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작가가 우리 눈에 익숙한 사람이기도 하고, 글을 재미나게 쉽게 써서 한동안 손미나 작가의 책을 몇권 내리 읽었다.

여행을 통해 배운 내용들이 하나같이 명언같은 구절이어서 마음에 와닿았고,

작가가 묘사하는 내용이 구구절절 세밀하게 느껴져 내가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흡인력있었기 때문이다..


간간히 여행관련 책자를 들고 마음이 들뜨고 싶고, 새로운 여행지를 찾는 기분이 드는데 최근에 그랬다.

그렇게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자신의 마음의 위로와 치유가 필요하던 차에 기존에 가고 싶어 하던 나라 '페루'를 여행지로 선택하여 다녀와 정리한 것이다.

페루는 그녀의 아버지가 가고 싶어하던 여행지로, 그녀는 그 곳에서 또한 콘도르라는 새에 의미를 부여하며 보고 힘을 내고 싶어했다.

그곳에서 잃었던 삶의 의욕을 찾고 그리움의 늪에서 헤어나오고 싶었을 것이다.


내게 있어 페루는 마추픽추가 있는 곳으로 당연히 연상이 된다.

언젠가 마추픽추가 나오는 방송인가를 보다가 '바로 저기야!' "오빠!1(남편) 우리 꼭 저기 가자!"했던 곳이다.

그러고서 잊은 사이에 다시 찾은 여행서들 가운데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을 재미지게 유익하게 쓰는 손미나 작가의 페루 관련 책을 발견했다.

'왜 내가 이 책을 그 때 안 읽었지? 이책을 지나쳤을리가 없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혹시 읽었는데 내가 기억을 못하나?' '그래도 지금이라도 발견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읽어 내렸다.


손미나 작가의 책을 읽었을 때, 참 잘 읽힌다라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왜 그랬는지 그땐 인식을 못하고 읽기만 했다.

그런데 페루와 관련된 책을 읽노라니 왜 그렇게 재미있게 쉽게 그리고 유익하게 읽혔는지 알 것 같았다.


저자는 유학하던 시절에 알게 된 친구를 비롯해서 많은 친구들이 있는 것을 그녀의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기 페루에서도 어김없이 이야라는 친구가 나오는데 더군다나 그녀는 인류학 전공으로써 페루여행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는 듯하다.

또한 저자는 저자의 성격인 친근함과 솔직함으로 상대에게 나아가 타지에서도 타국인들의 호감과 좋은 인상을 갖게 하는 듯하다. 그덕에 생겨나는 에피소드들은 그녀의 여행서에 큰 밑거름이 된다.

그리고 이책에서는 단지 여행에서의 느낌이나 현지의 이야기 뿐 아니라 현지와 관련된 정보들을 속속히 제공하고 있어서 객관적으로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도 도움이 될 듯하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표현은 구체적이고 섬세하며 다양하다. 아나운서였기 때문일까? 다양한 단어를 잘 다루고 그녀의 감성을 백분 발휘하여 자신이 느끼고 경험한 것을 글로 잘 표현해냈다. 그것이 읽는 이로 하여금 간접적으로 충만함을 갖고 여행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데, 그러한 그녀의 글솜씨와 단어결합술(?)이 그녀의 책의 큰 매력인 걸로 나는 생각했다.


내가 제일 기대한 것은 아무래도 마추픽추가 나올 때였다. 사실 그에 못지 않게 그 전에 다녀오는 아마존 체험도 신선하고 색다를 뿐 아니라 생생한 오지에 대한 기대감이 들게도 했지만, 역시나 개인적으로 마추픽추에 관심이 많은지라 어쩔 수 없었다. 생각보다 싱겁게 그곳에 다다르긴 했지만, 마추픽추를 사진으로 그리고 그녀의 글에서 접하는데 다시끔 내 페루로의 여행의 꿈을 떠오르게 했다. 또한, 그에 대한 묘사에 곁들여진 잉카문명에 대한 설명은 그야말로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감이 있어도 신비롭고 색다른 매력을 갖은 곳이 바로 이 페루라는 곳임을 확고히 하는 듯하다.

마추픽추가 우리에게 알려지게 된지는 불과 100년여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렇게 꽁꽁 숨겨진 곳이 외부인들에게 공개되었을 때 그 존재가 드러났을 때 그것을 발견한 사람들은 얼마나 경악하며 감탄했을까 싶다. 그들의 문자는 해석이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17세기 이후 잉카의 후손들이 남긴 기록으로 그들의 삶을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놀라운 수준으로 시스템을 갖춘 국가를 통치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보다 훨씬 정의롭고 풍요로움을 이루고 살았다는데 과연 어떠했을까? 궁금하지만 상상밖에 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더 알고 싶은 페루이다.


또한 그 이후에 페루의 곳곳을 들르며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감 또한 볼만하다.

이 책을 통해서 그리고 그녀가 워낙 의미를 두는 새여서 알게 된 '콘도르'라는 새에 대한 신비감은 마치 현실에는 존재하진 않지만 환상적인 유니콘을 생각하는 것과 같았다. 놀라운 크기와 남다른 특징으로 존재부터 남다르게 느껴지는 콘도르를 이 책에서 알고 한번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자가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맛본 음식 중에는 아래 인용한 감자 음식점이다. 감자전문요리를 할 뿐 아니라 각국의 글자를 다 가지고 감자를 표현하는 재미를 가진 주인장의 센스를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저자가 소개하는 감자의 맛표현은 과연 어떠할까? 나도 먹고 싶다... 라는 부러움을 갖게한다. 아움... ㅎㅎ


마지막으로 페루의 매력은 현실에 감사하며 주어진 자연에 순응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일 것이다. 빠르고, 경쟁하고, 부족한 듯 비교하며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 피로감이란 누구에게나 있을텐데, 그러한 우리에게 치유와 위로를 던져줄 수 있는 곳은 바로 이곳 페루가 아닐까 싶다. 그들의 삶을 통해 그렇게 보이고 있고, 때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살아가는 그 안에서 또 삶의 행복을 찾는 페루 사람들에게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또 우리가 그로 인해 위로를 받게 된다.

