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VIP에게는 특별함이 있다
오현석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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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별하게(?) 사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을 갖고 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했길래 성공을 했고, 어떤 말과 행동으로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지를 보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아마도 많은 이들이 위인전과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들 노력하는지도 모르겠다.


책은 그런 이유로 선택하게 되었다.

항상 도전받고 싶고, 그 변화를 추구한다.

여기서 말하는 호텔 VIP는 저자가 일러두기에 일러둔 대로 다양한 직업군의 호텔 단골 고객들을 모두 '호텔 VIP' 또는 'VIP'로 호칭했다. 호텔 단골 고객은 아니지만 가끔씩 호텔 레스토랑을 이용하고, 사회적으로 명망이 높은 분들을 소개할 때는 직책으로 호칭하기도 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호텔의 경우 주로 비즈니스로 호텔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이 책에서 보는 것처럼 많다.


그는 20여년간 호텔리어로 지내면서 경험하고 관찰한 것을 토대로 VIP의 특징을 잘 잡아냈다. VIP들의 행동에서 겹쳐지는 올바른 행동이나 품위 등이 그가 오랜 경력 일하면서 얼마나 잘 걸러지고 정리되었을지는 이 책이 말해주고 있다. 호텔의 VIP정도라면 예상되는 매너와 마음가짐이 있기도 하지만 일반인과 달리 구별되는 부분들은 흥미롭기도 하고 도전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장 호텔 VIP의 아주 특별한 생활습관

제2장 사소한 행동이 품위를 높인다.

제3장 열정이 VIP를 만든다.

제4장 VIP가 되기 위한 성공 메뉴얼

제5장 품위있는 호텔 레스토랑 이용법


각 장에 또 세부적으로 한 주제당 보통4~5면 정도에 결쳐 이야기 된다. 짤막하고 어려운 부분이 없이 술술 읽힌다.

VIP만의 도드라지는 생활습관, 품위, 열정 등의 특별함을 이야기하고 있고, 저자가 코칭심리를 전공하고 있어서인지 VIP 나름의 성공 메뉴얼으로 여러 자료를 가지고 제공한 점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 하다. 잘 알려진 책들, 몇몇 이론이 제시되어있는데 작은 자기계발서의 모음집같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품위있는 호텔 레스토랑 이용법도 유익하다. 호텔을 이용하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기는 하지만, 보다 매너있고 품격있게 호텔을 잘 이용하려면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담겨져있다.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어른을 공경하고, 레이디 퍼스트로 존중해주는 매너는 남편과 함께 이야기하며 요청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서 기억해두기로 했다. 우리 가족에게는 서로 위해주는 모습이 있어서 좋을 뿐 아니라, 우리 아들들에게도 매너있는 품격있는 사람으로 작은 행동에서부터 만들어진다면 더없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외였던 것은 모르는 것을 물어도 품격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솔직히 이야기하라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모르는 걸 물어본다고 격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지만, 모르는 것에 대해 정직하고 그것을 배우려는 자세를 긍정적으로 보고 접근한 저자의 말은 위로가 되기도 했다.  

밖에도 냅킨 사용법, 핸드백의 위치, 팁, 와인 등에 대한 정보가 새롭고 유용했다.

이것들은 나도 당황하지 않고 행동할 수 있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 같아 괜찮은 정보라고 생각되었다.

     

다만 중복된 정보가 있어 번복되어 나오는 것이 눈에 띄었고, 좋은 내용이기는 하나 주제에 맞나 싶은 것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정보를 잘 취합해서 유익하게 사용하면 좋을 내용이 많아서 그런 점들은 커버가 된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대상은 세상을 배워나가고 있는 학생들이나 사회초년생들이다.

VIP들의 행동과 자기계발관련 내용이 삶에 대한 도전을 일으킬만 하다. 그리고 많이 이용하지 않아 익숙하지 못할 수 있는 호텔 이용팁을 잘 나와있어 혹시나 관심있는 분들에게도 추천한다.



또한 명함을 주고받을 때도 갖춰야 할 예의가 있다. 명함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먼저 드려야 하며, 위아래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소개를 받은 사람이 먼저 드리는 것이 예의다. 명함을 드릴 때는 다시 한번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건네는데, 이때 두 손으로 명함의 모서리를 잡아 이름이 쓰인 부분이 상대방에게 잘 보이도록 하여 드린다. 이것이 제일 공손한 예의다. 여러 명에게 동시에 드릴 때는 명함지갑을 계속 들고 있어야 하므로, 오른 손으로 명함을 정중히 건네고 명함지갑을 든 왼손은 배 부분에 살며시 갖다 댄다. 반대로 명함을 받을 때는 받고 나서 바로 명함지갑에 넣는 것은 실례다. 받은 명함의 이름 정도는 확인하거나, 대략 훑어본 뒤 넣어야 한다.p.35


바른 걸음걸이를 위한 요령

1.고개를 들고 시선은 정면을 향한다.

2.어깨를 편다. 지나치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자칫 거만해 보일 수 있으니 어깨를 곧게 펴되 힘은 뺀다.

3.허리를 곧게 세운다.(키가 좀 더 커 보이는 효과도 있다.)

4.걸음을 옮길 때 팔은 자연스럽게 흔든다.

5.보폭은 어깨너비가 적당하다.

