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똘똘하고 경이로운 것들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3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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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면서는 '수의사 이야기구나!' 그러면 동물들이 등장하겠고, 그에 따라 일반 감동적인 한 소설에 지나지 않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헤리엇 시리즈가 있길래 도대체 어떤 매력이길래 시리즈로 나오는지 알고 싶었다.

책표지는 참 따듯하면서도 아늑하고 평온해보인다. 그래서 뭔가 힘겹게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편안함을 기대하게끔 한다.

 

 

그렇게 막연한 기대감으로 잡은 이 책의 시작은 아래와 같다.

뭔가 생명에 대한 진정성과 소중함 그리고 경이로움이 저 4줄안에서 느껴진다.

그리고 기독교인이 늘 그렇듯이 저 안에서 마음에 깊은 울림을 가지고 이 책을 읽어내려갔다.

 

 

 

 

이 책의 저자 제임스 헤리엇은 1916년 출생하여 수의과 대학을 졸업한 후에 수의사 조수를 시작으로 평생을 요크셔 푸른 초원의 수의사로 살았다. 그 중간에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을 위해 공군에 입대하기도 했는데, 이 책에서는 그의 군생활과 수의사로서의 생활이 번갈아가며 이야기되고 있다. 수의사, 군인.... 정말 다른 삶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과 소소한 인물들에 대한 묘사를 보면 둘다 인간이 살아가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저자가 그것들로 두 곳의 삶을 연결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의 재치와 유머러스함으로 상황과 인물을 잘 표현하여 때론 재미있게 때론 감동적으로 때론 사색적이 되게 하는 참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이 많은 화이트칼라 혹은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접하는 직업군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사는 삶 또한 사람이 사는 삶으로써 그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개인적으론 남자가 아니어선지 군대이야기는 살짝 따분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수의사로써의 이야기를 펼치기 위하여 시작된 이야기가 많아서 신경쓸만큼은 아니었다. 혹여나 남자들은 군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할지도...^^;


 챕터 1부터 TV 동물농장 뺨치게 감동적인 스토리는 애초부터 내 눈물샘을 자극해서 기어이 눈믈을 빼내었다. 더이상 필요가 없는 늙은 암소를 필요한 만큼 쓰고 가축상에게 팔았는데 나중에 그 암소가 주인의 집으로 달려온 모습은 생각지도 못하게 처음부터 감동적이며 내 마음을 숙연하게 했다.

 또한, 내 자식이 태어나는 과정의 기쁨과 당혹감(챕터 9), 고객 중에 정말 진상고객이 있기도 하고(짠순이 베크부인, 챕터11), 상사와의 미묘한 갈등관계(챕터19) 등은 세대와 상황이 다르지만 묘하게 동질감을 갖게 한다. 예상치 못하는 깨알같은 반전과 소소한 재미를 주는 대목들은 극과 극을 달리는 전개는 아니지만 영화나 드라마 못지 않은 일들로 우리의 삶과 비슷한 그의 삶을 이야기해준다. 그 과정이 묘한 긴장감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소설의 매력에 점차 들어갈 수밖에 없게 한다.


그리고 우리와 다른 삶을 다룬 이 책이 주는 앎의 즐거움도 있다.

다른 나라이고 현실과는 달라진 상황일 수도 있겠으나, 우리가 매일 아무 생각없이 먹는 우유가 이런 식의 유통의 과정을 겪으며 우리 입 속으로 오겠다는 생각은 들기도 한다. 내 개인적으론 이런 이야기도 재미있게 느껴졌다. 


큰 낙농회사를 대신하여 우유를 수집하는 운전자들은 모두 난폭하고 거친 사람들이었다. 평소에는 아마 다정한 남편과 아버지겠지만, 잠시라도 기다리게 하면 분노를 폭발시켰다. 그렇다고 그들을 탓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넓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농가를 방문해야 해씩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화가 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의 분노는 보기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였다. p.361

간간히 구제역과 AI 바이러스에 대해 뉴스에서 많이 접하곤 한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먹거리나 물가에만 영향을 준다고 해서 꺼려지는게 사실이다. 그 구제역에 대해서는 사실 우리 일반인들에게 관심없다. 그냥 우리에게 피해를 주지 않길 바라며 뉴스를 보곤 했는데, 구제역이란 병명하에 가해지는 살처분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강행되어지는 것이고, 그것이 농가에 큰 피해를 보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자신이 애써 키워온 가축들이 비록 이후에 자신의 생계와 식용을 위해 사용된다 할지라도 심혈을 다해 키우고 돌보아왔을텐데 그 상실감과 허탈감은 말로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회복되는 동물도 많습니다. 하지만 구제역은 전염성이 아주 강하거든요. 여기 돼지들을 치료하고 있는 동안 이 일대 가축이 모두 구제역에 걸릴 것이고,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질 겁니다." p.401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구제역 발생은 자기와 관계가 먼 이야기, 신문에서나 읽을 수 있는 일일  뿐이다. 하지만 시골 사람들에게 구제역 발생은 조용한 농장과 들판이 납골당과 화장터로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곧 단장의 아픔과 파산을 의미한다.

