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로부터 배웁니다 - 일에 대한 관점도, 삶을 위한 태도도
김도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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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에 있는 브랜드를 그리고 제품을 하나하나 떠올린다.

다들 필수품으로 손에 쥐고 있는 핸드폰, 살고 있는 아파트, 워시 타워, 냉장고, 인덕션, 식기세척기 등등의 가전제품과 식사 후 식기세척기에 꽉꽉 채워 넣은 식기, 아침저녁으로 문지르고 바르는 화장품, 추워서 걸친 아우터, 빠르고 편하게 아이 픽업에 동행하는 자동차에, 이 글을 쓰게 해주는 노트북, 키보드. 마우스까지...


내 삶에 이렇게까지 브랜드가 밀접하게 살았단 말인가? 브랜드 의존도를 수치로 매길 수 있다면 92.5프로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말은 내 삶의 대부분에서 브랜드를 경험하며 선택하고 그 삶을 누린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브랜드는 당연 내가 선택하는 상품이라고만 생각했다. 써보고 좋았던 제품의 브랜드를 선택하고, 광고와 제품 소개를 보고 브랜드와 제품을 선택한다.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을 눈여겨보며, 브랜드를 상징하는 이미지와 로고 등은 내 머리에 각인되어 있다. 브랜드의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며, 누군가와 그것 때문에 자기가 선호하는 게 더 좋다며 팽팽한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브랜드가 다르게 보였다.

브랜드는 브랜드가 브랜드가 되기까지 애쓰고 달려온 여정을 갖고 있다. 그 노력과 맥락이 여러 소비자들에 의해 선택되었고, 그 과정을 거쳐 나한테까지도 왔다. 브랜드가 브랜드로 지속적으로 살아남아 소비자들의 손에 붙들리기란 쉽지 않다. 그들 안에 무엇이 있었기에 그들은 여태까지 살아남아 사용되고 있을까? 어떤 가치가 담겨있기에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었을까? 이번엔 내가 브랜드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내가 브랜드로부터 배울 차례구나 생각을 전환해 보게 해 준 책이었다.


죄다 모르는 브랜드야!!

책을 받자마자 차례부터 훑어봤다. 내게 익숙한 브랜드가 있는지 찾아보고, 내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저자도 선택했을까 궁금해서였다. 웃기게도 내가 선호하는 브랜드는 0개, 책에 나온 브랜드 18개 중 내가 아는 건 반도 안 됐다. 내가 모르는 브랜드를 어떻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까? 싶어 이 책을 잡는데 잠깐의 주저함이 있었다.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이 책의 처음을 열어준 브랜드 '네스프레소'를 읽고나니 주저함이 사라졌다. 내가 아는 브랜드도 제대로 몰랐다는 생각에 모르는 브랜드도 차차 알아가는 것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다.


네스프레소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보겠다. 내가 알던 네스프레소는 그저 캐주얼하면서도 센서티브 한 감각의 디자인에, 작은 공간만 필요로 하는 실용적이면서도 편의성을 갖춘 캡슐 커피(기계)에 불과했다. 읽고 나서 알게 된 건, 네스프레소는 다양성을 포용하고, 너그러움이 가득한 '충분함'이란 매력이 담은 브랜드였다. 막연하게 네스프레소 브랜드를 보며 느꼈던 의구심을 해결해 주는 내용이었다. 예를 들면, '커피?? 그래 네스프레소야말로 다양하지! 그런데 커피 품질은 어떻게 말할 건데?라고 물으면 대답해 주고, '그럼 캡슐의 플라스틱은 어쩔 건데?'라면 '이렇게!'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반응해 주는 듯 보였다. 그리고 '사실은 내가 그동안 말하지 않았는데, 이런 면이 있었어!'라고 말해주는 듯 네스프레소만의 감성과 여유가 느껴졌다. 소문만 듣던 인싸 친구를 제대로 알게 되어 오해를 푼 것처럼 네스프레소를 알게 됐다.


