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자꾸 되새김질 하는 책

읽고, 또 읽고

자꾸자꾸 모양이 달라지네 ㅣ 그림책 보물창고 21
팻 허친스 그림 / 보물창고 / 2006년 10월

책이 온 날 <자꾸자꾸 모양이 달라 지네>를 읽은 우리 삼남매의 반응이었다. 
  초등5 막내: “헉~ 상당히 심오하네!”
  중1 아들: “뭐야~ 음, 철학이잖아!”
  고2 큰딸: “아~ 어렸을 때 보던 ‘글자 없는 그림책” 생각난다!”
우선 한눈으로 쫙~ 훑어보고 한 마디씩 하더니, 다시 또 들여다 보며 "그거 볼수록 재미있네!" ^^

그리고, 애들은 어려서 보던 <글자 없는 이야기책(프뢰벨)>을 한권씩 뽑아들었다. 어렸을 때 생각난다며 킥킥거리더니 블록을 가지고 놀던 얘기로 꽃을 피웠다. 그중에서도 우유팩 윗부분을 잘라내고 두개를 맞 끼워서 재활용 포장지로 붙인 <엄마표 우유팩 블록>이 최고였다고... 블록을 쌓아올리고 배로 밀어내던 배치기와, 거실에 성벽을 만들고 넘어뜨리던 도미노 사진까지 들먹이며 좋아했다.

보물창고의 <자꾸자꾸 모양이 달라지네> 덕분에 우리는, 잠시 그 시절로 슝~~ 돌아가 보았다. 아이 키우던 시절을 떠올리며 넘기는 책장마다 빨강, 귤색, 노랑, 연두색으로 채색한 27개의 블록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사랑이 담겨 있어 정겹다. 블록의 색깔로 입체감을 줄 수 없으니 나무 결을 넣어 자연스런 입체감을 살려내었다. 산뜻한 색깔에 나무 결이 좀 어른거리기는 하지만, 나무블록의 특성을 보여주기엔 딱 맞는것 같다. 쌍둥이처럼 손발을 척척 맞추며 블록을 쌓는 인형의 얼굴은, 놀이에 빠진 우리 아이들의 열정과 진지함을 담고 있다.

지금 이 책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푸르니. 보물창고의 꼬마 독자들이 훌쩍 자랐을 때, 그네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매김하리라 생각한다. 물론 추억을 되새김할 수 있도록 책을 보관하는 엄마의 센스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