p.404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몇년 동안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친정아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비록 헤리엇과 같이 수의사는 아닌 목축업자(?)셨다. 아빠가 가졌던 동물에 대한 애정과 죄책감 등을 어릴 땐 귀담아 듣지 않았었는데, 헤리엇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금씩 엄마를 통해 주어들은 아빠의 스토리들이 떠올랐다. 헤리엇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동물은 절대 사람의 상황을 감안해 배려하거나 봐주지 않는다. 밤에 함께 자다가 사슴에게 일이 생겨 뛰쳐나가시던 아빠, 사슴의 먹이를 위해 뜨거운 낮에도 땀을 비오듯 쏟아내며 풀을 베던 모습, 새끼가 나왔다며 혹은 역아라며 이야기하시던 모습등이 책을 읽는 내내 오버랩되어 떠올랐다. 숨겨진 분들의 수고를 통해 우리의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들에 대해서 일말의 생각없이 소비 해오던 마음들이 죄송스럽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며 동물을 통한 생명의 경이로움,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감동, 그리고 여러 과정을 견디고 극복하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에 여러 복합적인 감정과 긴장 가져보며 흥미로운 세계에 들어갔다온 기분이다. 또한, 런던만 생각하던 영국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하게 되어 초록초록한 그 곳이 머리 속에서 힐링받은 느낌이다. 휴가지에서 읽을 만한 책으로 혹은 분주하거나 따분한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추천한다. 솔직히 말하면, 그다지 대상을 잡지 않아도 모두에게 사랑받을 만한 고전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책이다. 다른 시리즈도 소장하며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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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에 책 3,000권을 읽어봤더니
이상민 지음 / 대림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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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독서관련한 자기계발서를 보고 나면서 그리고 그 이후의 마음은 '아! 책을 읽어야겠구나!', '책은 정말 최고의 가치를 가진 거로구나!' '책속에 길이 있다(명언)'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독서를 좋아하는 나 자신에 대해 독서를 목표하고 있는데에 있어 뿌듯함까지 느끼게 된다.

하지만 같은 주제의 책을 읽고 있는데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작가가 굳이 내게 물어보지 않았는데 '왜 나는 책을 읽고 있지?'라고 자문하게 된다.

전자의 책들의 경우에는 책의 다양한 장점 뿐 아니라 극단적이기까지 한 장점을 제시한다. 그것이 다른 인물들을 예로 들든, 유명인사들의 경험과 말을 들든간에 책은 절대적인 존재이다. 하지만 후자에 속하는 이 책의 경우 그렇지 않다. 책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한 수단이다. 책 외에도 우리가 살기 위해 도움을 주는 여러가지 다른 수단들이 있다. 그러한 수단들을 통해 우리는 반드시 나뿐 아니라 사회에 나아가서 변화시킬만한 방법과 능력을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삶의 부조리 속에서 무조건 책이 답은 아니긴 하다만, 책만한 효용성을 얻을 수 있는 건 얻기 힘들다.

위에서 내가 왜 책을 읽는지 고민하게 하는 책이라고 이 책을 이야기 했다. 이 책에서는 부자가 되기 위해, 대단한 사람이 되기 위한 단편적인 목표를 가지고 하는 독서를 경계한다. 책에서는 읽은 만큼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며 책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 한다. 내가 불편했던 것은 아마 은연 중에 이러한 것들을 기대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책을 읽으면 생기게 될 지혜를, 조금더 나아질 성품을 기대했고 그 안에서 뭔가 내 미래를 계획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작가는 책을 통해서 변화되어지는 게 없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려면 삶에 뛰어들라고 한다. 우리의 기본은 변하기가 힘들며 우리의 현재 모습에서 조금의 진전은 있을지라도 많은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 그것이 책을 통해서라고 할지라도...
정말 낙담이 되었다.

그럼 독서는 나에게 책은 나에게 무엇인가? 계속 이대로 독서를 해야하는 걸까?
포기해야할지도 생각해 보았다.