6.무릎을 스치듣 걷는다.(할자걸음을 막을 수 있다.)

7.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밀 때는 무릎을 곧게 뻗고, 구두 앞코가 위를 향하도록 한다.

8.발이 지면을 디딜 때는 발뒤꿈치부터 닿도록 한다.

p.51


호텔 VIP들은 레스토랑의 직원들을 부를 때도 조금 다른 방식을 사용한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서비스하는 담당 직원의 명찰을 보고 이름을 확인한 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직원의 이름을 불러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명찰이 잘 보이지 않으면 직접 물어서 이름을 확인하기도 한다. 직원들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면 왠지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고객이 서비스하는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고객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97-98p


VIP들은 칭찬을 할 때도 매우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서비스 직원들의 기분을 한껏 높여줄 때가 많았다. 같은 말이라도 "오늘 직원의 요리 설명이 너무 좋아서 아주 즐겁게 먹었어요."라고 하거나 "오늘 추천한 스테이크 굽기가 나한테 딱 맞아서인지 고기가 부드럽고 아주 맛있었어요."라고 말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직원들은 정성 어린 서비스에 대한 보람을 느끼고, 다음번에 그 손님을 만나면 더욱 친절하게 서비스해 드리려고 노력하게 된다. p.102


그런데 나는 대화의 내용뿐만 아니라 VIP들이 대화하는 태도에서도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경청'이었다. 그들은 남들이 말하고 있을 때 끼어들어 얘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상대의 말을 중간에 자르는 일도 없었다. 또한 상대가 말을 다했다 싶으면 바로 자신의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질문을 던져 잘 들었다는 암시를 주고 나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이어갔다. p.128


선수촌에서 훈련을 받는 선수들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이나 운동이 끝난 후 이미지 트레이닝(머릿속으로 상상을 하면서 연습하는 것)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티칭프로는 그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자신감도 더해지고 훈련 결과도 좋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자리에 있던 분들에게 실력향상을 위해 몸으로 연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항상 머릿속으로 공을 잘 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연습 또한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p.171-172


3,000년 전 이스라엘의 왕이었던 다윗은 어느날 세공사를 불러 "자신이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거나 너무 기쁠 때 교만하지 않도록 하고, 시련이 닥쳤을 때 용기를줄 수 있는 글귀를 생각해내라. 그리고 자신이 어디서나 항상 볼 수 있게 반지를 만들어 거기에 글귀를 새겨 넣어 오라"고 명했다. 세공사는 고민하다가 도저히 반지에 새겨 넣을 좋은 글귀가 떠오르지 않아 현명하기로 소문난 다윗의 아들 솔로몬 왕자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세공사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솔로몬 왕자는 그에게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새겨 넣어 왕에게 바치라고 했다. 세공사는 솔로몬 왕자의 말대로 준비해서 다윗 왕에게 바쳤다. 그것을 본 다윗은 매우 만족해하면서 평생 그 반지를 끼고 자신을 돌아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훗날 솔로몬 왕자도 다윗을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을 때,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잘 살필 수 있는 규칙들을 목걸이에 새겨놓고, 항상 그것을 보며 법에 어긋남이 없도록 자기 자신을 돌보라고 권했다고 한다.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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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는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 - 여성의 안전을 위한 범죄 심리
오윤성 지음 / 지금이책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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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두루 다룬 책들은 있지만, 독자대상 혹은 범죄대상을 여성으로 집중적으로 주목한 책은 보지를 못했다.

범죄에 가해자 혹은 피해자로 경험이 드문 편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불감증으로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처한다면 후회한들 소용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을 보고 나의 일이 아니라고 여겼지만, 책 제목처럼 범죄가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 내게 특별한 우대사항 있다거나 상황을 예견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다시 눈여겨 보게 되었다.


 이 저자는 범죄학 교수로 매일 발생하는 범죄에 관심이 많은 범죄학자였다고 본인을 이야기한다. 또한 아내와 딸이 있는 가장으로써 범죄에 대해 개인적으로 예방이 될 행동을 해왔다. 그러다가 작년에 발생한 여성혐오로 비롯된 범죄가 발생하고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들이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 이후 출판사에서 저자에게 여성범죄 피해 예방에 대한 책을 써보자는 제의를 했고, 그들의 도움으로 이 책이 출판되었다고 한다. 

 사실 기사나 매체를 통해서 범죄기사를 접하면 그 당시에는 단지 두려움만 생긴다. 간혹 이 사건관련한 범죄심리나 범죄에 대한 대처방식 등의 집중적인 보도가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은 일시적이어서 대중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기 쉽다. 이책에는 여성을 상대로한 다양한 범죄사건들을 다루었을 뿐 아니라 그 사건의 범인들 심리, 대처방안 등이 잘 나와있다. 이런 면에서 여성의 한 사람으로 이런 책 한권이 출판된데에 제안한 출판사와 책을 저술한 저자의 노고에 감사하게 된다.


 기사로 많이 접할 만한 여성 상대 범죄들에 대해 6챕터로 나누어 이야기 하고 있다.

