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 권기태 장편소설
권기태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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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서 있다. 샐러리맨의 교복인 양복을 입고 있었다. 머리엔 딱 봐도 우주인의 것으로 보이는 헬멧을 착용했다. 착지는 안정감 있게 서 있는데, 붕 떠있지 않고 일상적인 모습으로 땅을 딛고 있는 듯하다. 편하게 두 손을 주머니 춤에 넣고 있다.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헬멧에 비친 것으로 그가 응시하고 있는 것이 밤하늘의 별임을 알 수 있다. 그가 우러러보는 모습은 간절해 보인다. 그의 배경은 헬멧에 비친 밤하늘과 같은 네이비색으로 그를 둘러싸고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우주를 꿈꾼다. 동기는 제각각이고 크기도, 모양도 모두 다르다. 각기 다른 환경, 처한 상황에서 자신만의 소중한 우주를 간직하고 기대한다.

이 책은 이진우란 인물이 우주인 선발 그리고 최후의 1인까지 가는 과정을 그렸다. 마치 TV에서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처럼 긴장감이 넘친다. 이진우의 1인칭 시점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그와 함께 우주인 후보에 선발된 김태우, 김유진, 정우성의 인터뷰들을 중간중간 추가했다. 여러 사람들의 시각을 보완했으니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내면이 적날하게 드러난다.

많은 부분 문장이 짧아 단순해 보이면서도 절제되어 보였다. 하지만 순간순간 상황에 처한 감정을 표현하는 문장이 좋았다. 비유가 와닿아서 심정이 이해가 잘 되었다.

뭔가 끝맺음이 없이 물에 풀린 잉크 같았다.

p.108

.... 청춘은 떠났지만 연륜은 도착하지 않았다. ...

p.104

특히 이진우가 회사에서 받은 어처구니없는 평가, 실적의 불합리함, 상사와의 갈등 그리고 거기서 느끼는 배신감, 무기력함, 좌절감은 최근 남편이 고민하는 문제와 흡사해서 놀랐다. 김유진의 수영장 탈의실 이야기는 요즘같이 페미니즘에 민감한 때에 한번 다루어져서 좋았다. 최근에 100분 토론에서 여성할당제로 끌어주길 자신도 바라지 않는다는 소신녀의 말도 생각났다.

"수영장 탈의실에 여성 칸이 없는 것은 여자들을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생각이 달랐어요. " 우주로 가면 공간이 너무 좁아 남녀라고 특별히 의식하지 말고 살아야 하니까. 그걸 준비하는 거예요" 나중에 안나에게 물어보니 제 생각이 맞았어요. p.253

3명 남자가 있으니 1명은 여자가 있어야 구색이 맞춰져야 한다는 댓글들(p.315)에서 보이는 성차별적인 발언들과 더불어 성차별에 대한 대책으로 혜택을 준다는 이야기가 나는 불편했다. 이런 성차별로 인한 갈등과 편견 어린 의식이 점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겠지만, 한 번쯤 거론된 이야기가 왠지 모르게 반가웠다.

점차 좁혀지는 우주인 선발에 최후의 1인에 주목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단 1명의 위대함, 출중함, 감히 근접할 수 없는 모습이 아니라 선발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 욕망, 그리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들을 다루어 생각해볼 만하다. 우주인 선발과정에서 그 환경은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도 같다. 책 속의 4인이 선택하고 행동하는 기준이 다름을 보며 삶에 있어 매 순간 선택하고 행동하는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제목에서 <중력>은 우리가 돌아와야 할 삶의 운명이며 조건(정우성의 페이스북 글처럼)과도 같다. 개인은 이상을 향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이 책에서처럼 우주, 그리고 성공, 부, 명예, 거창하지 않아도 소소하게 꿈꾸는 어떤 것들이 그런 것들이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궁극적인 것이 될 수 없음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우리에게 그보다 더 길게 펼쳐질 현실이 있고, 운명이 있다. 보통 근시안적으로 한 가지에 연연하는 모습을 가지기 쉬운데 이 책을 읽고 한번 멈추어 짚어볼 만하다.