내가 올해 책 100권을 읽기 목표한 이후로 책을 읽으면서 유익이 있다면 먼저 성취감이 생긴 것이었다.
 나도 책을 많이 읽을 수 있구나!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일단 이 점에서는 독서에서 유익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서를 하면서 몰입을 경험했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원체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라 나의 결정의 근거는 감정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사고를 하기 시작했다. 왜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지 생각해보려고 했다. 책을 통해서 얻은 것은?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정리해보았다. 그러면서 변한 것이 결정의 근거가 꼭 감정이 되지는 않았다. 그런 점에서 나는 너무 치우치지 않고 균형에 많이 가깝지는 않더라도 극단을 피하는 보다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가지 더,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나는 도서관에 자주 갔다. 기억으로는 고등학교때부터였다. 책을 많이 대출했다. 욕심은 있었는데 한 권도 읽기가 힘들었다. 대학 때는 그래도 그보다 조금 나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고집스럽게 책을 완독을 못하면서도 책을 짝사랑하게 되었다. 요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책과 내가 서로 사랑하는 느낌이다. 더이상 동경하고 꿈꾸는 모습이 아닌 책이 나의 삶으로 왔고, 그냥 책으로 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 발견, 추가하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독서를 유지해야할 필요성을 깨달았고, 독서를 유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책을 통해서 고민하고 나서야 내가 독서를 해야할 이유를 알았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본다. 20대때 좋아했던 공연, 전시등보다 책 한권을 들고 시간을 보내는게 더 행복하다.
정말 그렇게 책은 나의 행복이고, 삶이 되었다.

책의 이야기로 돌어가서 이 책의 저자는 20대를 책으로 보낸 사람이다. 책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그는 책에 올인하여 살았다. 공부에도, 대학을 연계한 진로를 통해서도 자신의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책을 통해 미래를 찾아보리라며 나아가는 그의 의지는 실로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 당시는 취업을 위해 스펙과 외국어 공부를 해야했다. 그러다보니 이 책의 저자는 젊(은 듯 하)지만, 독서를 통해 전투적인 사색과 고민에서 통찰에 이른 것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긴 듯하다.

이 책의 남다른 특징인데, 이 책은 다른 책들처럼 다른 사람의 책읽기 방식이나 중요성등을 주요 언급에 두지 않았다. (이 부분이 참 좋았다.) 철저히 자신이 생각하는 독서를 고민해보며 사색함으로 우리에게 독서에 대해 자신의 색깔을 찾게끔 도전을 준다. 또, 책을 읽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책을 신봉하는 것에도 철저히 경계함으로 책에 대한 막연한 동경, 망상등을 피하게 해준다. 책을 통해서 무언가 얻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책을 통해 삶에 연계하여 삶을 살아내라는 그의 결론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실제적이고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또한 나 중심적인 아닌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독서를 하라는 그의 발전적인 제안은 독서하는 우리가 꼭 마음에 두어야 할 것이다.

독서에 대해 도전받고 싶고, 독서법에 대한 관심을 갖고 독서자기계발서에 눈을 돌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독서에 대한 고민을 이 책을 통해 해보길 바란다. 다른 책과 달리 독서와 함께 필요한 깊은 사각에 대한 도전을 받을 것이며, 나 자신과 독서의 관계를 고민하면서 책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혹은 깨끗이 내 길이 아니라고 접을 수 있는 결단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을 때는 언제나 본질을 중시하면서 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문장으로 나타난 표현보다는 그 문장 안에서 삶의 본질을 꿰둟는 메시지를 얻어내야 한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내 삶의 행복은 무엇일까?",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나는 어떤 운명을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내야 한다. 그것이 책의 역할이고, 책을 읽은 독자가 해야할 일이다.

p.28-29


'노력=결과'가 결코 아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노력해야 하고,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만이 부조리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알베르 카뮈는 <시지프의 신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한계 상황에서의 항복이 아니라 한계 상황에서의 지속을, 삶의 순수한 불꽃 이외의 모든 것에 대한 무관심을, 주어진 모든 것을 필사적으로 불태우며 최대한 성실하게 살려는 노력을 행하며 살아야 한다."맞는 말이다. 부조리는 적극적인 노력으로만 극복할 수 있다.

p.45


책은 그 의미를 변형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저자가 한 말도 나의 상황에 맞게 다르게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저자가 의도한 뜻이 비록 A라고 하더라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재창조하여 B로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하기 때문이다. 텍스트의 사전적 의미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공부를 하듯 책을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 삶이다. 내 삶을 중심에 놓고 책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의 삶을 바꾸는 독서,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독서를 해야지 형식에 집착하면 안 된다. 인생과 세상을 위한 유연함이 독서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p.48


책만 붙들고 세상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무조건 세상에서 자신의 생각을 입증해야 한다. 내가 가진 생각들은 책을 통해서 폭을 넓히고 깊이를 키워야 한다. 그리고 유연성을 갖추어야 한다. 또 나만의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내 능력에 맞는, 내 적성에 맞는 방법은 반드시 있다.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뿐,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보석은 있게 마련이다.

p.49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이다. 일단은 읽어야 알게 된다.

둘째, 많은 생각이다. 많이 생각해보아야 내 것이 된다. 깊은 고민과 성찰이 있을 때 독서는 그야말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고민이 없다면 큰 의미가 없는 독서가 된다.