1장 침입범죄/ 2장 성범죄/ 3장 스토킹/ 4장 데이트 폭력/ 5장 몰래 카메라 범죄/ 6장 기타 범죄


 각각의 범죄 상황에 따라 4~5장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다루고 있으며, (위에서 말했 듯이) 그 안에 범죄자들의 심리, 여성들의 대처방법을 잘 설명해 주어 쉽게 읽을 만 하다. 또한, 친절하게도 여성들이 피해를 볼 때 컨택할 곳, 심리학관련한 정보 등이 [더 알아보기]란 코너로 추가적인 설명을 더하고 있다.

 

 

여성을 상대로 한 것은 대체로 성관련 범죄가 많다. 여성은 신체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연약하기 때문에, 성별적으로는 남성에게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자 어린이나 미혼 여성의 경우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약하여 남성들이 다루기가 쉽고, 혼자 있는 경우를 틈타서 노리는 범죄가 많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경각심을 느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기혼 여성인 나의 경우에도 수시로 드나드는 검침원이나 택배를 위장한 침입범죄, 엘리베이터, 주차장, 지하철에서의 범죄 그리고 각 공공화장실 등에서의 몰카 범죄 등을 보면 여성 대상 범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비교적 경우의 수가 적더라 해도 안심할 수가 없다. 저자가 말하는 것과 같이 피해자가 되었을 때는 일어날 확률이 이미 100%가 되는 것임으로 혹시라도 확률적으로 적다고 가볍게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뉴스 등에서 접하는 사건이 내게도 있을 수 있다는 전제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것을 저자는 강조한다. 특히나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걸어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으로 몇번 언급하는 행동이다. 주위에 대한 경계를 갖고 관심과 관찰을 스스로가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에 대해서는 가정과 학교 등에서 주기적이고 적극적으로 예방교육을 해주는 것이 좋다.(115p)



또한, 여성에 대한 범죄의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가 가해자인 남자들의 상처와 환경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딸의 부모인 경우에 자신의 딸을 조심시키고 보호해야 하겠지만, 나같은 아들들만 있는 부모의 경우에 아이들에게 여성의 존엄과 범죄를 저질렀을 때, 돌이킬 수 없다는 것과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교육시켜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128p 참조) 무리에게 배제될까봐 핀잔을 들을까봐 두려워하면서 범죄에 가담하는 것은 군중심리에 의해 서로 눈치보며 잘난 척을 일삼는 소인배같은 행동(118p)임을 알려주고, 그에 대해 적극적이고 용기있는 행동으로 대응하라고 이야기 해줘야 겠다.


결혼하기 전에 나는 내 외모만 믿고(??) 혼자 밤기차를 타거나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서 다녔다.

그런데 요즘 기사를 보면 혼자를 다닐 용기가 더이상 안 난다. 결혼 전은 내가 범죄에 대해 무지해서 용감했던 걸까?


아무리 OECD 국가 중에 안전한 나라의 상위에 속한다고 하지만, 속속히 접하는 범죄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특히나 여성들에게 한국은 안전한 나라일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근본적으로는 여성의 인권과 존엄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바로 그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적인 여성비하와 무시의 경향에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과연 어떻게 해야 변화가 될까? 생각해 보게 된다.


안타깝지만 여성의 안전을 위해서는 여성이 나름대로 늘 주의와 경계를 해야하겠다.

범죄에 대한 국가적인 시스템과 개개인의 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보완되고 필요하겠다.

그런 면에서 다시 한번 이 책의 출판은 개인적으로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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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단단한 훈육 - 소리지르고 후회하고, 화내고 마음 아픈 육아는 이제 그만!
이임숙 지음 / 카시오페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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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생 아이를 키우다보니 본의 아니게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자주 감정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았다.

또한, 이기적인 성격이 내재되어있는지라 아이를 위해 헌신하고 나를 내려놓는 육아가 쉽지 않았다.

물론 엄마를 둘러싼 환경과 엄마 마음을 훑어보아 해결해야하는게 먼저이지만, 그 다음엔 아이를 어떻게 양육할 것인가 아이에게 어떠한 태도로 대할 것인가는 늘 엄마들에게는 고민이고 모든게 어렵고 두렵다.


그런 고민 중에도 변하지 않는 태도, 변하려고 애썼지만 도돌이표처럼 되돌아온 아이를 향한 나의 태도는 육아를 할 때마다 맞이하는 답답함과 죄책감으로 최종 돌아왔다. 그렇게 실패하고 애쓰고 번갈아가며 하는 중에 지인의 추천으로 보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이해 해 주라고 그동안 많은 양육서적에서 알아온 것이지만, 이책에서는 제목의 '따뜻하고 단단한'이란 단어가 참 와닿는다.

괜찮은 양육태도로 은연 중에 그려지는 저와 같은 이미지의 훈육. 양육을 하길 바랬지만, 정작 그러질 못했다.

이해해 주고 늘 사랑으로 품으려고 하지만 결국은 현재 내 감정과 환경의 지배를 따라 아이를 대할 때가 많았다.

또한, 부모님이 내게 해왔던 양육의 방식으로 아이를 단호하게 때로는 냉정하게 대하기도 했다.

너무 따뜻하면 아이가 버릇없어질 거라고 생각했고, 너무 단호하면 우리 아이를 기죽이지 않을까 하며 

두 극단의 두 측면에서 중도의 길을 걷기 위해 노력도 했다.

하지만 양 극단은 절대 정답이 아닐 거라는 생각으로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기 위해

막연하게 생각하고 뭣 모르는 노력만 해왔던 육아에 단비와 같은 육아서가 이 책이 아니었나 싶다.


