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면 그들처럼 - 아이를 1% 인재로 키운 평범한 부모들의 특별한 교육법
김민태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를 1% 인재로 키운 평범한 부모들의 특별한 교육법'


1%라는 단어도 참 매력적이지만 나는 이 책의 소개를 보면서 '평범한 부모'라는 말이 더 마음에 와닿았다.

일단 1%는 접근하기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당연하게 나와는 다른 부류라는 생각 때문에, 친숙한 '평범한 부모'가 조금더 끌렸다.


평범한 부모였음에도 어떻게 자녀를 교육했을까?

내 자녀가 1%까지는 않더라도, 자녀를 성공적인 인물로 이끈 그들의 부모양육태도가 궁금했다. 무언가 남다른 면이 있는 걸까? 숨겨진 비결이 있는 걸까?


저자는 육아 전문 프로듀서로 육아 교육관련 다큐멘터리를 연출하면서 그 분야에 많은 지식을 쌓았을 것이다. 또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전문가와 접촉하고, 여러 실험을 통해 이끌어낸 인간의 심리와 육아에 대한 결론은 이 책 부모들의 교육법에 대한 그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하며 많은 것들을 이야기 할 것이리라 기대할 수 있다.


 처음부터 그는 성공한 사람이라는 대상을 잡고 그 대상에서 공통점을 찾고자 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부모에게 감사했는데, 그 부모가 특별하거나 대단해서가 아니었다. 부유해서도 아니고, 명예가 있어서도 아니었다. 지식이 많아서도 아니었다. 저자가 주목한 두 단어대로 그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강하게 믿었고, 많이 인내하면서 아이의 욕구를 인정해 주었다.

 많이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그들의 교육방식을 저자는 성공한 이들의 공통점으로 주목하며 각 인물의 사례와 그를 뒷받침할 연구들로 그 두 단어에 더욱 합리성을 부여했다.

또한 이론으로는 현대동기 이론으로 에드워드 데시 교수의 '자기 결정성 이론'으로 주장을 전개하였다. 이 이론은 '자기가 결정한 것'이 어떤 동기보다 더 강력하다는 것으로, 인간은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 이 세가지 보편적 심리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 세 가지 심리를 점차 확장하여 우리가 가진 욕구가 어떻게 성취로 연결되는지 각 인물들의 이야기를 근거로 주장한다.


 이 책은 처음부터 우리가 갖고 있는 천재에 대한 통념을 깨면서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이야기 한다. 그 무한한 잠재력을 깨우기 위해서 우리의 욕구인 유능성, 자율성, 관계성을 따라 성공한 사람들의 부모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보여준다. 


1%의 사람들의 부모가 한결같이 강압적이지 않고 자녀의 말에 귀기울이며 그들의 욕구를 인정해준 것은 의외다. 너무 간단한 것 같아 보이면서도 실제로 그들 부모처럼 행동하기엔 상당한 인내와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 부모의 성격이 건강해서이고, 상대적으로 우리는 그렇지 못할 거라고 함부로 단정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의 성공이 우리의 욕구가 그렇게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한다. 성공한 이들은 한결같이 그들의 욕구를 포기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스스로 결정하고, 전보다 나아지려고 했으며, 다른 이들과 더불어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다는 것이

그들이 욕구에 충실했을 때 성공이 따라줬다는 것. 이 또한 간단해 보인다. 하지만 어느 누구나 그 욕구들을 따랐다고 해서 100% 성공할 수는 없다. 운, 타이밍, 사람관계 등 여러 요인들이 별도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 세 가지가 완벽한 성공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저자가 사용한 인물들의 예시와 실험결과 등은 욕구와 잠재력과 관련한 그의 주장을 납득할만한 근거로 충분하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그런 유연성과 자연스러움은 필요하다. 그런데다 모든 부모가 최고의 것을 제공할 수는 없다해도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를 채워줄 필요는 있다. 바로 저자가 말하는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의 욕구를 충실히 반영하여 자녀를 양육할 때 그것들은 그 어떠한 물질적인 요소보다 기본적이면서도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자녀의 좋은 바탕을 다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주장하는 욕구와 상반되게 긴장하며 아이들을 통제하려 한 내 육아행태를 발견했다.

