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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들의 전쟁법 - 이기는 약자들은 어떻게 싸우는가
박정훈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7월
평점 :
어제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다.
전국 초등학교 교사 선발 인원이 대폭 줄어든다는 것이다. 작년대비 44% 축소된 인원을 선발한다. 지역별로 많게는 세종시를 볼 때, 작년 기준으로 1/8 수준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교대는 물론 교대생에게 이런 소식이 맑은 하늘에 날벼락과 같은 이야기 일것 같다. 정책적인 실패를 비판하며 이러한 선발공고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자로 보이는 우등생들인 교대생들은 그들 나름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여기까지 왔다. 그들은 흙수저와 금수저 논란이 있는 중에 안정적으로 취업난을 가뿐히 통과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노력으로 여태까지 버텨왔을 것이다. 그렇게 살아온 이들에게 이런 선발 공고는 얼마나 청천벽력과 같은 일일까?
가장 큰 원인은 물론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고, 선발인원을 수요인원보다 확대채용한 정책적 실패다. 하지만, 현저히 감소하고 있는 출생률로 인한 취학률의 감소인 상황을 이해한다면 어쩌면 언젠가는 닥쳐올 미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평생 직장, 평생 직업 이란 개념이 점차 상실되어가고 있다.
엄청난 속도로 발달해가는 문명에 따라 사회적으로 반영되어 여러 문제와 변화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의 사례도 그러한 변화에 따른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과 변화를 읽지 못한다면 세상에서 도태되며 살아남기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 미래가 희망적으로 보이지 않기도 하다.
이러한 어쩌면 비관적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저자는 약자들을 살아남게 한 전쟁법을 소개한다.
그간의 자기계발서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승자들의 ...'이라는 문구를 사용하였다.
강자에 포커스를 두어 우리가 선망하는 대상의 성공법에 대해 소개했던 기존의 것들과 이 책은 다르게 느껴진다.
약자들에게 무언가 희망을 줄 것같은 희망(?)을 갖게 한다.
분명 강자들은 혹은 우리가 요즘 말하는 금수저들은 많은 것을 지니고 태어나서 그들을 볼 때 부러움과 동경을 갖는다.
그리고 그들에게 근접할 수 없는 남다름을 보며 그들의 방식대로 따라가려고 하지만,
뱁새가 황새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과 같이 그들과 같이 잘 되질 않는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약자는 무엇일까?
저자는 약자로써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약자는 약점을 지닌 사람이다. 곧 시련과 역경 앞에 선 사람이다. 약자가 직면한 시련과 역경은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다. 돈이 없는 이에겐 가난이, 대학을 못 나온 사람에겐 학벌이 그들 앞에 놓인 약점이요, 시련이자 그들을 옥죄는 역경이다.p.28
지금은 강자가 된 그들도 한때는 약자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강자와 약자를 상대적인 것으로 본다. 한때는 강자인 자가 약자이기도 하고, 약자인 자가 강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물어본다. 당신은 약자인지, 강자인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약자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없다.
무조건 무언가 자원이 없는 사람이 약자라고 생각한 고정관념이 살짝 틀어지는 순간이다.
이런 개념으로 시작하여 저자는 많은 사람들과 상황을 소개하여 약자의 살아남는 방식을 이야기한다.
강자들의 점잖고 여유로운 자세와 달리 약자들이 가진 자원으로 최대한 생존하려는 방식에 주목한 것은 색다르다.
목차를 보면 약자들의 특징을 알 수 있다.
1. 약자는 강하다.(도발)
2.약자는 치열하다. (변칙)
3.약자는 스마트하다.(교란)
4.약자는 게릴라다.(우회)
5.약자는 다르다.(격돌)
6.약자는 감동적이다.(기습)
7.약자는 집중한다.(매복)
8.약자는 위대하다.(승부)
1974년 10월 30일 아프리카 자이르 공화국, 킨샤샤에서 열린 포먼과 알리의 경기를 전반적으로 쪼개 다룸으로 약자들의 특징을 하나하나 다루고 있다. 내용으로는 인물부터 동물과 국가 등 전반적으로 강약의 대조와 약자들의 생존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인물 뿐 아니라 동물들의 생존과 국가적인 강약을 다루는데 있어서는 잘 모르고 있었고, 생각지 못한 관점이어서 상당히 신선했다.