셋째, 현장경험이다. 독서는 간접경험으로 어느 정도의 한계를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다. 현장으로 파고들어서 스스로가 미래를 개척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넷째, 다른 매체들을 접하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 신문, 잡지도 많은 도움이 된다. 폭넓은 매체를 통해서 진실에 입체적으로 다가서려는 노력은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줄 것이다.

p.50


그러므로 책만 신봉하지 말아야 한다. 독서와 더불어 진짜 인생에 주목하고 다양한 행동을 하면서, 진정한 진실을 깨닫고 인생을 보다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 한 번뿐인 삶이므로 우리에게는 마땅히 그렇게 해야할 의무가 있다.

p.61


방법론 역시 자기가 해보고 좋은 방법대로 하면 그것이 자기에게 가장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좋다고 해도 나에게 맞지 않으면 아닌 것이다. 그런 주관이 필요하다. 독서는 전적으로 자기 마음대로 해야 한다. 자신에게 맞게 하면 가장 좋은 것이다. 그리고 독서를 많이 한 사람들끼리 여러 이야기와 의견을 나누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도 답이 될 수 있다. 인생도, 독서도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밀고 나가면 된다. 자신에게 가장 좋은 방식대로 하면 되고, 다른 사람의 방식은 참고만 하면 되는 것이다.

p.68

책을 많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많이 읽으면 된다. 읽으면 분명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후에는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또 책을 읽을 때는 자신의 삶이 달라질 수 있도록 우리 시대와 자신의 현실을 대입하면서 읽어야 한다. 의문점을 갖고 독서를 하는 것이 좋고, 자신이 지금 겪고 있는 문제를 풀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 식으로 응답을 구하려는 독서가 적극적인 독서를 이끈다. 작가의 입장에서도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책을 1,000권 이상 읽은 후부터는 내용에서 중복이 되는 부분은 과감하게 뛰어넘어야 한다. 책을 아예 안 읽고 넘어간다는 뜻이 아니다. 1~3초마다 한장 씩 넘기면서 빠르게 읽는다는 말이다. 그렇게 읽어도 충분하다. 때로는 반쯤 읽다가 덮을 수도 있는 것이다.

p.78-79

책도 똑같다. 10권, 100권을 읽더라도 생각을 많이 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자신의 관점을 갖게 되어 나름의 철학을 형성하게 되면 강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독서의 권수에 신경 쓰거나 집착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현실을 충분히 존중하면서 책을 읽으면 된다. 현실을 살아가는 것은 '살아있는 삶'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어나가는 것과 같다.

p.86


1,000권 이상 책을 읽은 사람은 외부 상황의 변화보다 자기 마음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그래서 같은 상황에서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힘에 주목해야 한다. 자신이 가난하다고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힘은 가난과 역경 속에서 단련된다'라는 것을 알고 자신을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책을 읽어도 인생이 변화되지 않았다고 우울해 해서는 안 된다. 생각을 하기 위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인생도 바뀐다.

p.120

사람들은 대부분 힘들 때 쓰러진다. 잘나갈 때는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찾아와 쓰러질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러나 힘들 때에는 대체로 자기의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힘들 때에는 대체로 자기의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다. 힘들기 때문에 지치고, 잠도 오지 않는다. 심하면 극단적인 선택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나는 이 시기에 인생의 승부가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반드시 그 상황을 견디는 사람이 나오기 때문이다. 힘든 시기는 잠룡(潛龍)의 시기이다. 이 시기에 포기를 해버리면 인생이 끝나는 것이고, 이 시기에 절차탁마(切磋琢磨)를 하며 내일을 준비하면 반드시 비상할 수 있다.

p.190

권수에 집착하지 말라는 말과 500권 정도만 읽어도 된다는 말을 계속해서 해오고 있다. 이 말도 틀린 말은 절대로 아니다. 권수에 집착하지 않고 우선은 읽는 것이 중요하고, 또 깊이 있게 읽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500권만 읽어도 된다는 말은 500권만 읽어도 일반인의 상황에서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이 더 많이 읽으면 좋다.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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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법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정혜주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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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만 봐도 딱!!

'에이! 저런게 어딨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래서 몇번을 지나쳤다가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하는 마음으로 대출했다.

꽤 많은 예약자가 있는 도서로 그 궁금증은 더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은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저자의 해답을 보면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해주는 이를 기다렸을까 싶었다.


저자는 먼저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적인 개념에 반론을 제기한다.

노력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는 착각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우리는 노력=보상으로 알고 있다. 공부든 직업이든 어떠한 것이든 노력없는 성과는 생각하지도 못할 일이다.

그리고 만약 성과가 없는 노력이라면 방향 등 무언가 방식이 잘못되었다고들 이야기 해왔다.

