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박생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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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은 참 재미있다. 며칠전에 신뢰성, 영향력의 순위에서 1위로 발표된 JTBC를 안본다니?

JTBC는 지난 전 대통령의 탄핵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서 대한민국의 새 역사를 쓰게끔 기여한 언론사다.

본다니 역시나 '보수겠구나'하는 생각에 그대로 적중하는 대상들은 그 사우나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그들은 사우나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여자인 나는, 1%와는 거리가 먼 나는, 굳이 사우나를 즐기지 않는 나는....알 턱이 없는 환경이다.

그래서인지 더 궁금해졌다. 내가 알지도 알 수도 없는 세계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런지...


 이 책은 대한민국 1퍼센트 남자들이 벌거벗고 있는 사우나에서 있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쓴 책이다. 그 밖에 태권, 주인공의 주변 사람들의 말을 통해 그들의 삶과 일상도 알 수 있다. 작가는 경제적인 이유으로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던지라 사우나 업무에 뛰어든 경력이 있다. 그런 실제적인 경험을 가지고 쓴 이야기라면 조금더 내용에 있어서 신뢰되고, 현실적으로 잘 표현했을 거란 기대감이 든다.


어떤 것이 진실에 가까울지 우리에게 숨은 그림찾기처럼 남겨둔 작가는 관찰자적인 시점으로 그 안의 인물의 행동, 상황들을 묘사해 나간다. 그들의 행동과 표정, 말에서 우리는 인물의 성격과 개성을 알 수 있다. 1퍼센트의 사람들에게서는 그들만의 세계인 이 헬라홀 사우나에서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특권이 저절로 느껴진다.

그 와중에도 주인공인 태권과의 대화에서는 단지 태권이 을도 못되는 병으로써 대답하지 못할 사이다와 같은 답변으로 갑을 대한다. 엉뚱하고, (속으로 자신의 속내를 감추더라도) 겁없고, 재기발랄하게 보이는 말투는 1퍼센트의 점잖은 채하고 말을 아끼는 갑의 속내를 이끌어내는데 큰 공헌을 하는 것 같다. 때로는 짠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니꼽기도 하고, 때론 유치하고 탐욕스러운, 권위의식에 쩐(?) 갑들의 면모를 주저없이 끄집어낸다.


그와 대조적으로 보이는 태권, 공, 팀장, 프론트 여직원 등 소시민적인 삶을 사는 이들의 모습은 초라하고 궁색하게 느껴진다. 1퍼센트의 사람들에게 혹은 세상에 자신의 모습들에게 친절, 연기를 팔아 제공하고 그것으로 돈을 벌고 살아간다. 자신을 위해 살아가고(유인원 아저씨), 자신의 가치에 살아가며(프론트 여직원), 자신의 개성(성격)을 따라 살아가지만(팀장) 결국은 누군가의 하수인같은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의 사는 모습은 그냥 현재를 살아가는 딱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그런 우리에게 1퍼센트와 세상의 법칙, 권위 앞에서에서 소위 '권리'라는 것을 3차례 가량 주인공의 여자친구의 말을 언급하며 우리가 현실가운데 권리를 누려도 된다고 말하는 듯하다. 정작 대단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보니 대단한 것들이 대단한 게 아니었더라는 것이다. 1퍼센트의 사람들 역시 후줄근한 사우나복을 입으면 별거 없고, 나 또한 당당히 그들 안에서 벗고 다녀도 다른게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직원들은 사우나에 들어가지 않는 법칙에 대해 우리는 들어가지 않는다 라고 한다. 탕에 그들의 흐느적이는 괄약근으로 똥물이 되었다는 등 이유로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태권이 소설가의 태권과 사우나 매니저의 태권으로 마주하여 이야기하는 장면은 참 인상적이었다.

사실 쉽게 넘기기엔 천천히 읽어야 할 필요를 느껴서 3번 가량 차근히 읽어봤다.

결국은 1퍼센트의 사람뿐 아니라 우리 각자도 투텁고 단단한 관념의 벽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우리에게 하나의 웃음으로 긴장을 풀고 마음을 느슨하게 열기를 마지막에 이야기 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해야 한다. ~되어야 한다. ~이어야 한다. 라는 고정관념이 아니라

각박하고 관념의식으로 철벽이 처진 세상에서 여유를 갖고 그런 관념의식에 매몰되지 않고 담담한 자세로 살아가길 ...

우리 나라 현실에 대한 고발과 더불어 거기에 물과 같이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보았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책을 읽고 그 책 내용을 기억하며 쓰자니

이해가 잘 안되던 장면이 떠올랐다.


"아니, 그러니까, 꼭 그렇게 비위를 맞춰야 하냐고요. 그 사람들, 아니 회원님들께선 그냥 왔다가 옷 갈아입고 골프 치고 헬스하고 목욕 한번 하고 집에 가는게 전부잖아요."....

"태권씨, 생각이 너무 많네요.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아요.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건 운동복에 대한 것과 사우나에 대한 것 두개면 끝입니다."

"아니 생각이 아니라 의문이잖아요. 팀장님은 내가 왜 이래야 하나 화나고 불쾌한 적 없어요?"

p.36  


아니 면접보러 간 주제(?)에 돈을 받으려면 하라는대로 해야하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태권의 저와 같은 당돌한 질문을 나는 당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무슨 일자리라도 구하려던 태권이 할 수나 있을 말이었을까?

아니 왜 이 장면을 굳이 작가가 넣어야 했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뒷 장면을 계속해서 읽어보니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하는 것이 보였다.


세상에서 우리에게 많이 생각하지말고 돈, 소유 등에 대해서만 생각하라고 하지만

그것들을 위해서 우리의 자의식, 자존심도 버리고 우리의 가치마저 하락시키고 우리의 권리마저 포기하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에게 묻는 질문을 넣은게 아닐까?

질문조차 하기를 포기하고 단지 지금에 급급해서 살아가는게 아닐지...

그러지 않아도 혹여나 그렇게 해서 올라간 그 특자리가 대단한게 아니던데 말이다.


이래저래 많은 생각들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이 책이 나는 참 좋았다.

시대의 고발에 그치지 않았고, 단지 JTBC에 편승되게 무언가를 말하는 것이 아닌 것이 참 좋았다.

결말은 그냥 찝찝함을 줄지 몰라도 시원시원한 주인공의 말과 나 자신에게 남겨진 생각과 질문을 주었다.

이 가을 생각하고 찾고 깨달아가는 즐거움(?)을 준 좋은 책이었다.


'나는 젊다. 그건 살면서 한 번쯤 뒤통수를 맞아도 웃어넘길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게 열정의 힘이다.'

돌이켜보니 그 때의 나는 순박했다. 지금의 나라면 마지막 단락을 이렇게 바꿨을 거다.

'나는 아직 젊다. 그건 이 사회에서 누군가 나를 털어 갈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게 그들이 지닌 열정의 힘이다.'

p.11


"아니, 내가 태권을 좋아하는 몇 안되는 이유야. 난 쓸데없이 바지런한 인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건 인간의 권리 중 하나를 포기하는 거니까."

"무슨 권리?"