여행을 한다면야 더없이 좋겠지만, 언어와 비용과 환경의 여러 제약이 있음에 이 책을 알고 읽으며 편하게 간접 여행을 다녀오게 됨이 나는 그저 감사했다. 섬세하고 감성적으로 잘 표현하여 나 또한 즐겁게 느끼게 해준, 그곳을 소개해준 작가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여행은 그 자체가 꿈이며, 우리를 끝없이 꿈꾸게 하고 때로는 꿈이 현실로 바뀌는 장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여행은 인간이 가슴에 품고 사는 우주를 확장시키고 내면의 성장을 도와주는 '길 위의 학교'다. 단언컨대, 한번 여행을 할 때마다 당신의 영혼은 깊어지고 넓어지고 모난 부분이 깎여 부드러워질 수 있다. 4%


"걱정마세요. 이 정도는 아마존에선 비 같지도 않은 비랍니다. 조금이라도 위험할 것 같으면 우리가 배를 띄우지 않았겠죠. 자연은 인간을 이유 없이 해치는 법이 없어요. 모든 생명체가 생존하는 데 꼭 필요한 만큼만 내리는 비이니 오히려 감사해야죠. 24%


"젊은 아가씨, 우리의 땀이 곧 우리의 삶이에요. 인생은 그런거지요. 어디에서 살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똑같아요. 중요한 건 가슴에, 그리고 우리의 영혼에 있죠. 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요. 당신도 부디 행복하세요." 30%


바다처럼 넓게 펼쳐진 녹색 평원에 드러누워 있자니 내가 잔디가 되고 바람이 되고 구름이 된 것만 같았다. 어쩌면 인간이란 애초에 잔디나 바람 같은 존재와 다를 바 없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그저 모든 것을 순리에 맡긴 채 주어진 삶을 살아내면 되는 것이다. 잉카 시대에는 너무나 현명한 방법으로 농사를 지어 척박하기 짝이 없는 환경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풍족한 삶을 영위했단다. 누구나 공평하게 가진 것을 나누고 적당히 일하며 쉴 줄 알았기에 싸움도 배고픔도 없었다는 태평천하. 도둑질이나 거짓말은 아예 생각할 수도 없고 생각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기에 케추아 어에는 그와 관련된 단어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기가 태어나면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할 한 사람을 겸허한 마음으로 맞이하는 의식을 치르고, 사람이 죽으면 자연스런 인생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 것을 축하하고 열심히 산 그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해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는 잉카인들. 영혼에 독이 되는 지나친 경쟁이나 치열함 따위는 던져버리라는 그들의 지혜로운 조언이 귓전에 울리는 것 같았다. 48%


'역사는 쉬지 않고 흐른다. 우리는 그 역사의 강을 따라 흘러가 버리는 운명을 안고 태어난 인간들. 창틀에 소복하게 쌓였다가 바람 한번 불면 포로로 날아가는 먼지와도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러니 짧은 여행길 같은 인생에서 욕심 따위는 버리고 걸어도 좋다. 죽음도 너무 두려워하거나 애석해하지 말지어다. 그것 또한 삶의 일부인 것이니.' 48%


..'아툰파(Hatunpa)'라는 이름을 가진 감자 요리 전문점이었다. 겉모습부터 독특했던 그곳은 기껏해야 테이블이 다섯 개 정도 놓인 아담한  장소였는데, '감자요리 전문'이라는 점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페루는 감자의 원산지에 해당하는 나라로 우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천 종의 감자가 나는 곳이며 모두는 아니지만 그중 식용으로 쓰이는 것들은 맛 또한 기막히단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식당을 가도 감자요리가 있찌만 이렇게 감자 요리만을 메인으로 내걸고 영업하는 곳은 처음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주인아저씨가 다가오더니 '뭘 드시겠어요?'대신 '어느 나라에서 오셨나요?'라는 질문을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던졌다. 그는 답을 들은 즉시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태극기와 일장기를 하나씩 가져와 테이블 한쪽에 꽂아주었다. 그러고는 종이로 된 테이블 커버를 씌우고 메뉴를 내려놓았는데, 그 일회용 테이블 커버에는 '감자'라는 말이 한글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언어로 국기와 함께 프린트되어 있었다.

64%


"물론이죠. 그냥 이 사람들의 일상이에요. 여기선 배고프지 않을 만큼의 양식만 있으면 싸울 일도, 욕심을 부릴 일도,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도둑질을 할 일도 없어요. 그저 산신들에게 감사하면서 인간의 숙명대로 주어진 현실을 살아낼 뿐이죠. 태양이 뜨고 비가 내리는 것을 비롯한 자연의 모든 것에 감사하면서요." 81%


"그때가 참 좋았지. 근데 지금도 좋아. 미나야, 네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인생은 모든 순간이 그 고유의 가치가 있는 거란다. 겉으로 보이거나 소유하고 있는 것들과 상관없이 의지를 가지고 추구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 법이며 그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단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기쁘다. 늘 행복해라."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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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 오후 - 시인 최영미, 생의 길목에서 만난 마흔네 편의 시
최영미 지음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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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까지 시가 가진 매력에 푹 빠진 편은 아니다.

오히려 잘 알기 어렵고, 맥락상 연결이 되나?싶은 생각도 들고, 은유와 비유가 설명없이 쓰이는 것도 많아서 이해하기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다. 그러면서 힘들었던 국어시간의 공포가 떠오르기도 한다.

<동시를 만들어보기> 국어시간이었는데, 내가 생각하는 것을 쓰고 그것을 압축해서 쓰란다.

뭘 어떻게 쓰고, 압축을 하란건가?

자체가 내게는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도무지 시의 매력을 알 수도 없을 뿐 아니라, 피하고 싶은 시간이었다.

창작이 되지 않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상태는 정말 괴롭다.

그래서 그 진땀나는 두려운 느낌이 아직도 내게 남아서 가끔 내 감정을 툭 치고 지나가듯 느낌이 살아있기도하다.