 아이들에게 자주 옷이나 신발, 하고 싶은 놀이에 대해서 선택의 자유를 비교적 잘 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의 행동을 기다려주거나 이야기를 들어줄 여유를 갖을 새 없이 아이들을 몰아붙였었다. 언젠가 발견한 것은 아이들이 나의 심리와 행동에 따라 거울처럼 내 성격과 태도를 닮아가고 있었다. 서두름과 두려움이 가득한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조바심치는 아이들을 보면 내 자신의 모습을 답습한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아이를 꼭 훌륭한 어떤 위인으로 만들려고 해서라기 보다는 내 자신이 아이에게 얼마나 자율성을 주고, 성장에 얼마나 지지해주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부모로써 내 성격에 그냥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더 노력해서 더 나은 성품을 위해 노력할 수 없을지도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부모로써 자극이 되었고,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부모를 볼 때 어떤 마음일지 아이의 마음을 한번쯤은 더 읽어볼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3가지 심리욕구에 따라 정리하여 내 자신을 보고 좀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행동방안을 생각해보고 실천하는 것도 생각해봤다.


아이를 키우는데 정답은 없지만, 이런 육아서를 읽으며 고민하는 시간이, 조금이나마 돌이키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독서하며 체화되는 부분들이 반드시 있지 않을까?

그런 것을 기대하며 이 책을 읽으면 좋겠고, 더 나은 부모가 되기 위한 희망을 갖고 아이 또한 더 나아진 방향으로 이끌 수 있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스도를 본받아 (리커버 양장 에디션) - 라틴어 원전 완역판
토마스 아 켐피스 지음,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스도를 본받아」를 읽는 순간

우리는 어째서 이 책이 누대에 걸쳐

영적 독서의 베스트셀러 목록 가운데 앞머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 유진 피터슨 (Eugene H. Peterson) 

 

 이 책은 15세기 네덜란드 공동생활 형제단의 수도사인 토마스 아 캠피스가 신입 수도사들의 영성훈련을 위해 쓴 책이다. 중세 시대에 사회가 혼란하고 기독교가 영적으로 세속화 되었을 때, 수도원은 교회의 꽃이자 영적 샘물이 되었다.

 

 그런 수도원의 수도사들을 영적이고 경건한 삶과 굳건한 신앙을 유지할 수 있게 지침이 될만한 신앙 기본 지침서가 필요했을 것이다.(책 서문 일부 참조) 그러기 위해서 제목과 같이 우리가 그리스도 예수를 본받는 삶이 되어야 함을 이야기 한다.

 

이 책은 4권의 챕터로 구성되어있고, 총 114개의 주제로 세부적으로 나누어 이야기 하고 있다. 주제로 들어가면 번호가 부여되어 한결 읽기 편하게끔 정리 되어있다.

 

수도사들에게 권면하는 이야기라는 걸 생각하면 목회자나 신학관련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이 그리스도 예수를 따르는 자에게 제목과 같이 그를 본받는 삶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부담스러워하기 보다 겸손한 마음으로 따르기를 결심하며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부드럽지만 진리를 호소하고 그리스도인으로써 가야할 길을 제시했다는 것에서 일단 마음을 편하게 두고 읽어볼 수 있다. 그런 부드러움 때문에 우리가 마음을 열고 우리의 죄와 내면에 대해서 차근차근히 접근하기가 쉽다. 하지만 부드럽다고 해서 진리에 대해서까지 물렁물렁하지 않다. 오히려 단호하고 결단력있다. 

 

  1년 넘게 지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다. 그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는 그것들이 서서히 보였다. 그리스도 예수보다 더 사랑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 책은 세세하게 우리의 상황에 대해 다루는 것은 아니지만, 토마스의 말을 힘입어 우리의 마음을 천천히 조명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할 수 있다.

