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범죄는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 - 여성의 안전을 위한 범죄 심리
오윤성 지음 / 지금이책 / 2017년 7월
평점 :
범죄를 두루 다룬 책들은 있지만, 독자대상 혹은 범죄대상을 여성으로 집중적으로 주목한 책은 보지를 못했다.
범죄에 가해자 혹은 피해자로 경험이 드문 편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불감증으로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처한다면 후회한들 소용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을 보고 나의 일이 아니라고 여겼지만, 책 제목처럼 범죄가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 내게 특별한 우대사항 있다거나 상황을 예견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다시 눈여겨 보게 되었다.
이 저자는 범죄학 교수로 매일 발생하는 범죄에 관심이 많은 범죄학자였다고 본인을 이야기한다. 또한 아내와 딸이 있는 가장으로써 범죄에 대해 개인적으로 예방이 될 행동을 해왔다. 그러다가 작년에 발생한 여성혐오로 비롯된 범죄가 발생하고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들이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 이후 출판사에서 저자에게 여성범죄 피해 예방에 대한 책을 써보자는 제의를 했고, 그들의 도움으로 이 책이 출판되었다고 한다.
사실 기사나 매체를 통해서 범죄기사를 접하면 그 당시에는 단지 두려움만 생긴다. 간혹 이 사건관련한 범죄심리나 범죄에 대한 대처방식 등의 집중적인 보도가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은 일시적이어서 대중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기 쉽다. 이책에는 여성을 상대로한 다양한 범죄사건들을 다루었을 뿐 아니라 그 사건의 범인들 심리, 대처방안 등이 잘 나와있다. 이런 면에서 여성의 한 사람으로 이런 책 한권이 출판된데에 제안한 출판사와 책을 저술한 저자의 노고에 감사하게 된다.
기사로 많이 접할 만한 여성 상대 범죄들에 대해 6챕터로 나누어 이야기 하고 있다.
1장 침입범죄/ 2장 성범죄/ 3장 스토킹/ 4장 데이트 폭력/ 5장 몰래 카메라 범죄/ 6장 기타 범죄
각각의 범죄 상황에 따라 4~5장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다루고 있으며, (위에서 말했 듯이) 그 안에 범죄자들의 심리, 여성들의 대처방법을 잘 설명해 주어 쉽게 읽을 만 하다. 또한, 친절하게도 여성들이 피해를 볼 때 컨택할 곳, 심리학관련한 정보 등이 [더 알아보기]란 코너로 추가적인 설명을 더하고 있다.
여성을 상대로 한 것은 대체로 성관련 범죄가 많다. 여성은 신체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연약하기 때문에, 성별적으로는 남성에게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자 어린이나 미혼 여성의 경우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약하여 남성들이 다루기가 쉽고, 혼자 있는 경우를 틈타서 노리는 범죄가 많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경각심을 느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기혼 여성인 나의 경우에도 수시로 드나드는 검침원이나 택배를 위장한 침입범죄, 엘리베이터, 주차장, 지하철에서의 범죄 그리고 각 공공화장실 등에서의 몰카 범죄 등을 보면 여성 대상 범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비교적 경우의 수가 적더라 해도 안심할 수가 없다. 저자가 말하는 것과 같이 피해자가 되었을 때는 일어날 확률이 이미 100%가 되는 것임으로 혹시라도 확률적으로 적다고 가볍게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뉴스 등에서 접하는 사건이 내게도 있을 수 있다는 전제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것을 저자는 강조한다. 특히나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걸어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으로 몇번 언급하는 행동이다. 주위에 대한 경계를 갖고 관심과 관찰을 스스로가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에 대해서는 가정과 학교 등에서 주기적이고 적극적으로 예방교육을 해주는 것이 좋다.(115p)
또한, 여성에 대한 범죄의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가 가해자인 남자들의 상처와 환경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딸의 부모인 경우에 자신의 딸을 조심시키고 보호해야 하겠지만, 나같은 아들들만 있는 부모의 경우에 아이들에게 여성의 존엄과 범죄를 저질렀을 때, 돌이킬 수 없다는 것과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교육시켜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128p 참조) 무리에게 배제될까봐 핀잔을 들을까봐 두려워하면서 범죄에 가담하는 것은 군중심리에 의해 서로 눈치보며 잘난 척을 일삼는 소인배같은 행동(118p)임을 알려주고, 그에 대해 적극적이고 용기있는 행동으로 대응하라고 이야기 해줘야 겠다.
결혼하기 전에 나는 내 외모만 믿고(??) 혼자 밤기차를 타거나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서 다녔다.
그런데 요즘 기사를 보면 혼자를 다닐 용기가 더이상 안 난다. 결혼 전은 내가 범죄에 대해 무지해서 용감했던 걸까?
아무리 OECD 국가 중에 안전한 나라의 상위에 속한다고 하지만, 속속히 접하는 범죄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특히나 여성들에게 한국은 안전한 나라일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근본적으로는 여성의 인권과 존엄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바로 그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적인 여성비하와 무시의 경향에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과연 어떻게 해야 변화가 될까? 생각해 보게 된다.
안타깝지만 여성의 안전을 위해서는 여성이 나름대로 늘 주의와 경계를 해야하겠다.
범죄에 대한 국가적인 시스템과 개개인의 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보완되고 필요하겠다.
그런 면에서 다시 한번 이 책의 출판은 개인적으로 바람직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