정말 복 받은 아이구나!

네가 1학년 때 만난 미크선생님과, 4학년 때 처음 지리 과목에서 A를 받았을 때 친구들이 다 알도록 칭찬한 쉔크펠더 선생님은 참 좋은 분이셨어. 네가 그토록 좋아한 학교생활을 즐겁고 행복하게 했으니까. 나도 우리 아들을 통해 선생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했단다.
 
우리 아들도 5학년 때 담임선생님께 문제아로 찍혔단다. 음악을 틀어놓고 지휘를 하는데 멋지게 잘한다고 앞으로 나오라는데, 쑥쓰러움을 많이 타는 녀석은 안 한다 했고, 초임발령이던 선생님은 끝까지 아이를 나오게 하려고 오기를 부렸다던가~ 그래서 결국 녀석은 울고, 심정적으로 아들의 편이었던 아이들은 선생님과 관계가 나빠져 그 1년의 학교생활이 결코 행복하지 않았던 아픈 기억이 있단다. 말이 없던 녀석이라 석 달이 지난 후에 상황을 알게 되었지만, 엄마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고 은연중 선생님은 문제의 엄마와 문제의 아이로 낙인찍어 아이가 학습에 참여하든 말든 내버려 두었으니, 아들의 5학년 때 성적은 결코 좋지 않았고 학교생활도 즐겁지 않았단다.

그러다 6학년 땐 34년차 베테랑 선생님을 만났는데, 아이가 얼굴만 찡그려도 왜 그러는지 마음까지 꿰뚫어 본 선생님은 다그치지 않고 기다려 주었으니 아들의 학교생활은 즐거웠고 행복했단다. 그 결과 반배치고사 1등으로 중학교 입학식에 선서를 해서 담임선생님과 학교의 자랑이었고 엄마와 자신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주었단다. 옹졸한 마음에 난, 5학년 때 선생님께 복수했다는 카타르시스를 느꼈지만, 엄마와 아이에게 기억된 선생님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단다. 교대를 목표로 공부하는 우리 큰딸이 초등선생님 되면 좋은 선생님으로 아이들 기억에 담기도록 꼭 읽어보게 하련다.

징코프, 네가 마음의 상처로 그렇게 좋아하던 학교에 가지 못하고 거리를 헤맬 때 내 마음도 아팠단다. 그래도 너를 반겨주는 할머니께 네 속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았으니 다행이야. 사람은 누구나 힘들 때,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 하나쯤은 꼭 있어야 돼. 그게 누구든~ 그런 사람 하나쯤 있다는 건 정말 축복이야. 바로 그런 사람 하나 없어서 말 못하고 세상과 작별하는 안타까운 죽음도 있단다.

징코프, 네 또래 친구들은 몰라도 넌 마음이 착하고 영혼이 맑은 아이로 남을 배려하고 인정을 베풀 줄 아는 사랑스런 아이란다. 잃어버린 클로디아를 찾아 밤새 골목을 헤맨 일로 네가 얼마나 따뜻한 아인지 모두 알 수 있었단다. 앞으로도 네 자신을 사랑하고 네 삶에 최선을 다하여 살면 돼. 좀 늦으면 어떠니? 사람은 때때로 돌아가거나 쉬었다 가야하는 인생의 비밀도 알기 바란다.
징코프, 행복하게 네 꿈을 이뤄나가리라 믿는다. 미래의 우체부 징코프 아자아자!!
         2007. 9월 12일 빛고을에서 순오기 아줌마가

*문제아 징코프를 만나며 여기에 다 기록하지 못했지만, 나의 학창시절과 우리 아들의 학교생활이 떠올라 참 힘들었다. 그러나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통속적인 표현처럼 그런 아픔으로 성큼 자라고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은 확실하다. 하도 여러 번 끊어 읽어서 다시 봐야 할 것 같다.

주인공 징코프가 초등5학년(미국학제) 졸업까지 짧은 챕터의 이야기로 진행되어 초등 고학년이면 읽기에 무리가 없는 청소년성장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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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7-09-12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딸아이가 읽었던 책인데 이제 번역본으로 나왔나보네요.
님의 리뷰를 읽어보라고 해야겠어요.
아드님이 힘든 시절을 보냈었군요,,,,참....왜 그렇게 아이의 감정을 생각해 주지 않는지...
음,,,,그러고보니 저도 그렇네요...어른이 되면 그런가봐요>.<

순오기 2007-12-15 10:14   좋아요 0 | URL
미국에 살때 본 거로군요.
영어는 걱정없을 따님, 정말 부럽네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