노력하지 않는 우리의 게으름을 늘 채찍질하고 있었던 우리로써는 반가우면서도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

먼저 그는 노력하지 않는 나에게도 가치가 있다는 색다른 이야기를 한다. 나의 가치를 위해 노력을 하지만 노력을 한다고 해서 그 노력대로 인정이나 보상이 없다. 나의 가치는 노력이 아니라 나를 인정하는데서 온다. 따라서 노력보다는 나를 먼저 인정하고 가치있게 여기면 보상은 그에 따라온다고 이야기 한다.

관점을 바꾸는 것으로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아마 나를 내가 먼저 인정해줘라는 말은 어찌보면 굉장히 위로가 된다.


그는 그의 경험을 예시로 들으며 그가 노력하지 않고도 오히려 보상이 따랐던 이야기를 한다.

믿는대로 된다고 한다.

어쩌면 자기계발서에서 흔히말하는 긍정의 메세지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노력이 보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 혹은 나 자신을 인정하면 보상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

그다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긍정적인 메세지일 뿐이고, 그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된다.


더군다나 그는 우리의 몸이 전기입자로 이루져서 우리가 신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가치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의 논리는 비약이 심한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잘 걸러서 받아들인다면 받아들이고 우리의 인식을 전환할 필요는 충분하다.

가령 자신을 가치있게 여기며, 하기 싫은 일을 과감히 그만두고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라는 말...

다른 사람에게 조금 신세지고, 혹은 피해를 주더라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살아보라는 말은

정해져있는 한국사회에서 스트레스 받으며 하루하루를 견디어가는 우리에게 응원의 메세지와 같다.


그의 경험담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도 큰일나지 않는다는 식의 말은 사실 조금 과장된 느낌이 없지 않다.

내가 마음을 놓으니 알아서 되더라...하는 말은 어쩌면 운이 좋아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나를 가치있게 여기는 것으로 시작해서 남을 배려하는데 급급하지말고 다른 사람의 도움도 받고 자기에게 솔직해지라는 것은

어쩌면 나 개인에게는 도움이 되었다.


매 파트마다 요약본으로 정리되어있으니 그걸 잘 적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 책도 있는 그대로 따라할 것이 아니라 나의 상황에 맞게 긍정적인 태도와 인식의 전환으로 나 자신을 존중한다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혼자 노력하는 '나'를 버리자마자 '남의 힘'이 모여들더군요. 하지만 '남의 힘'을 믿지 못하면 그 힘은 결코 이용할 수 없습니다. '나'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남의 힘'또한 의지할 수 없는 겁니다.

'나'를 버리지 못하면 '남의 힘'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나'를 버리면 '남의 힘'이 늘어납니다.

p.56  

 '남의 힘'이 많이 모여 움직일 때, 비로소 노력 없이도 '좋아하는 일'들을 점점 더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반대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남의 힘을 움직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남의 힘을 이용해야 합니다.

p.60-61


지금 하는 일이 하찮은지 아닌지는 그 일이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약 그 일이 하찮다고 생각한다면 그만큼 좋아하는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p.89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작정했다면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용기와 미움받을 각오가 필요합니다. 안정된 생활을 버린다든가, 벌어놓은 돈을 까먹는다든가, 지금까지 쌓아온 지위나 위치를 내던지는 등 어쨋든 상상만 해도 무섭고 끔찍한 일에 뛰어들지 않으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없습니다.

p.96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만 믿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자신을 가장 믿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노력하지 않으면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없고, 쓸모없는 인간 취급을 받으며 버려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본연의 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믿지 못하는거죠.

p.133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신 자신 뿐입니다. 그런데 혹시 알고 있습니까? 좋은 사람인 척하는 사람은 사실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요. 정말로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인 척하지 않습니다. 이미 좋은 사람이니까 굳이 연기할 필요가 없는 거죠.

p.204

제가 여러분에게 바라는 점은 '이 책의 내용을 믿고', '용기'를 내서 '결심'을 하고, 엄청난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각오'하고, 지금까지와는 '반대되는 삶'에 도전해보시라는 겁니다.

지금까지와 반대로 살아가면 현실도 바뀔 겁니다.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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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혼자 있는 시간의 힘 -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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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책을 읽고 찾아본 사이토 다카시의 책 두번째!

지난 번에 독서에 대해 실제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했던지라 책제목의 주제는 내게 굉장히 흥미로운 것이었다.

주로 아이들을 원으로 보내고 혼자있는 시간을 많이 보내기 때문에 내가 보내는 이 시간이 과연 가치롭게 소비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자' '자신을 치유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혹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키우는 시간을 좀 더 갖자고 말하고 싶다. 뇌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지적인 생활이야말로 누구나 경험해야만 하는 '혼자 있는 시간'의 본질이다.

라고 프롤로그에서 이야기 하는 것과 같이 그는 혼자있는 시간을 가치롭게 여긴다. 그 시간을 어떻게 가치있게 보내는지에 따라 더 창조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서 이 책에서 혼자있는 시간을 어떻게 펼쳐낼지 기대가 된다.