"게으를 권리. 게으르게 늘어질 권리. 그건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다 자연스럽게 누려야 할 권리지. 언젠가부터 우리 인간들만 그걸 죄악시하게 되었지만."

p.42


아버지가 경멸하던 그 무료함 말이다. 그 무료함을 즐길 수 있는 남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 이 헬라홀이었다. 인간의 게으를 권리를 당당히 드러내는 장소가 여기였다. 게으른 거, 그거 지금 이 시대에는 아무나 못하는 거구나 싶었다.

p.57


"태권, 인간에게는 권리가 있어."

"또 무슨 권린인데?"

"인간은 그러니까... 홀딱 벗은 인간 앞에서는 같이 당당하게 홀딱 벗을 권리가 있는 거지."

생각해보니 우리는 그리 당당하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벗을 권리는 뭐 둘째 치고 씻을 권리조차 행사하지 못했다. 팀장도 씻을 때 언제나 구석 자리에 숨어 조심했다. 나와서 옷을 갈아입을 때조차 로커룸에 사람이 없을 때를 골랐다.

p.95


근데 오늘은 잠이 안 오더라. 머릿속만 막 복잡해지고. 그러다 내가 호떡처럼 여겨지는 거야. 반죽일 때는 내가 그래도 뭔가 될 거라 믿잖아. 그런데 모양이 만들어져도 그냥 기름판 위에서 꾹 눌리는 인생이잖아. 멋있지도, 대단하지도, 끝내주지도 않고 그냥 호떡."

p.119


"아무래도 소설가는 나를 친구로 여기지 않는 것 같아?"

"와 친구요? 그건 좀 이상하네."

그때 나는 손걸레로 거울을 닦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말이야. 좀 아닌 거 같아. 안그래? 그런 느낌이 있다고."

나는 손에 쥐고 있던 손걸레를 잠시 내려놓았다.

"회원님, 그건 당연하죠. 너무 바라는 게 많은 거 아니세요? 저는 여기서 일하는 직원지요. 그리고 회원님 덕분에 월급도 받죠.

그 때문에 회원님은 제 친절을 사잖아요. 그러면 거래는 끝입니다. 하지만 우정을 사려면 그 이상이 필요한 거 아니에요? 노동이 아닌 영혼의 값인데."

그는 빤히 나를 쳐다보았다.

"그게... 얼마면 돼?"

"뭐, 제가 굳이 회원님께 영혼을 팔고 싶진 않고요."

p.162


"내 생각에는.... 치킨이나 피자나 다 그래. 그러니까 정말 배가 고플 때는... 사실 삶은 감자를 입안에서 식혀가면서 천천히 씹으면 닭고기 맛도 부침개 맛도 전부 다 나. 어려을 적에, 그러니까 가난해을 때, 난 그래어. 지금도 입맛이 없으면 감자를 쪄서 입안에서 천천히 식혀가면서 먹네. 오래오래. 그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 실은 지금도 그래. 감자야, 감자. 감자가 최고야. 이 세상의 행복은 감자 안에 있어."

p.177


"나 한번 쯤은 내 인생의 주인공이고 싶어."

"그건 그냥 연극일 뿐이잖아.?"

공은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태권, 아직도 모르겠어? 진짜 삶에 주인공이 어디 있어? 주인공이라 착각하지만 다들 누군가의 하수인이지. 가짜 인생 연극에는 그나마 주인공이 있단다."

공은 새 맥주 캔을 땄다.

"태권, 나는 계약을 파기할거야. 태권은 여기서 계속 일할 거야? 생각해봐. 인간은 누구나 떠날 권리가 있는 거잖아."

p.200


나는 떠나지 않았다. 대신 헬라홀 남자 사우나에서 일하면서 어금니처럼 당분간의 생계를 책임졌다. 우리의 앞날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물론 특별한 계획도 세우기 힘들었다. 나나 그녀나 모두 뼈대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의 앞날은 탄탄대로가 아니라 꿀렁거렸다. 게임 속 캐릭터처럼 쉽게 게임 오버되기 쉬운 인간들이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싶었다. 우리는 그냥 살아간다. 그건 용기나 낙천, 열정 같은 단어로 포장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다. 보험 없는 삶이지만 내가 사는 삶이니 타인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었다. 희한하게도 헬라홀 남자 사우나는 그거 하나는 내게 가르쳐주었다.

 물론 헬라홀의 회원님들이 가르쳐준 건 아니었다. 그냥 벌거벗은 1퍼센트 남자들 사이를 덤덤하고 시크하게 걷다 보니 습득해 버린 거였다. 대단함이 대단한 게 아니니까 대단해봤자지 이사람아, 같은 담담한 자세.

p.213


"그냥, 운전기사하고 기분 전환 겸 일주일쯤 동남아 놀러갔다왔는데 별거 없네. 그냥 그래 똥남아. 역시 여기저기 다녀도 우리 나라가 제일 살기 좋아. 그럼 된거 아냐?"

나는 그냥 세탁물이나 버리러 갈까하다 말문을 열었다.

"뭐, 회원님께는 그렇겠죠. 돈 많으면 살기 좋은 나라죠. 아닌 사람한테는 아니고."

p.216


의정부에서 돌아오던 버스 안에서 그런 생각을 했다. 언젠가 이곳의 이야기를 쓴다면 무덕하고 초라한 상류층 남자들의 사우나를 헬라홀이라 부를 거라고.

1퍼센트의 사람들만, 혹은 자신을 1퍼센트라고 믿는 사람들만 빠져드는 그곳은 분명 어마어마한 구멍이었다. 위험한 맨홀 같기도 하고 시공간이 일그러진 웜홀 같기도 한 헬라홀이었다. 한번 빠진 귀한 사람들은 쉴 새 없이 달리고 땀을 빼며 영원을 꿈꾸지만 훅 꺼져 사라질 때까지 빠져나가지 못하는 구멍, 헬라헬라 헬라홀.

p.229


"아니야, 그럴 거면 평범한 사람으로 했어야 돼. 소설가는 늘 날을 세우고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 그런 존재야.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고. 그런데 너는 노예의 삶에 순응한 거야. 그곳에 있는 1퍼센트 남자들의 부와 여유를 동경하다보니, 노예의 삶을 수긍하게 된거지. 부끄러운 일이라고."

.....

하지만 헬라홀에서 빠져나오니 나는 여전히 단단하고 두터운 관념의 세계에 빠져있었다. 생각해보니 그건 내가 헬라홀에서 보았던 1퍼센트 남자들이 보여준 1퍼센트 남자여야만 한다는 고정관념과도 다른 듯 비슷했다. 나는 여전히 어리석었다.

..............

그래, 그건 비웃음이 아니었다. 온전한 웃음이었다. 웃는 건 중요하다. 단단한 세계의 벽은 웃음 덕에 구멍이 나면서 조금씩 허물어진다. 그 벽에 구멍이 뚫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우리가 사는 관념의 세계는 아주 단단하고 대단해 보이지만 웃음 때문에 작은 구멍이 뚫리고 그 구멍으로 빈틈이 보이면서 무너진다. 헬라홀에 빠진 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너무 단단한 사람들도 그걸 모른다. 각자의 관념의 링 속에서 돌고 있으니까. 하긴 세상 사람 누구나 세상을 쉽게 말하지만 결국 우리는 빈 맥주병의 공기에 불과한 존재인지도 모르지. 그렇게 생각하자 맥주병에 든 생쥐가 된 것처럼 귀가 먹먹해져 왔다.

p.24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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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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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건지, 원래 그랬던 건지 모르겠지만,

요즘 출판되는 책들 중 상당히 많은 책들이 일본 작가들이 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에세이 소설 등의 저자에 일본인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꽤 방대한 분야들을 주제로 다루는 일본인들의 전문성, 다양성이 놀랍다는 것이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어 함부로 말하기 굉장히 조심스럽지만,

사회적인 주제, 인간의 심리, 남녀의 관계가 많은 주제로 사용되는 우리나라의 책들을 생각하면

국가적으로도 차별성이 느껴지는 듯해서 재밌기도 하고 약간 아쉬운 면도 있다.

