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갈래 길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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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나라 다른 여성이 있다.

그들은 각자 다른 처지에서 하나의 위기를 만난다.

그녀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관습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에서 대부분의 여성은 견뎠고, 순종했고, 순응했다.

책 속의 그녀들은 과연 자신들의 한계에서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까?


이 책은 말한대로 다른 나라, 다른 신분의 처지, 환경, 위기의 상황에 있는 세 여성의 이야기다.

작가의 필체는 굉장히 무덤덤하게 서술하는 듯 하지만, 상황을 은유적이고 감각적인 단어들을 선택해 상황의 묵직함을 과감없이 표현했다.

오히려 담담해보이는 투와는 달리, 느낌을 주는 단어들이 각자의 길에 놓여진 여성들의 아픔과 처절함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게 한다.


여성의 인권은 점차 긍정적으로 신장되고 있다....라고 생각하며 믿고 싶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관습과 환경은 책 내에서는 제자리 걸음인 것처럼 보인다.


특히 인도는 1955년 불가촉천민법으로 신분제가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차별이 여전할 뿐 아니라 여성에게 있어서는 특히나 더욱 비참한 현실이 존재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데에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차원은 다르지만 여성의 인권이 비교적 나아진 선진국에서조차 어느 정도의 차별이 존재하고 그 안에서 여성은 더욱 피마르는 상황을 이겨내며 살아내야 한다.


그러한 이들을 좌절하고 낙담하게 하는 상황들이 온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딸이 자신과 같은 비참한 환경에서 살아갈 미래가 불보듯 뻔하다.

-사랑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생각지도 못한 아버지의 사업 부도와 가정경제의 악화라는 상황이 내 삶에 들어왔다.

-그동안 뼈를 깎아내며 올라온 자리인데 '암'이라는 병으로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되게 되었다.


하지만 다행인지 몰라도(?) 이 소설에서의 인물들은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그들에게 분명 고통스럽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지만 새로운 희망이 찾았고, 극복할 용기를 얻었다.

기회를 찾아냈고 그 안에서 자신의 환경을 넘어설 의지를 내보인다.

속았고, 당했고, 쓰라린 환경에서 그들은 신에게서, 한 사람에게서, 그리고 그들에게서 받은 머리카락에서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빛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렇게 나아간다.


읽으면서 각 나라에서 여성의 상황들을 서슴없이 이야기 한 것은 좋았다.

그런데 이 여성들을 마지막에 연결하려는 시도를 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따로 저자의 말이 없기 때문에 그 의도를 알 수는 없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보기로는...

여성이라는 같은 성별로 차별받는 환경에서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각자의 위기를 극복하고 주어진 환경에 부딪혀보는데에 서로 공생되는 상황에서 뭔가 희망을 주고 싶은게 아니었을까?

한 사람의 강한 의지는 정말로 중요하다. 그러한 한사람의 의지가 다른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 하지만 더욱 강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들을 연결함으로 서로가 힘이 되고 그것이 변화로 나아가는데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각자가 머리카락이라는 소재로 연결되었다는 걸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이 머리카락이라는 것을 가지고 새로운 희망을 보았고, 용기를 얻었다. 머리카락은 이 책에서 큰 역할을 하는 소재임에 틀림없다.

왜 저자는 머리카락이라는 소재를 선택했을까?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머리카락은 여자에게 하나의 상징과 같다. 남자들도 머리카락을 기르기도 해왔지만, 여자에게 있어서 머리카락은 하나의 표현수단이고 여성성을 부여한다. 그것은 나라와 상황 모든 것을 초월하여 어쩌면 약속되지 않았지만 너무나도 당연한 듯한 여성에게 있어 가치있는 소유물이다.

또한, 머리카락은 누구에게나 계속 자라나는 것일 뿐 아니라 잘라내도 전혀 인체에 무해하다. 이것이 누구에게는 버려야 할 것이 되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필요한 것이 될 것이 된다. 썩지 않고, 지속되며, 무해하다. 그런 면에서 작가의 소재 선택은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여성이라는 성을 연결할 수 있고, 충분히 융통가능한게 바로 머리카락이다.


페미니즘 관련한 책들이 최근들어 많이 보인다.

여권 신장과 함께 더욱 여성들의 음지에서 자행되었던 일들이 이제는 드러나고 있다.

더이상 아픔을 자신 안에 품지 않고 그것을 꺼내어 극복하고자 일어나고 있다.


이전에 그런 페미니즘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작가가 나름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향과 의도에 따른 것이지만 그 책을 읽고난 후는 씁쓸함과 찝찝함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생각한 것보다 더 끔찍한 상황들이 양지로 드러났지만, 그 상황에서도 작가는 희망을 보고자 했다. 그리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인물이 뒷받침되어 있었다. 그것을 보며 나는 이 책을 긍정적으로 보았다.

더이상 여성들이 수동적이고 순응적인 태도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해 자발적인 의지를 가지고 해결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나 또한 여자로써 필요한 태도를 발견했으며, 용기를 얻었다.


이 책을 여성만 보고 용기를 얻는데서 그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의 사회적 현실을 좀더 넓게 보고 씁쓸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사회를 꿈꿀 수 있길 소망한다.