몰라도 이젠 좋아!


어쩌면 제가 이 책을 쓴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것일 수 있겠다 싶네요. 비교적 남들에게 덜 알려져 있는 브랜드든, 수없이 많이 다뤄지고 평가되어진 브랜드든 간에 제가 느끼고 받아들인 것을 제 경험과 버무려 한 그릇 담아낼 수 있다는 것. 아마 거기서부터 출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p.258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는 후반부에나 나왔지만, 이미 저자의 경험이 버무려진 브랜드의 이야기에 매료되어 읽어가고 있었다. 모르는 브랜드든 '아! 이게 그거였어?' 모른다고 생각했던 뱅앤올룹슨이나 뵈브 클리코는 브랜드 이름을 몰랐으나 눈에는 많이 익은 브랜드였다. 특히 뱅앤올룹슨은 디자인만큼 어느 집 인테리어의 거실에 단골처럼 있는 스피커를 만든 업체였다. 예쁜 것만 만드는 업체라는 인식과 달리 음질인 기본에도 충실했으면서 기존의 틀을 깨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디자이너들을 특히 더 대우했다는 등 브랜드의 속 이야기가 재밌었다. 아예 몰랐다가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된 브랜드도 있다. 자신만의 향을 만들어주는 크리드, 그리고 종이만큼은 다르다 느껴지는 로디아 메모지, 지구에 어떤 해도 주지 않고 그대로 지구에 스며드는 와사라까지 써보고, 경험해 보고 싶은 브랜드가 되었다. 사용한 이들만이 뱉어내는 감탄과 팬심을 나도 한번 느껴보고 싶어진다.


전혀 알 수 없던 부류의 사람에게 새로운 브랜드도 소개받고, 알던 브랜드에 대해 몰랐던 사실도 전해 들은 느낌이었다. 한 사람의 섬세한 시선과 산뜻한 감성으로 버무려진 브랜드 이야기는 그 어느 스토리보다 참신했고 흥미로웠다. (저자가 소개에 이 책을 브랜드 번역서라고 말함) 브랜드를 제대로 번역할 줄 아는 저자이고, '~요'라고 끝나는 글투가 사람의 마음이 부드럽게 열리게 만드는 데다, 브랜드를 향한 독자들의 호기심과 욕구를 예상하는 기획자만의 감각 덕인지 이 책은 자꾸만 알고 싶고 읽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브랜드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되돌아보다


.. 그래서 저는 각도를 조금 다른 방향으로 틀어보면 어떨까 합니다. 집단이나 공동체가 아닌 우리 개개인에 주목해보는 거죠. 꼭 '퍼스널 브랜딩'같은 거창한 용어를 쓰지 않아도 우리 인간은 태생적으로 자신이 가진 역량으로 자기다움을 완성해가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니까요. 한 사람의 인생을 몇 개의 시대로 나누고 다시 그 안에서 몇 가지 가치관을 추려본 다음, 나를 대표할 수 있는 아이콘은 무엇이 있을까 떠올려보는 것도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매개체로 브랜드를 활용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책의 전반에서 강조하고 있는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저는 브랜드야말로 나에게 맞는 관점과 태도를 배우기에 더없이 좋은 자료이자 교재라고 보거든요. 그냥 특정 브랜드가 마음에 들어서 계속 좋아하고 소비할 수도 있겠지만, 단 하나를 갖더라도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함께 느끼고 이해하려고 한다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효용을 얻을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p.144


무엇보다 브랜드를 통해 나 개인이 누군지 바라보게 되는 시선이 뜨끔하면서도 고민해 볼 만해서 좋았다.