오래 전이지만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클래식을 상당히 전문적으로 다루는 걸보며 '이런 드라마가 있다니!!'라는 생각에 재밌게 봤었다.

이젠 클래식을 다루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그 책이 무려 구상만 12년이며, 11년의 취재, 7년간의 집필 끝에 완성되었다.

그렇게 오랜 기간을 들이며 나온 책임을 생각할 때, 작가의 끈기와 노력 끝에 드디어 독자들에게 읽을 기회가 왔다는 것이 내게는 너무 감격스럽고 기대되는 일이었다. 우리 나라에선 이렇게 클래식을 다루는 책이 있었나?라는 생각도 들고 너무나 반갑기만 하다. 또한 몇 년 전에 쇼팽콩쿠르에 조성진 군이 1위를 했던 것도 있고 해서 콩쿨를 다룬 이 책은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온다 리쿠의 소설은 처음 읽어봤다. 처음부터 저자의 책을 7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으로 시작해도 될까 싶다가도 좋아하는 주제를 다룬 책인데다, 주변의 평이 워낙 좋고 쉽게 넘길 수 있는 이야기라기에 집어 들었다. 다른 책들과 읽는 바람에 읽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콩쿨의 과정에서 다루어지는 각 개인들의 생각과 상황이 절묘하게 클래식 음악과 어우러져서 음악 못지않은 감동과 섬세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심리적인 묘사와 상황, 음악과 관련한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들이 우리가 경험하는 것과 다르면서도 비슷할 수 있는 것이기에 흥미롭고 인상적이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인물들이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저자가 얼마나 오랜 기간 이 책을 위한 노력과 시간을 기울였으며, 음악에 대해 상당히 고심했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콩쿨이라는 주제로 시작했지만, 정작 저자는 콩쿨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었던 것 같다.


저마다 다른 음악을 가지고 있는데 며칠 후에는 또 누군가 떨어진다.

선택받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갈린다.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비교당하고, 순위가 매겨진다.

"콩쿨는 정말 부조리 해."

p.284

그렇게 음악에 대해 순위를 내리는 부조리함함을 이야기하는 인물들의 대화는 사실 작가가 가졌던 생각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 순위로 판단되는 우열에서 나타나는 '천재'라는 존재도 심사위원들을 통해서 기프트로 봐야할지 저주로 봐야할지 혼동과 의심을 갖게 한다. 사실 개인적인 취향일 수 있는 예술의 세계에서 어떤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예술가들에게 굉장히 잔인한 행위로 보인다. 예술가 고유의 표현, 개성이 그것만으로도 당연히 인정받아져야함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회라는 것을 적용하여 가치가 평가되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상당히 괴로운 일이 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갖는 회의적인 시각들이 이해가 되고, 나또한 그러한 매정함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음악과 문학을 비교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문학 역시 예술이지만 그 가치가 어떤 수상 등으로 판단되어지는 것에 대해 작가가 가진 생각이 이책에서 다루는 음악의 그것에 반영된 것이 아닐까 내 나름 생각해봤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 해본다.

만약에 대회, 콩쿨 등 평가 프로그램이 사라진다면 어떨지 말이다.

그런 것들이 정말로 아주 오랜 과거에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예술가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원하는 예술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었을까?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그것들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물론 평가하는 것들로의 자유로움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소비하는 소비품으로 가치가 매겨지고 그 안에서도 인기와 비인기로 나뉘어졌으며 다른 예술들을 의식하면서 예술의 세계에 몸담을 수 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과거엔 어쩌면 장소와 환경의 제약을 받아서 에술의 세계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하지 못한 예술인들도 많지는 않았을까?


책에서 4명의 인물이 나온다.

가자마진. 그는 그야말로 집에 피아노 한대 없는 양봉가 집의 아들로 아버지의 직업의 특성상 이동을 하며 다니고 연습 또한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기회가 되는대로 빌려서야 할 수 있다. 하지만 타고난 음악 천재다.

아이덴 아야. 엄마의 원조에 힘입어 재능이 일찍 발굴된 천재소녀다. 엄마의 부재로 오랜 공백기를 갖은 천재가 콩쿨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이르렀다.

마사루 누가 봐도 훈남에 훤칠한 하지만 실력 또한 못지않은 실력자다.

다카시마 아사키.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결국은 회사원으로 진로가 바뀐다. 하지만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콩쿨에 도전한다.


대략 이런데 그들이 콩쿨에 지원하게 된 계기, 그들이 음악과 함께한 여정. 그들이 가진 경험과 실력에 근거한 예술성은 각자 다르다.

모두 자신의 색채를 가지고 연주에 임하고 있고, 그 고유함을 이 콩쿨에서 인정받는다.

그들이 음악을 사랑하고 갖고 있는 고뇌와 고독함, 극복은 저마다 다르다.

소설 초에 그런 이야기들을 접하고 나면 이들에게 도대체 콩쿨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저자는 가자마 진이라는 알 수 없는 신이 내린 천재성을 가진 한 소년을 통해 콩쿨이라는 것이 평가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고, 더 이상 그를 뛰어넘을 사람은 없고, 유일무이해 보인다.

그냥 그 존재는 거기서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다.

아무런 과정도, 바탕도 없는 음악성이 다분한 천재가 여태까지 전문가들이 다져온 음악의 세계에 혜성과 같이 등장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다.


예선과 본선에 이르기까지 그냥 각자의 실력을 드러내기만 해 보이는 콩쿨이라는 곳은

단지 거기에 의미가 있지 않은 듯하다.

콩쿨의 시작에서 끝까지 수많은 과정과 내적 갈등과 극복과 깨달음이 있는 시간으로 저자는 주목한다.

천재를 통해서 단지 순위를 가치를 매기는데 그치지 않고

그런 천재의 등장은

다른 이에게 새로운 음악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하고, 다시 음악을 시작할 결심을 갖게 하며,

포기했던 자신의 길을 재발견하게 한다.

또한 콩쿨은 다른 이들의 음악을 접하며 다양한 예술의 세계를 경험함으로 보다 신선한 자극이 됨과 동시에 자신의 음악 세계에 대해 더욱 자신의 색깔을 갖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콩쿨과 천재라는 것은 회의적인 저자의 시각이 다시끔 정리된다.

​거기서 기프트라는 것을 본 것이다.

콩쿨이라는 특성상 정말 다양한 나라, 개성, 해석이 모이게 된다. 그것들이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공유돼 서로 대화하게 한다. 음악을 통해서 알 수 없었던 개인들 고유의 특성들을 보게 된다.

그런 것들을 서서히 알아가고 음악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은 감동이 되기도 하고, 희망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겐 자연으로 돌려주는 일이고,

누군가에겐 새롭게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이고,

누군가에겐 다시 본연의 자리를 찾는 것이고,

누군가에겐 즐기는 최고의 것이고,,,


나에게는 음악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설레는 것이었고, 이별을 통보한 매정한 남자 같은 것이었고, 나조차도 거절 받기 싫어 손을 놓아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음악은...