여성이라는 성을 떠나서 평등하게 다뤄져야 할 인권이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또한 이를 함께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한다.

표지에 함께 잡은 손 그림과 같이....

 

사라는 아이라는 무게를 떠맡지 않아도 되는 남편의 홀가분함, 남자들만 가지고 있는 매혹적인 가벼움을 질투했다. 남자들은 이상하게도 아이에 대한 죄의식에서 벗어나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전혀 미안한 생각 없이 현관문을 빠져나갔다. 출근할 때 남자들은 필요한 서류만 챙겨나갔지만, 사라는 무거운 등껍질을 지고 다니는 거북이처럼 죄의식을 짊어지고 다녀야 했다.p.40

'달리트는 얼마나 많은 호수를 우리의 피로 채워야 이 족쇄에서 풀려날 수 있을까.'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체념하고 현실을 받아들인 채, 죽음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다음 생은 더 좋을거야.'라는 희망을 품고서.
 고통스러운 윤회를 끝내기 위해서는 갠지스로 가야 한다. 신성한 강물에 몸을 씻으면 영혼이 윤회에서 벗어나 휴식할 수 있다고 했다. 절대에 녹아들어 우주와 하나되는 니르바나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런 행운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게 아니다. 종착점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들은 거듭해서 생을 이어나갈 수 밖에 없다. 세상의 질서는 신이 내린 형벌이므로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생은 끝없이 반복되니까. 순응하고 다음 생을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다시 태어나기를 기다리며 달리트는 굴종의 삶을 견뎠다.

스미타는 다르다. 그는 굴복할 생각이 없다.
그는 삶을 잔인한 숙명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딸마저 굽실거리며 살게 할 수는 없다. 모두가 잠들어 버린 어두운 움막 안, 비슈누 신의 제단 앞에서 그는 스스로에게 맹세했다.
 '안 돼, 랄리타가 그들 앞에 무릎 꿇게 할 수는 없어.'
그의 반란은 말없이 고요하다. 그의 결심은 정적에 가려 들리지도 않고 어둠에 묻혀 보이지도 않았다.

오늘, 그의 반란이 움텄다.
p.88-89

"달리트 여자가 최고 자리에 올랐어! 사람들이 그러는데, 그 여자는 헬리콥터를 타고 다닌대. 그 여자는 허리 굽혀 순응한 것이 아니야. 죽음이 자신을 현생에서 해방시켜주기를 기다리지 않았어. 대신 자신을 위해, 자신과 같은 처지의 모두를 위해 투쟁했어!"
p.120

"다른 사람이 반대한다고 해서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을 포기하지는 마. 너 자신에게 한 약속을 지켜야 해. 넌 의지가 굳은 아이야. 나는 네 능력과 힘을 믿는단다. 끈질기게 밀고 나가야만 해. 삶이 네 몫으로 중요한 일을 마련해놓았어."
p.249

"병과 싸우면서 자신을 방치하지는 말아요. 자신을 존중하는 것도 회복을 위한 투쟁이니까요.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이 당신의 동맹군이어야지, 적이어서는 안 돼요."
p.284

상점을 나서면서 사라는 세계 저편, 인도에서 자기 머리카락을 내어준 사람을 그려보았다. 머리카락을 참을성있게 고르고 손질했을 시칠리아의 장인들을 떠올렸다. 그러자 온 세상이 그의 회복에 협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생명을 구하는 자가 온 세상을 구한다."
탈무드의 구절이 떠올랐다. 오늘, 온 세상이 그를 구하러 나섰다.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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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1 - 김종광 장편소설
김종광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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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 사내, 3백일, 1만 리의 일본 견문록!!
이 책 <조선통신사>는 그런 일본으로 간 통신사의 이야기다.


 역사관련 소설은 대체로 한 인물을 집중적으로 다룬 혹은 왕에 대한 업적과 그와 관련된 비화로 엮어진 것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외로 간 왕의 지시를 받아 왜로 넘어간 대다수 사람이 인물인 이야기는 낯설다.

저자의 말 - "왕후장상과 영웅호걸이 나오지 않는 역사소설을 쓰고 싶었다."에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소설들에 대조된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남다른 개성이 돋보이는 듯한 점이 이 소설에 관심을 가져볼만한 요소이기도 하다.

그간 영웅과 왕에 대해서는 여러 소설을 통해 접하며 그들이 우리나라의 역사에 끼친 지대한 영향들을 알았고, 그러한 점에 대해서는 존경을 마다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러한 인물들을 통해 우리 안의 새로운 역사관과 자부심이 생기기도 했다.
 
 이 책에서 우리는 500인의 사내를 통해서 우리의 역사를 어떻게 조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은 1763년 일본으로 파견된 '계미사행단'에 대한 이야기다.
책에 따르면 강호까지 다녀온 마지막 사행단인 계미사행단의 사행록이 가장 많다고 한다. 이전 사행단과 달리 집안의 편지를 받지 못했고, 영조의 강력한 금주령으로 왜에서 조차 술을 마시기 힘들었다. 또한, 사행원 하나가 일본인에게 살해되는 일까지 일어났다.(책 표지 참조)
이러한 계미사행단의 남다른 점은 소설을 읽으면서 충분히 제시되어져 알 수 있다.