남들이 하니까, 유행이니까 '천연', '유기농'이라는 단어를 나도 채택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고, 자신의 주관을 놓치지 않으며, 말 하나 단어 하나에도 신중한데다, 자신을 이야기하기 위한 방식을 끊임없이 구상하는 것. 브랜드들의 성장한 모습을 통해 개인적으로 나 자신은 어떠한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런데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는 있는지, 왜 나는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지? 그 브랜드가 갖고 있는 가치와 내가 선호하는 가치는 어떤 면에서 만나는지 등 선호하는 브랜드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또한 알 수 있다는 사실이 신선한 충격처럼 다가왔다.


저자의 이름이 너무 익숙해서 기존 리뷰를 찾아보니 보니 역시나 저자의 <기획자의 독서>란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다. 세심한 접근과 남다른 관찰, 단어와 문장에서 기획자 다운 한 단어, 한 문장이 인상적이었던 터라 당시에도 저자의 다른 책도 나오길 기대했었다. 이 책에서도 그때 받은 인상을 고스란히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오래전 친구를 다시 만난 듯 반가웠다.


이 리뷰를 쓰기도 전에 이 책까지 저자의 책들을 동생에겐 미 추천했다.

한 번쯤 머리를 식히고 새로운 시선으로 보고 싶다면,

평범한 것도 비범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관찰을 배워보고 싶다면,

자기 계발서에서의 사람이나 기업이 아닌 서서히 스며들듯이 브랜드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히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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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2-05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머핀과 커피가 맛있어 보이네요 !!! 일요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렛잇고 2023-02-06 14:3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곡님
이제서 봤어요. 주말 잘 보내셨지요?^^ 책과 함께 즐거운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세계경제 인문학 - 인류의 지혜를 찾아 떠나는 인문학 대모험! 세계 인문학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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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의 한 달이 거의 지나갑니다.

다들 올 초에 세우신 계획 잘 유지하고 계시나요?

책을 읽으시는 분들은

다들 어느 한 분야에 몰아서 읽는 경우가 많으시잖아요?


이게 때에 따라 장점도 되지만,

책 편독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저는 소설을 좋아하다 보니

제가 읽는 책들은 거의 소설 혹 에세이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새해 계획 중 하나가

소설 아닌 다른 분야 책들도

한 달에 1권씩 시도해 보는 거였어요.


경제 쪽으론 쉽게 시작하려고

이 책으로 결정했어요.

시작이 쉬워야

흥미도 갖고

지속할 수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새해 첫 도전 책으로

이 책!

저한텐 괜찮은 책이었어요.

책 표지 딱 보기에도 아시겠지만,

이 책은 만화로 되어 있어요.

지식 만화책의 선구자 격인

<먼 나라 이웃나라>가 생각날 정도예요.

딱 감이 오시죠?




이 책은 '경제학'책이 아니라 '경제 인문학' 책이에요.

경제는

단순한 돈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전쟁, 환경, 기후, 국민 등

경제의 흐름에는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요소들이 영향을 미칩니다.


각국의 경제 현황과 나라별 사건, 사고로

살펴본 경제 이야기라고 볼 수 있어요.


이 책을 읽어가다 보면

베네수엘라 초인플레이션,

OTT 산업의 치킨게임,

공기업의 민영화 이야기

최근 이슈가 된 이야기들이

많이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개인적으로

은행의 예금과 대출 구조,

대우의 분식회계,

눈앞의 이익으로 눈이 멀어 손해가 커진 폰지사기 사건,

베네수엘라의 초인플레 사태에 대해

그저 뉴스를 보고 지나친 적이 많은데

이 책을 보니 이해하기 쉽더라고요.


초등학생까지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내용도 평이하고,

만화라 개념이 잘 이해됩니다.




붉은여왕효과란 용어를 만든 고전,

죄수의 딜레마,

공유지의 비극을

다룬 면들은

확실히 인문학에 해당하는 부분이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경제가 보인다'라는

이 책의 표지에 적힌 한 문장이

딱이에요!


인문학을 공부해야 할 필요성은

어떤 분야에서도 당연하지만,

경제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선

필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은 시리즈로 안 나오려나요?

이 책을 덮고 그 생각부터 들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경제현상을 이해하고,

경제 지식을 배울 수 있다면

다음 화도 기대가 되거든요.


