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김규식과 그의 시대
정병준 지음 / 돌베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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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독립사에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위인들이 많습니다. 광복80주년이 되어서야 그 인물들이 새롭게 조명되네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독립운동사를 다시 제대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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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생각의힘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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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위대한 위인은 그 혼자서 존재할 수 없음을 간혹 잊곤 합니다. 특히 그 존재가 의도적으로 지워졌다면 더욱 그 존재가 궁금해집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존재를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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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 2 1 (1) (양장)
폴 오스터 지음, 김현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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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상당히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나의 캐릭터인 퍼거슨과 그의 주변 인물들을 가지고 4가지 다른 삶의 모습을 각 시기별로 그려내는 것이다. 즉 퍼거슨-1, 퍼거슨-2,퍼거슨-3,퍼거슨-4가 같은 인격에도 불구하고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 인생행로가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그려낸다.

각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개요는 퍼거슨이라는 한 개인의 성장기이지만 각 선택의 갈림길에 따라 그 인생의 행로는 크게 달라진다. 어떤 퍼거슨은 어린 시절에 죽고, 또 어떤 퍼거슨은 시인이 되며, 어떤 경우에는 동성애자가 되기도 한다.

저자 말대로,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었고, 모든게 다를 수 있었다"

그야말로 폴 오스터가 말년에 남긴 역작이다. 4명의 인생이 다 뛰어나게 쓰여져 있고, 각 스토리마다 박진감 있는 전개를 보이고 있다. 각각의 퍼거슨이 다 나름대로의 특색을 보이고 있는, 생생한 캐릭터의 모습이 너무나 뛰어난 소설로, 극악한 두께의 소설 2권이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나간다. 폴 오스터, 정말 존경스러운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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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12
존 파울즈 지음, 정영문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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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중위의 여자'에서도 느꼈지만 존 파울즈는 자아의 성장에 대해 대단히 스케일이 큰 드라마로서 이야기한다. 자아의 성장은 소설가의 주요 소재이지만 존 파울즈가 사용하는 스토리 전개는 대단히 전형적이지 않은 특성을 보인다. 이 소설 또한 마찬가지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회의에 가득 찬 젊은이이다. 사실 역사적으로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실존주의가 등장한 것도 그 당시 젊은이들이 주인공과 비슷한 심리상태였던 것도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회의에 가득 찬 중산층 지식인으로, 일상적이고 무의미한 삶에 지쳐 그리스에 영어교사로 취업한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도 무료한 삶을 보내던 그는 콘키스라는 부자 노인을 만나게 되고, 그로 인해 그의 삶은 대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일단 스토리의 전개는 처음에는 어떤 추리소설같다. 저택은 미궁을 연상케하고 각각의 이야기들은 기묘한 진실게임을 벌인다.

즉 주인공은 연극이 탄생한 장소인 그리스에서 거대한 연극에 강제로 동참하여 잔혹하게 자신의 맨 밑바닥까지 보게되는 심리게임 실험대상자가 되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을 다 읽은 후 들은 생각은 저자가 이렇게까지 소설을 끌어내기가 대단히 힘들었겠다는 감탄 하나와 대단히 기분이 더럽다는 감정 하나다.

일단 주인공은 타인의 유도에 의해 실존적인 각성으로 이끌어진다. 그 과정은 거대한 오페라와 같지만, 그리고 주인공을 이끌어가는 과정은 마치 신이 우리를 냉엄히 내려다보는 과정을 비유한 것 같지만, 주인공을 유도하는 자들이 이 소설에는 인간들, 특히 권력과 부를 소유한 인간들인 것이 대단히 싫다. 마치 이 매혹적인 소재가 부유한 자들의 흥미꺼리로 한 인간을 소모하는 모습으로 비추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누군가의 인생을 단지 부유하다는 이유로 이토록 희롱해도 되는 것인가? 기본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고려하지 않는 실험자들의 실험은 참으로 불쾌했다.