초반에는 왕명에 따라 왜로 가려는 통신사를 선발하는 과정이 나온다.
외국에 선발되어 간다는 것!
지금 생각하면 왠지 영광스럽고 신비스러운 세상을 접한다는 상황은 참으로 매력적일만 한데, '왜'라는 나라로의 통신사는 그다지 환영받을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 당시 조선의 상황은 중국에서 여러 문물과 사상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중국으로의 파견은 환영받을 일이었단다. 하지만 일본으로 가는 것은 그 길이 바다길이어서 풍파 등으로 위험할 뿐 아니라 우리가 그들보다는 비교적 선진국으로 보았기 때문에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럴 때 불현듯 생각나는 것이 박지원의 <열하일기>이다. 상식적으로 제일 많이 들어본, 우리 선조 중 한 사람이 외국으로 간 이야기중 유명한 여행기다. 이 책은 청나라 즉, 우리보다 선진문물을 향유하고 있는 나라에 가서 그들의 실상을 직접 목격하고 온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여러 형태의 발간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책이다. 하지만, 왜에 간 이야기는 존재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들어본 적이 없다. 아마도 그다지 눈여겨보거나 그들에게서 배울만한 점을 찾을 것이 없다고 여겨왔던 선조들의 생각도 반영이 되었을 것 같다.

이 책은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따라 500명의 신분과 구성에 따른 이야기들을 조합했다. 이 이야기가 짤막한 스토리가 조선통신사로 가는 그 모든 과정들을 연결하여 나열되었다.

사실적인 사건 서술과 대화로 구성되었으며, 주변에 대한 묘사나 정서적인 표현 등은 별로 없다. 하지만 그 당시 조선사회가 흐름에 부응하지 못했고, 성리학적 관념과 신분사회에만 얽매며있는 상황을 풍자적이고 해학적으로 잘 표현했다.
통신사를 뽑는 과정에서 뽑히고자 서로 밟고 밟히는 상황에서는 마치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것 마냥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또한, 글로 무언가를 표현하려는 의지, 사회에 대해 비판적이지 못하고 수용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들이 주저없이 나타나는 곳곳에서는 현세대를 사는 우리에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었던 듯하다. 그 말들이 양반이 아닌 그들을 섬기는 아랫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은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존에 남은 저술들은 양반의 것만 존재하기 때문에 아랫사람들의 생각은 현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문헌작가 김시덕님의 글 참조). 그들의 생각을 혹은 비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있는 평민과 노비들을 작가가 대변한 듯 하다.

이 책에서의 통신사의 상황들을 보면 그 당시 조선의 암담하게 된 백성들의 현실과  국가적으로 침체되어져가는 상황들을 알 수 있다. 여전히 양반들은 그들의 신분을 내세웠고, 백성들의 안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파견된 통신사들에게 벌어진 이야기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그들에게 합당하고 적합한 대우가 곳곳에 틈새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소설에서 보아야 할 것은 우리가 관심있게 보지 못한 조선통신사로 그들의 발자취가 -시대적으로 어떤 의미를 보일지 몰라도- 현재 우리에게나 혹은 일본에 남아있으며 그들이 보고 듣고 겪은 것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이다. 모두 각자의 자신의 분야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고, 그에 따라 통신사에 처해진 상황을 바라보는 눈도 달랐다. 서로간의 이해관계와 상황에 대한 이해가 달랐다.

특별하고 감동적이고 뜨거운 애국심을 불러일으킨다기 보다 그들의 그러한 행적들자체가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자산이다. 각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헤쳐온 숱한 과정이 우리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보게 하는 거울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만 보더라도 이 책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은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등재와 함께 발간되었다. 이를 통해 그간 교과서에서 얼핏 지나쳐본 역사적 이야기에 대한 관심을 갖고 시대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와 함께 우리의 현상황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을 듯하다.        


"....원래 좋은 이야기는 많은 이에게 읽히지 않는 법이란다. 나라와 주군께 충성하고 어버이께 효도하자, 삼강하고 오륜하자, 좋은 놈 잘 되고 나쁜 놈 망한다, 사랑은 숭고하다, 이런 도덕 염불로 도배된 이야기나 팔리지. 진짜 이야기는 알아먹는 사람이나 알아먹는 것인지라 안 팔리는게 당연하다. 자기계발, 처세술 책보다 안 팔리는게 진짜 이야기야. 대중이 못 알아먹거든. 하지만 진짜 이야기도 필요한 법이란다. 너에게 희망을 건다."p.60

"맹추야, 이래서 우리가 평생 양반짜리들 개로 사는 것이다. 울분을 모아 싸워야 하는데, 어쩌다 던져주는 뼈다귀 한 개면 다시 금방 꼬리치는 강아지로 돌아가니, 한심하다. 한심해."
....
"미련퉁아, 애초에 우리한테 먹을 걸 넉넉히 줬어야 할 것 아냐. 왜 지들은 일공이 안나와도 먹을 양식이 있고, 우리는 없는 건데? 그거에 대해 의심해봤어?"
"아뇨! 대가리 아프게 뭘 그딴 의심을 해? 주면 먹고 안 주면 굶는거지."
p.241

"이게 다 평생 비럭질로 살아서 그렇다. 이 나라와 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서 곰파본 적이 없으니, 화낼 줄도 모르고, 분노할 줄도 모르고, 뭐라도 주기만 하면 감읍해서 어쩔 줄 모른다. 이러니 평생 양반놈들한테 착취당하며 사는 것이다."p.87


*본 포스팅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7기'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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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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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회 수상작이라고 하는 이 책은 아마존재팬에서 베스트셀러 1위까지 하면서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적잖은 기대를 안겨주고 있는 작품이다.