먼저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20대때 어떻게 보냈는지, 특히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주목했다.

대학교 동아리에 거의 모든 시간을 쏟았던 나에게는 그 시간이 지금까지 영향이 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그 덕에 책을 좋아하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기는 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득(得)이지만, 그 시간에 정말 끈기있게 도서관에서 많은 책을 접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에도 책을 많이 대출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읽은 책은 많지 않았던 걸로 기억되고, 책에 대해 지금만큼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었다..책으로 고독함을 알고 사색을 통해 깊이 삶을 느끼고 생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 혼자 있는 시간은 보다 알차게 보내고 싶었다.

저자의 조언은 그래서인지 도움은 조금 되기는 한다. 혼자 지내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고, 이것을 뜻깊게 보낸다면 내가 대학 때 가졌던 아쉬움은 지금 조금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지금도 교회와 친구들과의 교제로 고독이란 것을 충분히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고독함을 나름 즐기고 있고, 그 시간이 너무나도 귀하고 즐겁다.

나 자신을 바라보는데에 책을 통해서 혹은 성경을 통해서 보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매일의 샤워의식(?)을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한다.

독서는 무엇보다도 현재 내게 큰 기쁨을 줄 뿐 아니라 고독한 가운데 사물을, 자신을, 상황을 깊게 보게 해주는 도구이다.

그러한 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얻는 소소하거나 혹은 생각지 못한 깊은 통찰은 내가 내게 주는 선물이고, 삶을 살아가는 힘이다.

이것이 내게 언젠가 나 자신을 이루는 큰 자양분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이 무조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일본작가이다 보니 일본의 작가들을 통해 깨달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약간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주제가 그래서인지 굉장히 사색적인 책들을 다루고 있어서 다소 부담스럽게는 느껴졌다. 아마 내가 사이토의 깊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혼자있는 시간에 대한 제안에서 단전이나 호흡같은 것이 작가에겐 도움이 되겠지만, 나한테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책을 접하는 이라면 이 책에서 자신에게 유익할 거라 생각하는 것을 적당히 취하면 될 것 같다.

 


인생에는 승부를 걸어야 할 때가 있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교제를 완벽하게 끊고 하고 있는 일도 철저히 정리하여 생활 전체를 점검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거의 모든 시간을 온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

p.25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가' '매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은 바로 한곳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강인한 의지다...

1. 자신을 돌아본다.

2.교양을 쌓는다.

3.일기를 쓴다.


이 세 가지 방법은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이다. 혼자인 시간에 이런 기회를 갖는다면 도전의 불꽃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p.31 

 교양을 쌓고 자신의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절대 빠트릴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독서다. 혼자일 때 책 읽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겠지만 볼거리, 즐길 거리가 극단적으로 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책 읽는 법을 익히지 못한 사람은 엄청나게 많다. 독서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은 10년, 20년 후 인간적인 매력에 있어 큰 차이가 난다.

p.34

 사람의 사고방식은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일정한 시기에 그 밑바탕이 정해진다. 그때 반복적으로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면, 명확해진 꿈과 생각이 자기 안에 깊이 뿌리내린다. 일기에는 그런 힘이 있다.

쓰기는 고독의 힘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다. 고독하지 않으면 글을 쓸 수가 없다. 사실 쓰는 것은 무척이나 괴롭고 성가신 작업이다. 분명 작가나 학자 같은 '글쓰기의 프로'들도 대부분 쓰는 작업을 힘들어 할 것이다.

p.35

하지만 블로그에는 진짜 비밀을 절대 쓸 수 없다. 아무리 말하고 싶어도 속내를 드러낼 수는 없다. 쓸 때 흥미 요소가 강하게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일기가 고독한 작업이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블로그는 남에게 보이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문장 연습이나 수정을 하며 쓰기에는 좋다. 그러나 때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남이 보지 않는다고 해서 정제되지 않은 거친 말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남에게 드러내지 못했던 다양한 감정들을 에너지로 삼아, 자기 자신을 동기부여할 만한 글을 쓰는 것이 좋다.

p. 35-36

 실제 출판 여부와는 상관없이 번역을 해보면 작가와 주인공의 마음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글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필사해 보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적극적으로 작업에 개입하는 것이다.

p.38

말이 쉽지 스스로에게 기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재능 있는 사람일수록 자부심이 클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생각, 즉 자기력(自期力)은 재능과 무관하다. 하지만 재능이 좀 부족하더라도 높은 자기력을 갖고 있다면 그것이 성장의 동력이 되어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p.74

두려워도 사랑의 고독을 견뎌라. 그렇지 않으면 사랑이 주는 의미있는 순간들을 충분히 누릴 수 없다.

p.81

하지만 혼자일 때 마냥 편하게만 보내고 아무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긍정적인 고독의 힘을 키우기는 어렵다.

p.88


혼자 있는 시간과 그 시간에 견뎌야 하는 고독은 나 자신을 닦고 풍요롭게 하는, 다시없는 기회를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일정 시간 동안 스스로 고독과 사귀고, 혼자 있는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강한 정신력을 키워야 한다.