 

 나도 모르게 하나님의 말씀이나 진리가 아닌 다른 것들이 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람의 인정, 그리고 성취, 재물 등 그것들을 끊임없이 갈구하고 채워지지 않을 때는 열등감을 갖고, 끝도 없이 불안하고 두려워했다. 하나님이 아닌 것들이 서서히 들어올 땐 내 자신의 상황을 인식할 수 없다. 그분의 빛이 내 마음을 비추셔야 내 상황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그렇게 그분의 빛이 내게 비추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직면했을 때 처참했지만, 그 모든 것을 예수그리스도의 온전한 진리로 덮었을 때 마음의 평안으로 안정될 수 있었다. 내가 고민하며 안달복달하던 것이 그분의 진리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게 되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그리스도의 진리를 붙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리스도를 본받아야 한다. 그분이 가신 길을 따라가야 한다.

 

 이후에도 우리가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는 삶을 담담히 감당할 수 있도록 능력얻기를 바란다. 이제 그분의 진리로 평안해진 이 마음을 하나님과 교제하며 유지하고 그분의 삶을 조금씩 알아가며 따르기를 원한다.

 

이 책은 단숨에 읽기는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 너무 많은 것들이 내 속을 훑고 지나가서 감당하기 어렵다고나 할까? 오히려 한 챕터씩 매일매일 묵상하며 하나님과 교제의 시간을 갖으며 읽기 딱 좋을 책이다.

 

이 책을 읽지 얼마 전에 한 스님의 책을 읽었다. 종교에 관해서는 배타적인 편인데, 그 책을 읽고서는 그동안에 답답하게 막혀있던 갈증이 씻겨내려가는 느낌이었다. 한편으로 아쉬움이 컸다. 기독교에서는 왜 이렇게 현실적으로 감칠맛 나는 책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서 나의 무지함을 탓했다.

답을 들었고, 알고 있었음에도 끊임없이 세상의 말과 위로를 찾아다니는 나....

하나님의 인정보다는 세상의 인정을 얻지 못해서 여러모로 애쓰는 나...

영적으로 무지하게 되고 눈이 가리워지면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없다. 참된 평안과 위로는 믿는 자에게는 오직 그리스도께 답이 있다. 이 책에서는 나는 그것을 발견했다.

 

혼란스러운 사회와 영적으로 무감각해진 이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써 갈 길을 충실히 가기란 쉽지 않다.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 수도사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인 사람을 위해 쓰인 책일지라도

우리에게 기본과 진리는 그들에게나 우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내 심령을 꿰뚫고 지나간 그 빛을 다른 이들도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이 책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리처드 플래너건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인공 도리고의 과거에서 시작해서 전쟁이 끝난 이후 현재의 모습까지를 읽어내려가며 일반적이지는 않은 삶을 사는 그 자신의 모습에 어리둥절했다. 과거 어린 시절을 거쳐 어떻게 그의 현재에 연결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자연스러운 불륜행각과 대조적인 인터뷰, 자선행사에 참여하는 그... 이질적인 생활에서 그의 이중적인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모순된 삶에서 나는 무엇을 봐야할까? 계속 나른함이 지속되는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놈들은 괴물이니까...p.35


때 전개의 나른함을 깼던 한 마디가 바로 이것이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으로 두 차례나 이루어졌어야 했는지 기자가 인터뷰한 것에 대한 대답이었다.

일반적으로는 원폭이 이루어진 이유에 대해 이해하면서도 그 곳의 피해를 당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연민을 느낀다. 하지만 주인공은 괴물에 대한 당연한 조치였다는 대답을 그렇게 했다. 그가 전쟁의 포로, 한 피해자였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흥분하며 응할 수 있는 대답이었다. 


 그의 대답을 보면서 먼저 강렬한 경험(기억)이 한 사람의 인식과 행동에 얼마나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보게 되었다.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자신이 경험한 어떤 기억에 대해서 언제나 객관적이고 논리적일 수 없는 인간의 한 단면을 보았다.

그것은 전쟁을 겪은 소설속의 인물에 대해서 뿐 아니라 평소에 이해할 수 없는 강한 집착과 행동을 보이는 일부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해의 경지를 넓혀준 것이기도 했다.