따뜻한 육아에 대해서는 말했 듯이 많은 육아서에서 다룬 것이라 굳이 이야기 할 필요가 없겠지만,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격려해주며 사랑이라는 기본에서 모든 행동이 시작되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사실 내 아이가 너무 편하기 때문에 사랑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당연하듯 막 대하는 경우도 많다.

왜 내 아이는 나아지는게 없는지, 늘 그러한지 답답해 할 수도 있을 수 있겠지만,

따뜻함은 한 사람의 성품과 자질의 시작인 가정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기억할 때

부모가 늘 기억하며 의식하며 자녀에게 취해야할 기본적 양육태도인 듯 하다.

그런 따뜻함은 자녀에게 삶의 기본적인 자존감이 되며, 건강한 정신의 뿌리가 되기도 한다.

잘 알려졌던 가수 이소은의 부모님의 태도를 보면 따뜻한 부모의 양육태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결과일 테지만 아빠는 이번 학기에 네가 잘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 적이 없단다. 너에게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 학기 지나고 또 한 학기가 지나면 더 나아질 거고, 1년이 지나면 아주 잘하기 시작할 걸로 생각한다.

아빠는 네가 창피해하거나 자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이 결과로 실망하지도 마라. 아빠는 너의 모습 전부를 사랑하지, 한두가지 것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라. <딴따라 소녀, 로스쿨 가다> 중에서(인용) p.101

 

우리는 우리의 부모가 우리를 엄격하고 단호하게 양육했다는 것에 대해 일부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내 개인적으로 그러하지는 모르겠으나, 그러한 거부감이 우리 세대에 어느 정도 있다는 점을 들은 바 있다. 그래서 우리 아이만큼은 단호하게 양육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아이를 양육하다보니 어느 정도의 단호함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옳고 그른 것을 가르치기 위해선 필요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 소장님이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단호하다'는 결심이나 태도, 입장 따위가 과단성(일을 딱 잘라서 결정하는 성질) 있고 엄격함을 뜻한다. 그러한 차가움으로 아이를 무시하거나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이를 따뜻하게 키우는 것과도 상반된다.

 

단호함이 아닌 단단함으로 아이를 훈육해야 한다고 말한다. 단단하다는 것은 어떤 힘을 받아도 쉽게 그 모양이 변하거나 부서지지 아니하는 상태를 말한다. 아이의 어떠한 행동에도 단단함으로 버텨내야 하고, 부모의 마음이 약한 마음으로 변하지 않도록 단단해야 함을 의미한다. 권위있고 단단하게 아이를 감싸고 부드럽게 바라보며 전하면 된다는 것인데, 훈육할 때 말하는 태도도 제시한다. 목소리 톤(높이)을 낮추고, 볼륨은 작게 하고, 속도는 느리게 말한다. 이에 대한 에시는 하은이의 이야기를 참고하면 되겠다.  


 나의 경우엔 요즘 둘째가 무조건 소리를 지르고 보고, 고집이 세진 상태라서 주로 체벌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첫째와 달리 효과는 없었고, 나 또한 나의 훈육방식에 회의를 느꼈다.

 

이 책을 읽고 아이의 긍정적인 태도를 눈여겨 보게 되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어떻게 저렇게 반항하고 신경질 내며 소리지르는 아이에게서 긍정적인 것을 집어낼 수 있을까?

하지만 차분히 보면 분명히 있었다.

아주 미약하지만, 둘째 나름대로 노력하는게 있었다. 그게 잘 안되기 때문에 그것을 유지하기 힘든 때라 소리지르고 반항하였던 것이었는데 그동안은 아이의 긍정적인 건 너무 작게 느껴져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반대로 아이에게 작은 것부터 칭찬해주고 따뜻하게 달래주며 제안했다. 아이는 그 따뜻한 분위기에 일단 마음을 조금씩 열었다. 그리고 단단하게 아이에게 옳고 그른 것을 이야기 해주었다.

시간은 조금 걸리긴 하나 엄마가 조금더 인내를 갖고 아이를 기다려주며 긍정적으로 이끌어 내었다.


예를 들면 이렇다.(기억이 가물하기도 한 상황이지만^^;;)


형아 장난감을 안돌려주려고 꽉 지고 놓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


둘째:으아~~~~!!!!!(빼액)

나 : 그래 우리 ㅇㅇ가 이 장난감을 너무 갖고 놀고 싶구나. 이 장난감은 우리 ㅇㅇ이가 참 좋아하는 장난감이지?

둘째 : 가만히 있음

나 : 우리 ㅇㅇ이는 이게 형아꺼인 거 잘 알고 있을거야. 그리고 다 갖고 놀고는 돌려줘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고,,,

둘째: 가만히 있음

나: 우리 ㅇㅇ이 지난 번에도 형아 빠빵이 잘 돌려줬지? 엄마는 그거 기억하고 있어. 우리 ㅇㅇ이는 형아꺼 잘 알고 있고, 분명히 형아 돌려주는 착한 아이라는거 엄마는 알거든...

둘째 : (정말 예상치 못한 때에 팔을 쭉뻗으며 장난감을 내놓음)......

나: 이야 정말 멋지다! (쓰다듬으며) 우리 ㅇㅇ이는 장난감도 잘 돌려주고 정말 멋진 ㅇㅇ야!  