이 책은 13년간 이 책을 위해 고군분투한 작가의 역작이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견뎌온 것들이 이 책에 담겨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현실의 삶이 있음에도 꿋꿋이 우주인이 되고 싶어 달려온 주인공들의 삶을 차근차근 바라보다 보면 작가의 13년이 꼭 그러하지 않았을까 싶다.그만큼 쉽지 않은 소재와 스케일이다. 그리고 거대한 인생의 줄기를 중력이란 이름으로 봅아낸 것이기에 13년이란 숫자가 더 깊고 넓게 느껴진다. 그런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이 책만의 가치를 지닌다. 여기에 우리의 삶이 담겨있고, 켜켜이 쌓인 현실의 단층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구부러져 우리의 삶을 더욱 굳건히 완성시켜나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삶은 가끔 사람을 기만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가망 없는 일을 권유하진 않았겠지. 그 정도로 잔인하지는 않겠지.

p.54

과거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의문이 생겨난다. 그런 의문이 방금 가능성을 만들어냈다. 해석의 가능성이 실행의 가능성을 만들어냈다. 과거도 이렇게 살아있구나.

희미한 희망이 피어올랐다. 끈질기게 살아가는 모닝듀처럼.

p.78

내 머릿속의 무겁고 심각한 현실은 잘 뜨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떠보려고 온 힘을 다할 생각이다.

p.145

중력을 이십오 초 정지시키듯이 불행을 이십오 초 멈출 수만 있다면...... 차가운 비바람과 사나운 파도, 지진이나 해일도 이십오 초 멈출 수 있다면...... 시기와 질투, 탐욕과 의심, 증오와 공포의 시간도 그렇게 멈추고 진정시킬 수만 있다면...... 그래서 연민과 믿음을 지닐 수 있다면...... 용기를 가지고 가녀린 것들을 북돋고 암울한 것들에 맞설 수 있다면......

p.146-147

나는 중력을 탓하며 쓰러지지만 중력은 나에게 관심조차 없으리라. 하지만 지금 중력은 누구에게나 힘을 미친다. 누구나 똑같이 바닥에 닿게 하고, 서든 눕든 제 무게를 되살려 준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지만 어디에나 있고, 태양도 지녔지만 티끌도 가졌다. 그래서 중력은 모든 것이 제가끔 움직이고 저마다 살아가게 하는 힘이고 조건이고 운명이다.

p.152

- 저 별은 나의 별, 그렇게 말하고 싶은 별이 있나요?

"제가 아마 업적을 많이 남긴다면 소혹성 정도에는 이름을 붙일 수 있겠지요. (웃음) 좋아하는 별은 태양입니다. 이제 눈을 뜨고 일을 할 시간이 찾아왔어. 하고 알려주니까요. 동이 트는 광경은 저를 늘 설레게 해요. 별 중에 그렇게 장엄하게 떠오르는 별이 또 어디 있을까요. 주연이니까요. 그런 유일무이한 별이 있어서 우리가 생겨나고 또 살아가고 있잖습니까? 또 그 별은 물러갈 때를 알고 있어요. 다른 별들이 빛나도록 자리를 비켜주는 저녁 무렵의 퇴장은 하루하루가 다르고 아름답잖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내일의 출연을 또 기다리는 게 아닐까요?

p.159-160

이 한가하고 평화로운 풍경의 껍질 한 귀퉁이 속에서 살고 죽는 싸움이 이렇게 사납게 벌어지고 있다니. 공기에는 볕이 이렇게 풍부하고 고요한데도 끔찍한 살육이 꼬리를 물다니. 몸부림과 발버둥이 저리 처절하다니.

