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공동체 정신 계승 주먹밥 나눔 행사가 진행된다.

첫번째로 5월 7일 화욜 오후 5시~6시 30분까지 운남 7단지 버스정류장에서 있었다.

5.18광주민중항쟁39주년기념행사위원회에서 기획, 운남동518행사위원회

(광산여성회. 행복도서관. 민중당 운남동 당원 모임)가 진행했는데,

1시간 30분간 300개의 종이컵에 담긴 주먹밥을 나누었다.

학교에서 공부를 마친 학생들, 장보러 나온 주민과 퇴근길 시민 등 유아들부터

5월 유공자 어르신까지 많은이들의 배고픔을 잠시 달래주는 나눔이 됐다.

2013년 5월에 출간된 ‘오늘은 5월 18일‘(서진선 지음. 보림출판사) 그림책을 실사 출력 게시하여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고, 시로 만나는 5.18 현수막에 적힌 시들은 가슴을 뜨겁게 했다.

 

<학살 1>     -김남주-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았다

경찰이 전투경찰로 교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전투경찰이 군인으로 교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미국 민간인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도시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들이 차단되는 것을

 

아 얼마나 음산한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계획적인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았다.

총검을 무장한 일단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야만족의 침략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야만족의 약탈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악마의 화신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아 얼마나 무서운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는 날 밤이었다

 

밤 12시

도시는 벌집처럼 쑤셔놓은 붉은 심장이었다.

밤 12시

거리는 용암처럼 흐르는 피의 강이었다

밤 12시

바람은 살해된 처녀의 피 묻은 머리카락을 날리고

밤 12시

밤은 총알처럼 튀어나온 아이의 눈동자를 파먹고

밤 12시

학살자들은 끊임없이 어디론가 시체의 산을 옮기고 있었다

 

아 얼마나 끔찍한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조직적인 학살의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하늘은 핏빛의 붉은 천이었다

밤 12시

거리는 한 집 건너 떨지 않는 집이 없었다

밤 12시

무등산은 그 옷자락을 말아 올려 얼굴을 가려버렸고

밤 12시

영산강은 그 호흡을 멈추고 숨을 거둬버렸다

 

아 게르니카의 학살도 이렇게는 처참하지 않았으리

아 악마의 음모도 이렇게도 치밀하지 못했으리.

 

다시 또 되새기며 눈물 적시는 광주 5월은 서른아홉해를 맞으며

하얀 쌀밥을 담아낸 이팝나무꽃으로 조등을 밝힌다.

5월 광주의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5월 19일 일욜 11시 선운지구 황룡강 친수공원 주먹밥 나눔에는

우리도서관에 소장한 5.18 관련도서를 전시할 예정이다.

 

 

 

 

 

 

 

김남주 시집 <꽃 속에 피가 흐른다>에 실린, <학살1> 인데 <학살2>로 잘못 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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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9-05-08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집본 시를 읽기엔 어려울 거 같아 한 편씩 다시 올렸으니, 꼼꼼하게 읽어 봐 주셔요!♥

감은빛 2019-05-09 1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 한 편 한 편 모두 읽기에 너무 마음이 아파요.
그래도 읽고 기억해야하기에 아픈 마음을 부여잡고 꼼꼼히 읽었습니다.
소개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