이 책을 집는 것은 어쩌면 모험이었고, 어쩌면 도전이었다.

물론 책을 가까이 하게 된 요즘은 단어 하나의 매력과 구절의 리듬감, 세세한 비유적 표현과 상징을 찾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시는 내게 알 수없는 무언가의 수수께끼같고 미지의 세계같다.


저자가 나시를 입은 모습이 시원해보인다. 녹음을 뒤로한 배경으로 시집을 읽는 모습은 그야말로 나도 저렇게 시집을 즐겨봤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표지의 글과 같이 "처음 읽을 때는 웃었고, 다시 음미하면서 내 속에 울음이 고였다."할 만큼 감성적이고 싶고, 푹 빠지고 싶은, 그 시의 매력을 나도 맛보길 바라며.... 그렇게 조심스럽게 이 책을 들었다.



3가지의 주제에 따라 저자로부터 선정된 시들은 시와 함께 시인의 인생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저자의 삶이 두런두런 적힌 에세이집이다.

작가로써의 삶을 살아가며 스스로 아웃사이더임을 자처하며 문학계에 대한 비판도 살짝 들어가있고,

홀로 누워계신 어머님의 수발을 드는 삶도 있다.

강의를 나가는 모습도 있고,

축구를 즐겨보며 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보인다.


그의 일상이 평범하게 느껴지면서도 

시에 대해서는 무르거나 마냥 부드럽지는 않고

작품에 대해서는 섬세하고, 감성적이면서도

그저 관대하지만은 않은 깐깐함이 느껴진다.

 

시인의 인생을 알아야 그의 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p.72


시에 대해서 이야기 할 뿐 아니라 시인들의 이야기를 보탬으로 그 시가 어떻게 해석이 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사람의 인생이 다 다르듯이 아무리 시인이라 할지라도 다른 삶들이 공존해 있다. 그래서 여러 다른 작품들이 서로 다른 사람들의 구미와 감정에 맞게 사랑받는게 아닐까 싶다.

나는 어렵다고 느껴진 시보다는 딱 봐도 알겠는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 느껴지는 퍼시 비시 셸리의 <종달새에게>, 도로시 파커의 <베테랑>, 삶의 열정과 사회에 대한 정의가 생각이 나는 마야 안젤루의 <그래도 나는 일어서리라>가 개인적으로 좋았다.

몇년 전에 알게 되어 기억하고 있는 이 책에서 내가 유일하게 아는 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봤을 때는 반가웠다.

내가 숲에 서서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며 길을 찾아가는 느낌, 길을 갈지 말지 고민하는 느낌,,,

그리고 나의 인생과 함께 연결되는 그 길...

오랫만에 다시 음미하며 그 시를 읽었다.


그리고 나는 어쩔수없이 밥딜런의 <바람만이 아는 대답> 가사같이 읽으면 쉽게 아는 게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걸 보며,

아직 시를 알기엔 내게는 아직도 가야할길이 먼건가? 싶기도 하다...

어쩔 수 없다....;; ㅋ


이 책을 차례만 보고 왜 우리나라 시는 없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취향일 수도 있겠다 싶지만, 작은 소견으로 생각하기에 우리나라의 시의 경우 대부분 일제강점기 혹은 정치적인 시가 많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루지 않은 이유를 나름 납득했다.


하여튼 세계적인 명시를 다루어 그 시에 대한 이해와 시인을 접하게 된 건 그 어느 것보다 값진 독서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 깊은 감성과 섬세한 감정을 시에서 느끼는 건 참으로 신선했다.

또한, 감정의 최대한의 농축된 엑기스들을 느낄 수 있는데 시만한게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새삼 알게 되었다.


이 책의 휴우증(?)이라 할만한 것은

시가 조금더 lovely하게 보인다는 것.

그리고 책을 읽으며 리듬을 시처럼 타게 된다는 것..

그런 나를 보며 웃었다.

아! 그리고 그냥 눈으로 읽을 때와 나름 목소리에 분위기 잔뜩 싣고 읽는 시의 느낌은 천지차이다.

부끄러워 하지 않고 정말 마음을 다해서 시인이 된 기분으로 분위기 잡고 읽으면 정말 이 책을 시들을 가장 최고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1행의 '아이들'은 문학적 자식들을 말한다. 그대의 머리에서 태어나 자라난 아이들이 어느덧 네 마음의 새로운 친구가 되어 있음을 발견할 게다. 자주 너의 아이들을(기록들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대에게 이로우며 장차 그대의 책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니.


망각에 대비해 너의 생각을 글로 기록하라는 시인의 충고를 영국은 외면하지 않았다. 서양 문명은 기록의 역사였다. 기록하는 자가 이긴다.

p.87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


노란 숲속에 두 갈래 길이 나 있었지

두 길 모두 갈 수 없음을 아쉬워하며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을 내려다보았네

저 멀리 덤불 속으로 길이 구부러져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러다 똑같이 멋진 다른 길을 선택했지,

그 길엔 밟힌 자국도 없이 풀이 무성하게 자라서

어쩌면 더 나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지;

하기야 그 길을 갔더라도

어차피 밟힌 자국이야 엇비슷했을 것이지만,


게다가 그날 아침엔 두 길 모두 똑같이

검게 눌린 자국 없이 나뭇잎들로 덮여 있었지.

아, 다음을 위해 나는 첫 번째 길을 남겨두었네!

길은 길로 이어지기 마련임을 알지만

언젠가 다시 돌아올 날이 있을까, 나는 의심했다네.


나이가 지긋한 먼 훗날 어디에선가

한숨지으며 나는 그날 일을 이야기하겠지.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선택했지.

그러자 내 인생이 달라졌다고

p.10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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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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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그의 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의 열기가 아직인데, 얼마 안되서 신작이 나왔다.

70의 고령, 암투병한 모습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그의 필체에는 힘이 있고, 여유가 있고, 젊음이 있다.

이 책은 그의 에세이로 글쓰는 작가로써, 그간 암과 투병하던 삶을 통해 겪고 있는 외로움, 사랑 그리고 일상의 이야기가 쓰여있다.