물론 사람은 고독할수록 지지해주는 존재가 필요하다. 그 하나가 먼저 세상을 살다 간 선인들이고 또 하나는 자신을 긍정하는 힘, 즉 자기 긍정력이다. 그렇다고 대책없이 자신을 긍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평소에 자신의 상태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일 때 느끼는 외로움이나 허전함은 때때로 자신을 괴롭히지만, 지금의 과정을 스스로 응원한다면 고독에 대한 적응력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고독은 잘못 다루면 위험해진다. 이 위험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고독을 다루는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서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꼭 습득하기 바란다. 그 시간을 통해 분명 풍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p.95

물론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 세상이지만, 평소 생활 속에서 고독을 받아들이는 연습은 가능하다. 내가 권하는 방법은 타인과 이야기 할 때 자신의 마음속에 생기는 감정과 생각에 주목하는 것이다. 그러면 타인에게 들은 말이 마음 속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내는지 알 수 있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완전히 차단하지 말고, 소통 가운데서 고독의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자신과 마주하는 첫걸음 아닐까.


중요한 것은 고독을 피하지 말고, 자신은 물론 상대 역시 고독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고독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다. 그것이 나약한 자신을 알아가면서 타인과 소통하는 방법이다.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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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두 사람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이번에도 단편소설이다.

작가의 책을 지난 번에 읽고 상당한 매력을 느끼기도 했고,

최근 TV에 나오시는 작가님을 보면서 모든 작품을 읽어보았으면 하는 마음에 선택한 2번째 책!


이번에는 지난 번에 확 읽어먹어치우지만은 않고 조금 소설 내의 장면 그리고 의미 등을 생각하며 읽었다.

나는 <오직 두 사람>이라는 책 제목에 근거하여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앞 세 편에서 오직 두 주인공의 삶과 상실에 대해 쓰였기 때문에 제목을 그것으로 잡았으리라 예상했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오직 두 사람만을 그린 것이 아니어서 잘 못 짚었구나 싶었다.


이 책은 2014년부터 우리의 마음을 꾸욱 눌러 아리게 만드는 그 사건을 기점으로 전후에 쓰여진 소설들을 담고 있다. 그 기점을 통해 달라진 소설들을 보며 작가자신도 달라짐을 발견한다. 어떤 것은 어이없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어떤 건 착찹함과 씁쓸함,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아주 특별해 보일 것은 없는 주인공들이지만 그들의 일상을 통해, 그 안의 사건들을 통해 보이는 그 인물들은 하나하나가 참 못나보여 안쓰럽다. 그들이 처한 고통과 상처 그리고 현실 앞에 처절하고 무력해보이기까지 한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그 상황을 생각해보게 하고, 그 상황 속에서 인물들이 갖는 감정과 한계를 보게 한다. 그 안에서 깨닫게 되는 것은 우리도 그들과 같은 현실적이고, 한계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한 사람이라는 것,,, 살기 위한 본능은 우리도 그들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수상작인지 모르고 읽었던 <아이를 찾습니다>는 내가 엄마이기 때문에 더더욱 공감이 되는 이야기였다. 일상적인 삶에서 엎어진 한 가족의 삶을 보며, 그 누구의 이야기도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두려움이 느껴졌다. 주인공에게 주어진 끝없는 좌절과 불행함들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한계를 보며 그 앞에서 우리의 경우 어떠한 삶을 살아낼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봤다. 아들을 찾았음에도 낯설고 해결되지 않는 상황, 보이지 않는 희망 속에서 나아갈 힘조차 없는 주인공의 한마디 한마디는 마음을 저리듯 울리게 한다. 특히 결말에 있어서는 그것이 또 다르게는 새 희망으로 바뀔 수도 있으나, 주인공을 끝까지 바닥으로 치닫게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견딜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은 지나고 보니 어찌어찌 견뎌냈다.

정말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은 바로 지금인 것 같았다.

언젠가 실수로 지름길로 접어드는 바람에 일등으로 골인하고서도 메달을 빼앗긴 마라토너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른 것이 결승점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것은 누구의 잘못일까?

윤석은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훌쩍임을 들으며 생각한다.

어디서부터, 왜, 모든 것이 어그러졌을까?

마트에 가자고 한 아내의 잘못인가?

부주의하게 카트의 손잡이를 놓아버린 자기 잘못인가?

아니면 화장품 가게에서 클렌징크림을 산 아내의 잘못인가?

p.66

미라가 정신병원에 가면 성민이는 절대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비이성적인 믿음

이 믿음은, 성민이만 돌아오면 미라의 병은 깨끗이 낫게 되리라는 또다른 믿음과도 이어져 있었다.