 전쟁은 우리에게 과거이자 역사의 일부이다. 또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재이기도 하며,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미래이기도 하다. 하지만, 적어도 분단된 국가의 일부인 대한민국에 사는 나에겐 경험한 적 없는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고, 막연한 불감의 대상이다. 전쟁은 역사로, 영화로, 책으로 알게 된 한 사건이다. 나의 어른들이 겪은 일이고, 나의 모를 친구들이 겪고 있는 일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소재를 가지고 저자는 내 감정을 송두리째 흔들어댔다. 갈등과 상황에 대한 점진적인 묘사가 전쟁의 일부에 들어간 듯 괴롭고 지쳐나갔다.


이 소설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전쟁의 한 그늘의 토막을 이야기한다. 비록 세계대전이었다고 하지만, 우리 나라인 대한민국의 상황에 대해서만 그나마 알고 있을 뿐이지, 그 전쟁이 까마득히 오스트레일리아인들에게 또한 영향이 갔으리라 상상도 못했다. 더군다나 오스트레일리아 포로라니? 상당히 낯설게 느껴진다.


총과 대포가 지나다니는 전쟁터는 아니었지만, 짐작조차 못한 장소에서 전쟁의 잔인함과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인간의 본능과 극악모두함이 최고조에 달해 벌이는 갈등과 질긴 모습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질병, 굶주림, 악취, 폭력 등이 끔찍하리만치 세세하게 묘사되었는데, 이보다더 비참하고 처절할 수 없겠다 싶을 정도로 그곳의 모습은 지옥과도 같다.


그런 지옥같은 삶 속에서 결국은 종전이 되긴 했다. 그리고 막연한 희망을 갖긴 했지만, 결코 오지 않을 것 같은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와서 모두들 현실로 돌아갔다. 그토록 꿈꾸어온 시간이다. 이를 위해 버티고 버텨왔다.

하지만 제 2의 지옥의 시작이다. 전쟁은 가해자에게도 피해자에게도 피해자라는 자리만을 남겨두었다.

현실에 부적응하며 괴리감을 느끼고, 전쟁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핑계댈 거리 조차 이해받지 못한 채 심판을 받는다. 전쟁이후의 각자의 삶을 조명함으로 순조롭지 못한 삶의 참담함을 볼 수 있었다.

자유를 찾았음에도 한 사건이 인생에 강력한 트라우마가 되어 각자의 삶의 살을 파고들고 갉아먹음으로 고통이 지속된다.  

 전반부의 주인공인 도리고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었기 때문에 그토록 방황했던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끝내 내 자신과 다른 사람이 요구하는 삶 가운데 접촉점을 찾지 못한 채 그렇게 삶의 무게를 감당해야 했다. 그런 데에서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는 역사에 원망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그런 기억은 그들에게 아픔을 주면서 또한 진실을 알려주었다. 비록 흐려지고 옅어져가는 주관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그의 몸이 기억하는, 감정으로 하는 기억은 역사가 되어 그 비참함과 아픔을 고발한다. 그 기억은 우리에게 알지 못한 사실을 알려주었고, 경험하지 못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기억은 그들이 되었지만, 또 우리에게 알려준 것이 되었다.


전쟁은 가볍고 흥미로운 소재가 아닌 만큼이나 인간을 가장 극적인 환경까지 치닫게 하는 소재가 된다. 거기서 인물들을 통해 나 자신의 극단적임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환경에서 살아내는 삶을 바라보게 된다. 내게 닥쳐진 한계의 현실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모습으로 또 살아내게 될까?

전쟁을 다룬 역사의 아픔을 보게 될 뿐 아니라 전쟁을 알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하고는 알 수는 없는 상처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또 나의 인생과 겹쳐지며, 극한을 보게 되는 것 같아 그간 비껴지났던 깊은 내면과 마주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이나의 작사법 - 우리의 감정을 사로잡는 일상의 언어들
김이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떻게 저자를 알게 되었는지는 사실 기억이 안난다.