내가 알지 못했을 뿐 내 인생의 발걸음 하나마다 가까운 곳에서는 이런 개미들의 싸움이 있었다. 연구소에서건 여기서건.

p.236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런 목소리를 내면 결국에는 큰 방향이 정해지는 거야. 길이 만들어지는 거지."

p.258

용기는 계속할 힘이 아니다. 힘이 없어도 계속하는 것이다. 우레 같은 외침만 용기가 아니다. 쉬었다가 다시 해보자. 나지막이 속삭이는 것도 용기다.

p.318

"이게 과연 우주인을 교체할 문제인가요? 저의 사본을 이미 가져가셨잖습니까? 제게는 배우려는 희망이, 맡은 일에 맞게 지성을 갖추려는 의지가 있습니다. 그게 없으면 저희는 일에 대한 자부심도 없이 살아가야 합니다. 저희가 거짓으로 든 체하기를 원하십니까? 속이 텅 빈 채로 화려한 겉모습만 만들기 원하십니까?" 나는 가슴을 쳤다 "지금 위원님들은 권력을 가지고 우리 선발에 개입하고 계십니다. 조직의 이익에 맞춰서 저희를 꼼짝달싹 못하게 만들고 계십니다. 선발 결과가 어떻게 정해졌든 이제 와서 위원님들 관심만을 가장 큰 잣대로 삼겠다. 이전에 측정한 것들은 필요가 없다. 그런 말씀이잖습니까? 저는 더 이상 못 받아들입니다. 여기서 물러나지 않겠습니다."

p.388

나는 승자가 아니라도 좋았다. 승자보다 더 승자다운 것. 승자의 됨됨이를 지니는 것, 그래서 미더움을 주고 소박한 정을 나누는 것이 더 소중했다.

p.394

'초여름 비가 오고 나면 버섯 남매가 길가에 불쑥 솟아난 것을 보세요. 나는 평생 이것이 신기했어요. 놀라운 것이 바로 여기에 있잖아요. 가녀리고 보잘것없는 것들. 하지만 사랑스러운 것들....... 이것들을 보듬어 안는 마음이 되면 어떨까요? 삶은 큰 것만 올려다보는 사람을 속이지만 작게 오므라들려는 사람의 등은 두드려주지요. .......'

p.419

그에게는 그런 힘이 나타나요. 끌어안거나 품어주는 힘이요. 중력 같은 힘 말이에요. 늘 그런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차츰차츰 강해졌어요. 우리는 그런 힘이 너무 없는 곳에서 살고 있잖아요. ... 밀치는 힘, 내쫓는 힘, 책임지지 않는 힘...... 그런 게 많잖아요. 하지만 그는 다른 힘을 보여줄 때가 있었어요. 저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어요. 그 밤은 그렇게 지나갔어요. 우리는 무중력에서 오래 살 수가 없어요. 지상으로 돌아와야 해요. 제 생각은 평범해지겠다는 것이에요. ... 우리는 평범했지만 앞날로 나아가는 이런 팀워크를 통해서 비범한 데까지 갈 수 있는 거예요. 우리는 한때 대단한 것처럼 주목받을 수는 있지만 비범한 듯이 오래 남을 수는 없어요. 때가 되면 평범으로 돌아와야 해요. ..... 그러려면 연민을 지녀야 해요. 간발의 차이로 저의 뒤에 서야 했던 사람들에게...... 그들은 더 헌신적이어서, 그리고 어쩌면 운이 없어서 뒤에 섰을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는 다들 발사장에서 불운의 질투를 피하려고 얼마나 노심초사하는지 이미 지켜봤잖아요. 제가 그런 마음일 때 설령 모나고 모자란 곳이 있어도 남들이 보살펴주려고 하지 않겠어요? 이것이 제가 이진우라는 사람에게서 배운 것이에요.

p.424-425

정우성이 페이스 북에 이런 글을 쓴 것이 기억난다.

"태양의 그 모든 불꽃들을 뭉쳐서 둥근 공으로 빛나게 하는 힘이 바로 중력이다. 태양처럼 행성을 데리고 홀로 사는 별도 있지만 별 두 개나 세 개가 중력으로 묶여서 쌍둥이나 남매들처럼 사는 경우도 있다. 서로 늘 힘을 미치면서. 이 모두에게는 중력이 삶의 조건이고 운명이다. 별들이 생겨나고 자라나고 무너지는 생로병사를 중력이 다 맡아서 다투는 것이다.

