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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수업 - 조그맣고 꿈틀거리지만 아름답고 경이로운 생명
김태우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7월
평점 :
숲의 주인은 누구인가?
곤충연구가인 저자는 메뚜기 전문가이며 아이들에게 곤충수업의 경험과 곤충학자로 연구하는 직업의 이모저모를 친근하고 자세하게 알려준다.
돌드레 하늘소가 돌들기 실습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서 보여주었기에 그 믿을 수 없는 모습을 확인하게 되기도 한다. 자기 몸집보다 더 큰 돌을 다리로 단단하게 붙잡는 힘에 놀라며 더듬이를 손으로 잡아도 여간해서 잘 끊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하늘소는 ‘돌드레’라고 부르는데, 예전에 어린이들이 하늘소 더듬이를 붙잡은 채 무거운 돌을 들게 하던 놀이에서 유래한 별칭이다. 본문 40쪽
장수풍뎅이나 자기 몸집의 몇십배의 쇠똥을 굴리는 쇠똥구리, 개미가 힘이 좋은 것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하늘소를 돌드레로 부르는 유래는 처음 알게 되었다.
큰 아이도 숲체험을 오랫동안 하여 곤충 만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둘째도 숲체험을 통해 어린시절 생태체험의 경험을 통해 자연을 소중하기 하기 바라는데 저자에게도 그런 마음이 느껴진다.
사물을 무신경하게 대하는 태도는 생명에 대한 무신경 태도로 이어진다. 25쪽
멋진 말이지만 꼭 맞는 말은 아니다. 아이들은 사물과 생명을 구분할 줄 안다.
사물을 주의 깊게 대한다고 해서 생명에 더 신경 쓴다는 법도 없다. 지나친 비약이라고 생각된다.
저자 자신도 곤충에 대한 호기심이 지나쳐 분해했던 경험들을 비추어 본다면 악의보다는 호기심이나 곤충에 대한 무지(공포심)에 의한 본능에 더 가깝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자생 곤충은 대부분 손으로 만져도 무해합니다. -43쪽
곤충에 대해 배움으로서 두려움이 없다면 힘을 주거나 긴장한채 만져서 반사적으로 곤충에게 물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야간관찰에서 반딧불이 빛을 모아 책을 읽는 경험의 사진을 통해 형설지공의 고사성어가 과장이 아님을 알게 되고 채근담의 반딧불이 얘기소개를 통해 옛이야기와 과학분야를 넘나들며 곤충이란 소재로 인문학과 과학분야를 넘나든다.
이 책엔 저자의 곤충분야의 전문지식뿐 아니라 옛 한국화의 초충도에 나오는 벌레의 종류나 옛 화가가 그린 그림에 나오는 벌레의 종류가 무엇인지를 풀어내거나 지질학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곤충과 관련된 식문화, 카프카의 < 변신>, 펄벅의 <대지>에 나오는 메뚜기 떼, 풀무치에 대한 특성등 폭넓게 이어지면서 인간만큼이나 역동적인 개별 곤충들의 삶과 생태계를 보여주는 탁월한 곤충스토리텔러다.
감상
자녀를 기르다 보면 곤충을 기르게 되고 곤충을 함께 기르다 보면 대부분 내 숙제가 되어 더 알게 된다.
점점 곤충을 좋아하게 되는데 이 책을 보고 곤충에 대해 아는 게 참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곤충산업 페스티벌 때 밀웜튀김을 먹었는데 그 징그러운 외관에 비해 새우깡 같은 친근한 맛을 느꼈다. 건강면에선 첨가제로 맛 좋게 만든 과자보다는 더 나은 식품이 아닐까? 전혀 거부감이 없는 맛이었다.
환경 및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를 생각할 때 곤충식품은 미래산업에 단백질을 보급할 수 있는 좋은 원료가 될 수 있겠지만 그런 미래산업의 가치를 뛰어 넘어 곤충이 없다면 자연도, 인간도 없음을 곤충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수록 대상이 아닌 공존할 생명체임을 전달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