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선입견이나 편견만을 가지고 읽지도 않은 책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어린 왕자도 읽은 적 없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우리는 대가의 줄거리를 여기저기서 듣고는 다 아는 것처럼 말하고는 한다. 줄거리만 아는 게 책 읽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p.18
우리가 아이에게 먼저 전래동화를 읽히고 창작동화를 읽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식 이전에 감수성을 기르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왜 지식보다 감수성이 먼저인가? 바로 감수성이 삶의 바탕이자 기초이기 때문이다. 당장에 이익이 되는 지식보다 삶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겨 낼 수 있는 문제 해결능력은 감수성에서 나온다. 그렇기에 감수성을 기르는 최고의 방법인 독서가 중요하다.
문제는 아이의 정서적인 변화는 당장 눈에 띄지 않는 반면, 지적인 성장은 눈에 확 띈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눈에 보이는 부분에 치중하게 된다. 독서가 홀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책을 읽어야 사물에 대한 올바른 반응 능력이 생기고, 가치관이 형성되며, 인격적 자아를 형성할 수 있다.
p.40-41
행복은 결국 긍정을 향한 열정에서 비롯된다. 독서도 마찬가지이다. 열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사람은 열정적인 독자가 되게 마련이다. 아이가 행복한 열정으로 독서할 때 책은 아이의 삶에 큰 변화를 불러온다.
엄마는 책을 읽기 전에 먼저 행복한 감동을 준비해야 한다. 인생은 결국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반응이다. 유능한 독자는 먼저 감동하고 열정을 다해 책을 읽는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삶에 감동하고 책을 열애하는 독자가 돼라.
p.50
나는 아이 기르는 일을 부모의 의무만이 아니라 하나의 지적인 작업으로 봅니다. 그것은 세계의 어떤 명예로운 전문직 못지않게 흥미롭고 도전적이며 내가 가진 모든 재능과 능력, 모든 힘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한 학부모의 일기 중에서
p.51
..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일을 만나는 것,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평생 동안 자신이 사랑하고 싶은 책을 만나는 것이다.
p.57
거듭 강조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가 태어나 책을 접하게 되는 첫 번째 계기는 부모이다. 특히 엄마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엄마는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꾸준히 책을 읽어야 한다. 혼자 읽는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엄마가 읽는 순간 뱃속의 아이도 읽는다. 엄마의 생각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된다. 차근차근 착실히 독서 계획을 짜라. 앞으로 태어날 아이에게 책을 어떻게 읽어줄지, 무엇을 원칙으로 삼을지, 어떤 아이로 기르고 싶은지, 아이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물론 엄마의 계획은 태어난 아이에 맞게 끊임없이 수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명심할 게 있다. 준비하고 노력하면 아이는 엄마가 원하는 대로 가게 돼 있다.
p69-70
토론은 내 의견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나와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따라서 옳고 그름을 따지고 확인하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교환하는 과정이다. 토론을 하면서 우리는 세상에는 흑과 백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외에도 다양한 생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훈련을 통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토론을 하면 책을 읽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생각이 더 많이 자라는 것을 본다.
p.124
진정한 독서란 문자 해독을 뛰어넘어 책 속에 숨은 저자의 사상을 읽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읽는 훈련부터 해야 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세상을 읽는 것이다. 눈을 뜨면서부터 생각은 시작된다. '오만 가지 생각'이라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사람은 하루에 오만 가지 정도로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사고력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고력이 되도록 훈련을 해야 한다. 생각보다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세상의 이치나 법칙들을 발견하는 것이고,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일이다. 아침부터 밤늦도록 우리는 종일 사고하는 훈련을 할 수 있고 충분히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 읽기를 할수록 생각하게 되고 그에 따른 결과들이 나온다. 사고하는 결과 보다 나은 결론을 맺게 되는데 즉흥적으로 내린 생각은 나중에 후회를 하는 경우도 사고력과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p.155
.. 아이들은 생각 외로 책 속에서 말하는 깊은 뜻을 다 헤아려 읽지 않는다. 그렇기에 독서는 아이들과 부모, 혹은 교사와의 상호작용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책을 제대로 읽지 않는다고 아이들만 탓할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주고 있는지 스스로를 탓해야 한다.
p.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