아무리 소설일지라도, 이렇듯 권력관계가 분명한 상황에서, 실험자들의 실험의도가 아무리 선하다해도, 같은 인간이 힘을 가졌다는 이유로 타인의 자아를 이토록 희롱한 것에 대해, 나는 작가에게 호의를 베풀 수는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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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정수일 지음 / 창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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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수일님을 알게 된 계기는 1996년의 신문기사였었다. 그 때 교수님의 이름은 '무함마드 깐수'였고, 그의 체포는 그당시 꽤 화제가 되었더랬다.

그 후 다시 정수일님을 알게 된 것은 실크로드교류사에 대한 독서 덕분이었다. 그는 체포된 후 전향하였고, 감옥에 갇혀있는 동안 엄청난 저작을 쏟아내며 한국의 실크로드학을 정립하였으며, 때마침 실크로드에 매혹되어있던 나는 그의 책을 몇 권 읽게 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1996년에 체포된 간첩 '무함마드 깐수'가 '정수일'과 동일인임을 알지는 못했더랬다. 2010년대의 어느 잡지에선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읽게 된 후 인터넷을 검색하여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실 정수일님은 한국 역사의 비극적 현실로 인한 문제적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조상은 일제의 조선 병합으로 인해 중국 연변에서 살게 되었고, 정수일은 중국에서 소수민족 출신 중국인으로 자랐다. 하지만 그는 천재였고, 조선족 출신이지만 베이징대학에 진학해 중국국비유학생 1호로 이집트 카이로 대학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그는 중국에서 유망한 외교관이었으나, 자신의 출신을 잊지 못해 1960년대에 북한으로 귀화하였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그를 간첩으로 써먹고자 했고, 여러 신분세탁 루트를 통해 1984년에 필리핀 국적의 '무함마드 깐수'라는 이름으로 남한에 입국하였다. 하지만 남한에서 정수일님은 자신의 학문적 목적을 발견하였고, 결국한국의 실크로드학을 거의 혼자서 개척해내는 위업을 쌓게 된다.

나는 실크로드학을 개척해낼 수 있는 인물로 정수일뿐이 생각해낼 수 없다. 우선 정수일은 한국어 포함 무려 12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물이기에, 아라비아반도에서부터 한반도까지의 광대한 지역에서 다양한 언어로 쓰여져 있는 원자료를 해석해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또한 그의 학문적 여정에서 실크로드 지역에 관하여 언어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도 대단한 식견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만큼 실크로드학을 연구할 수 있는 능력이 존재하는 인물이 또 누가 있단 말인가? 정수일 또한 자신의 능력을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기꺼이 실크로드학에 자신의 인생을 던진 것이다.

이 에세이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는 정수일이 옥중에서 자신의 인생을 반추한 일종의 자서전이다. 그는 역사의 격랑 속에서도 우리 민족을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치려했고, 그것이 중국에서의 출세길을 던지고 조국으로 돌아와, 결국 여러 격랑 속에서 인생의 목적을 찾고, 그것으로 민족에게 자신의 책무를 다하려 하는 결심을 말하고 있다.

솔직히 나는 정수일님에게는 안된 일이지만(그는 다시는 북한의 가족을 볼 수 없었다) 그가 남파간첩으로 남한에 오게 된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 나무위키에서도 쓰여져있는 말이지만, 정말 북한은 천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한 엄청난 천재 학자를 남한에 공짜로 넘겼다. 그리고 덕분에 남한 학계에서 중동과 실크로드에 대한 연구 수준이 엄청나게 깊어졌다.

정수일 교수는 결국 2025년 2월 24일에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굴곡진 인생과 위대한 학문적 업적을 뒤로한 채.

19세기말 이후 한민족은 격동의 한 세월을 보냈고, 많은 이들이 그 세월 동안에 엄청난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은 나라를 위해 헌신했고, 그리하여 결국은 세계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나라가 되었다.

이제 우리 민족의 남은 과제는 통일이리라.

통일이 되어, 정수일 교수의 북한 가족이 남한에 있는 그의 묘소로 참배오는, 그런 미래를 나는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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