예전같으면 둘째 아이에게 뺏어서 첫째에게 돌려주곤 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의 훈육방식이 충분히 효과를 볼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도해봤다.

짧게 예를 들었지만 저러기까지 사실 더 오랜 시간과 충분한 이야기(설득?)가 오간다. 그 조그만 아이도 그 과정에서 마음이 수그러든다. 나름 생각을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저 상황 이후에 아이를 안아주고 이해 해 주어 아이의 마음이 마무리되기까지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아이의 표정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아직은 멀고도 어려운 육아이지만 이 책에서 제시한 훈육을 늘 기억하며 끝까지 따뜻하고 단단한 훈육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적어도 그 몇 년간 소리지르고 후회하고, 화내고 마음 아픈 육아가 바로 내 육아였는데 그 육아에서 돌이키게 되었다는 것이 이젠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막연히 죄책감 갖고 두려워하는 육아에서 조금씩 활력을 되찾게 되었다. 요즘은 변한 훈육, 육아를 통해 보람도 자신감도 느낀다..

이런 나같은 엄마들에게 이 책을 과감히 추천하고 싶다.




강조하는데, 무섭게 협박하는 건 훈육이 아니다. 겁주며 냉정하게 아이 마음을 팽개치는 것도 훈육이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서적 학대이다. p.31


'강화를 주지 않는'방법을 활용하는 건 분명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이 냉정하게 무시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강화를 주지 않는 방법이 성공하려면 최소한 한 가지는 꼭 기억해야 한다.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할 땐 반응하지 않다가 아이가 조금이라도 바람직한 행동을 하면 곧바로 반응을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p.37

'소거'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강화가 주어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 강화를 주지 않으니 서서히 문제행동이 사라지게 된다. 이를 일반적으로 무시하기라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

강화를 주지 않는 부모의 태도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아이의 거친 반응을 담담하게 지켜낼 수 있는 성숙한 태도를 의미한다. 하지만 무시하기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매몰차고 차갑고 냉정한 느낌을 줄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지점이 실패의 원인이다.p.35


대화의 핵심은 혼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아주고 믿어주고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주는 것이어야 한다.

 훈육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아이에게 부모의 말이 전해지고, 아이의 말도 부모에게 전해져야 한다. 엄격하고 단호하게 부모가 일방적으로 아이에게 주입하는 것이 아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문제를 방지하고 성숙한 태도를 얻기 위해 하는 훈육과 잘못된 행동을 했지만 다시 그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가르치는 훈육은 소통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부모와 아이가 마음이 통하면 아이는 자발적으로 반성하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p.73


이 지점에서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잘 들여다 보아야 한다. 훈육의 뜻은 '품성이나 도덕을 가르쳐서 기름'이다. 좋은 품성을 기르도록 올바른 도덕성을 가르치는 것이 훈육이다. 진짜 성공적인 훈육이란 어떤 것인지 살펴봄으로써 그 속에 녹아있는 '불변의 훈육 원칙'들을 찾아보면 모든 아이에게 잘 통하는 효과적인 훈육 기법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p.87


그런 마음의 현상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살면서 나 자신이 정말 행동을 바꾸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어떤 사람의 태도에서 그런 마음을 먹게 되었는지 생각해보자. 부모님이든 선생님이든 그분의 차갑고 냉정한 태도 덕분에 진심으로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했다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그보다는 힘든 마음을 알아주면서 전에 알지 못했던 사실을 분명히 깨닫게 해준 사람에 의애헛 변화는 일어났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사람들이 자서전이나 인터뷰에서 흔히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자신을 믿어주고 따뜻하게 다독여주었던 그 누군가를 평생 마음에 두고 존경하고 그분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는 삶을 살려고 애썼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평생 삶의 태도까지 결정하게 하는 힘은 '따뜻함'과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가르침'이 바탕이었다.p.94


아무리 싫어도 해야할 것이 있고, 하고 싶어도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 아이가 꼭 지켜야 할 일이라면 지시어와 명령어를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명확하게 개념을 만들어 갈 수 있다. p.170


야단친 후 30분 법칙

1.혼나서 놀라고 무서운 마음을 다독여주고 이유를 설명한다.

2.혼나는 동안 엄마말을 잘 들어줘서 고맙다고 표현한다.

3.혹시 아직 마음에 남은 억울함이나 속상함은 없는지 질문한다.

4.안아주고 토닥이며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p.178-179


문제로 보이는 행동일지라도 그 속에 아이가 노력한 부분이 있고, 올바른 행동이 무엇인지 알기에 잘하려고 애쓴 부분도 있다. 아이 마음속 긍정적 의도를 찾아내는 부모의 능력이 높아지면 아이의 행동도 달라질 거라 확신한다. p.183


훈육에서 사용하는 질문은 세상을 보는 시각과 관점이 바꾸고, 몰랐던 것을 알게 하고, 무의식 속에 있던 진정한 소망과 바람을 끌어내어 깨닫게 하는 질문이어야 한다. p.204


