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저지른 악업이 많고 많지만 나치 정권의 유태인 학살은 아마도 가장 큰 악업이 아닐까. 특히 아우슈비츠는 인간이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잊으면 안될 이름일 것이다. 하지만 그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극한 체험은 우리에게 귀중한 증언들을 남겨놓게 되는데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도 그 중 하나로, 그야말로 우리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한다.
수용소 생존기에는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있지만, 여기 '이것이 인간인가'도 그야말로 인간 이하의 상황에서 자신을 잃지않고 끝까지 살아남은 한 인간의 체험기가 담겨있다. 빅터 프랭클은 '사랑'으로 자신의 의미를 잃지 않고 살아냈다면, 프리모 레비는 '인문정신'으로 지옥을 살아내고 귀환했다. 빅터 프랭클이나 프리모 레비 둘 다 극한 상황에서 단순히 생존을 위해 산 것이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하면 자옥에서 '인간'임을 잊지 않을 수 있는지, 또한 '인간'임을 잊지 말아야 지옥을 살아낼 수 있다는 귀중한 가르침을 자신들의 체험을 통해 알려준다.
결국 인간이란 단순한 생존동물이 아니라 마음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며, 그것을 잊지 말아야 진정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책. 말이 아니라 생존의 체험으로 깨우침을 전하는 이 책만큼 인류에게 귀중한 책이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