사람도 너와 나, 우리는 무게 없이는 살 수가 없고 무게가 있는 곳에는 중력이 있다. 중력은 바람과 강, 밀물을 당길 때는 공평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갈 때는 오로지 개별적일 뿐이다. 버릴 과거는 없다. 아무도 모르니까. 피할 미래도 없다. 씨앗이 움트고 있으니까. 운명을 사랑해라. 그리고 가능성을 시험해봐라. 나아간 만큼 너의 인생이 된다. 다시 일어난 만큼 너는 강해진다. 그러니 반드시 생각해라. 이것이 끝이 아니라고. 너는 더 멀리 날아가야 한다고."

p.439-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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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엄마, 책 먹는 아이 - 한복희의 15년 살아 있는 독서지도
한복희 지음 / 여성신문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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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선입견이나 편견만을 가지고 읽지도 않은 책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어린 왕자도 읽은 적 없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우리는 대가의 줄거리를 여기저기서 듣고는 다 아는 것처럼 말하고는 한다. 줄거리만 아는 게 책 읽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p.18

우리가 아이에게 먼저 전래동화를 읽히고 창작동화를 읽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식 이전에 감수성을 기르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왜 지식보다 감수성이 먼저인가? 바로 감수성이 삶의 바탕이자 기초이기 때문이다. 당장에 이익이 되는 지식보다 삶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겨 낼 수 있는 문제 해결능력은 감수성에서 나온다. 그렇기에 감수성을 기르는 최고의 방법인 독서가 중요하다.

문제는 아이의 정서적인 변화는 당장 눈에 띄지 않는 반면, 지적인 성장은 눈에 확 띈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눈에 보이는 부분에 치중하게 된다. 독서가 홀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책을 읽어야 사물에 대한 올바른 반응 능력이 생기고, 가치관이 형성되며, 인격적 자아를 형성할 수 있다.

p.40-41

행복은 결국 긍정을 향한 열정에서 비롯된다. 독서도 마찬가지이다. 열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사람은 열정적인 독자가 되게 마련이다. 아이가 행복한 열정으로 독서할 때 책은 아이의 삶에 큰 변화를 불러온다.

엄마는 책을 읽기 전에 먼저 행복한 감동을 준비해야 한다. 인생은 결국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반응이다. 유능한 독자는 먼저 감동하고 열정을 다해 책을 읽는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삶에 감동하고 책을 열애하는 독자가 돼라.

p.50

나는 아이 기르는 일을 부모의 의무만이 아니라 하나의 지적인 작업으로 봅니다. 그것은 세계의 어떤 명예로운 전문직 못지않게 흥미롭고 도전적이며 내가 가진 모든 재능과 능력, 모든 힘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한 학부모의 일기 중에서

p.51

..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일을 만나는 것,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평생 동안 자신이 사랑하고 싶은 책을 만나는 것이다.

p.57

거듭 강조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가 태어나 책을 접하게 되는 첫 번째 계기는 부모이다. 특히 엄마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엄마는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꾸준히 책을 읽어야 한다. 혼자 읽는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엄마가 읽는 순간 뱃속의 아이도 읽는다. 엄마의 생각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된다. 차근차근 착실히 독서 계획을 짜라. 앞으로 태어날 아이에게 책을 어떻게 읽어줄지, 무엇을 원칙으로 삼을지, 어떤 아이로 기르고 싶은지, 아이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물론 엄마의 계획은 태어난 아이에 맞게 끊임없이 수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명심할 게 있다. 준비하고 노력하면 아이는 엄마가 원하는 대로 가게 돼 있다.

p69-70

토론은 내 의견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나와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따라서 옳고 그름을 따지고 확인하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교환하는 과정이다. 토론을 하면서 우리는 세상에는 흑과 백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외에도 다양한 생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훈련을 통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토론을 하면 책을 읽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생각이 더 많이 자라는 것을 본다.