그 자체로 즐기는 것이고, 더욱더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것이고,

또 지금 즐길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다카시마 아사키가 느낀 콩쿨 내에서의 열등감, 음악을 향한 애정은 비음 악인으로써 공감이 되기도 했다.

당연히 음악전문인들의 세계가 되어야 할 콩쿨에 비음악인이 나타난 것은 어쩌면 소외되고 혜택을 누리지 못한 비주류에 대한 저자의 배려이자 새로운 용기를 주는 인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현실적으로 보게 되는 주부로써 한 가정의 가장이 음악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말리고 싶은 상황이라고 웃으며 말하겠지만,

하여튼 그의 용기와 도전에서 그리고 길을 찾아가는 고뇌 어린 독백들에서 음악을 향한 사랑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콩쿨과 천재...

그것들, 그들을 통해서 소개되는 음악에서

새로운 세계를 접할 때 감격과 기쁨, 삶의 동력이 된다.

잔인함을 떠나 그들 안에서 더욱 자극이 되고 소통이 되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길 기대하는 게 되었다.

음악을 더욱 즐겁게 들을 수 있는 보충된 곡과 음악가들에 대한 설명과

과장되어 보이지만 음악을 모든 상상력을 끌어내 글로 표현.

여러 인물과 사물에 대해 통찰력을 갖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보여준 것.

그리고 음악의 본질을 생각함으로

이 책에 깊은 인상을 갖고 나서

이 책의 문을 열고 나올 수 있었다.  



 ​  


봐, 비슷하잖아. 콩쿨와 신인상의 난립. 똑같은 사람이 인정받기 위해서 온갖 콩쿨와 신인상에 응모하는 것도 똑같아.

그걸로 먹고 살수 있는 사람은 양쪽 다 극히 일부지. 자기 책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사람, 자기 연주를 남에게 들려주고 싶은 사람은 바글바글한데, 둘다 사양산업이라 읽을 사람도 들을 사람도 한 줌밖에 안돼.

미에코는 쓴 웃음을 지었다. 세계적으로 팬들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젊은 팬의 확보는 절실한 과제다.

마유미는 말을 이었다.

하염없이 키를 두드려대는 것도 비슷하고,

언뜻 보면 우아해 보이는 점도 비슷해.

사람들은 이미 완성된 화려한 무대밖에 보지 않지만, 그걸 위해 평소 아찔하리만치 오랜 시간을 얌전히 틀어박혀 몇 시간씩 연습하거나 원고를 써야 해.

....

그런데 콩쿨도 신인상도 자꾸 늘어나기만 해.

급기야 다들 필사적으로 신인을 찾지. 이유? 둘다 그 정도로 지속하는 게 어려운 장사라 그런거야. 평범하게 하면 탈락하는 치열한 세상이니까 항상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피를 수혈해야 해. 안그러면 바로 관계자들이 줄어서 시장 자체도 줄어들어. 그래서 모두들 언제나 새로운 스타를 찾는 거야. 투입 비용이 달라, 미에코는 그렇게 반박했다. 소설은 및천이 들지 않으니 괜찮지만 우리가 얼마를 투자한다고 생각해?

....

악기값, 악보값, 레슨비, 발표회비용에 꽃다발 값에, 의상까지, 유학 비용에 교통비, 어, 또 뭐가 있지?

경우에 따라서는 대관료나 인건비도 떠맡아야 하지. 시디 제작도 자비 제작에 가까울 때가 있고. 전단지나 광고비도.

가난한 사람은 꿈도 못 꿀 장사야. ..

세상어디를 가도 음악은 통해. 언어의 장벽이 없어.

감동을 공유할 수 있어. 우리는 언어의 장벽이 있으니까, 음악가가 정말 부러워.

p.25-26


그걸 경험한 사람이 아니면 전달되지 않고, 글자 그대로 말로 설명할 수도 없다. 하물며 그만한 투자를 하고도 결코 수지가 맞지 않는 이 바닥에서, 일단 '그 순간'을 경험하면 그런 고생은 전부 잊어버릴 정도로 크나큰 환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그렇다.

결국 누구나 '그 순간'을 원한다. 한번 '그 순간'을 맛보면 그 환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만큼 '그 순간'에는 완벽한, 지고한 경험이라 할 수밖에 없는 쾌락이 있다.

p.27


그보다 부러운 건 중국 참가자에게서 느껴지는 탄탄한 자기 긍정이다. 일본인은 좀처럼 갖기 어려운 정신이다. 일본인이 말하는 '본연의 모습'은 타인에 대한 콤플렉스나 자신감의 부재, 불안한 자아 정체성에서 달아나기 위한 핑계다. 다양한 갈등을 거쳐 손에 넣을 수 있는 '본연의 모습'을 저들이 처음부터 당연하게 갖고 있는 건 혹시 중화사상과 일당독재 체제 때문일까, 그런 생각을 하고만다. ...

흔히 말하는 한류스타를 볼 때도 드는 생각인데 가나데는 그들에게서 올곧은 정열과 이런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일종의 '처연함'을 느낀다.

그들이 민족적으로 갖는 '격렬함'과 '처연함'은 드라마틱한 클래식 음악과 궁합이 좋다.

p.183-184


선생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이 음악을 드넓은 곳으로 데리고 나갈 수 있을까요?

소년은 저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살랑살랑 몸을 흔들며 가만히 선생님에게 속삭였다.

언젠가 반드시 선생님과 약속한 대로, 음악을 데리고 나가겠어요.

p.310


흔히들 심사위원은 심사하는 입장이면서 동시에 심사 받는 입장이라고 한다. 심사 내용으로 그 사람의 음악성이나 음악에 대한 자세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안다고 생각했다.

미에코는 울적한 마음으로 생각했다.

심사는 두려운 일이라는 것을. 자기의 음악성이나 인간성을 드러내는 일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너새니얼이 그런 것처럼, 지금까지 결코 그것을 실감하고 이해했던 건 아니었다.

p.319


정말이지, 이토록 부조리하고 잔혹한 이벤트가 또 있을까?

...

이토록 잔혹하고, 재미있고, 매력적인 이벤트가 또 있을까?

예술에 점수를 매길 수 있는가? 그렇게 묻는다면 누구나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 대답하리라. 물론 누구나 머리로는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속으로는 우열이 갈리는 순간을 보고 싶어 한다. 선택받은 자, 승리한 자, 극히 일부에게만 허락된 기프트를 보고 싶다. 거기에 많은 노력이 들수록 환희와 눈물은 보다 감동적이고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도 거기에 이르는 과정을, 사람들의 드라마를 보고 싶은 것이다. 정점을 찍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을 보고 싶은 동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사람들의 눈물을 보고 싶은 것이다.

p.366


음악은 행위다. 습관이다. 귀를 기울이면 거기에는 언제나 음악이 가득하다....

p.374


"실례지만 꽃꽂이라는 건 모순 아닌가요? 그야말로 자연계에 있는 것을 꺾고 따다가 살아 있는 것처럼 꾸미잖아요. 어떤 의미로는 살생을 해서 인위적으로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다니, 모순되지 않나요?"

....