어느 인터넷 기사의 파편 중에 발견했는지,,어찌됐든 저자를 작사가로 알게 되었고, 매체를 통해 노출이 된 것을 보고 상당한 미인임에 또한번 눈길이 갔다.

​그러다보니 그가 낸 책도 자연히 알게 되었다.

 전문가가 되려면 10년은 투자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게 반영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일이 가장 많을 때 아주 솔직하게 쓰겠노라고 다짐했던지 10년이 지났다. 그리고 그는 한 권의 책을 채울 수 있을만큼의 이야기를 갖고 이 책을 냈다.


책 제목의 '작사법'이란 단어를 보면, 마치 어떤 전공이나 전문서적의 제목에 쓰일 것 같지만, 책을 훑어보니 그런 딱딱한 전문지식을 나열한 책으로 보이지 않았다. 책 가장자리 중 세로면의 끝은 노란띠로 포인트를 준 것이 보통책과는 다르게 예쁘고, 책 표지의 노란색도 감성적이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노래를 들을 때 유감스럽게도 가사를 잘 듣는 편이 아니어서 이 책에서의 작사법이 딱 관심있는 부분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의 작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통해 가수들의 일면도 알고 싶었고, 대중음악의 세계는 어떨지 막연한 기대와 호기심이 있었다. 그와 더불어서 가사에 대한 호기심도 살짝 들었다.


문장자체가 정리정돈 한 듯 깔끔했다. 아마 운율과 리듬을 다루는 직업에서의 습관인지 몰라도 읽는 사람에게는 참 편했다. 그리고 이해하기 쉬워 배려받았다 싶다.

그와 더불어 놀란 것은 (그간 작사를 안들은 탓이어서 새롭게 알게 된 면일지 몰라도) 어쩜 이렇게 가사를 잘 썼나 하는 것이다. 주어진 곡음에 자신이 표현하려는 말을 알맞게 조절해야 하는 한계만연한 작업이 작사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은유와 비유, 직설 등을 골고루 잘 활용해 듣는 이로 큰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작사다. 너무 쉽게만 불러왔던 가사가 그녀의 섬세한 작업으로 한층더 깊이있는 곡이 되었음이 놀랍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작사가 들어가는 전후 음악이 만들어지기는 과정부터 자신이 작사한 곡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까지 상세하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대중음악이 탄생되는 과정들에 대해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이해가 된다.

많은 사람들의 대화와 고민작업 끝에 만들어진 한 곡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땀이 들어갔을지 알만하다.

특히 저자가 자신의 작사하는 법을 일일히 나열하고 설명한 것이 참 인상적이다.

작사를 하는 세세한 과정과 개인의 노하우 부분은 '이렇게까지 상세할 필요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이었다. 아마 음악계에 종사하고자 꿈을 꾸는 사람이라면 얼마나일지는 모르지만, 꽤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마냥 자신이 경험한 느낌, 사실에 의존하지만은 않았다. 그것을 경계했다. 그런 주관적인 것들은 가사들 모두가 비슷하게 만들어 진부할 뿐 아니라, 더이상 할 이야기꺼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수의 성별, 나이, 성격, 환경등을 그들의 입장에서 섬세하게 고려하고 고민했다. (물론 가수들의 동의하에 말이다.) 노래가 진정 가수의 이야기라고 생각이 될 때 우리는 더 깊은 공감을 하게 된다. 더 그 노래를 애정하게 된다. 저자가 바로 가수의 상황과 심정을 헤아리는 작사가였기에 가수들은 더욱 감정을 실어 몰입해 부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만약 누군가가 나를 깊이 관찰하고 내 이미지를 파악해 내게 맞는 가사를 만들어 주었다면 어떻겠나? 그 가사를 받아서 부르는 내내 얼마나 행복할까? 얼마나 그 곡에 애정을 갖고 부를 수 있을까? 그 가사에 얼마나 깊은 심정을 전달 할 수 있을까?