책을 통해 그의 삶과 그리고 그의 생각, 느낌, 사물에 대한 통찰 등 여러가지를 엿볼 수 있다.


구성은 아래와 같다.

그냥 봐서는 저것이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알 수 없다.

또한, 책에서 그 흔한 서문이나 추천사, 후기 등도 전혀 없다.

그냥 그 자신과 그 글을 함께 덤덤히 함께 해주는 정태련 화가의 그림이 있다.

오히려 이런 단순하고, 소박한, 깔끔한 구성에도 작가의 이야기와 생각이 숨겨있다는 생각도 든다.

 

 

 

처음 읽어봤다.

이 작가님의 책을....

그래서 스타일도, 취향도, 색깔도 전혀 알지 못한다.


나는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산문을 좋아한다.

그림이 있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글로 가득한 책을 좋아한다.

그냥 취향이다.

그런데 이 책은 내 취향을 뒤집어 놓았다.


이 책을 받아 한숨에 들이키듯 읽어나고서 나는 한숨을 후우~ 내쉬었다.

중간중간 쉬는 숨을 들이고, 내쉬고 했지만,

그야말로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의 기분으로 이 책과 함께 정지되었다 풀려나는 기분이었다.

방탈출? ㅋㅋㅋ


이 책은 짧다.

그래서 좋기도 하다.

그런데 더 좋은 것은

짧지만 그 안에 정말 딱 핵심, 작가는 말하려는 그 알맹이만 골라내어 잘 배열해내어 우리에게 말한다.

그는 잘 전달했고, 나는 잘 전달받았다.

산만하지 않고, 두리뭉실하지 않고, 뱅뱅 돌리지 않는다.

아! 좋다!


문장이 시와 같이 리듬이 있는 듯하다.

숨이 막히게 하거나, 거칠게 몰아가거나 길을 잃게 하거나 어딘가에 올려놓고 우릴 내버려 두지 않는다.

독자와 함께 숨쉬는 느낌이다.

읽기가 참 편하다. 안정적이다. 배려받는 느낌이다.


이 책은 사이다다.

슬그머니 예의바르게 된 나,

슬그머니 말을 돌려 상처를 주지 않겠다고 뱅뱅 돌리는 말,

슬그머니 눈치보느라 말하지 못한 나

그런 나의 속을 그가 대신 터뜨려주는 느낌이다.

마지 속이 곪은 꽉찬 여드름을 짜내듯이 말이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편견에서 살짝 뒤로 물러나본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반박할 생각조차 안하고 있는 말과 행동에서

'이럴 줄 몰랐지? 요것도 있지롱~'하고 말하듯

우리에게도 조금만 다르게 보는 여유를 갖으라고 하는 듯하다.


저자의 말을

상큼한 것을 배어물었을 때처럼 한 쪽 눈을 찡긋하게 만든다.

그의 표현은 내 가슴의 묵을 뒤집어 섞듯 뭉클한 무언가를 건드린다.

분명, 다른 책들에서도 이렇게 비유를 상징을 사용한 건 맞지만

유독 이외수 작가님의 몇 문장의 표현에서 찌릿하게 만드는 건

그가 좋은 글을 사람을 감동케 하고 읽을 맛이 있어야 한다고 한것처럼

그의 글이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


읽는 몇 시간이 다른 것에서 느껴보지 못한 신선함을 느끼게 했다.

이 작가님의 다른 책들이 궁금하고,

이 작가님의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넘긴게 후회스럽기도 하고,

(이건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럴수밖에 없었다고 핑계대고 싶음)

가지 글들을 다시 읽어보며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에 다시 들어갔다 나온 이 느낌이 또 너무 좋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한, 시야가 탁 트이는 한가을 중턱에서

잠깐 멈추어 이 책을 들어보시길...

이 책을 들고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의 느낌을 정말 추천하고 싶다.




나는 글이나 책이, 읽는 이를 알게 만들고, 느끼게 만들어 깨닫게 만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는 쪽보다는 느끼는 쪽이 더 낫고, 느끼는 쪽보다는 깨닫는 쪽이 더 낫다는 믿음도 가지고 있다. p.16-17


타고난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타고나지도 않았고, 노력하지도 못했으며, 즐길 수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괜찮다. 훌륭한 관람객으로 존재하면 된다. p.26


배고픈 이가 밥을 달라고 할 때는

밥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목마른 이가 물을 달라고 할 때는

물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창고의 음식을 잔뜩 훔쳐 먹고

뒤룩뒤룩 살이 찐 쥐새끼들이 더 처먹겠다고

지랄발광을 떨며 대면 때려잡는 것이 상책이다.

p.39



항해보다 어렵고 전쟁보다 치열한 인생,

사랑하나만 있으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p.57


그러면, 읽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나아가 세상을 보다 나은 쪽으로 변모시키는 글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일단 읽는 맛과 감동을 겸비하고 있다. 재미없는 글을 끝까지 읽어달라고 말하는 것은 문자 고문을 끝까지 당해달라는 말과 같다. 대개 감동과 재미를 겸비한 글들은 발효된 진실이 배합되어 있다.p.86


요즘은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요즘이라고 왜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겠는가.

진짜 용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의 말씀이다.

높은 자리에 올라 비늘만 번쩍거린다고 다 용은 아니다.

p.94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

1국은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착점을 할 때마다 심리적 동요를 느낄 수밖에 없는 인간과 어떤 경우에도 심리적 동요를 느끼지 못하는 인공지능과의 대결은 인간의 패배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인간이 백전백승을 거두는 방법이 있다. 알파고의 전원 스위치를 꺼 버리는 것이다. 푸헐. p.98


글 쓰는 사람이 지적 혀영 다음으로 경계해야 할 악습은 잘 쓰겠다는 욕심이다. 자신의 능력은 감안하지 않고 청사에 길이 빛날 명작을 만들어 내겠다는 각오나 결심을 간직하고 글을 쓰면 결국 감동과는 거리가 먼 문자 노동의 결과물을 양산해 내게 된다. 감동이 없는 글은 죽은 글이다. 그러면 어떤 글이 살아 있는 글인가. 쓰는 이의 진실을 바탕으로 읽는 이의 사랑을 각성시키는 글이 살아있는 글이다. p.116


......나는 그 많은 직업들 중에 왜 하필이면 소설가를 선택했던가.