"모순되지"

"하지만 애초에 우리는 무언가를 살생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모순된 존재야. 우리가 생존하기 위한 기본, 먹는다는 것 자체가 그렇잖니? 먹는다는 것 자체가 그렇잖니? 먹는다는 행위의 즐거움은 죄악과 종이 한 장 차이다. 나는 자연을 그릴 때 언제나 꺼림칙한 죄책감을 느껴. 그래서 완성한 순간을 최고의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단다."

p.499


가자마 진이 터뜨린 것은 음악교육이 아니다. 그가 가진 재능이 기폭제가 되어 다른 재능을 감추고 있던 천재들을 일깨운 것이다. 틀에 박힌 연주나 그저 기교만 뛰어난 연주가 아니라 진정 개성적인 재능을, 가자마 진의 연주를 촉매 삼아 개화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호프만이 설치한 폭탄.

그 결과가 바로 지금 눈앞에 있는 천재의 연주인 것이다.

그랬나...

우리는 이미 수많은 '기프트'를 받았다. '재앙'이 아니었다.

멋진 '기프트', 호프만이 보낸 선물을 이토록 명확하게, 바라 마지않던 형태로 받지 않았나.

미에코는 자신이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야의 연주가 훌륭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호프만의 유지가 이토록 똑똑히 전해졌다는 사실에 감격한 것이다.

그랬던가.

환희에 넘쳐 연주하는 아야의 모습에 가자마 진의 연주가, 마사루의 연주가, 호프만의 연주가 차례로 겹쳐졌다.

그 모습 하나하나가 한없는 환희로 가득한 '기프트'인 것이다.

이런 요행이 또 있을까.

그것을 이 자리에서 직접 느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멋진 체험인가.

p.579-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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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 소녀 로스쿨 가다 - 가수 이소은 뉴욕 로펌을 사로잡다
이소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책 한 권을 볼 때 우리는 소설이다. 에세이다. 과학도서다 라고 편리를 위해 한 분야로 구분짓는다.

하지만,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 책을 통해서 단지 한 분야에서의 정보만을 이끌어내는데서 그치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성경의 경우에 법, 정치, 건축, 천문,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책 한권만을 가지고 이야기 할 수 있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려고 했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가수 이소은의 로스쿨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었다.

신기하게도 내가 읽은 책들 중 몇 권에서나 이 책을 인용해서 이 책을 알게 되었는데, 그 내용은 육아, 교육법 관련한 것이었다.

인용된 글들이 말처럼 인용인지라 길지 않았는데, 그 말, 글이 진실되고 생각지 못할 지혜가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초등학교 때부터 로스쿨 졸업까지 자신의 성격과 기질, 열정을 따라 로스쿨까지 오게 된 이야기들, 로스쿨에서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공유했다.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노래를 좋아했던 팬으로, 그녀의 목소리가 남다르며, 흡인력 있음을 높이 평가했었다.

그런 저자가 공부를 위해 유학을 간다는 이야기에 요즘 말로 '엄친딸'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저자의 노래를 들을 수 없음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음악 뿐 아니라 정의와 사회에 대한 열정이 있었고, 그를 위해 새로운 방향으로 삶을 전환하는 모습은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모습이었다.

가수가 되기 전의 저자의 어린시절 이야기에서 보이는 어린 마음의 상욕심, 무모하지만 용기있음, 자신감은 타고난 것 같은데, 그런 성격을 보며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이라 부럽기도 했고, 그 스토리가 참 흥미로웠다.


또한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도전했던 로스쿨과 그 안에서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안쓰러웠다.

하지만, 하나하나 극복해나가는 그녀의 도약의 이야기는 또 안쓰러운만큼 멋지게 느껴졌다.

극한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부던히 노력하고, 끈질기게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부어 로스쿨의 학업에 담는 열정과 끈기가 대단하게도 보였다.

이렇게 하면 못할 일이 없겠다라는 생각부터, 안일하고 편안함에 삶에서 이미 열정과 노력을 상실한 나 자신을 도리어 발견하고 도전하고 싶은 생각까지 여러가지의 것으로 내 온 신경과 마음을 휘져어 놓는 듯 했다.


나는 어떤 것을 위해 끝까지 인내하며 노력해보았을까?

좌절함으로 포기한 선택들에게 핑계거리를 너무도 쉽게 가져다 준건 아닐까?

두려움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행동들을 어떻게 하면 뒤집고 나아갈 수 있을까?

나는 나의 한계를 어디까지 두드리며 열심을 내었었나?


작은 소녀의 로스쿨 이야기는 그렇게 나에게 많은 질문을 남겨주었다.


또한, 그녀가 OCI(On CAmpus Interview)에서 받은 인터뷰 질문은 내게도 질문이 되어 나의 삶과 선택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질문들이었다. 그러한 질문에 내가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성실하게 대답해 본 것은 거의 처음인 것같다. 부끄럽지만, 그 질문들은 나의 삶에서 익숙치 않은 질문이었다. 아마 그러한 제대로 된 질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놓쳐서 현재 안주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지도 못한 최악의 성적결과를 받고, 엉뚱한 대답과 실수로 일상이 되는 저자의 로스쿨 이야기는

이 이상의 극한 부끄러움을 없을 것이라듯이 정직하게 소개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 와중에서도 왜? 라는 질문을 멈추지 않았고, 새로운 일들에 도전하는 행동을 함으로 그녀의 일상을 뒤집는다.

정말 미치도록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극한의 한계에 치달은 중에도 여러 격려와 동기들에 힘을 입어 두려움을 극복하는 스토리는

우리에게도 갈 길을 계속 나아가라고 격려하는 듯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절대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늘 발전을 위해 고민하며 도전하는 그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노력은 실로 놀랍다.

실패하지 않을까 조바심치고, 무언가 잘못 사는것이 아닐지 늘 전전긍긍하는, 다름 사람과 비교하며 우열을 가리는 나의 삶에도

저자의 그러한 힘들고 좌절된 삶에 대처하는 에너지는 여러모로 도전에너지로 전이되어져 다가왔다.


또한, 매번 만나는 사람 뿐이고, 같은 일상으로 안정이 일상을 점령하려는 내 삶에

이 책은 내가 살지 않는 새로운 환경, 인식, 가치들을 소개하며

내 시야의 지경이 확장되는 느낌도 선사해주었다.


에세이를 통해서 이렇게 삶을 고민해보고, 도전받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삶에 대한 통찰을 힘입어 세상을 보는 시각은 새롭게 되기도 했지만,

내 삶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져보게 하고

상황이나 환경을 보지 않고 부딪히고 용기내게 하는 책은

흔치 않다.


그의 성장기를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새롭게 나의 삶에 대한 진지한 질문들을 던져보도록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다.

 

단순히 젊은 사람의 도전과 극복이라는 단편적인 주제만으로 이 책을 접근하지 말고

나의 경우처럼 

이 책이 당신의 삶에 주는 생각지 못한 선물에 당신의 시간을 내어보길 바란다.


The journey is the reward(여정 자체가 그 보상이다.) -스티브 잡스-


이런 시간들을 보내며 내가 깨달은 건 미래보다는 지금, 여기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아주 보편적인 진리였다. LSAT만 치르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일 것 같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던 것처럼 미래의 언젠가를 위해 지금을 참고 견딘다고 생각하면 난 영원히 행복해질 수 없을 것이다. 그보다 차라리 현재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p.36


마음 속에 소망만 품고 있는 경우와 소망을 이루기 위해 행동으로 옮긴 경우는 엄연히 다르다.....