작사법, 가요계의 음악탄생사에서 자신의 개인사, 그리고 남들은 입에 올리기 조심스러워하는 19금(?)이야기까지 이 책은 어떤 단편적인 이야기를 다루었다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저자가 이제는 자신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기 때문에 한번은 자신의 모든 것들을 털어놓고 싶고 남겨두고 싶어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자신은 팔리는 가사를 써왔다고 하지만, 자신의 사색과 고민이 그녀의 가사에 깊은 문장으로 스며든 것이 가볍게만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깊이 있고, 잘 헤아렸으며, 꿰뚫어보았다. 그리고 충분히 겸손하며 솔직했다.

가수가 녹음하는 단계 직전에 놓여 있는 과정이 '작사'다. 즉 작사가들은 데드라인에 매우 가까이 있다. 시간이 많이 주어지는 일이 드물다는 뜻이다. 너무 촉박하고 힘들 때는, 안 써도 된다. 나 아니더라도 가사를 맡길 사람은 많을 테니. 하지만 작사가가 이 기한을 맞추지 못하면 자신의 기회와 신뢰를 잃는 것이다. 따라서 작사가에게는 빨리 쓰는 것 또한 능력치 중 하나이다.

p.88


가사를 '잘 쓰겠다'고 덤빌 때와 '좋은 가사'를 쓰겠다고 덤비는 데에는 차이가 있다. 좋은 가사를 쓰겠다고 마음먹을 때에는 나의 간절함이 들어간다. 무엇이 더 좋은 것인지는 비교할 수 없다. 내가 어떤 마음을 먹었다고 해서 작업 결과물이 그대로 나오는 것도 아니다. 잘 쓰겠다고 덤빈 가사가 거절당할 때도 있고, 큰 고민 없이 쓴 가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때도 있으니까. 하지만 명확한 것은 '좋은 가사'를 쓰고 싶다는 마음은 내가 그 가사를 부를 사람에 대한 신뢰가 클 때만 든다는 것이다. p.206


 나이들어가며 함부로 나의 솔직한 속내를 터놓지 않는 것은, 꼭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것이 유발하는 크고 작은 파도(이를테면 앞으로의 나에 대한 판단 등)들까지도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모든 걸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점점 더 신중해질 뿐이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가 어떻게, 얼마큼 힘든지 알아버리는게 싫다. 나로 인해 또다른 걱정이 생기게 하는 걸 테니까.

 이렇듯 진짜 솔직함이란 귀하다. 내가 마음만 먹어서 될 일도 아니고, 상대와 합이 맞아야 오갈 수 있는 것이기에.

p.214


작사가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절대적 또는 객관적 시각을 지니기 보다는 다양한 인간상에 자기를 투영해볼 줄 알아야 한다. 옳은 선택이야 누군들 몰라서 안하겠는가. 이상적인 사랑, 현명한 이별만을 이야기하려 해서는 공감을 얻는 가사를 쓰기 쉽지 않다. p.218-219


나를 통으로 생각하지 말고, 어떤 특정한 순간의 '나'를 분리해서 생각해본다면 누구에게나 지질하고 과민한 면들은 있게 마련이다. 그 모습들을 외면하지 말고, 직시하라. 그런 면이 작가인 당신에게 훌륭한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p.249


 외면하고만 싶은 자기의 일면을 극대화하여, 특정 상황 속에 던져넣어보자. 진짜 내 이야기를 쓰려고 하면 대중 입장에서 볼 때 이야기는 평면적으로 흘러가기 쉽고, 작품 수가 늘어날 수록 똑같은 얘기만 쓰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마냥 지어만 내기엔,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끌어낼 만큼 당신의 세계관이 충분히 넓지 않을 수 있다. 즉, 현실과 창작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는 것이야말로 작사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말이다. 자신의 일부를 토대로 상상을 덧칠해 만든 캐릭터는 극적인 동시에 사실적일 수 있다. 게다가 어딘가 모난 캐릭터는 입체적인 가사를 만들어내기 좋다. 특히 '지질하다'거나 '쿨하지 못하다'고 평가받는 감정일수록, 연애사에 이입했을 때 공감을 사기 좋다. 찌그러진 곳, 날이 선곳, 모난 곳들이야말로 살아있는 가사를 만든다. 사람은 사랑에 빠지거나 실패하고 나면 누구나 그러니까..

p.249


 소심한 사람들에게는 늘 시간이 부족하다.

