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옛날부터 우리 고국을 이 무한한 만주 벌판과 분리시키고 있는 국경의 강은 막을 길 없이

흐르고 흘렀다.  (중략)  소리없이 압록강은 흘렀다. (186쪽)




언젠가 우체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알지 못하는 집 앞에 섰다.

그 집 정원에는 한 포기 꽈리가 서 있었고 그 열매는 햇빛에 빛났다. 우리 집 뒷마당에서 그처럼 많이 봤고, 또 어릴 때 즐겨 갖고 놀았던 이 열매를 내가 얼마나 좋아하였던지. (217~218쪽)

수암- 이것은 나와 함께 자라난 내 사촌 형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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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헤린

1934년 1월 1일 나서 

1965년 1월 10일 가다


하늘이주신시간에

시간을보태고

사랑에또사랑을보탠

다음눈감아여기잠든이

전헤린여사여

김남조 선생이 짓고

박중근 쓰다


천구백육십육년

구월이십구일

중추절에 은사의 영전에 바침

성균관대학교 독문과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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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오산리 산31번지 용인천주교공원묘지(묘지번호; NF54)


신분당선 강남역에서 - 정자역까지 가서 택시로 묘지까지 이동하면 가깝고도 편하고,


버스로 갈 때는 강남역에서 1151번을 타고 

(오산리, 천주교묘지입구) 정거장에서 하차(입구일 뿐 다른 장소임, 1시간 정도 간격으로 노란색 셔틀버스; 57번, 외에는 간다고 표기되어 있어도 오기임)가 천주교묘지로 가는 게 있으나 택시를 부르면, 1만원 추가로 준다고 해야 오고 아니면 너무 가까운 거리라고 안 옴. 차라리 정자역에서 택시 타는 게 나음. 몰랐던 처음에는 이렇게 갔는데...


도보 2킬로미터(30분 정도 대형 트럭이 오가는 위험한 찻길을, 대형중형소형미세초미세초초미세 다 쓸수는 없소, 무한대 먼지를 마시며 걸어가면) - 천주교용인공원묘지가 나타남 - 관리사무소에서 성직자 묘역 방향으로  -  이제부터는 길을 올라가면서 갈라지는 길이 세 번 나오게 되는데, 오가는 차를 조심하며 올라간다. 갈라지는 길을 세며 올라가면, 그 세 번째에 이르러 방향 전환 하여 오른쪽 비탈진 언덕으로 올라가면 꼭대기 쯤에 묘지가 있다


-  번호만 매길 뿐 처음엔 큰 길을 따라 그냥 올라간다. 일단 첫 번째 양 갈래길을 만나면 맘속으로 1번이라고 번호만 매긴다 - 그렇게 조금만 걸어 올라 가면 두 번째 양 갈래길이 나오는데, 2번이라고 번호를 매기고, 세 번째 갈래가 나올 때까지 큰 길로만 그대로 올라간다


- 조금 가다보면 양 갈래 갈라지는 세 번째가 나오는데, 이때는 방향을 바꿔 오른편 골짜기 길로 올라간다. 오를 길 입구에 플라스틱 고무통과 차량진입금지(길없음) 표지판이 있다. 조금 위쪽에 짧은 철제 다리가 놓인 게 보인다. 올라가다 보면 첨탑도 보이는데 에펠탑이거니 생각하고 그 언덕배기를 오른다. 오르는 길은 가파른데, 가파르니 가파르고 가팔라서 참으로 가파르다.


 - 조심조심 헥헥대며 졸졸 흐르는 물 소리를 들으며 직진으로 올라가면, 시멘트가 끝나는 데가 나온다 여기서 멈춘다  ㅡ  좌측에 작은 성모상 있는, 비석번호 MF123, 

우측에 우뚝 선 중형 전나무가 있다. '깊은 도랑'이 양쪽에 있는 갈라진 길이 보인다. 그 땅의 형세를 보면 '뾰족한 삼각형'이 느껴질 것이다. 오른쪽 길을 택해 오른다(왼쪽에 도랑, 오른쪽은 시멘트 벽면, 그 사이의 좁다란 길 아닌 것 같은 길, 그러나 길이다. 만나러 가는 길).


무주끈 올라가며(왼쪽편만 보며) 전헤린 한글을 기대하고 찾으면 큼직한 게 보인다. '뾰족한 삼각형 땅'에서 제일 끝단(9번째 단)에 있으니 걱정말고 직진한다(깊은 도랑 옆 계단식 무덤들의 층을 세며... 1층 2층... 혹은 1단 2단... 원하는 대로 택해서 세며...9층 혹은 9단까지). 


실패하면 내려가서 다시 사무소에서 우측으로 난 길로 올라오기 시작해서 2회 정도 실패하고 나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 비석에 한글로 혜가 아닌 헤, 전헤린이라 적혀 있다.

2. 반드시 용인천주교공원묘지로 가야 한다(택시 탈 때 - 김수환 추기경 묘 있는 곳에 가자고 하면 됨). 

3. 용인공원묘지, 천주교묘지 등 용인에는 묘지공원이 많다는데, '용인천주교공원묘지'는 엄연히 다른 장소.


4. 용인천주교공원묘지 입구에 '라라' 라는 푸드까페(차, 돈까스, 백반)가 있다. 이 곳을 발견하고 들어가기 전에 빌자. 심장을 움켜쥐고 쓰러진 하늘의 지바고여 영원한 안식을...

5. 자그마한 전헤린 묘 앞에, 선명하고 에쁜 보라색 쑥부쟁이 몇 포기가 있다. 갖고 간 물로 비석을 씻어내고 꽃에 물을 주니 부족해서 다음엔 2통을 들고 가야겠다 싶다. 무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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