그러니까 "그런 건 해서 뭐하게?"라는 말은 자신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함부로 해선 안되는 것 같다. .p.63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다음 날에도 친구들은 싸늘한 시선으로 나를 대했고, 나는 여전히 혼자였다. 하지만 난 더 이상 상처받지 않았다. 엄마가 침묵 속에서 이렇게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소은아, 넌 정말 강한 아이야. 엄마는 그걸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어. 이번 일도 현명하게 잘 넘길 거라고, 엄마는 굳게 믿고 있단다."

잔소리나 훈계 대신 그저 나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보여준 엄마....

내가 그 일을 계기로 전보다 더 강하고 현ㄴ명한 사람이 된 게 맞다면 그건 모두 엄마 덕분일 것이다.

p.76


아주 나중에 알았다. 부모가 자식을 그저 믿어주기만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당신이 이미 경험하고 겪어봐서 눈 감고도 알 수 있는 길을 자식이 걸으려 할 때, 어디에 돌이 있고 웅덩이가 있는지, 어디에 쉬어갈 나무 그늘이 있는지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안 들리 없다. 자식이 눈에 뻔히 보이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웅덩이에 빠져도 그저 믿고 기다려주는 마음. 그런 엄마덕에 나는 누구보다 많은 도전을 해보고,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두려움을 이기는 법을 터득하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p.78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결과일 테지만 아빠는 이번 학기에 네가 잘할 수 있을거라 기대한 적이 없단다. 너에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 학기 지나고 또 한 학기가 지나면 더 나아질 거고, 1년이 지나가면 아주 잘하기 시작할 걸로 생각한다. 아빠는 네가 창피해하거나 자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이 결과로 실망하지도 말아라. 아빠는 너의 모습 전부를 사랑하지, 한두 가지 것으로 사랑하진 않는다는 걸 명심해라.' p.81


만일 내 직업을 단순한 돈벌이, 밥벌이라고 생각한다면 난 진정으로 열정을 기울일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일이 사람들에게, 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항상 고민해왔는지도 모르겠다. 한 기업의 CEO,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집에서 살림하며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각자 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하고 그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다면 그 일은 직업 그 이상, 삶 자체가 된다고 생각한다. p.99


어쩌면 우리 모두는 자신에 대한 회의와 질문을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발견하면서 그렇게 조금씩 답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계속되는 콜온에 완패, 또 완패를 거듭하면서도 크게 절망하지 않았던 건 나 자신이 질문 속에서 답을 찾는 과정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은 답을 몰라 머뭇거릴지라도 언젠가는 정답에 가까워지리라는 희망, 내가 콜온을 통해 배운 건 바로 그 희망이었다. p.115


삶이 내게 할말 이 있었기 때문에 그 일이 내게 일어났다.

은희경 작가 소설<새의 선물> 중 p.139


"인생에서 가장 창의력을 발휘한 때가 언제, 어떤 일을 하면서였는지 말해볼래요?"

,,,,

"일을 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본 적이 있나요? 모든 한계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을 새로운 지평으로 올려본 적 말이에요."

,,,,,,,,

"누군가에게 비판을 듣고 그걸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았던 경험을 얘기해보세요."

p.173-174


마음속의 풀리지 않는 모든 문제에 대해 인내하라. 잠긴 방처럼, 외국어로 쓰인 책처럼 의문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해답을 얻으려 하지 말라. 너는 답대로 살 수 없으므로 답을 얻을 수 없다. 지금은 그저 의문을 품고 살라.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 삶이 해답을 가져다 줄테니.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 p.175


소은아, 네가 노래를 하는 동안 아름다운 소리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었다면 이제는 인간의 욕심에서 빚어지는, 수많은 사회적 갈등을 풀어햐 하는 사명이 주어졌단다. 무거운 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삶의 소중한 원동력이 될거라 믿는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기 권리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 같더구나. 하지만 아빠 세대는 평생 권리보다는 의무를 먼저 생각하면서 살아왔단다. 아빠는 의무가 권리보다 때로는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권리를 앞세우고 의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특히나 네가 법조인이 된 이후로는 더욱 그렇다. 네 직업은 특권이 아닌 의무다. 그걸 잊지 말거라.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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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 권 독서법 - 하루 한 권 3년, 내 삶을 바꾸는 독서의 기적
전안나 지음 / 다산4.0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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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흥미롭게 여기는 분야를 찾았을 때, 조금더 재밌게 즐길 환경, 방법, 조언 등에 관심을 갖게 마련인다. 내게는 독서가 그랬다.

책을 읽는 재미를 알게 되면서 독서법은 늘 내게 흥미로운 주제였다.

대학생이 되었을 때, 직장에 들어갔을 때와 같이 나보다 앞선 이가 내 주변에서 조언해주 듯 독서라는 분야에서도 그러면 좋겠지만, 책에 관련해 앞서있는 사람은 신기하게도(슬프게도?) 내 주변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책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책에 관련한 책을 읽었고, 지금보다 더더욱 즐기기 위해 그런 책들을 찾아 읽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찾은 책이었다.

그동안 독서법에 관련된 책은 몇 권 읽어보았지만, 나와 비슷한 처지인 여자, 엄마인 경우는 드물었다.

비록 내가 워킹맘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 공통점이 있는 저자가 1천권의 독서량을 소화하여, 공유한 그녀의 독서법은 충분히 내게 관심이 가는 주제였다.


그녀는 워킹맘이기 때문에 주부인 나보다 훨씬 더 분주한 하루하루를 살아갈 텐데

어떻게 책을 읽을 생각을 했고, 어마어마한 독서량을 감당했을까? 

책을 더 읽어보면 대학원공부까지 하던데 어떻게 책을 읽을 시간을 확보했을까?


저자의 독서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방법이 나와도 많은 부분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저자는 직장인으로써의 권태, 대학원의 낙방, 주부와 아내로써의 실패감 등 좌절된 마음으로 독서를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죽기살기로 한 독서가 지금의 독서의 삶을 만든 것이다.

나의 경우도 지난 몇 년은 독박 육아로 그 자체가 힘들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육아로 낙담하고 있었고, 나의 자존감은 육아로 인해 더없이 추락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독서는 내게 도피처 같았고 조금씩 내는 그 시간들이 나의 소소한 기쁨이 되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소중한 줄 모르고 생활하다가, 출산이후 아기에게 내 모든 것을 올인하는 상황이 힘들었지만, 나는 도서관에 가서 대출하는 기쁨, 책을 읽는 몰입의 시간의 즐거움, 책 한 권을 읽어낸 성취감, 깨달음과 통찰의 즐거움을 맛봄으로 그 시간들을 견딜 수 있었다. 그런 계기로 책을 읽게 되었던 것이 생각나면서 저자의 몇 상황들또한 많이 감이 되었다.


또한, 저자의 독서법은 내게 새로운 독서방법을 알게 해준 정보가 되기도 했고, 나와 비슷한 부분에서는 반갑게도 느껴졌다.

책을 거꾸로 읽는 방법은 시도해 본 적도,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방법인데 기회가 되면 해 볼만한 신선한 접근인 것 같다.

또한, 저자가 하는 여러 책을 장소와 상황에 따라 번갈아 읽는 것은 나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과연 이러한 방법으로 독서가 될까? 나는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했지만, 읽고 있는 부분을 표시해두고 나중에 한번 읽으면 이 책의 내용과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다시 생각이 난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여러 책을 돌려 읽고 있는 방법은 내게도 맞는 것으로 판단해서 하고 있다.