표지부터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것을 시작으로 수상작품인 이 소설에서 사토 쇼코란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려 했을까?

"나는 달처럼 죽어서 다시 태어날 거야. 너를 만나러 갈 거야."
"달이 차고 기울 듯 당신에게 돌아올게."

라고 겉표지에 쓰인 글귀로 받을 수 있는 소설의 인상은 끊어지지 않는 영원한 사랑, 불변의 사랑정도다. 하지만 달처럼, 달이 차고 기울 듯이 상대를 만나러 돌아오겠다는 표현은 그게 깊이는 어떤 뜻인지 잘 와닿지 않는다.

역자의 표현으로는 달의 차고 기우는 것, 즉 책 제목의 영휴라는 것이 환생을 의미한다고 한다. 달이 없어지지 않고 끊임없이 차고 기우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에서 환생을 말한다고 하는 것이 이해가 된다.
반복해서라도 당신에게 돌아오겠다. 그만큼 상대를 향한 의지와 사랑을 보이는 듯 하다. 책을 읽고 그 표현을 다시 보았다. 사랑에 대해 부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주인공은 그렇게(환생)라도 할 수 있으면 해 보겠다며 애절함과 의지를 드러내고 있구나 싶었다.

결국 하나로 맞추어보면 완성되는 퍼즐과 같이 띄엄띄엄 스토리가 조각으로 나누어져 구성되었다.

처음은 한 모녀와 중년의 한 남성이 만나는 장면이다. 그림을 건내는데 받는 여자아이의 말투는 당당하기 이를데 없고, 남자는 그가 가져온 그림을 내보였다가 자신의 딸 것이라며 움츠러든다. 또, 상황을 읽어볼 때 남자와 여자아이가 손가락에 꼽을 만큼정도만 만났을 것 같은 사이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여자아이는 그 남자와 도라야키를 같이 먹었다고 하고 남자는 그런 적이 없다고 잡아뗀다. 도무지 어떤 상황인지.. 아직 안 오는 남성은 또 이들과 무슨 관계인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중년의 남자인 오사나이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루리'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사나이의 딸인 루리는 7살즈음에 원인 모를 열로 일주일간 앓는다. 심각하다 여겨질 때즈음 회복하지만, 딸의 행동이 이전과는 차이가 있음을 그녀의 엄마이자 오사나이의 아내는 인지하게 된다.
그러다가 엄마와 아이는 그로부터 10년쯤 후에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그가 가족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한 남자가 찾아온다.

그리고 그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남자의 이야기에서 제목과 책 표지의 글들, 이게 바로 그것이었고,
저자가 인물의 사랑을 이어주고자 선택한 장치임을 알 수 있다. 

달과 같이 영휴를 하고자하는 주인공인 '루리'는 겉으론 사고사로 보이지만 의도가 있는 죽음을 통해 환생을 하는데 성공한다.
그녀가 지나간 여자아이들을 통해서 미스미와 만나기 위해 아이의 모습으로 시도하는 모습은 어쩔 땐 애처롭기까지 하다. 성인의 경우 아무 문제가 없지만, 아이의 경우 유괴와 실종, 성범죄 등 여러가지 문제 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어른들의 관심과 신경을 비껴나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3명의 아이를 통해 최종적으론 미스미 아키히코와의 만남을 이루게 된다.

그 만남을 이루기까지 여자아이 3명의 주변관계가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흥미롭게 구성되어있다. 마사키 루리는 그녀의 남편의 사장 딸인 루리, 그리고 한 평범한 사람의 딸 루리, 루리의 친구의 딸인 루리로 환생을 하게 된다. 그들 간의 얼키고 설킨 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미도리자카 모녀는 오사나이가 그의 딸에게 있었던 일, 그리고 매체를 통해 접한 사건의 내막들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러면서 오사나이 자신도 관심을 갖게 된 전생, 환생의 문제들 그리고 생각지 못한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반전의 희열을 하나하나 선사한다.

이 책이 수상작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읽어내려갔다. 루리와 미스미의 관계는 영화 <건축학 개론>과 같이 설레이는 풋사랑 같은 느낌을 갖을 수 있었고, 루리와 류노스케의 사이는 열정있지만 성숙하진 못하지만 온건한 느낌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충분히 생소한 소재이면서 신비스러운 상상력이 발휘되어서 재미있다. 마치 추리소설처럼 어떤 인물들이 연결될지 생각해볼만하다. 또한, 영화(4월의 이야기)와 소설(안나 카레리나)를 연상케 하는 상황으로 그 상황을 더 쉽고 애틋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들 모두를 작가의 섬세한 인물해석과 흡인력있는 필력으로 잘 완성해낸 소설이란 생각을 했다. 