p.124

진정한 독서란 문자 해독을 뛰어넘어 책 속에 숨은 저자의 사상을 읽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읽는 훈련부터 해야 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세상을 읽는 것이다. 눈을 뜨면서부터 생각은 시작된다. '오만 가지 생각'이라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사람은 하루에 오만 가지 정도로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사고력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고력이 되도록 훈련을 해야 한다. 생각보다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세상의 이치나 법칙들을 발견하는 것이고,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일이다. 아침부터 밤늦도록 우리는 종일 사고하는 훈련을 할 수 있고 충분히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 읽기를 할수록 생각하게 되고 그에 따른 결과들이 나온다. 사고하는 결과 보다 나은 결론을 맺게 되는데 즉흥적으로 내린 생각은 나중에 후회를 하는 경우도 사고력과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p.155

.. 아이들은 생각 외로 책 속에서 말하는 깊은 뜻을 다 헤아려 읽지 않는다. 그렇기에 독서는 아이들과 부모, 혹은 교사와의 상호작용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책을 제대로 읽지 않는다고 아이들만 탓할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주고 있는지 스스로를 탓해야 한다.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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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구약 모세오경 - 일상의 언어로 쓰여진 성경 옆의 성경 The Message 시리즈
유진 피터슨 지음, 김순현 외 옮김, 김회권 감수 / 복있는사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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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교회 지인들과 성경 150일 통독을 시작했다. 핸드폰의 성경앱을 이용했는데, 언제 어디서나 핸드폰만 꺼내면 읽을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종이책에 익숙한 사람이어서인지 책장을 넘겨 읽는 책에 비해 내용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다. 무의식적으로 스크롤을 내리면서 생각은 안드로메다로 갈 때가 많았다. 그나마 개역개정도 어렵다고 표준새번역으로 읽었는데도 말이다. 2019년에도 통독 1년 1독을 위한 카톡방이 개설되어 매일 정해진 분량의 성경을 읽고 있다. 올해는 책으로 된 유진피터슨 목사님의 <메시지 성경>으로 읽어보기로 했다.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책은 성경의 사건과 인물을 비교적 독특하면서 통찰력 가득한 관점으로 다루었다는 특징을갖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 대학다닐 때는 많은 이들에게 인기였다. 쉽게 읽히는 국내 서적에 비하면 느리게 읽혀졌지만 색다른 관점, 풍성한 영성 그리고 꿰뚫는 예리함이 담긴 그의 책들을 나도 참 좋아했다. 그런데 그런 목사님이 이렇게 성경을 번역하셨다니 너무나 반가웠다. 또한 몇 부분 읽어보니 조금 더 현대적인 관점으로 쉽게 읽혀졌다.

몇 절씩을 한데 모아 번역한 내용이 군데군데 많다. 딱딱 떨어지는 성경 구절에 익숙한 분이라면 이 책에 다소 반감이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감안하고 성경에 대한 난해함이란 편견을 버리고 성경말씀 자체에 집중하고 싶다면 이 책을 정말 추천하고 싶다.

몇 가지 장점을 더 열거하자면, 성경책의 경우 무거워서 한 손에 들기 어려운데 이 책은 모세오경, 역사서, 시가서 등으로 나뉘어 있어서 한 권의 책을 들 듯 손에 들고 보기 편하다. 또 성경책이라면 조금 덜하겠지만, 레위기나 민수기에 나오는 민족 수 혹은 제사 방식 등을 볼 때 성경앱은 스크롤을 넘기다 보면 내용을 다 지나쳐 보게 되어 앞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런데, 메시지 성경은 대구된 부분이 매직아이처럼 눈에 쉽게 띄어서 비교하고 공통점을 찾아보기 편하다.

남편의 경우 개역개정이 더 보기 좋다고 한다. 나도 신앙생활하면서 성경암송하거나 통독한 말씀이 대부분 개역개정이 가장 비슷하기 때문에, 은혜받았던 그 느낌을 떠올리기 쉬운 건 개역개정이다. 하지만 시대와 동떨어진 구어체가 아닌 현재의 삶과 가장 근접한 말이 담긴 성경을 읽는다면 성경이 더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메시지 성경을 처음 시도해보았다. 지금까지는 그 힘들다는 레위기와 민수기는 비교적 가장 쉽게(?) 읽었다. 다음 성경들도 기대 해 보련다.