그런 믿음을 차치하고라도 윤석은 미라를 버릴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미친 아내를 떠맡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윤석이 저신 나간 아내에게 기대고 있었다.

아무 소용이 없는 줄 알면서도 매일 전단지를 돌린 것처럼,

남들이 보기엔 아무 희망도 없는 부부관계에서 그는 삶을 지탱할 최소한의 에너지를 쥐어짜내고 있었다.

그에게 미라는 카라반의 낙타와 같은 존재였다.

목표와 희망까지 공유할 필요는 없었다.

말을 못해도 돼. 웃지 않아도 좋아. 그저 살아만 있어다오.

이 사막을 건널 때까지.

그래도 당신이 아니라면 누가 이 끔찍한 모래지옥을 함께 지나가겠는가.

p.71

모르지. 본 적도 없고 만진 적도 없어. 마치 기독교에서 말하는 영혼처럼. 내 내부에 있다는, 인간마다 고유하다는 그것에 대해 나도 이전엔 아무 관심도 없었지. 너를 잃은 후에야, 방바닥을 기어다니며 너의 갈색 머리카락을 주워본 후에야 나는 유전자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지. 그게 내 아이를 다시 찾아줄지도 모른다고 믿었지. 그리고 그 결과로 지금 네가 내 앞에 앉아 있지. 그런데 나는 네가 아주 낯설고 너 역시 그렇겠지. 우리가 네 배내옷에서 찾아낸 머리카락과 네 구강에서 긁어낸 세포에서 나온 유전자가 일치하면 그게 한 사람이라는 증거라는데, 우리는 그걸 믿어야 한다는데, 반드시 믿어야 한다는데, 그럴 수밖에 없다는데, 왜 그것은 우리 눈에 보이지를 않을까?

p.76


다른 이야기지만 작가의 재치와 남다른 인식이 보이는 장면도 몇 있었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오직 두 사람>에서 주인공의 오빠가 명언이나 상투어를 뒤집어서 새로운 말을 만드는 것이 오랜 버릇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서 작가님이 이런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여태 없었는데 그렇게 뒤집어서 하는 말들이 또 신기하게도 말이 되는 걸 보면서 인식의 전환이 새로운 것들을 창조해 낸다는 점에서 재미나기도 했다.


"해봐. 이상하게 다 말이 된다니까."

오빠가 사람들에게 장담하면 그때마다 사람들이 이것도 해보라, 저것도 해보라며 문장을 던져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누군가 이렇게 말하면 오빠는 빙글빙글 웃으며 "즐길 수 없다면 피하라"고 답하고요.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라고 <어린왕자>의 유명한 구절을 제시하면,

"어딘가에 샘이 숨겨져 있다면 그게 바로 사막이다"라고 받아요.

가끔 어떤 격언은 뒤집어 놓으면 더 의미심장해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금이 침묵이다'같은 말이 그래요.

오빠가 해고를 당하던 날, 인사팀의 입사동기가 그러더래요.

"힘내라. 위기가 기회라잖아."

오빠가 뭐라고 했을지 언니도 이제 아시겠죠?

"웃기시네. 기회가 위기야."

p.13 

 <인생의 원점>, <최은지와 박인수>에서 나오는 주인공은 사랑과 위선으로 그들을 철저히 보호하였지만, 역시 우리는 나 자신이 우선일 수밖에 없는 이기심을 본성으로 탑재한 인간임을 보여준다.

'아하하!! 사랑이라는게 그렇지... 네가 나이먹어봐라. 가정이 있어봐라. ...'라는 말이 나오게 우리의 가면에 대해 처절히 조소하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의 그러한 이기심과 위선들이 소설을 통해 까발려진 듯하다.


"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큰 차이가 있어.

대부분의 사람이 그래. 지금은 날 위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겠지만 말야. 물론 그마음이 진심이란 것 알아. 하지만 진심이라고 해서 그게 꼭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법은 없어."

p.92

자신만 아무일 없이 무사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게 문득 기가 막히게 좋았다. 행복감이 솟구쳤다. 엄청난 유혹을 이겨내고, 위기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켜냈다는 것에 자부심마저 들었다. 인생의 원점 따위가 무슨 소용이냐, 그런 정신적 사치가 아니라 살아 있다는 것, 그게 진짜 중요한 거야. 그는 이제야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고, 어릴 적 위인전이나 읽으며 헛된 꿈을 꾸던 감상적 어린아이와 결별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기도 했다.

p.108

 해피엔딩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아쉬울 수도 있지만, 사건에 부딪히는 인물들을 보며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고, 우리의 삶이 축소된 삶이 소설안에 녹아 우리의 삶을 반추하게 해주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읽을만하다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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