 내 온 마음을 말로 전할 시간은 좀처럼 주어지지 않으니까. 굵직한 이야기만 하면 이 사람이 내 본심을 다 몰라줄 것 같고, 그렇다고 세세한 파동들가지 다 말해주려하는 건 상대에 대한 민폐다.

자고로 말이란 건 줄일수로고 좋고 생각은 오래할 수록 잘 익는 법.p.250


 당신에게는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가. 스스로 인지하지 않는다면 이상한 종류의 공포로, 또는 두려움으로, 심지어는 자격지심으로 변질되어 당신을 못난 사람으로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스스로의 모습을 솔직하게 대면해보자. 그래서 몇 가지 트라우마가 발견된다면, 일석이조의 행운이 오는 셈이다. 좋은 가사 테마와 조금은 건강해진 자아!

p.306


나는 내 그릇에 맞는 글을 써야 남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다. 더 좋은 가사를 쓰려면 더 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나의 신조는, 대단히 훌륭한 취지보다는 현실적인 욕심에 기초해 있다. 남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작사만'하는 사람으로서 살아남을 것이 아닌가.

p.3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가 강렬하다.

한치의 양보없는 솔직함이, 직선적임이 허를 찌르는 제목이다.


'헬조선','3포세대' 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다. 그만큼 취업, 육아출산, 결혼, 주택 등에서는 더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다는데서 생겨난 말이다. 이전과 달리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라는 말과 글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익숙케 했다.

현실비판이 모티브가 되는 경우는 간간히 봐왔지만, 이토록 대상이 확실한 경우는 낯설다.

그 표현이 강하고 낯설지만, 우리의 숨겨온 생각을 들킨 듯해서 익숙한 제목에 이끌렸다.


이 책은 친구에게 말하듯 혹은 편지쓰듯 쓰여져 있다. 왜 이런 문체를 작가는 사용했을지 궁금해진다.

그냥 보통 소설에 쓰이는 전지적 혹은 1인칭 시점으로, '~다.'로 끝나는 글로 적었다면 이렇게까지 저자의 주장과 생각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 같다.

자신의 판단 하에 남 이야기를 하듯, 내 생각을 남에게 주장하고 설득하며, 공감을 유도하려는 듯 쓴 문장표현이 독자들로 하여금 왜 주인공은 한국을 떠날 수 밖에 없었는지, 왜 결론을 그렇게 내릴 수 밖에 없었는지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가가 선택한 주인공의 서술방식은 '신의 한수'와도 같이 보였다.


또한, 눈에 띄는 것작가의 성에 따라 주인공의 성이 따라가기 마련인데, 이 소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작가는 남성이지만, 주인공은 여성이다. 어찌나 여자들의 생리현상을 잘 표현했는지, 내가 작가사진을 잘 봤는지 다시 보았을 정도다.


첫 장면은 주인공 여자가 한국을 떠나려고 공항에 있는 장면이 나온다. 공항에서 사람들과 이별하고, 비행기를 타러가기까지, 비행기에 타서 그리고 호주에 도착해서의 과정을 독자들에게 일일히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자신의 호주에서의 게스트하우스 및 숙소로 연결되고, 어학원에서 혹은 아르바이트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을 일일히 나열한다. 또한 주인공이 지냈던 한국에서의 삶이 중간중간 투입되었다.

처음엔 소설이 정말 재미있고 술술 읽히긴 하는데 작가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주인공은 한국에서 부적응자였다. 초중고대학교를 나와 취업을 했지만, 오가는 전철속에서도,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마저도 자신이 편히 숨쉴 곳은 없었다. 숨가팠지만, 의미없었다. 의욕이 없었다. 주변에서도 자신들의 현실을 비관하는 말들이 끊이지 않았다.