덧붙이는 말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아이가 열이 날 때 루리병(루리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 7살즈음 원인 모를 열로 앓다가 이후에 달라지는 현상으로 내가 지은 병이름^^)을 의심하며 이 소설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우리 아이에게 누군가가??......'


"언젠가 본 영화에서 어떤 책에 쓰여 있다고 누군가가 말했어. 인간의 조상은 나무 같은 죽음을 선택해 버린 거지. 하지만 나한테 선택권이 있다면, 난 달처럼 죽는 쪽을 택할 거야."
"달이 차고 기울 듯이."
"그래. 달이 차고 기울 듯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거야. 그래서 아키히코 군 앞에 계속 나타나는 거야."
p.182

예를 들어 "이제부터는 만나면 만날수록 괴로운 마음이 될 거야, 서로에게"라든가 "만나면 만날 수록 불행해진다고 해도"라고 하는 순애보 드라마의 시나리오에서 주워 온 것 같은 대사 또한 솔직한 마음에서 한 말이었을지 모른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불행을 피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에 그녀는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피할 수 없는 불행을 회피하기 위해서, 크게 모순되는 말이지만, 애초에 있을 수 없는 미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역전의 발상으로 자살을, 즉 '시험 삼아 죽는 것'을 통하여 '다시 태어나는 것'에 이르는 길을 모색했는지도 모른다. p.191

"사람이 죽는다는 건." 마사키는 거친 숨이 가라앉자 다시 시작했다.
"그건 정말 무참한 거야. 우리 아버지 죽을 때 이야기 들려줬지? 아버지는 환갑을 맞이하기 전에 췌장암으로 죽었어. 여위어 홀쭉해져서 피부는 갈색이 되고 퍼석퍼석 죽은 나무같이 돼서 숨이 끊어졌어.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무참한 모습이었어. 하지만 그렇게 될 때까지 열심히 살아 냈다고. 생을 완수하고 그런 끝에 죽음을 맞이 한다. 인류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살아남은 우리들이 살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의 죽음을 돌본다. 그게 인류의 책무야. 야에가시 선배는 고귀한 생명을 그런 식으로 당일치기 여행이라도 가는 것 같은 식의 건방진 유서쪽지로 조롱했어. 모독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용서할 수 없어. 난 계속 화가 나. 화가 멈추지 않아. 내가 아까부터 말한 모독의 의미는... 루리, 혀 내밀지 마."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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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 스태킹 - 쌓일수록 강해지는 습관 쌓기의 힘
스티브 스콧 지음, 강예진 옮김 / 다산4.0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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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앞두고 있는지 한달도 채 안 되는 시점이다.
이쯤되면 다이어리와 함께 새로운 계획을 짜기에 바쁘다.
기존에 내가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살펴보며
새해에는 해 보겠다는 다짐들을 다시 하는 시점이다.

'습관'에 관련하여 중요성을 알려주는 책은 그리고 주장은 너무나도 많이 접해온지라 모를리가 없다. 이젠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만큼 잘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 습관이란 생각보다 굳히기는 쉽지 않은 영역임을 늘 실감하며 살고 있다.

우리는 습관을 위해서라면 무언가 의지를 더 발휘하거나, 동기부여가 강해져야 한다 혹은 현재의 삶을 뒤집어 변화해야한다고 흔히 알고 있다. 그러한 생각에 습관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접근해야할 것을 주장하는 이 책은 신선하면서도 설득력있다.

제목에서도 바로 와닿을 수 있게끔 Habit(해빗) Stacking(스태킹)이라고 저자는 습관의 정복 비밀을 밝힌다.
 이 책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다. 작은 습관을 하나하나 쌓고 유지해나가고, 그것을 체크하는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점진적이면서도 전후를 다 챙길 수 있는 실용적으로 활용이 가능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나의 경우엔 '1년에 책 100권을 읽기'를 목표로 하여 틈만 나면 책을 읽도록 하고 있고, 매달 읽은 책을 체크하고 있다. 또한, 책을 읽지 않으면 안되게끔 서평쓰기, 독서모임을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간간히 서평이나 책을 읽은 후에 작은 보상도 갖는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이라 13단계나 저자가 말하는 걸 다 활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은 습관들이 모여서 결국은 목표를 이루게 되는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 경험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이 책의 내용이 굉장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그래서 작은 습관들을 추가하고 있고, 그것들을 일정에 생활습관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나서는 매일, 매주, 매달로 하여 일정, 재정소비, 해야할 일들을 매일 전날 밤 체크하고 있다. 그리고 매일을 포스트잇에 정리하여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서 완료한 것들을 체크하고 있다.
어느 정도 잊지 말고 해야할 중요하든 중요하지 않든 일정을 놓치지 않고 마무리 할 수 있고, 내 삶이 어느 정도 통제하에 이루어져서 안정적이다.