신명기 8장17-18절

메시지성경/여러분이 마음속으로 "이 모든 것은 다 내가 이룬 것이다. 나 혼자서 이루었어. 나는 부자다. 모두 다 내것이다!"하고 생각한다면, 생각을 고쳐먹으십시오. 기억하십시오. 하나님 여러분의 하나님께서는 오늘 이처럼 여러분의 조상에게 맹세하신 언약을 이루시려고, 여러분에게 이 모든 부를 일구어 낼 힘을 주신 것입니다.

표준새번역/

17. 너희가 마음 속으로 이 재물은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모은 것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18. 그러나 주 너희의 하나님이, 너희의 조상에게 맹세하신 그 언약을 이루시려고, 오늘 이렇게 재산을 모으도록 너희에게 힘을 주셨음을, 너희는 기억해야 한다.

개역개정/

17. 그러나 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내가 이 재물을 얻었다 말할 것이라

18.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 그가 네게 재물 얻을 능력을 주셨음이라 이같이 하심은 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언약을 오늘과 같이 이루려 하심이니라

신명기29장 29절

메세지성경/감추어진 것은 하나님 우리 하나님께서 책임지고 하실 일이지만, 드러난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이 모든 계시의 말씀을 소중히 여겨 순종하는 것은, 우리와 우리 자손이 해야 할 일입니다.

표준새번역/이 세상에는 주 우리의 하나님이 숨기시기 때문에 알 수 없는 일도 많다. 그것은 주님의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의 뜻이 담긴 율법을 밝히 나타내 주셨으니, 이것은 우리의 것이다. 우리와 우리의 자손은 길이길이 이 율법의 모든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

개정개역/감추어진 일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거니와 나타난 일은 영원히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속하였나니 이는 우리에게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행하게 하심이니라

신명기 31장 6절

메시지성경/힘을 내십시오. 용기를 내십시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나님 여러분의 하나님께서 여러분보다 앞서 성큼성큼 힘차게 걸어가시니, 그들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을 버리지도 않으시고, 떠나지도 않으실 것입니다.

표준새번역/마음을 강하게 하고 용기를 내어라. 그들 앞에서, 두려워하지도 말고 무서워하지도 말아라. 주 너희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가시면서, 너희를 떠나지도 않으시고 버리지도 않으실 것이다.

개정개역/너희는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와 함께 가시며 결코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실 것임이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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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모두 하느님이 만들었다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4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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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3권([이 세상의 똘똘하고 경의로운 것들/아시아])으로 수의사 헤리엇 시리즈를 처음 접했다. 20년 전쯤 내 친정 아빠는 사료사업을 접고 사슴농장을 시작하셨는데 그 때문에 이 책에 더욱 친근함을 느낀 듯하다. 3권을 보면서 동물에서 비롯된 따뜻한 상황들 그리고 생명에 대한 감격이 떠올라 이 책 4권을 주저 없이 선택했다. 읽으면서 초여름이 되면 사슴뿔을 자르고, 주변의 풀을 뜯고 몇 백 포대 사료를 나르며 사슴 먹이를 챙겼던 그리고 잠을 자다가도 사슴이 우리에서 뛰쳐나온 걸 발견했단 제보를 받으면 차로 20분 거리 농장으로 부리나케 향하던 아빠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 책은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저자가 공군에서 제대해 요크셔로 돌아와 수의사로 경험한 일들과 그에 대한 생각을 사건별로 적었다. 당시 전 세계의 혼란스러웠던 상황과 달리 요크셔 지방 사람들은 자신의 본업과 일상에 충실하게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동네에서는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축하할 일은 함께 기뻐하는 여러 모습들이 과거 우리네 시골 모습 같아 푸근하게 느껴진다. 핸드폰도 없고 제설기계도 흔치 않으며, 마트도, 어린이집도 없어 보이는 그 동네는 내 입장에서 꽤나 불편해 보였다. 하지만 남녀노소 갈등으로 피로감에 시달리지 않으며 억지 미소 지으려 애쓰지 않아도 그냥 이해하는, 서로에 대해 잘 알아서 배려하는 모습에서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편안함을 느꼈다. 또한 수의사 헤리엇은 고객뿐 아니라 동물(가축)에 대한 애정으로 험한 길도 마다하지 않았고, 성실하고 충실하게 진료에 힘썼다.