최근 이슈와 관련된 경제현상을 이해하고 싶은

학생이나

저처럼 성인도 계시다면,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만화니까

재밌게 술술 책이 넘어가요.


#초등추천도서

#세계경제

#인문학

#인류의지혜를찾아떠나는인문학대모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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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의 루머의 루머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5
제이 아셰르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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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8년 전 쯤, 아가씨한테 이 책을 받았다.

그때 기욤 뮈소 책표지라면 이런 느낌이었을 것 같은데, 소설이 내 취향같지 않아 묵혀두고 있었다.

집에 있는 책들을 정리하다보니,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뉴욕타임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전 세계 11개국 동시 출간!

거기다, 출간 즉시 작가의 홈피는 마비되고, 헤어졌던 첫사랑은 전화를 걸어왔다는 드라마같은 이 책의 위력을 표지는 말하고 있었다.



첫 장면엔 받은 그대로 다른 누구에게 신발박스 소포를 발송하는 우체국에서 나(클레이 젠슨)의 모습이 나온다. 다시 시간은 신발박스를 받은 때부터 돌아가고 이야기는 전개된다. 7개의 테이프의 A, B면에는 죽은 해나와 관련된 인물이 한 명씩 배정되어 있다. 하나하나가 플레이되면 이미 죽은 자인 해나의 목소리가 산 사람의 것인 듯 들린다. 해나가 이야기하려는 인물은 총 13명. (7번째 테이프의 B면엔 없다)

그렇게 해나는 테이프와 워크맨을 빌려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안녕, 여러분. 해나 베이커야. 카세트테이프 안에서 나는 아직 살아 있어. p.15




내 주위에 누군가가 자살을 했고, 그의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들을 받게 된다면 어떨까?

내가 어떤 사람이었던 간에 그런 일은 실로 긴장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누군가는 자신을 자살로 몰게 한 이들 한 사람 한사람의 이름을 불러가며 그들의 죄를 낱낱히 테이프를 빌려 말하고 있다.

왜 하필 받은 게 나지? 내가 뭘 잘못한 거지?


처음에 테이프에 흘러나오는 해나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맹랑하게 앙칼지게 느껴졌다. 말투만으로 죽음 선택한 이의 목소리를 나는 가볍게 여겼다. 무서운 복수극이거나, '사실은 나 살아 있었지!'하고 짠 하며 나타날 줄 알았다. 하지만 읽어갈 수록 테이프의 화자인 해나의 부르짖음은 처절했고, 도와줄 이 하나 못찾아 외로웠고, 더이상 나아갈 길이 없이 막힌 벽에 부딪힌 사람과 같았다. 한 사람 한사람이 그녀에게 적이 되었다. 그리고 돌이키지 못할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왜? 그게 정말 내가 원했던 거야. 무슨 말을 들었든, 나는 사람들이 날 믿어주길 바랐어. 무엇보다 날 제대로 봐주길 원했어. 그들이 짐작하는 모습이 아니라 내 진짜 모습. 소문 따위는 흘려버리길. 내 소문을 뛰어넘어서 봐주기를, 그러지 않으면 그들은 나를 인정하지 않겠지. 사람들이 나를 대우하기 원하면 나 역시 그들을 그렇게 대우해야 하잖아. p.164


소설의 전개방식은 화자인 클레이 젠슨의 시선과 경험 그리고 고인이 된 해나의 테이프의 말들을 짜깁기되어 전체가 완성되는 식이다. 테이프의 표적이 된 이들에겐 테이프가 수치와 모욕감을 주는 것이었을테다. 클레이 젠슨은 해나가 마무리하고 싶었던, 이렇게라도 표현해야했던, 그녀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면서 후회와 애통함으로 그녀를 애도한다.