중요한 것은 어른들은 의외로 아이들의 생각을 알기 위해 구체적으로 질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야 한다는 당위성만 가지고 접근하지, 아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보지 않는다. 이제 구체적 질문을 통해 아이의 생각을 살펴보자. 어쩌면 논쟁하듯 치열한 토론 과정을 거쳐야 할 수도 있고, 인지 왜곡이 심하다면 좀더 치료적 대화를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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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욕 없는 세계 - 갖고 싶은 것이 없어지면, 세계는 이렇게 변한다
스가쓰케 마사노부, 현선 / 항해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책의 소개글을 대략 보면서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라이프'의 시대에 걸맞는 책이 아닐까 막연히 기대했다. 제목이 아니라 책에 대한 설명을 보고 이 책이 우리 현대인의 지친 삶에 대한 현실을 조명하며, 미니멀라이프를 행할 수 밖에 없는 근거와 방법론적인 내용을 생각했는데, 전혀 달랐다. 다 읽고 난 지금 생각하면 내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기대를 갖고 읽은 걸까 싶다. 


저자는 편집자라는 직업으로 여러 업계의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그러면서 현 세대의 저소비성향의 경향을 확인하며 물욕없는 이 시대에 대해 더 깊이 조명하게 된 구상의 시작을 말한다. 그렇게 물욕 없는 세계인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와 미래까지 생각해 본 작가의 접근이 매우 신선하고도 설득력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각 업계의 사람들이 그렇게 말을 맞춘 듯 이 시대에 대해 공통된 예상을 하고, 그것을 <물욕없는 세계>로 끄집어 낸 작가의 통찰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한다.


확실히 많은 부분에서 우리는 소비와 생활들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정말 세상이 많이 변했어!'라는 감탄(?)이 나오는게 어색하지 않게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가령 라이프스타일이 중요시되는 현실, 공유경제, 커스터마이제이션(고객맞춤화) 등은 과거에서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온 사람이 봤을 때, 어이없고 황당한 현상일 것이다.

이런 삶들이 우리가 삶에서 소비, 소유, 규격화 된 사회에 대한 피로감으로 자연스럽게 생겨난 문화적인 현상이라고 이 책에서는 본다.  


저자는 현상을 확인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 현상 너머 궁극적인 목표인 행복에 과연 그동안 우리의 소비와 함께한 돈과 자본주의를 주목한다. 우리가 그동안 의식없이 달려온 돈을 향한 그리고 자본주의로 비롯된 생각에 힘입어 살아온 삶들을 조명하며 과연 그것들이 우리의 행복을 좌우하는지 본다.

저자의 물욕없는 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모든 이가 물욕없는 세계에 있지 않고 그 현상은 오히려 부분적이고 일시적이라는 반대의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한 생각의 대립과 물욕없는 세계를 향한 변화 속에서 우리라면 어떠한 삶을 확립하며 살아갈지에 대해 자문해볼 것을 권고한다.


저자가 말하는 이 세상에 물욕이 없는 세계라고 보는 관점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그가 말하는 현실은 정말 그렇게 트랜드같이 되고 있다. 다양한 물건과 형태를 소비함과 소유함에 지쳐가는 것도 일리가 있다. 그래서 저자의 구상의 시작과 그에 따른 여러 각곳을 바라보는 저자의 지식과 정보는 정말 감탄할 만 했다.

 

하지만 물욕이 없는 세계라는 것을 마냥 인정할 수만은 없다.

내 주변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고 싶어하고, 소비하고 싶어하며, 소유하고 싶어한다.

내 현실과는 동떨어져 보인다. 


물론 이 책의 저자가 발견한 현세계에서의 공통적인 현상, 그동안의 보수적인 물욕의 세계로의 방향에 반하는 삶을 특히 젊은이 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나도 동의한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현시대의 과도한 소비와 소유에 대한 피로감만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현상이 경제적으로 부유하며 여유있는 이들에게는 당연한 결과로 보이지만, 그와 반대로 경제적인 한계에 봉착한 이들에게는 소비와 소유에서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효율적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물욕을 향한 삶의 욕망은 부유치 못한 이들에게는 숨길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들이 행할 수 있는 부분에서나마 그들이 누릴 수 있는 최고를 누리고자 한 것이 현재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서 공유경제를 볼 때, (나는 주부라서 쉽게 육아용품을 이야기하면) 아이에게 장난감을 다 사줄 경제적 여력이 없기 때문에 장난감 대여점을 통해서 장난감을 대여한다. 이것은 개인의 효율적인 선택이지 소비나 소유에 대한 부담으로 인한 것은 아니다. 젊은 사람들은 영리하며 그들은 되도록 덜 손해보기 위해 공유경제를 선택했다. 책에서 제시하는 개인택시 우버(Uber)나 에어비앤비(airbnb)도 마찬가지이겠다. 


또한, 유기농을 선호하고 보이지 않는 가치에 중점을 두는 삶은 물욕에 대한 피로감이라기 보다는 현실에서 명품 등 높은 기준에 부합할 수 없는 삶에서 내게 가능한 작은 부분에서라도 최고를 누리고 싶은 욕구때문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오히려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봤자 이룰 수 없는 한계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그 대안책으로 찾은 것이 아닐까?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현실에서 갖을 수 없는 서울의 아파트 한 채, 명품가방 하나, 외제차 등등에 상황에 지나치도록(과도한 빚을 내면서까지) 소유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에 강한 욕구가 비교적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욕구가 있다하더라도)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오는 '지위 소비', '소비 지위'는 내가 덜 가진 이유 때문에 포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기농음식에 있어서는 소비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내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주저않고 내 물질 등을 지불한다. 이런 나를 보면서 이 시대 사람도 적어도 나와 같은 대안적인 생각으로 소비를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사람이 적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휴대전화'에, 어떤 사람은 '호텔에서의 휴식'에, 어떤 사람은 '여행'에..