안락사 문제, 돈역(콜레라) 전염병, 제왕절개 등 동물들이 앓는 병과 당시 행해진 의료기술이 소개되었다. 인간의 힘으로 한계가 있는 상황이지만 동물을 생명으로 존중하고 보호하려는 모습에서 독자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뭉클해질 수밖에 없다. 말이 없는 동물들이라도 사람과 함께 나누는 고통과 애정이 글을 통해 은은히 전달된다. 그리고 간간이 생명의 기적을 엿보면서 짜릿함과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누구에게나 생명은 딱 하나뿐인지라 예민한 분야다. 조금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생명을 다루는 일은 얼마나 자책과 죄책에 시달리는 일일지 수의사인 입장에서 헤아려 보았다. 최선을 다해도 생명은 인간 능력 밖의 일이고, 잠깐의 방심에서 기회를 놓치기라도 한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생명을 다루는 자의 몫이라는 사실과 함께 그 무게가 거하게 느껴진다. 그 감격과 기쁨, 기적을 공유할 수는 있지만 그 생명에 대한 권한은 우리에게 없다는 사실을 생명이란 데서 알 수 있다..

4시리즈에서 특히 빵빵 웃음 터지게 하는 에피소드들이 정말 기억에 남으리라 확신한다. 책을 읽으며 웃음이 터지는 게 쉽지 않은데, 위트와 재치 넘치는 필력과 유머러스한 상황 때문에 한밤중에 깔깔깔 웃어서 당황했다. 당사자는 어이가 없고, "여기선 정말 멈춰야 해!!"라고 할 상황이지만 읽는 독자에겐 너무 재미난 장면 장면이었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것은 아이와 함께 진료를 다니는 수의사 헤리엇의 모습이었다. 아빠의 일터를 따라가서 아빠의 일하는 모습을 살피며, 꼬마 조수로 도움을 주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너무 사랑스럽다. 아이에게 얼마나 귀한 추억이며 신나는 일이 될까? 엄마 입장에서 봤을 때 참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이 책은 요즘 시기와는 너무 다른 이야기다. 한 동네 안에서 각종 일상이 벌어지고, 서로를 잘 알고,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 환경은 그다지 쾌적하고 위생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그런 아날로그적인 이야기라 현실과는 떨어져 보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매력적인 이야기로 다가올 수 있겠다. 생명을 가진 이들이 더불어 사는 모습에서 생명의 경이로움과 강인함, 희망을 발견하게 될 책이다. 제목처럼 이 모든 걸 신이 만드셨다는 결론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겠다. 이 책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동물 이야기를 의사이자 한 사람의 관점으로 재밌고 훈훈하게 담았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시리즈는 정말 중독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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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방
김미월 지음 / 민음사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평택 통복동-압구정 현대아파트(고모)-신정동(외할머니)-도봉친구네-평택 통복동 아파트-하남 덕풍동-서울 상일동-서울 성x동

내가 살아왔던 집들이고, 순서를 따져보니 저렇다. 흥미롭게도 나 또한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책 제목과 동일하게 8번째다. 그 점이 묘하게 반가운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8번째 '집'이 아니라 8번째 '방'이다. 아무래도 내 집이라고 여기기엔 대체로 남의 집을 거쳐간 거라 개인의 공간으로 보기엔 거리감이 있어서가 아닐까? 방이란 공간이 집보다는 훨씬 개인적이고 아늑하며 사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제목은 <8번째 방>이 더 적격이지 않겠나 싶다.