이 책에서는 목표영역을 커리어, 자산, 건강, 여가생활, 정리정돈, 인간관계, 영성 7분야로 나누어 그 영역에 따른 습관노하우를 나누기도 한다. 이 책의 2/3도 훌쩍 넘을만큼의 분량이다. 이 내용을 꼭 읽어야 할까 의문도 들지만, 습관에 대해서 막연하고 거창하게 느껴진다면 이 목록을 쭉 훑어보는 것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저 7분야를 보면, 우리가 습관을 쌓고자 하는 것들의 분야가 사실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저자가 또한 습관의 특징들을 잘 파악하여 간단하게 정리해줬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 우리의 본성을 거슬러 시도해야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도록 가장 작은 단위의 목표를 설정해서 의식하고 실행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우리에게 언제든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점, 그 점에 대해서 인정하고 우리 자신을 압박하지 말 것을 이야기한다.

새해를 맞이하려는 이 시점에
이 책을 읽으며
습관을 과중한 짐이 아닌 산뜻한 놀이처럼
가볍게 하나하나 시도해보고
생각보다 쉬운 접근으로
점차 달라진 삶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보며 추천한다.


절대 '중도 포기'가 없는 습관 쌓기의 13단계
1.5분단위로 시작한다.
2.작은 성과에 집중한다.
3.시간과 장소를 정한다.
4.습관목록을 행동유발 도구와 연결한다.
5.합리적인 체크리스트를 만든다.
6.점검하는 방법을 마련한다.
7.작지만 즐거운 보상을 마련한다.
8.반복하는데 집중한다.
9.반복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
10.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음을 예상한다.
11.습관 목록의 빈도를 계획한다.
12.습관목록을 늘린다.
13.습관 목록은 한번에 하나만 만든다.


습관 목록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생의 목표를 위한 습관을 하나로 묶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의미가 담기지 않은 습관을
아무렇게나 추가하면 도움이 될 리 없다.
각각의 습관이 자신의 목표와 일치해야 한다.
이 원칙을 따르면
습관 일과를 꾸준히 지키기가 훨씬 쉬워진다.
p.26


105.어려운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생각을 먼저 정리한다.
1.생각과 감정을 적는다.
2.이러한 생각이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인지 자문한다.
3.과거에 겪은 위협적인 상황에 대해 생각해본다.
p.244-245


사람들이 변화를 시도할 때는
변화하고자 하는 열망을 가득하다.
그러나 아무리 간절하게 변화를 원해도
아직 변화한 것은 아니다.
의욕이 사라지면
변화로 향하는 길도 마찬가지로 사라진다.
이럴 때는 동기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나'가 갖고 있는 능력을 활용해
'더욱 훌륭한 나'로 끌어줄 적절한 전략이 필요하다.
p.303


중요한 목표를 중심으로 습관 목록을 만든다.
-향후 몇년간 이루고 싶은 일 25가지를 적는다.
-이 목록에서 지금 당장 중요한 우선순위 5가지를 정한다.
-우선순위 5가지를 방해할 수도 있는 20가지 일을 살펴본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머지 20가지는 피해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습관 쌓기에 흥미를 잃었다면 습관 각각을 면밀히 검토한다.

지켜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 습관이 있다면 목록에서 빼자.
p.313




*본 포스팅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7기'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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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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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내가 좋아하던 담임선생님의 책상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그당시 순진했던지 몰라도 그 제목만 보고 생물을 죽이는 내용을 연상하며 참 잔인하겠다 싶어 몸서리를 쳤다. 그만큼 또 인상적인 책 제목이었다. 그러고 이 책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책이었음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20년도 훨씬 지난 지금에서야 보게 되었지만 언젠간 읽어보리라 생각해왔던 책이었다.

이 책은 1930년 경 6살인 여자아이의 눈을 통해 그 시대 상황을 이야기 하고 있다. 성장소설인 동시에 메이콤이라는 군에서 일어난 한 흑인의 억울한 재판이야기가 큰 사건으로 다루어진다.

아이들 자체의 순수함과 호기심으로 그 시대가 어떠했는지,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는지, 문제는 무엇이었는지 편견과 오해, 그리고 차별이 드러난다.