요즘은 썅칼, 비애감이 얼음물처럼 써늘하게 영혼을 휩싸는 순간들이 너무 자주 찾아온다. p.120


실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실력을 과시하는 일을 즐겁게 생각하고

실력이 탁월한 사람일 수록 실력을 과시하는 일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글을 쓰는 일도 수행이요 밥을 먹는 일도 수행이다.

수행을 하러 이 세상에 와서 수행을 마치고 저세상으로 간다.

그렇다면 내 수행의 깊이는 어디쯤 도달해 있을까.

언제나 바보 천치가 부러울 따름이다. p.135


오늘도 할일이 많다. 다행스럽게도 나를 위해 할 일보다는 남을 위해 할 일이 태반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나는 잠에서 깨어나면 제일 먼저 스케줄부터 확인한다.

그리고 하루에 한 가지씩이라도 남을 위해 할 일이 있다는 사실에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

남을 위해 한가지도 할일이 없는 존재로 전락했다는 사실은 정말 견딜 수가 없다.

그건 내가 쓸모없는 인간으로 전락했다는 사실과 동일하니까.

p.143


..... 그러나 일단 일거리를 만나면 오래된 외투처럼 걸치고 있던 나태를 홀가분하게 벗어던진다. 그리고 집요하게 일거리를 물고 늘어진다. 물론 뜻대로 되지 않는 일거리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나는 될 때까지 물고 늘어진다. 지쳐도 일손을 놓는 경우는 없다. 에너지 충전을 위해 잠깐 휴식을 취할 때도 일거리에서 시선을 떼는 법이 없다. 물론 성취하고 나면 다시 나태 모드로 돌아간다. 일거리를 다 해치운 성취인의 나태는 행복이라는 이름의 방바닥에 깔려 있는 솜이불이다. 적당히 부드럽고 적당히 혼곤하며 적당히 자유롭고 적당히 방만하다. 그러나 나로서는, 성취 이전의 나태를 용납할 수가 없다. 그것은 솜이불이 아니라 가시방석이기 때문이다. p 157


책은

사람을 알게 만들고

느끼게 만들고 깨닫게 만든다.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지 않으면 얕은 앎,

얕은 느낌, 얕은 깨달음에 머무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부끄러움조차 모르게 된다.

책은 우주로 연결된 통로다.

p.186


담 너머로 지나가는 뿔만 보아도 사슴인지 염소인지 아는 사람도 있지만

바닷물을 다 퍼마셔야 아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아는 것이 다는 아니다.

흔히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자주 쓰지만

아는 거에 가려져 진체가 안 보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깨닮음에 비하면, 안다는 단계는 참으로 부끄러운 단계다.

먼 산머리에 떠 있는 조각구름 한 덩어리,

무슨 거처가 있겠는가.

p.201 

 

 

출판서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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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A Dream 아이 해브 어 드림 - 꿈이 있는 곳에 길이 생기는 10가지 마법
이혁백 외 지음 / 레드베어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꿈에 관련한 책들은 우리가 접하기가 쉬웠다.

그렇게 아주 익숙한 단어가 되었지만, 우리의 삶에서는 멀게만 느껴지는 사막의 신기루같기만 한 단어가 바로 꿈(DREAM)이다. 

그래서 선뜻 이 책은 다른 강의나 책과 같은 진부하고 피상적인 이야기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꿈이라는 단어자체가 모든 사람의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단어이고, 희망을 갖게 하는 단어여서 무관심하게 생각하려 하려고 하지만 눈길이 갔다. 또한 배우, 음악가 등 문화예술인의 강력추천도서라는 말이 이 책에 더 강력하게 이끌렸다. 대체로 경제적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추천사는 많이 봤지만, 문화예술인의 추천 그것도 강력추천이라는게 거의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10인의 작가들이 적은 자신의 꿈과 관련된 이야기다.

대체로 꿈을 갖기까지의 과거와 그리고 꿈을 이뤄낸 현재, 그리고 새로운 꿈을 꾸는 미래의 이야기로 나누어 전개된다.

작가들은 각기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왔다. 평범하기도 하고 어쩌면 실패한 듯한 삶이었던 그들에게 작은 생각이 그리고 삶의 전환이 될만한 결심들이 그들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이 책에서 10인이 다루는 꿈이란 '성공'과는 확연히 다른 개념이다.

바로 그것이 다른 꿈을 다룬 책들과는 이 책이 구별되고 매력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동안 돈을 많이 벌고, 명예를 얻고, 크나큰 성취를 이루는 성공을 주목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견디며 살아왔다. 하지만 결국은 제자리였다라는 이야기는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10인의 꿈은 '성공' 그것과는 다르다.

먼저 그들은 꿈을 어떤 것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지 않았다. 부유해지기 위해, 타이틀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두번째로, 그들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잘 찾아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정말 행복해 할 만한 것들을 찾아냈고, 그것들을 통해서 남과는 다른 삶을 살 뿐 아니라 그것들이 곧 그들의 꿈이 되고 현실이 되었다. 책을 보면 알겠지만, 10인 모두가 우리가 대체로 생각하는 진부한 꿈과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음이 참 신선하다.

세번째로, 작가들은 10인 모두 자신들의 꿈이 자신들만을 위한 것에서 멈추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꿈꾼다. 그래서 이 책을 썼고, 그들의 행동이, 그들의 일이 다른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갖는 일이 되길 바랐다. 그들의 그런 삶이야말로 정말로 가치있는 삶으로 보인다. 또한, 그래서 그들의 DREAM이 정말 멋지다.