 

이 책은 한 대학생이자 젊은 남자가 단칸방을 구하는데서 시작한다. 구경으로 넘기려다가 묘하게도 옆 방 여자의 미모를 보고 덜컥 계약하기로 한다. 그러나 월세금액만큼이나 비위생적이고, 불편한 모든 것을 갖춘 방은 읽는 독자마저 그 집을 나오라고 하고 싶을 정도다. 그러던 참에 영대는 거기서 몇 권의 책(노트)을 발견한다. 영대가 그 노트를 읽게 되면서부터 영대와 노트 저자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는 것으로 전개된다. 그 이야기는 20대 젊은이들의 현실과 한계, 그리고 방향을 향한 고뇌등을 적랄하게 드러냈다. 일상이 사물과 어우러져 인물의 처지와 감정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그런 세세한 소재들과 인물의 내면표현이 상당히 몰입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20대 때 어쩌다 하게 된 생각들, 경험들을 작가가 내 대신 다 적어준 것 같다.

 

여기서도 그 유명하디 유명한 김지영이 나오는데 일기장책을 적은 젊은 여성이다. 인물도 빼어나지 않고, 학벌도 좋지 않다. 상대도 내 감정과 같으리라 여겼던 건 착각이었고, 짝사랑이었다는데서 실연의 아픔을 느낀다. 더 최악인 것은 지영의 친한 친구 진주와 연인이 된다는 것. 더불어 시대가 변하며 부모님의 일들 또한 쇠퇴기를 맞는 것을 바라보는 비참함과 회피의 모습, 학교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답을 찾지 못하고 책에 빠져들어 치열하게 읽고 쓰는 모습. 젊은 여성이 겪을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젊음의 과정들을 담아낸 듯 하다. 그런 희망이 없을 것 같은 삶에서 과거의 방들과 조우하게 되면서 그는 자신을 자신의 책의 주인공이라고 위로를 건낸다. 그러한 모습이 (내가 20대는 아니지만) 그냥 지나쳐지지만은 않는다.

또다른 주인공인 영대에게조차 작가는 편안한 20대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를 실연남으로 만든 질문 "넌 꿈이 뭐야?"로 시작해서 마지막 여자한테까지 "꿈이 없는 것도 사람이야?"라는 듣게 함으로 연애의 작은 희망마저 짓밟아버렸다. 세상에서는 한 젊은 남자에게 외모, 학벌, 직장 등을 '꿈'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집약해 기대하는데 그 기대치는 영대에게 높다. 그는 그런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 인물이다. 주변의 분위기와 상황에 휩쓸려 그 나이까지 살아온 그는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그에게 희망은 있다. 바로 '살아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열악하지만 그에게는 첫번째 방의 스타트를 끊었다고 의미를 부여함으로 그만의 삶을 만들어갈 것을 응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두 주인공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겠지만, 사실 그 긍정적인 메세지가 내게는 크게 다가오진 않아 그 결론이 개인적으론 아쉬웠다.

 

이 책이 작가의 이야기가 담긴 자전적 소설이 아닐까 생각도 해봤다. 주인공 김지영 또한 혼란 끝에 결국 책을 쓰려고 자신의 길을 정했고, 작가님과 같은 강원도 사람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관지었다.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재밌어서 책에 자꾸 손이 갔다. 특히 문장문장이 내겐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며 맛있는 초밥을 먹고 쓴 내 글보다 영대가 먹는 짜장면의 글이 더 생기있고, 먹고 싶게끔 그려져 쌩뚱맞지만 나는 더욱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런 위트 넘치는 글을 이렇게 쓰는 걸 보니 작가는 분명 끼와 재능이 넘치는 사람일 것이다 확신했다. 그래서 다른 책들이 없나 찾아봤는데 유감스럽게도 장편은 없었다. 부디 이 작가님 계속 글을 쓰셔서 책 좀 내주셨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을 처음 품어본 책이었다.

 

쓰다보니 갑자기 짜파게티 아닌 영대에게 힘을 불끈 나게 한 중국집 자장면이 갑자기 먹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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