미국의 역사적 상황에 대해 무지한 나로써는 여러 상황들이 익숙하게 보이진 않았다. 그래서 '청교도'가 나오고, '남부''북부''전쟁' 등의 단어가 나오는데 그 특성과 바탕을 이해하는데 한계는 있었다.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써 당시 여자에게 '숙녀'됨을 강요하는 문화, 흑인과 백인이 구분하여 교회를 다니는 상황, 흑인이 '깜둥이'라고 칭해지며, 백인을 '아가씨'등의 칭호를 사용해서 높이는 상황 등에서 현재와 다르고 분명한 차별이 그 당시에 내재되어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녀들이 남자든 여자든 한결같은 자상함과 지성, 상식으로 대하고 가르쳤던 애티커스 핀치를 보면서 남다른 인상을 갖게 되었다. 상당히 많은 상황에서 아이들의 행동을 포용하고 수용했던 하지만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것을 가르치는데에서는 분명했던 그를 보면서, -아니나 다를까 내 자신이 엄마란 부모이기 때문에- 올바른 부모의 모습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수용보다는 제재를, 기준보다는 적절한 타협을 해왔던 나 자신을 반성하며...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스카웃 또한 당돌하고 솔직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당시의 상황을 볼 때 이 소설을 전개하는 주인공으로써는 주체로 적합해 보이진 않아 의외였다. 물론 작가본인이 여자이기 때문에 주인공으로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체로 지정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여자라는 성적인 차별을 당하는 한 사람으로써, 또한 순수함과 죄에 민감함을 지닌 아이의 눈으로 그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은 우리가 그 시대 상황에 대해 보다 분별있는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반대로 흑인이 아닌 백인의 시점으로 이 상황을 보았다는 것은 그 상황에서 백인 즉 가해자의 눈으로써 보여진 인식한 상황들을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왜 이 책이 성경다음으로 읽힐 만큼 베스트셀러가 되었을까? 그리고 현재까지 필독서로 추천될만큼 인정이 될까?
이미 이 책인 인종의 차별을 다룬다는 건 책의 겉 표지에서 이미 판단이 되었다. 그런 주제를 다뤘다고 해서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큰 영향력일 끼쳤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 책이 출간될 당시는 1950년대로 이미 인종차별과 관련하여 큰 파장들을 일으킨 사건(로자팍스 여성의 규정어김으로 일어난 보이콧 등)이 있었다. 1863년 링컨을 통해 이미 노예해방이 선언되었음에도 여전히 미국내에 당연시 되던 인종차별의 문제가 드디어 문제로써 인식이 되고 마틴킹 루터 목사 등을 통해서 운동이 벌어지는 시기였다. 저자는 흑인을 변호했던 아버지의 영향과 법률을 공부하여 자신과 비슷한 인물인 스카웃을 내세워 책을 썼고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사람들에게 인종차별에 대한 경종을 울린 책으로 그 당시의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뒤흔들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또한, 인종차별에 대해 많은 개선이 이루어진 현 상황에서는 그것을 달리 적용하여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생각해볼 수 있는 책으로 현재까지도 재고해보기에 충분한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의 가치는 아직도 유효하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도 나에게 두 갈래의 길 앞에서 머뭇거리게 했던 장면은 테이트 보안관이 애티커스(스카웃 아버지)에게 사건정리를 해두는 상황에서였다.
연 테이트의 사건정리를 옳다고 할 수 있까?


아이들이 할로윈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중에 유얼의 습격을 받게 된다. 그 상황에서 부 래들리가 아이들을 구하게 되는데 유얼이 칼에 찔려 죽게 된다. 이 상황을 헥 테이트 보안관은 유얼이 자신의 칼에 넘어져 찔려 죽은 것으로 사건을 결말짓는다. 그에게는 지키고 싶었던 애티커스, 그리고 부 래들리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부 래들리의 살인이라는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부 래들리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다는 것도 부인 할 수는 없다. 

그 사건들이 낱낱히 공개되어 또 다른 부당한 판단을 통해 올바른 일을 한 것이 덮여지고 또 다른 희생자가 나와야 할까?
아니면 아이들을 구하려고 살인을 저지르게 된 거니 그 죄를 덮어야 만 할까?
테이트는 후자의 선택을 하고 그렇게 결말이 되었지만 우리는 어떤게 옳은 것인지 우리라면 어떠한 상황을 택할지 고민해보게 된다.
옳고 그름에 대해 어떠한 것도 포기할 수 없지만, 그것을 포기하지 않기엔 또 옳지 않은 사회에서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할지...
악법도 법이 과연 옳은 걸까?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만약 나한테도 선택을 할 상황이 벌어진다면 나도 헥 테이트와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악인을 통한 피해가 더는 생겨나지 않길 바라면서,,,,
선인들을 지키면서 양심을 져버린 나 자신의 죄책감을 더 이상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왜 그렇게 이 책이 유명하고 추천할까 생각을 했다.
내가 선택한 구절들을 옮겨적으면서 보니
저자가 섬세하고 심층적으로 차별과 정의에 대해서 독자들을 설득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휘두르거나 강요하거나 강력하다기 보다는 여러 사람들의 시점에서 비춰진 상황과 환경을 보게 함으로 한걸음한걸음 '우리는 진일보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현실을 직면하게 만드는 깊이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에 이 책을 필독할 필요가 있다는 말들이 납득이 되었다.
차분하고 점진적으로 그렇지만 확실하게
그 시대의 차별을 드러내고 또한 그에 대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 저자의 필력이 감탄이 되었다.

어느 날 아빠가 젬 오빠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난 네가 뒷마당에 나가 깡통이나 쏘았으면 좋겠구나. 하지만 새들도 쏘게 되겠지. 맞힐 수만 있따면 쏘고 싶은 만큼 어치새를 모두 쏘아도 된다. 하지만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라.".......
"너희 아빠 말씀이 옳아." 아줌마가 말씀하셨습니다.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뭘 따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게 없어.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되는 거야."
p.174



"그들에겐 분명히 그렇게 생각할 권리가 있고, 따라서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 줘야 해."
아빠가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기 전에 나 자신과 같이 살아야만 해. 다수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다."
p.200

 