약자들이 결코 약하지 않고, 그들 나름의 법칙과 방식으로 싸우고 승리한 과정과 결과들을 다루고 있다.
사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약자와는 거리가 있어보인다. 그래서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약자와 그들의 특징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정치, 종교, 도덕성 등의 개인적인 취향에서 선호하는 것을 따르지 않고(물론 자신의 선호 등을 표현하고 있기는 하다.) 객관적으로 약자의 특징에 따라 대상을 주목하여 그 안에서 배울 수 있는 약자들의 생존방식을 잘 설명해 준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은 다른 자기계발서와 공통점도 보인다.
그들의 성공 스토리는 여러 책을 통해 이미 우리가 접한 적인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성공한 사람들 자체가 우리가 볼 땐 강자다. 그들의 의지와 남다른 창의성들 자체가 그들을 강자로 보이게 한다.
그 모든 실패를 이겨내고 성공을 거머쥔 그들의 투지와 끈기가 우리와는 달리 강자와 같이 보인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강자와 약자는 상대적이고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도 한 때 약자였던 점을 생각할 때 우리의 약자됨을 생각하며 우리는 어떻게 현재의 변화와 상황에 어떻게 의지와 우리만의 전략으로 삶의 방식을 찾아갈지 생각해보게 한다. 강자의 방식으로가 아닌 우리 약자 고유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약자들의 창의적이고 이색적인 틈새공략은 우리의 외골수 적인 편향적인 시선을 트이는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책으로 조금이나마 넓혀진 시선으로 우리의 삶으로 새로운 전략과 의지를 다지면 좋을 듯하다.
이 책은 딱 한 마디로 소개된 약자에게는 의지와 전략이 있었으며, 우리에게도 그것들이 있을 때 우리가 굴복할 만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의지와 전략을 찾기 위해 어떻게 하라는 말도 없다. 그건 우리가 스스로 고민하고 찾아봐야 할 숙제이다.
끝으로 이 책은 자신이 약자라는 생각을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에게 읽기 좋을 듯하다. 청소년이나 취업준비생 등은 더없이 좋겠고, 대상을 딱히 정하지 않아도 사실 모든 대상에게 유익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약점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다. 인간다움이란 약점을 극복하는 연속적인 과정이다. 어떻게 약점을 바라보고 그것을 이겨내느냐가 우리네 삶의 가치를 좌우한다. 타고난 약점이라는 시련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삶이 강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약점을 가진 사람이 약자가 아니다. 약점을 주어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약자다. 약점에 주저앉아 굴복하는 사람이 약자다.
반대로 약점과 정면 승부해 약점의 한계를 이겨내는 사람이 강자다. 약점을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약점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자세가 강자와 약자를 가른다.
물론 노력만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이기는 약자, 강한 약자에게 필요한 것은 의지와 전략이다. 약점과 정면으로 대면하려는 의지, 그리고 약점을 어떻게 스마트하게 돌파할지를 따지는 전략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이 두가지만 있으면 약자는 강해질 수 있고, 이길 수 있다.
p.31
약자가 의지와 전략이 있으면 강해질 수 있다. 약자는 약하게 태어나서가 아니라 의지와 전략이 없기 때문에 약자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이 책이 말하려는 역자의 역설이자 약자의 법칙이다. p.49
나라의 수저 색깔을 가르는 가장 대표적인 조건이 천연자원이다. 석유나 광물같은 자원은 사람으로 치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거액의 유산이나 마찬가지다. 자기 노력과 관계없이 두둑한 지갑을 갖게 됐으니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p.51
약자가 강자와 똑같은 방식으로 싸운다면 이길 수 없다. 강자와는 다른 것을 들고 나와 자신의 무기로 삼아야 승산이 있다......
....그(그룹 형지 최병오 회장)가 좌우명처럼 새기는 사업철학은 '반 발짝만 삐딱하게 가자'는 것이다. 자신은 남들처럼 가진 것이 많지 않으니 남들과 다르게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강자가 정한 시장의 룰을 거스르고 자기 방식대로 싸우는 약자의 승리술이다.p.92
나이키의 광고는 결과 중심이다. 톱스타를 내세우면서 "저스트 두잇(Just Do It, 그냥 해버려)"이라고 한다. 노력하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지만 시작과 결과만 있다. 어떻게 하면 그런 결과에 이를 수 있는 지의 중간과정은 생략돼 있다.