잘 생각해보면 저자들 한명한명의 현실이 우리의 현실이나 환경과는 동떨어지지 않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직장인이(었)고, 엄마가 된 이후 경단녀(경력단절여자)로 좌절을 맛봐야 했고, 가정의 깨어짐으로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있는 과거를 가지고 있는 10인이었다. 그런 그들의 삶이 더욱 공감된다. 그래서 그들이 이룬 꿈이, 찾은 행복의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보다 현실적인 희망을 주고, 새롭게 꿈을 향한 도전을 다시끔 회복하게 하는 힘을 준다고 생각했다.


내 개인적으로는 여자로써 엄마로써 공감되는 이야기도 많았다. 그리고 힐링과 위로가 된 구절도 많았는데, 오히려 그런 글들이 꿈이란 단어를 다시끔 내 삶에서 떠올릴 수 있는 힘이 되어줬다. 꿈과는 약간 방향이 다른 것인데, 글들에서 나도 어른이지만 아직도 여리고 무너진 자존감과 상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마음을 다잡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지난 2017년 상반기를 되돌아 보았다. 그리고 다시 현실에 안주된, 스스로 가장 편안한 자세와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익숙해져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꿈을 잊고 살아온 나 자신을 발견했다. 다른 사람도 갖으니 갖는 꿈이 아니라, 무언가 돈을 벌기위해서만의 꿈이 아니라 나 자신이 다시끔 가슴뛰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새롭게 무언가를 배우기로 결심하여 떠나려는 버스를 잡듯이 가까스로 배움을 신청했다. 그리고 앞으로 무엇이 하고 싶은지 나 혼자 되내이며 꿈을 다시 찾아가기로 했다. 새롭게 찾은 것도 있고, 기존에 알만한 것들도 있다. 그렇게 나도 작가들처럼 내 꿈을 찾아가리라는 믿음과 희망을 가져본다.


책이 다른 이에게도 나와 같은 작은 움직임을 일으키게 해줄 수 있을거라고 기대한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현실에 낙담하지 않고 새롭게 꿈꾸며 살아가길,,,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또 다른 희망을 릴레이 할 수 있길 ....그래서 더 나아가 모두가 살기좋은 대한민국이 될 수 있길 꿈꾼다.

 


 

절대로 풀이는 내가 다 하고 답만 가르쳐 주지 않는다. 가르쳐 주더라도 문제 뜻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이 문제를 푸는데 필요한 개념이 뭔지를 아이에게 물어본다. 모르는 부분에는 어떤 개념으로 어떻게 풀어나가면 좋을지에 대한 아이의 생각을 묻고 아이가 스스로 식을 세울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그리고 다시 못 풀었거나 틀렸던 문제들은 유사 문제를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 혼자 힘으로 잘 풀 수 있게 되었는지를 확인한다. 수학공부를 하는 목적이 지식의 축적보다는 하나하나의 문제를 풀어 나갈 때 필요로 하는 능력을 길러주고자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p.17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온전히 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고, '이 나이에 어떻게...'하며 늘 타인의 시선에 사로잦ㅂ혀 있던 내가 '이 나이니까 해보자'로 관점을 전환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어 갔다. 잘 못하더라도 내가 좋아서 하는 것, 내가 해 보고 싶었던 것을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p.119


[행복한 이기주의자]의 저자 웨인 다이어는 "타인의 시선에 잡혀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만틈 어리석은 것은 없다."고 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은 자신의 감정을 살피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나는 그 도구로 캘리그라피를 활용한 것이다. p.125


우리의 인생이 변화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은 변화를 두려워하며, 습관에 익숙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역으로 생각해 본다면 일상의 사소한 변화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백팔십도 바꿔야만 변화할 수 있다. p.156


"왜 살아야 하는지,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프랭클은 우리로 하여금 삶이 의미를 찾게 해주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첫 번째로는 자신이 해야할 일, 자신밖에 할 수 없는 일을 찾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기여하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할 때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두번째는 사랑을 찾는 것이다. 사랑이야말로 우리의 존재를 의미 있게 하고, 세상에 남아있게 만드는 유일한 가치라고 그는 이야기한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을 영혼으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절망도 죽음에 이르게 하지 못할 것이다. 세번째는 고난을 찾고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프랭클은 삶의 의미가 창조와 즐거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련과 괴로움 속에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고통이 크고 가혹할수록 그것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시련을 이겨내는 와중에 우리는 강인한 존재가 되며, 삶의 고통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p.168-169


엄마가 된 이후로 내 삶에는 너무나 큰 변화들이 일어났다. 밥을 먹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조차 작은 사치가 된 것이다. 이전에는 내 마음대로 했던 것들이 이제는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누릴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자신이 누리던 자유를 빼앗기면 사람은 화가 나고 박탈감을 느낀다. 그것이 내가 사랑하는 아이 때문이라도 말이다. 모성애는 아이를 낳음과 동ㅅ이에 부여받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를 온전히 버리고 한 존재에게 오롯이 반응할 정도로 인간은 이타적이지 않다. 엄마도 맛있는 것을 먹고 싶고, 꿀잠을 자고 싶고, 단 몇 시간만이라도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다. p.175


<당신(You)>이라는 책에서 작가 프라이스 프리쳇은 "어떤 일이든 도중에는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상처에 휩싸여 있을 때는 그 모든 순간들이 아프다. 지금의 인생이 실패한 것처럼 보이고 이 삶에서 행복을 찾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때때로 너무 아픈 상처 앞에서는 극복하기보다 버티고 견뎌야 한다. 하지만 견뎌야 할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그곳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상처를 성자으이 과제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생각을 토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상처를 대한다면 우리가 마주할 그 어떤 역경 속에서도 보석 같은 '깨달음'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p.195


미국의 사상가이자 시인인 랠프 왈도 에머슨은 이런 말을 남겼다.

"나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잃으면 온 세상이 나의 적이 된다."