"그래, 훌륭하신 귀부인이셨어. 할머니는 세상일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갖고 계셨지. 내 생각과는 아주 다른 생각을... 아들아, 네가 그때 만약 이성을 잃지 않았어도 난 너에게 할머니께 책을 읽어 드리도록 시켰을 거다. 네가 할머니에 대해 뭔가를 배우기를 원했거든. 손에 총을 쥐고 있는 사람이 용기 있다는 생각 말고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말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쨋든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내는 것이 바로 용기 있는 모습이란다. 승리하기란 아주 힘든 일이지만 ˖론 승리할 때도 있는 법이거든. 겨우 45킬로그램도 안되는 몸무게로 할머니는 승리하신 거야. 할머니의 생각대로 그 어떤 것, 그 어떤 사람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돌아가셨으니까. 할머니는 내가 여태껏 본 사람 중에서 가장 용기있는 분이셨단다."
p.213

 

"알고 있는 걸 모두 말할 필요는 없지. 그건 숙녀답지 못한 거고... 둘째로, 사람들은 자기보다 똑똑한 사람이 옆에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화가 나는 거지. 올바른 말을 한다고 해도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바꿔 놓을 수 없어. 그들 스스로 배워야 하거든. 그들이 배우고 싶지 않다면 입을 꼭 다물고 있거나, 아니면 그들처럼 말하는 수밖에." p.237

 

아직 저 애의 양심은 세상 물정에 물들지 않았어. 하지만 조금만 나이를 먹어봐. 그러면 저 앤 구역지을 느끼지도 않고 울지도 않을 거야. 어쩌면 세상에서 옳지 않은 일을 봐도 울먹이지 않을 거야. 앞으로 몇 년만 나이를 더 먹어봐, 그렇게 될 테니."
.....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주는 고통 ˖문에 우는 거지. 심지어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말이야. 흑인도 인간이라는 사실을 일부러 생각한 것도 아닌데 백인이 흑인에게 안겨 주는 그 고통 때문에 우는 거란 말이다."
 p.372

 

"......애티커스 핀치는 이길 수 없어, 그럴 수 없을 거야, 하지만 그는 그런 사건에서 배심원들을 그렇게 오랫동안 고민하게 만들 수 있는 이 지역에서 유일한 변호사야. 그러면서 나는 또 이렇게 혼자서 생각했지. 우리는 지금 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 거야, 아기 걸음마 같은 것이지만 그래도 진일보임에는 틀림없어."p.399

 

너희들이었다면 그럴 수 없었을 테지.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할 수 있었고, 또 실제로 그렇게 했다. 네가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더 그런 일들을 목격하게 도리 거야. 무지개 색깔 중 어떤 피부색을 하고 있건 한 인간이 평등하게 대접받을 수 있는 곳이 한 군데 있따면 거긴 바로 법정일 거야. 하지만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원한을 배심원석까지 갖고 가기 마련이지.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넌 일상생활에서 백인들이 흑인들을 속이는 걸 매일매일 보게 될 거다. 하지만 네게 말해 주고 싶은 게 있구나. 이 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흑인을 속이는 백인은, 그 백인이 누구이건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건 아무리 명문 출신이건 쓰레기 같은 인간이야."...
"이 세상에 흑인의 무지를 이용하는 저급한 백인보다 볼썽 사나운 건 없다. 절대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해서는 안 돼. 그 모든 것이 쌓이면 언젠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테니까. 그런 일이 너희들 세대에 일어나지 않으면 좋으련만." p.408-409

 

헥, 이 문제를 조용히 무마시킨다면 내가 그 애를 길러 온 방식을 간단하게 부정하는 것이 돼. 때론 부모로서 완전히 실패했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그 애들한테 있는 것이라곤 내가 전부네. 젬은 다른 누군가를 쳐다보기 전에 나를 먼저 쳐다본다네. 나도 그 애를 똑바로 쳐다볼 수 있또록 살려고 노력해 왔고.... 이런 식으로 뭔가 묵인한다면, 솔직히 말해 난 그애의 눈을 마주 볼 수가 없어. 그리고 그렇게 마주 보지 못하는 날, 나는 그 애를 잃는 것임을 잘 알고 있고. 그 애와 스카웃을 잃고 싶지 않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그 애들 뿐이니까."p.504

 

"변호사님, 전 그렇게 훌륭한 사람은 못 됩니다만 메이콤 군의 보안관입니다. 평생 이 읍내에 살았고, 제 나이 올해로 마흔하고 셋입니다. 제가 태어난 이후 이곳에서 벌어진 일은 모조리 알고 있죠. 아무 이유 없이 흑인 청년 한 사람이 죽었고, 그 죽음에 책임 있는 사람도 죽었습니다. 이번에는 죽은 자가 죽은 자를 묻어버리게 하시죠. 변호사님. 죽은 자가 죽은 자를 묻어버리게 하시란 말입니다..............핀치 변호사님, 제 사고방식으로는, 변호사님과 이 읍내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한 저 부끄럼 많은 사람을 백일하에 끌어낸 다는 건... 제게는 죄악입니다. 그건 죄악이라고요. 그리고 전 절대로 그런 죄악을 저지를 순 없습니다. 저 사람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마 사정은 달랐을 겁니다. 하지만 변호사님, 저 사람은 아니죠."p.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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