요즘 꼭 봐야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 드라마 중 <더글로리>란 드라마가 있다. 이 책과 조금은 다르지만 한사람을 겨냥한 왕따의 모습을 다뤘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며 떠올랐다. 차라리 드라마처럼 화끈하게 복수라도 하면 좋았겠지만, 이 책의 '해나'는 테이프를 돌려서 진실폭로를 한 게 전부였다. 자신을 괴롭힌 이들이 똑같이 이 테이프의 진실을 듣고 괴로워하길 바란 복수 같아 보이지만, 그렇게만 보긴 어렵다. 이미 죽은 이에게 복수가 무슨 의미이며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올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해나가 이 테이프로 바란 건. 아마도 복수보다는 당신들의 작은 행동에 나는 이랬었다는 걸 알게 하고 싶을 거라 생각한다. 아무리 말해도 들어주지 않는 자신의 마음을 알릴 수 있었던 건, 자살 그리고 테이프가 아니었을지.


절대로 없어야 하는 일이 이 소설에 나와있다. 바로 한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남은 건 삶을 져 버리는 것 뿐이라고 판단하는 상황이다. 이 책은 지금과는 조금은 다른 면이 있지만, 미성년자들의 가해가 미성숙으로 치부되고, 피해가 하나의 성장통으로 여겨지는 상황인 것 만큼은 지금과 다르지 않은 듯 하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성인이 아닌 청소년들이라 '청소년 소설'로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란 말처럼 나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겐 커다랗게 다가오는 한 사람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생각해볼 하기에 이 책은 한번쯤 읽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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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3-01-27 0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더 글로리 모티프가 됐던 고데기 사건의 가해자들 소식이 보이던데요... 처벌은 내려졌지만 누구도 벌은 받지 않았다고... 너무 슬프네요. 이런 가해자들 정말 끝까지 추적해서 벌 주고 싶어집니다.

렛잇고 2023-01-27 01:21   좋아요 1 | URL
네! 한 사람의 인생을 그렇게 만들어 놓고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처벌마저 없다는 게 정말 답답합니다. 그게 내 사랑하는 사람의 일이라면 정말 너무도 끔찍하고요. ㅠㅠㅠ

은오 2023-01-27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루머x3 넷플릭스에서 꽤 유명한 드라마라서 제목은 많이 들어봤는데 책이 원작이었군요!

렛잇고 2023-01-27 14:49   좋아요 1 | URL
어머 정말요?? 유명했던 책이 맞나보네요. 은오님 덕에 이 책이 드라마로 나온 것도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서곡 2023-01-27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녹차라테 색깔이 너무 곱습니다! ㅎ

렛잇고 2023-01-27 14:49   좋아요 1 | URL
ㅋㅋ 네 커피 마시기 싫은 날엔 씁쓸한 녹차라떼가 땡기더라고요^^ 추운 날이지만 따뜻한 하루 보내셔요!^^

서곡 2023-01-2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합니다! 렛잇고님도 건강하게 추운 겨울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안락 탐정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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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안락탐정> 제목만 봐도 이 책은 '추리소설'이라는 감이 온다.

소제목만 봐도 무겁지 않은 느낌이 들어 가벼운 추리소설로 선택했다.




1.셜록과 왓슨 같은 이들의 등장

맨 처음 사건 <아이돌 스토커>에서 '나'와 탐정이란 사람의 티격태격 말싸움부터 시작한다. 둘은 이런 관계일까? 우리가 흔히 아는 셜록 홈즈와 왓슨의 느낌이 묘하게 드는 장면으로 탐정과 조수라고 알아챌만하다. 둘의 관계는 나중에 밝혀진다.