그의 말 속에는 나의 경험들이 모두 녹아있다. 나에 대한 미움, 부정적 감정들과 더불어 자존감 또한 낮았으니 모든 사람이 나를 공격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나를 사랑하기 위해 나의 잘못된 행동, 생각습관의 원인을 분석하고 공부하며 마침내 이 모든 것들은 '내가 나빠서'가 아님을 확신하게 되었다. 치유하지 못한 상처들이 내 생각과 감정을 지배해 나쁜 행동과 생각을 하게끔 부추기고 있었던 것임을 받아들였다. 나는 조금씩 내 상처를 인정해주고, 나의 지난 실수들과 과오를 수용하기로 했다. p.201-202


상처는 인정하고 포용하며 안아버리는 것이다.p. 203


가슴의 소리를 따라가는 것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상처받는 것이 더 괴로워서인지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와 열망이 아닌 머리로 살아가과 있다. 가슴으로 사는 삶을 두려워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며 당연한 영혼의 목소리를 억압한다.

나는 상처 입은 사람들이 조금 배려가 없어도, 예의가 없어도 가슴으로 살아가는 삶을 기억하고 실천하며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랑하는 작가 웨인 다이어의 책 제목처럼 '행복한 이기주의자'로 살아갈 때 진짜 행복한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처 입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의 행복을 찾을 권리가 자신에게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조금만 참으면,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하니까, 나는 늘 그렇지 뭐'라며 타인에게 삶의 주도권을 쥐어준다. 누구나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이며 누구에게나 자신의 행복을 찾고, 내면의 욕구를 마음껏 표현할 권리가 있다.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될 때 행복한 삶이 준비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p.208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타인에게 인정받고 확인하려 하지 말고 나 자신이 뜨겁게 보듬어주고 소중히 여기고 사랑해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기억을 잘 더듬어서 내가 어떤 시절에 정말 살아있다고 느꼈는지 내가 어떤 일 앞에서 내 존재감이 확 드러났는지 차분하게 되돌려보는 것이다. 누군가 가벼운 칭찬 한마디 했던 기억도 놓치지 말고 기록해보자. 작은 기억이라도 떠오르면 기록해야 한다....p.226


호주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노인들의 병간호를 한 브로니 웨어(Bronnie Ware)는 시간이 흘러 여러 환자들의 임종을 수년간 지켜보며 죽기 전에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후회하는 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책으로 펴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다면> 중에서 사람들이 죽기 전에 가장 후회하는 5가지를 소개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하며 살았더라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냈더라면...

조금 더 도전해 보았더라면...

내 감정에 충실하게 살았더라면...

일을 조금만 덜 했더라면...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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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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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자를 한 책읽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알게 되었다.

그녀의 시크한 듯한 표정과 "~하지 않습니까?"라는 말투에서 솔직하고 직설적인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매번 그녀가 패널로 나오는 그 코너를 나는 참 좋아했다. 다른 이들과 달리 뭔가 적지 않은 책을 접한 사람인듯한 느낌, 그리고 평범하거나 대중적이지만은 않는 듯한 책들의 소개는 그녀가 책을 정말로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어 뭔가 배우고 싶고 궁금한 마음에 늘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 코너를 접했다.

왠지 나와는 아주 다른 성격이어보일 뿐 아니라 나와는 정반대인 내가 갖지 못한 능력을 갖은 것 같고, 무언가를 솔직히 대변해 주는 느낌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 여행이라는 주제보다는 나는 그냥 저자만 보고 그녀가 쓴 글을 읽어보고 싶었다.

그런 그녀의 책을 이제서야 발견했다.


여행서를 몇 권 읽은 적이 있다. 그리고 여행서라면 무언가 포인트가 있다.

대체로 이런 것들이다.

혼자 혹은 어떤 특별한 이와 떠난 여행, 여행지, 특이한 방식의 여행, 적게 소비된 여행, 여행지에서 발견하는 예술 그 외의 것들....

이렇게 독자들에게 여행에 도움을 주거나 색다른 것들을 보이고자 하는 목적이 반드시 여행서에 있다.

그런 것들과 이 책은 난 구별된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뭔가 색다르게 튀어보이진 않지만 또 다른 여행서 같지는 않다.

구성에 있어서는 일반 여행서와는 분명히 다르다.

어쩌면 그게 특이하고 저자만의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특별하게 내세우는 여행지는 없다. 혼자 다니는 여행을 저자는 좋아한다고 했지만, 그것은 내세울 거리가 못된다. 그녀는 자주 갔던 곳을 계속 탐색하고 음미하며 다닌다지만 딱히 독자들에게 권하는 여행방식은 아니다. 많은 여행을 적은 비용으로 다녔다고도 말하지만 그 방식을 우리에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은 자신의 많은 여행과 여러 일상이 나무의 가지와 같이 연결되어 있다.

여행이라는 큰 나무에 여러가지 주제가 연결되어서 그녀의 입담을 통해 이야기 된다.


이 책은 여행을 간접경험하게 해주는 책은 아니다.

여행에 대한 도움을 주는 책도 아니다.

책의 제목처럼 시간만 나면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갔던 그녀답게 일상을 여행을 통해서 보내고, 여행에서 일상을 연결한 책이다.

책 표지에서 '말하는 여행을 일상처럼 일상을 여행처럼 만드는 시간'이 딱 이 책을 말해주고 있는데,

저자 뿐 아니라 책 표지 또한 그녀와 같이 솔직하고 직설적이게 이 책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참 그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그녀의 솔직담백한 여행과 연결된 일상의 이야기는 너무 솔직해서 아는 언니와 수다떨듯이 편하게 깔깔거리는 느낌이다.

독자가 누가 될지도 모르는데, 여성의 생리이야기를 아주 사실적으로 표현하질 않나

에딘버러의 날씨를 이야기할 때 너무 추워서 설사할 것 같은 기분이라고 표현하는 부분에서는 이보다 솔직하면서 감이 오는 표현이 있을까? 싶었다.


아무래도 같은 여자여서인지 저자가 말하는 '여자에게 여행이란' 제목의 글에서는 여행을 대하는 여자들의 태도와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굉장히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남자와 비교하여 여행을 경험하는 여자들의 속사정과 환경은 그럴 듯하며, 실제로 나같아도 그렇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여자만이 공감할 수 있을만한 내용이 아닐까 싶은데, 다시한번 솔직하고 시원하게 이야기하는 그녀의 필담(? 손담?)이 매력있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을 위한 실제적인 도움이 그다지 되지는 않았을지 모르겠지만, 그간 잊고 살았던 여행의 욕구에 다시한번 불을 지피게 되었다. 짧막하게 다룬 그녀의 여행내용이 많이 자극이 되었던걸까?