그래서 과도한 소비와 소유로 지친 결과로 물욕 없는 세계가 되었고, 그 현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는 완전한 동의를 하기는 어렵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다. 그래서 많은 부분 일본의 상황이 예시가 된 점은 개인적으로 와닿지 않는다는데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좋은 아이디어가 엿보이는 기업, 공동체가 있기는 했지만, 우리 현실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보였다. 처음에는 일본 잡지와 기업이 제시되었는데 설명도 부족하여 저자가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그것이 무엇에 대한 설명인지에 대해 알아차리기 쉽지 않았다. 이책이 무슨 책이었더라?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어쩌면 내 상식의 부족한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쨋든 이 책은 현 시대의 경향과 현상에 대해 잘 꿰뚫어본 점은 너무 유익했다. 그리고 이런 시대에서 어떤 삶의 방향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참 좋은 책이다. 이 책을 가지고 북쉐어링하며 토론하기 너무 괜찮은 책이 아닌가 싶다.

단순한 미니멀라이프의 부분적인 경향으로가 아닌 우리의 가치와 방향을 되짚어보며 저자가 말하는 '물욕이 없는 세계'에서 '나는 어떠한 삶을 계획해볼까' 삶에서 잠깐 멈춰서 보기에 좋은 책으로 생각된다. 


이전에 명품 브랜드에서 일했기 때문에 루이 비통 등 명품을 당연하다는 듯 소비하고 사용했죠. 하지만 점점 브랜드가 얼마나 유명한지나 그것이 상징하는 경제적 지위보다 생산자나 제작자의 사상이 전해지는 물건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경제가 계속 생활 잡화 위주로 간다면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 마음을 움직이는 물건을 고르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인간미를 느낄 수 없는 대량생산 제품보다, 사람이 애정을 가지고 만든 물건을 갖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겠죠. 대형 명품 브랜드가 위세를 떨치는 시대가 끝나고,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작은 브랜드가 다수 생겨나는 시대가 될 것이라 확신해요. 소비자들 스스로 더 마음을 울리는 소비로 원점 회귀하겠죠.p77


현대의 소비욕은 지위를 과시하는 데서 유래했다고 스키델스키는 지적한다. 경제학자들이 흔히 말하는 '지위 소비'라는 것이다. 경제 수준이 일정 이상 되면, 절대적으로 보면 필요 없지만 다른 사람보다 지위가 높다는 것을 알리는 물건, 적어도 다른 사람보다 아래 있지는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물건을 사는데 소득의 태반을 쓰게 된다. 지위 소비의 가격은 평균 가격보다 높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효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이를 얻기 위해 다른 사람보다 더 높은 소득을 올려야 한다는 악순환이 형성된다. 이러한 경쟁적 소비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 노동 시장 연장으로 이어져, 여가라는 기본 가치가 위협받는다. "항상 타인과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에 우정, 인격, 안정 또한 위협받는다." p194


현재 진행 중이며 점차 뚜렷해지는 '물욕 없는 세계'는 가난하지도 어리석지도 않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근원적인 풍요와 지성을 누리는 세계가 될 것이다. 다만 '무엇을 행복이라고 여길 것인지'하는 가치관의 대립은 여태보다 심해질 것이다. '보이는 가치=경제적 가치'를 믿는 보수파와, '보이지 않는 가치=비경제적 가치'를 주장하는 새로운 세력 간의 싸움이 여러 국면에서 발생할 것이다.

 이런 시대의 변화 앞에서 우리는 자문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뭘 원하는가?'하고 말이다. 이 질문의 해답을 경제의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만이, 앞으로 다가오고야 말 '물욕없는 세계'의 승자가 될 것이다.p24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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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짱이 2020-05-22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일본기업, 가게 얘기가 설명없이 툭툭 던져져서 읽기가 까다로웠습니다.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 시칠리아에서 온 편지
김영하 글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발매일을 보니 생각보다 꽤 오래된 책이다.


여행서는 현실에서 내가 갈 수 없는 상황을 뛰어넘어 작가의 눈과 내 상상력을 동원한 여행을 할 수 있게끔 한다.

그게 여행책의 큰 매력이다.

그런데다가 좋은 작가의 곱디고운(?) 혹은 매력있는 필력으로 적은 여행서라면 그 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몇 작가에게 꽂혀서 될 수 있으면 모아 읽으려고 하는 찰나에

그리고 한 해를 반을 넘기고 달려온 이 시점에서 한번 쯤 쉬어가고픈 때가 온 이 시점에

발견하게 된 

맛깔나는 필력을 소유한 작가의 여행서이다.


대여해 온 다른 책들을 쭉 반납일에 맞춰 나열해두었지만

유독 눈이 가고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으로 손에 들어오길 기다린 이 책!


나는 시칠리아에 대해 잘 모른다.