그녀의 애독가로써의 면모는 시간관리에서 잘 드러난다.

시간, 분단위로 쪼개어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시간들을 잘 파악하여 허투루 버리는 시간 없게 독서시간을 잘 활용하고 있다. 책 내의 일과표와 시간확보표를 보면 저자가 얼마나 현실적이고, 계획적으로 독서시간을 확보하는지 알 수 있다. 사실 시간이 나는대로 그냥 펼쳐보는 나와 달리 치밀하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다루는 저자의 시간관리능력은 감탄할만 하다.


그러한 다독으로 저자는 자신의 삶이 바뀌었다고 당당히 주장한다. 부자가 되거나 고속승진을 하는 스펙터클한 변화는 아닐지라도, 마음이 안정되고, 미워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눈을 뜨며, 작가로써의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에게 이러한 점차적인 변화는 책을 읽는 우리에게도 독서에 대한 유익을 재발견하게 해준다.


또한 저자의 독서습관으로 변화한 가족의 모습, 직장에서의 일 등 자신의 주변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책의 또다른 위력을 잘 알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책표지에서 3년에 1천권으로 소개된 것과 달리 저자의 독서량 1천권은 정확히 말하자면 약 4년(3년 10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당연할지 몰라도 판촉을 위해 사실이 부풀려진 것 같아 다소 실망스러웠다.

또 다른 것을 말하자면, 저자는 다독이 편향된 사고방식을 균형 있게 만들어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와 달리 저자는 자신이 편향된 독서를 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 책은 그녀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서법을 소개하는 것인데, 저자의 주장과 독서행동은 모순되게 보여 그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만약에 편향된 독서를 하지 않는 다독의 예를 자신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들었더라면 그녀의 편향된 독서 사실에도 불구하고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를 향한 저자의 의지와 책에 대한 애정은 공감이 되면서도 독서에 대한 희망과 도전을 갖기에 충분하다. 또한 자신의 독서법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쉽고 구체적으로 소개하여 새로운 독서법을 알게 되어 좋았다.

구체적인 독서방법(시간관리, 독서기록문 ..)을 알고 싶고, 책의 유익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또한 삶에 좌절을 겪는 중에 활력이 되고 싶다면 고난을 이겨내고 독서로 새로운 인생을 찾은 저자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된다. 

아무래도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을 다룬 독서법인만큼 여자분들이 크게 공감하고 도움을 받기 좋을만한 책일 것 같다.




'질적 변화가 생기기 위해서는 '양적 변화'의 축적이 전제되어야 한다. 양적 변화가 쌓이지 않으면 질적 변화는 결코 찾아오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갑자기 찾아오는 깨달음이란 없다는 이야기다.

p.90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가 직장인이라면, 당신도 매일 거르지 않고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 바로 출근이다. 처음 취직한 게 언제인가? 1년? 5년? 10년? 어떻게 당신은 그렇게 오랫동안 직장을 다녔을까? 그냥 습관처럼 출근했을 뿐이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 회사 가기 싫은 날에도, 몸이 아픈 날에도 자리에서 일어나 출근했을 뿐이다. 책읽기도 다르지 않다. 회사에 가듯 매일 읽으면 된다.

다만 매일 책을 읽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과 분위기와 마음을 관리해야 한다. 개인 시간을 쪼개 독서에 할애하고, 책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독서는 자기 수양의 한 과정이다. 스스로 엄격하게 습관을 들여야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p.103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는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면 그 사람 모습 속에 보이는 자신의 일부분을 미워하는 것이다. 나의 일부가 아닌 것은 거슬리지 않는다."

p.130


* 본 포스팅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7기'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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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엄마의 말공부 : 기적 같은 변화를 불러오는 작은 말의 힘
이임숙 지음 / 카시오페아 / 2015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우리는 누군가가 되기 위해 공부해왔다.

직장인이 되기 위해,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대학을 가기 위해  등 여러가지 목표를 가지고 그에 적합한 사람이 되기 위해

공부했고 그렇게 우리를 좀더 나은 사람으로 키워나갔다.


그럼...엄마가 되기 위해서도 공부가 필요할까?

엄마가 되기 위해 많은 엄마들은 아이의 태속에서부터 태교라는 것을 하며 엄마로써 준비한다. 마음가짐을 갖는 것부터 아이를 키우기 위해 아기의 특성과 필요를 공부한다. 순산을 위한 방법, 아기목욕시키는 방법, 아기에게 필요한 용품은? 예방접종? 배꼽이 떨어지는 시기, 이유식 만들기(이것조차도 임신땐 먼이야기 같음) ....

우리는 엄마를 위해 준비한다고 하지만, 그건 아기를 위한 준비일 뿐이다. 

아기를 키우는 순간부터 정신이 없어 그 이상 너머의 준비는 먼이야기 같이 느껴진다.

물론 그 와중에 육아서를 읽으며 아기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엄마들은 많긴하다.


책은 이미 그 제목에서 엄마가 말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소중한 내 아기에게 다정하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게 엄마지만, 아기를 아이를 키우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인지라 그저 다정할 수만은 없다. 지치고 피곤한 마음으로, 한편으론 단편적인 상황들을 보고 엄마들은 그 상황을 이해하고 조급해 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말에 있어서 행동에 있어서 섣부르게 아이를 대하곤 한다.


아이들은 성장해 나가는 존재다.

모든 것이 불완전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감정을 느끼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어느 순간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서서히 신체적인 발달과 더불어 성장하고 있다.

그런 면에 있어서 엄마는 아이의 신체적인 발육(뒤집기, 걸음마, 영양공급 등)에 있어서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아이의 인지와 감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라나는 아이의 마음을 따라 아이의 마음을 존중해주고 읽어주는 작업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엄마의 말은 공부되어져야 한다.


아이가 힘들어할 때, 아이가 우리가 문제가 되는 말과 행동을 했을 때, 아이가 미처 대처하지 못할 환경에 닥쳐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할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임시방편으로 아이를 대할 때가 많다.

그러한 것이 아이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말이다.

당시에는 은연 중에 한 엄마의 말과 행동이

아이의 상처와 빗나간 행동으로 부메랑 되어져 돌아올 때,

뒤늦게야 무언가 잘 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엄마는 참으로 당혹스럽다.


그러한 상황들을 생각할 때 우리는 우리의 어떠한 것이 문제가 되었을까? 고민이 된다.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엄마는 답답하다.


때 저자는 엄마의 말에 주목한다.

그리고 엄마에게 전문용어를 소개한다.(아래 초록색 인용 참고)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

그것은 꼭 아이의 긍정적인 행동 뿐 아니라 부정적인 행동에서도 그렇다.

그리고 그것을 말로 아이에게 해주어야 한다.

아이의 긍정적인 행동은 당연히 칭찬받을 만한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피드백이 가능하지만,

부정적인 행동에서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아이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아이가 짜증을 냈을 때조차, '~이가 속상한 마음을 엄마한테 말하고 싶은 거구나.'라고 이야기해줄 수 있어야 한다.

말로써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었을 때 아이는 엄마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 주었다는 것에 안정감을 느껴서 스스로 어떻게 해야할지 안다.


저자는 5가지 전문용어를 통해서 아이의 감정을 읽어줄 것으로 안내한다.

내 경우 처음에 이 전문용어를 보고 '전문용어'라는 것 자체가 낯설게 느껴졌다.