2.낯익은 사건주제

낯설지 않은 <아이돌 스토커>란 사건에서는 아이돌과 매니저 뿐 아니라 기획사까지 서로간의 계약에서 일어날 수 있는 관계,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연예인이 대중에게 보여야 하는 모습과 달리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의 한계에(기획사에만 의존, 연예인 외의 모습을 노출불가) 무력함을 제일 크게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거법>에서는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괴로워할만한 인간관계, 그리고 경쟁구도를 떠올릴만 하다. 소거시키고 싶은 사람, 한 사람을 사라지게 할 초능력! '그게 과연 유익할까? 무익할까?'는 생각은 접어두고 한번 상상하게 된다. <다이어트>는 제목부터 말할 것도 없다. <생명의 가벼움>에서는 가치는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환경에 따라 상대적이 된다는 말이 현실적으로 이해된다. 다만, <식재료>는 특이한 식당의 방식이 조금은 섬뜩하게 느껴졌다.(다행히 상상하던 게 사실이 아니었지만)


3.의자에만 앉아서 추리, 해결! 과연 가능할까?

현장수사 없이 앉아서 사건을 해결하는 게 가능하리라곤 생각해본 적 없다. 그 가능성을 일말도 떠올린 적 없는데, 이 책에선 가능한다. 탐정은 의뢰인의 말만 듣고 그 모든 사건의 숨겨진 일들을 파헤치고 해결한다.

그렇다면 경찰은 왜 있나?

몇 가지의 사건이 의뢰인의 말만 듣고 해결되는 걸 읽다보면, '이거이거 점점 짜맞추기 식인 거 같잖아?'라는 생각이 든다. '뭐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거나, 이런 식의 해결도 가능하지!'라고 보는 사람이 있다면 몰라도, 탐정의 해결에는 뭔가 작가의 짜기 스타일의 면모가 보여 독자로써 조금씩 반발심이 들 수 있다.


4.모리아티

"유럽에서 발생하는 중대범죄의 절반 가량은 그가 배후라고 하여 범죄계의 나폴레옹이라는 호칭까지 있었습니다. 범행에 실패하더라도 그에게까지 수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공작을 하여 베일에 싸인 존재로 알려져 있죠." p.243


"셜록 홈즈 스토리는 대부분 왓슨이 이야기를 전하는 형식인데, 모리아티에 대한 건 왓슨이 아니라 셜록 홈즈가 직접 말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즉, 모리아티는 셜록 홈즈의 대사 속에서만 등장하는 인물인 셈이죠."p.244


"모리아티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가공의 인물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야기 속에서도 실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p.244


셜록 홈즈의 끝을 몰라서 모리아티란 존재를 이 책으로 알았다.

이런 대단한 모리아티는 과연 누구였을까? 과연 이 책에서도 모리아티가 ...?


5.여기서 끝이 아닐 수 있다!!

3번의 생각을 한 게 나 뿐만이 아닐 거다. 이 책의 화자인 '나'도 했고, 탐정에게 도리어 묻는다.


마치 탐정은 (이 책의 작가와 짠 사람처럼) 사건을 다 알고 있는 듯 보인다?

의뢰인이 등장하기 전에 사건과 관련된 주제로 나와 탐정은 먼저 이야기를 나눈다?

아무리 많은 경험이 있어 특유의 촉이 있다는 탐정이지만, 모든 사건을 어떻게 100프로 해결이 가능하지?

(당신이 신이야? 라고 묻고 싶어질 정도)


화자는 탐정에게 집요하게 질문하고 그의 반응을 이끌어낸다. 이 책이 모리아티 전까지의 수사만이었다면 '꿈같은 수사해결이네? 너무 해결이 쉬워서 시시하다' 정도로 여겼을텐데, 여기서 끝이 아니어서 궁금하다.


궤변일 수도 있고 논리일 수도 있는 말이지만 이 또한 따라가다 보면 흥미롭다.

새로운 탐정 수사 방식, 몰랐던 자투리 지식, 생각지 못했던 전개 방식, 누군가 내 뒤통수를 '톡'한번 쳐주길.

이 중에 바라는 게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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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 탐정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1월
평점 :
절판


안락의자계 셜록같습니다. 수사방식이 현장에 나가지 않고 추리와 논리로 풀어간다는 방식이 흥미로웠어요. 안락탐정 매니아가 생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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