반면 언더아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땀 흘리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에 광고의 초점을 맞춘다. 언더아머의 슬로건도 "아이 윌 왓 아이 원트"다. 그냥 하면 톱스타처럼 된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열정을 바치라는 과정의 메시지를 담았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땀 흘리며 노력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언더아머의 브랜드 이미지를 동일화 한 것이다. 이렇게 마케팅에 열정이라는 스토리를 얹음으로써 언더아머는 쿨하고 세련된 브랜드가 됐다. 약자의 포지션을 전략으로 활용해 강자가 된 것이다. p.122
왜 황제펭귄은 그토록 열악한 환경에서 알을 낳고 부화시킬까. 좀 따뜻하고 바닷가처럼 먹이도 많은 곳을 선택하면 편할 텐데 말이다. 산란 시기도 왜 하필이면 가장 추운 계절을 선택할까. 이들은 바보 천치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황제펭귄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이들이 굳이 가혹한 환경을 선택하는 것은 고도의 전략적 고려의 결과다. 다 이유가 있다.
황제펭귄은 땅 위에선 약자다. 물속에선 빨리 헤엄치며 포식자를 따돌릴 수 있지만 물밖에선 뒤뚱뒤뚱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만약 이들이 따뜻한 바닷가에서 알을 품는다고 생각해보라. 알을 지키며 꼼짝도 못하는 황제펭귄들은 바다표범 같은 천적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펭귄 알을 좋아하는 갈매기가 알이나 새끼를 공격할 수도 있다. 알이 부화되려면 두달이나 걸리는데 그 긴 시간 동안 무방비 상태에 있게 된다.
그래서 황제펭귄은 천적들이 오지 못하는 혹독한 공간과 혹독한 계절을 선택해 번식의 무대로 삼은 것이다. 바닷가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의 얼음덩이 위, 그것도 폭풍이 몰아치는 혹한기라면 바다표범이나 알도둑 갈매기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두달 동안 안전하게 번식과 부화에 전념할 수 있다.
황제펭귄은 강자와는 다른 공간과 시간을 취하는 생태적 선택을 통해 번식 확률을 높였다. 번식을 위해 가혹한 환경을 기꺼이 견디는 쪽을 선택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음으로써 자손을 퍼뜨리는 종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다. 170-171p
그러나 기존의 문제 해결방식에 매달려선 절대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지금까지 남들이 걸었던 길을 똑같이 걷고, 남들이 세워놓은 관점과 철학을 답습해선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 청년 세대의 좌절은 공부를 덜 해서, 노력이 부족해서, 스펙이 부족해서 초래된 것이 아니다. 게임의 룰 자체가 달라졌는데 아직 새로운 게임에 적응하지 못한 것 뿐이다.
그러니까 뭘 해보겠다고 악착같이 살지도, 노력이 부족하니까 더 노력하자고 스스로를 질책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세상이 달라졌는데 노력갖고 될 일이 아니다. 대신 관점을 바꾸어 세상을 달리 보는 눈을 기르라고 김범수는 조언한다.....
게임의 승부를 가르는 것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다. 그는 더도 말고 딱 6개월만 앞서 남들과 다르게 보려고 노력하고 그런 습관이 몸에 배도록 훈련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면 웬만한 비지니스 트렌드는 다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숨가쁘게 빛의 속도로 펼쳐지는 디지털 시대. 약자가 해야할 것은 얼마나 남들보다 더 노력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남들과 '다르게'보느냐다.
p.185-186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말이 있다. 생존 경쟁에서 이겨 살아남은 종, 자연선택이라는 진화의 메커니즘에 적응한 생물이 바로 강한 종이다. 적응해서 살아남은 종은 강하고, 적응하지 못해 멸종한 종은 약하다. 거대함의 상징인 매머드나 공룡은 지구의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한 반면 개미 같은 곤충은 수억 년을 거뜬히 생존해 지금도 번성하고 있따. 누가 강하고 누가 약한가.
초원의 사냥터에서 초식동물은 항상 약자다. 하지만 늘 잡아먹히는 초식동물이야말로 종의 승리자다. 초원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개별 전투와 장구한 세월에 걸쳐 펼쳐지는 종의 전쟁,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어느 쪽이 더 위대한 승자인가.p.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