무언가 너무 거창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무뚝뚝한 나로써는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어떻게 저렇게 말하나 싶었다.

하지만, 언젠가 아이를 너무 강하게 훈육하고 있고, 제지하고 있는 나와 슬퍼하는 아이의 모습이 자주 보이는걸 발견했다.

그동안 아이의 행동을 문제로만 부각해서 생각했지, 아이의 감정을 읽어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래서 낯간지럽지만 "~했어? 그랬었구나."라고 조금씩 이야기 해보았다.

아이는 금새 울음을 그쳤고, 내가 문제 행동이라고 생각되는 것에서 자연스럽게 돌이켰다.


예를 들면 이렇다.

둘째가 첫째아이의 장난감을 멋대로 가지고 놀았다. 첫째는 그 사실을 알고 화가 났다. 돌려달라고 했다. 둘째는 안 돌려주려고 부정하고 도망다녔다. 결국은 둘이 다툼이 나기도 했다. 둘째에게 "우리 ~가 장난감이 많이 갖고 놀고 싶구나. 형아가 달라고 화내서 서운했어? 속상했어?"하고 토닥이며 안아주었다. (가끔은 "우리 ~가 갖고 놀고 금방 돌려줄려고 했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럽게 울던 둘째는 내 말을 듣고 신기하게 서서히 그쳤다. 바로 직전까지의 행동과 반대로 바로 첫째에게 장난감을 돌려주었다. 그리고 칭찬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우리 ~가 형아한테 멋지게 장난감을 돌려줬네?^^"

무슨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신기했다.


아이에게 윽박지르며 잘못을 제시하며 훈육하는 것은 그 때 당시로는 효과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아이는 서운하거나 억울한 일이 다음에 또 생기면 사소한 것에도 더 예민하고 거칠게 굴었다.

그리고 밤에 서럽게 울거나 소리를 지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저자의 안내처럼 감정을 읽어주고 안아주고 토닥여주었을 때 확실히 밤에 울거나 소리지르는 일이 줄었고, 조금더 행동에 발전이 있었다.


아이는 성장해간다.

그럴 수록 더욱 말도 늘고, 엄마를 대하는 행동도 달라질 것이다.

더욱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것이고, 더 자신의 표현이 확실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성장과정은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마가 아이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읽어서 이야기 해주는 것은 여전히 필요할 것이다.


책은 전문용어를 비롯해 아이의 습관을 잡아주는 것, 특히 방학, 방과후 등의 상황에 따른 구체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때도 여전히 아이의 의견과 마음을 읽어주는 것을 계속 주목한다. 그래서 이 책은 어쩌면 유아~초등초기생들 엄마에게 유익할 것 같다.


솔직히 모든 것이 엄마의 책임이라는 것은 부담되고 두렵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엄마가 된 이상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접근해야할지 고민하고 말로 표현해야 하는데 신중을 기해야겠다.

아이도 우리처럼 모든 행동에 이유가 있고, 존중해주어야 할 귀한 존재임을 기억하며

나만의 잣대로 아이를 판단하지 말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며 보듬어 주는

그리고 아이를 믿어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었다.




아무리 감정을 읽어주어도 엄마가 가장 바라는 그 지점에서의 변화는 매우 미미 하다. ..... 감정을 읽어주어도 변화에 차이가 있는 이유가 있다. 아이마다 기질과 성격이 다르고, 그간 쌓인 상처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엄마가 적용하는 정도도 절대 같을 수 없다. 그런데도 전반적으로 효과가 있으므로 전문가들은 아이의 감정을 알아주고 읽어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1%


엄마의 전문용어 1. 힘들었겠다.

고통이 있음을 알아주기만 해도 전혀 다른 모습, 다른 의미가 된다. <자기 사랑 노트> 중에서

12%


엄마의 전문용어 2. 이유가 있을 거야. 그래서 그랬구나

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노경선, 정신의학과 교수

13%


엄마의 전문용어 3. 좋은 뜻이 있었구나

긍정적인 의도를 믿어주면 아이가 달라진다.


엄마의 전문용어 4. 훌륭하구나

우리의 내면에 간직한 불은 그냥 스러질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 의해 불꽃으로 피어오르기도 한다. 알베르트 슈바이처


엄마의 전문용어 5.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이에게는 최고의 생각이 있다.

18%


중요한 것은 성공한 이들에게는 보통 사람들은 모두 단점으로 보는 바로 그 행동을

장점으로 보고 지지하고 격려해 준 누군가가 있었다는 점이다.

그 사람이 엄마이길 바란다.

18%

이제 우리 아이가 실수하고 실패하며 넘어질 때 다시 안전함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을 고민할 때다. 엄마의 어떤 말과 행동이 아이에게 심리적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안전장치가 될까? 실수 속에 숨어 있는 다른 의미, 실패했음에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가치와 그 속에서 아이가 간직하고 노력했던 긍정적 의도를 찾아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실수하고 실패했지만 좋은 의도를 가지고 노력했고, 그 훌륭함이 앞으로 자신을 성장의 길로 이끌어갈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확신은 밖에서 찾기 어렵다. 아이의 마음속에서 찾아 꺼내어 말해주자

24%

타오싱즈에게 배울 점이 더 있다. 무슨 일로 왕요우가 친구를 때렸는지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아보려 노력한 점이다. 이런 행동은 분명 아이를 믿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는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하면 그 이유를 잘 묻지 않는다. 엄마의 두번째 전문용어인 "이유가 있을 거야"라는 말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아이를 믿는 마음이다.

30%


불편한 감정의 좋은 점에 대해 평소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감정이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경고를 보내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위한 보호시스템이다.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경고의 신호를 보내는데 그것이 바로 불안감이나 걱정, 두려움이라는 감정이다. ...... 아이에게 걱정의 장점을 강조하자. 불안감을 느끼는 아이는 걱정을 심하게 하는 자신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문제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불안감은 더 커진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걱정하는 태도는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시켜야 한다. 걱정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설명해주며 아이의 느낌이 정상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44%


작은 상자 하나와 쪽지와 연필을 준비하자. 아이가 자신의 걱정을 말하면 그떄마다 메모지에 적어서 상자 안에 넣는 방식이다. ....

한달 뒤 혹은 6개월 뒤, 아니면 1년 뒤에 그 걱정거리들을 꺼내보자. 메모지에는 그날의 날짜를 적어두는 것이 좋다. ....시간이 지나고 난 다음 걱정 상자를 살펴보면 아마 대부분은 우리 아이가 참 잘 자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는 절실하고 크게 느껴졌던 걱정이 다시 보니 별것 아니고, 이제는 그런 상황에 잘 대처할 줄 알게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45%


글자를 8살이 되어 가르쳐도 교육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핀란드에서는 자기만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놀수록 집중력과 책임감이 높아진다는 믿음으로 아이를 놀게 한다. 아이가 무엇을 하고 놀지 스스로 선택하고 자유롭게 놀이를 전개해간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생각의 흐름을 따라 가는 놀이여야 아이가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배우는 강한 원동력이 된다는 믿음으로 아이를 가르친다는 말이다.

73%


아이의 의견에 무조건 따라가서도 안 되지만 아이의 마음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아이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며 아이가 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 엄마가 꼭 알아야 할 양육기술 중 하나가 아이의 하루를 꼐획하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엄마가 꼐획해서 아이에게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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