얼핏 들은 듯 하지만 아프리칸가? 지중해 어딘가?? 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이 책에서 그 위치와 매력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관광지로 서로 사진찍기 바쁘거나 한정된 스케줄에 맞추어 한번쯤은 찍고 가야할 곳이 아니라

잘 알려지진 않았어도 은은한 매력이 있는 곳, 그 안에 삶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난 유명한 그 어느 곳보다도 더 의미가 있는 곳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 좋았다.


작가는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하다.

본인도 그런 자신의 소유를 인정한다.

가진 것으로, 명예로움으로 그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할 삶이었지만,

정작 그 이후 자신에게 밀려오는 고독과 허함이 그에게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본인이 가고 싶었던 시칠리아를 방송을 위하여 가게 되고

이후에 다시 아내와 찾아간다.

그러면서 그 안에 있던 추억과 기쁨과 열정들을 하나하나 여행에서 끄집어낸다.

이 책은 그렇게 여행하듯 그의 생각을 통해 우리의 지친 감성들과 추억들을 하나하나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무엇을 끄집어내기 위해 의식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작가와 함께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것 같은 편안함과 여유를 갖고 책을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그 와중에 겪게 되는 이태리의 열차사정은 정말 어이없고 황당함의 연속이다.

우리나라같으면 상상도 못할 연착과 취소가 연이어 발생한다.

그러한 황당한 일들이 한국에서 있어도 기가막힐 상황이지만, 그 안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그 안에서 다른 케이스들을 통해 기어코 목적지를 가게 되는 그런 게 여행의 모험이고 추억이겠다.(물론 내가 당하면.... ㅠㅠ)

그런 것들을 직접 당해서 괴로움을 직접 맛보지 않고

책으로 유연하게 '그럴 수 있지'라고 받아들이며

여행정보를 얻는 건 어찌보면 그냥 얻어먹는 것 같지만,

그것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하지 않은 들 그 여행의 진미는 당사자만하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을 위해 고생하고 수고한 작가에게는 고맙기도 미안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 여행에서 직접 누리는 여행자를 볼 때 결론은 부러워진다.


이 책에서 작가가 나누어주는 신화와 전설의 이야기도 함께 나누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칠리아가 그러한 신화의 근거지였어? 그런 전설이 여기서 비롯된거라고?

라고 놀라움과 함께

지금까지 건설되어지고 유지되어온 시칠리아의 이야기는 그의 책을 통해 다시끔 되짚어진다.


또한 그러한 이야기에서 다져진 듯한 시칠리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적인 모습들과 또 다른 면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다름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책은 설명하는 것을 사진에서 충분히 보충해주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많은 부분 사진에서 받쳐주지 않아서 아쉽기도 했지만,

그만큼 이 섬에 대해 상상력을 펼치며 궁금증을 자아내서 여행하고 싶어지게 만들기도 했다.


아!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작가의 여행순서를 따르면 더욱 좋겠지만 그러하지 않더라도 그와 함께 지도가 있었더라면 좋았겠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나같은 무지한 이는 핸드폰으로 지명을 찾아내느라 결국 책에서의 집중도가 흐트러질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동안 아이둘을 키우면서 극한 체력소모로 여행은 더이상 내게 꿈이 되지 않았다.

호기심도, 의욕도, 간절함도 사라져 현실을 절절거리며 살아가는 내게 여행은 그냥 다른 사람들이 누리는 사치이고 악세서리같았다.

그리고 현재 이미 지쳐있는데 여행으로 인한 고생을 굳이 사서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여행을 꿈꾸게 되었다.


작가와 아내가 책 마지막 부분에서 주고받는 이야기처럼 뭔가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나도 너무 힘든 사람이지만,

삶이란 별거없더라 하는 그들의 여유있는 대화에서

나도 여행에서 그런 여유를 충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무언가 생겨난 열매를 맺어보고 따먹어 보고 싶은 기대가 살짝 생겼다.


팍팍해지고 여유없는 일상에서 여행을 통해 좀더 나은 유연함을 발견하고 싶고,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는 기쁨을 누리는 여행을 하고 싶은 생각이 이 여행에서 들었다.

나와 같지 않은 다른 세계에서 느껴지는 삶에 대한 환상과 기대도 살짝 감돌며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이십대의 나는, 자연이 만든 것보다 인간이 만든 것에 더 끌린다고 자신만만하게 떠들고 다녔다. 나는 미술관들을 돌아다녔고 인간이 그린 그림과 인간이 지은 책과 음악, 건축물에 매료되곤 했다. 자연? 보고 있으면 머릿속이 텅 비어버리는 것 같아요. 아무 생각도 안 난다고요. 나보다 연배가 대여섯은 위인 한 시인이 나를 향해 이렇게 일갈했던 것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이봐, 그런말 너무 부도덕하잖아." 무슨 소린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술에 취해 떠드는 헛소리인가? 그런데도 그 말은 이상하게 오래 뇌리에 남았다. 인간이 만든 것을 더 사랑하는 것이 어째서 더 부도덕하단 말인가? 그것은 태도가 아니라 취향의 문제가 아닌가?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인은 아마도 내가 오만하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자연에 대해 품어야 할 마땅한 경외를 결여한 것, 그것에 대해 취해야 할 마땅한 예의를 생략한 것, 인간이 만든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분노한 것이었다. 그것은 마치 욥의 오만함에 대해 화를 내는 구약의 야훼 같은 태도라 할 수 있었다.

1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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