아니..그녀가 작게 나마 여행지에서 느끼고 경험한 그 이야기들이 그다지 괴리가 느껴지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익숙하고 친밀하게 다가와서가 아닐까 싶다.

나 또한 결혼 전에는 혼자 여행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아마 결혼하지 않았다면 받은 월급을 고스란히 여행사나 대중교통비로 내놓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휴일이 생길 때마다 여행지를 찾아 다니고 혼자 누비고 다니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국내를 다니기 시작할 즈음에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면서 혼자만의 여행은 쫑이 났지만 말이다.

그 당시 혼자다니는 걸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로 낯설어진 지금이지만, 그래서인지 그녀의 혼자 여행이 내겐 친숙하고 지금은 그리워하고 아쉬움을 남기는 가운데 이렇게 나마 책으로 대체적인 경험을 하니 이 책이 내게는 그렇게 뜻밖의 기쁨을 준 것이 되었다.


마지막이다.

거창한 여행이, 화려한 여행이 우리에게 행복을 줄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아마 내가 아닌 남을 위한 보이기 위한 여행이 아닌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또한 저자 자신의 여행을 이야기 하며 우리에게도 자신에게 맞는 여행을 찾아볼 것을 이야기 하는 듯하다.

무언가를 찾고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그냥 내가 원하는 여행을 소박하더라도 다녀오고, 그 여행을 통해 또 하나의 일상을 발견하는 것 ... 그냥 떠나는 기쁨으로 떠나는 것...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그 어디가 어디일지라도 떠나는 여행...

아!!! 나도 가고 싶다~ ^^



   

"하느님 저에게 허락하소서. 내가 바꾸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정심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와 늘 그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커트 보네거트 <제5도살장> 기도문 中 p.14



여행이야말로 우아하게 가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집에서 가난한 것보다는, 여행지에서 가난하면 인생의 깨달음을 얻고 있다는 자위라도 할 수 있으니까. 돈이 없어서 고생을 하고 나면 정말 뭔가 알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그게 뭔지는 결국 알 수 없었다. 정신승리가 따로 없다. p.33



하지만 그때 그렇게 놀지 않았다고 해서 나의 서른 초반의 삶이 딱히 윤택해졌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 이런 철없음이 더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많이 누리는 게 아니라 가진 걸 최선을 다해 누릴 기운이 남아 있으면 좋겠다. 남들 보라고 사는 게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이렇게 나이를 먹는다. p.79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혼자 여행하는 건 꿈도 못 꾸겠다고. 그 시절이 그립다는 뜻이기도 하고, 배우자와 아이(들)가 함께하는 여행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담은 말이기도 하다.


여행이라는 것은, 우울치료제로 여행을 복용하는 사람에게는 세상에서 더없이 넓은 동굴이고 또한 가장 작은 동굴이다. 그런 여행에서는 아무와도 친구가 되지 않는다. 나 자신과도 더 친해지지 않는다. 그냥 나를 잘 모르겠고 내가 싫은 상태로 어딘가로 갔다가 그대로 다시 돌아온다.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그냥, 동굴에 들어갔다, 나왔다. 그게 전부다. p.107



가지 못한 장소를 글로 경험하고 상상하는 것은, 인간이 상상력을 지닌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나는 결국 가본 곳보다 못 가본 곳이 더 많은채 죽을 것이다. 하지만 가본 곳보다 읽어본 곳이 더 많기는 하겠지. 안 가본 곳에 대해 읽고 상상하는 법을, 나는 외할머니를 통해 배웠다. p.118



일본에서의 미니멀리즘이 3.11 동일본 대지진으로부터 촉발된 움직임이라면, 한국에서의 미니멀리즘은 저소득을 긍정하고 받아들이게 만드는 쪽에 가까워 보인다. 사고 싶은 만큼 사보니 안 사도 되겠다는 깨달음을 얻는 것과, 원하는 만큼 사본 적이 없지만 그래봐야 부질없다고 배운 뒤 일단 아끼고 보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 '여행하지 않을 자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가보니 생각의 깊이란 내 집 침실에서도 얻을 수 있더라 하는 깨달음을 얻는 것과, 애초에 여행 가도 별것 없으니 안 가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은 다르다. 사랑할 자유를 누린 뒤에 사랑하지 않을 자유를 만끽할 수 있고, 일하고 싶은 자유를 충족시킨 뒤에야 일하지 않을 자유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할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하지 않을 자유'를 가르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해보니 별것 없더라"와 "해도 별것 없대"는 다르다. 여건이 된다면, 결론을 내기 위해 직접 경험할 수 있다면, 하기를 권한다. 여행을 다녀오지 않고도 여행을 다녀온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내안으로 여행하기'를 잘 하려면,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뭔지부터 알아야 할 것 아닌가. 하다못해 여행을 싫어한다는 사실도, 여행을 해봐야 알 수 있다. 인내와 금기는 엉뚱한 판타지만 키우더라. p.156



미켈란젤로는 이 <피에타>를 정면에서 보는 인간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저 위에서 굽어보시는 하느님을 위해 만들었다는 설명. 미켈란젤로의 의중을 완벽히 알 수는 없겠지만, 실제로 위에서 본 <피에타>는 정면에서 본 <피에타>와 다르다. 위에서 보는 순간, 그냥, 설명이 필요 없어진다. p.205



먹어보지 않은 음식을 다짜고짜 좋아하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진짜' 맛있는 음식이라면 먹는 순간 눈물이 폭포처럼 흘러내리고 신의 음성이 귓가에 울릴 것 같지만, 그건 음식만화에서나 가능한 일일 뿐더러, 맛을 음미하는 법을 아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지적인 쾌락이다. 미각은 다른 많은 감각처럼 훈련할수록 더 성취도가 높아진다. 미술이나 음악, 소설 같은 예술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법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배우듯 말이다.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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