주인공 계나는 거기서 자신이 한국을 떠날 것을 결심한다. 남들은 연수와 여행으로 가는 호주이지만 그녀는 단지 이 나라를 떠나기 위해서 그곳을 갔다.


그렇다고 호주가 그다지 계나에게 호락한 나라는 아니었다. 몇 년을 살아도 들리지 않을만큼 넘을 수 없는 언어의 장벽으로 괴로워 했고, 타국에서 외로움과 두려움을 몸소 느껴야 했다. 언어 조차 되지 않아 남들이 하지 않는 일들을 주로 맡았고, 게스트 하우스를 맡거나 회계학공부를 위해 대학원에 입학했다. 불편한 숙소에서 한국에서와 다르지 않은 동거를 견뎌내야 했다.

한국에 있던 남자친구 지명과는 다른 괜찮은 사람을 만날까 싶어 여럿 사귀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변변찮은 일들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워킹홀리데이 등으로 호주에 대한 환상을 약간이라도 품은 사람에게는 찬물을 끼얹을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시민권을 받는 과정에서 잠시 돌아온 한국에서 그녀는 원하는 바와 방향을 찾게 된다.

한국에 있는 이들은 하나같이 "한국만한 곳이 없다.", "너는 왜 그 고생을 하러 가냐?", "너랑 헤어져서 지낸다는게 슬프구나.(대략 이러함)"의 말을 하는 이들 하는데, 계나는 오히려 근본적인 해결을 기피하고 두려워 하며 안정감과 예측 가능성을 따라 살아가는 이들의 행동을 지적한다.

또한, 자신에 대해 관심은 없지만 명예를 요구하는 대한민국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리고 처음 한국을 떠났을 때와 달리 현재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호주를 택했다고 말한다.


이 책을 보며 현실에 대한 안정을 추구하며 수동적이게 현실을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봤다. 현재 추구하는 것들이 내 삶과 습관에 오랫동안 켜켜히 굳어져서 변화를 시도할 수 있을지 알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의 부조리함들, 불합리함들을 지나쳐서만은 안 된다. 그리고 우리 존재의 가치있는 존엄과 행복은 우리의 삶속에서 충분히 고려되야 할 사항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생각하지 않고 당연시 되어왔던 무자비한 희생과 납득되지 않는 상황들에서 우리의 권리와 존엄을 돌이켜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왜 대한민국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성향이 안전지향적이고, 예측가능한 상황을 따라가는 걸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경험해 보지 않고도 한국이 가장 편하더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리고 공무원 시험와 대기업 취업에 엄청난 숫자들이 몰린다. 집과 관련하여 안정적이고 싶어 무리한 대출을 마다하지 않는다. 인생에는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주변에도 참견한다.

나는 이러한 현상들이 깊게는 전쟁과 일제치하의 상황들로 불안감이 다분하였던 시기를 지나왔던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보다 덜 실패하기 위해서 덜 고통받기 위해서 자기도 모르게 사리고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려고 했던 것이다. 또한, 그와 더불어 실패와 다양함을 용납하지 않음으로 개인의 모든 결과를 단지 개인의 책임에만 부담지려는 사회전반의 시스템도 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해봤다. 국가적인 지원이나 격려가 부족하며, 빈부의 차이가 극심한 상태에서 기회가 평등하지 않다. 그 상태에서 모든 짐을 개인으로 지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자살, 정신적인 문제(우울증 등) 등 문제들이 야기 된다.


그동안 몇몇 책을 보면서 막연히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의식이나 사태들을 안타까워하고 돌이켜보았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는 개인적인 통념 뿐 아니라 개인을 지지하는 국가사회적인 구조 또한 취약함을 돌아봐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단지 철없는 젊은이들의 현실도피나 허황된 환상이 만든 높은 기준으로 여길 것이 아니다.

정답이 없는 어려운 문제들을 끝도 없이 생각한 건 아닌가 싶지만, 개개인의 목소리를 함께 이야기하고 들으며, 그러한 소통을 근거로 한 (싫지 않은) 좋은 대한민국이 되어야 할 것까지 생각해보게 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