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사투리야;; 너무 구수해서 깜놀함 ㅋㅋㅋ
코토미 미쳤구나. 남편 폭력과 바람 때문이라고 해도 봐줄 수 없다. 미쳤다 진짜.

아니 작가님 이양반 왜 다 좋은 사람들을 죽여. 안그래도 오늘 슬픈 이야기 듣고 왔는데.


땀을 닦고 집을 올려다보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는데 "잇짱, 아이가?" 하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잇짱 맞제?"라며 다가왔다.

"아이고마, 그단새 이마이 컸나? 근데 니 와 여 있노?"

-150/298

"마카다 우리 집에 가자. 바로 자테다. 잇짱도 퍼뜩 온나. 잇짱 좋아하던 매실주수, 할매가 또 담갔는데 무 봐야지."

-150/298

미친년 맹쿠로 지 혼자 길길이 날뛰다가…… 잇짱 혀를 담뱃불로 지지더라카이."

힉, 하고 미하루가 작게 비명을 질렀다. 나는 그 끔찍함에 아무런 반응도 보일 수 없었다. 눈만 움직여 52를 보니 컵에 든 얼음을 입에 넣어 굴리고 있었다.

"마키코 씨는 불붙은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놔 났는데 잇짱이 놀다가 입에 대가 그리 됐다고 병원에서 그짓말을 하더라꼬. 뭐 한다고 그런 그짓말을 하는가 몰라. 내가 경찰서 끌고 가자 캐도 아 어마이를 범죄자로 맨들어가 쓰겠냐고 울드라카이. 그 담부터 잇짱이 입을 꾹 다물어뿟어. 다 그 어마이 때문이다. 고년이 잇짱헌테서 소중한 말을 뺏어간 기라."

-153/298

붉은색은 분노를 담은 색이라고 한다. 안상이 분노 속에서 죽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나 때문이다.

-160/29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토미에게 딱히 수상한 움직임은 없었다.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른다. 다른 종업원이나 손님과 미소를 띠고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 사람이 정말로 52의 엄마가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자식이 어젯밤부터 없어졌는데 태연하게 일이 손에 잡힐까? 아이를 찾으러 돌아다닌다면, 얼굴에 근심이 서려 있다면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며 찾아왔는데.

-124/29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엄마가 좋았어. 너무 좋아서 그래서 늘…… 늘 사랑받고 싶었어."

목 안쪽의 덩어리가 흘러나온다. 멈출 수가 없어서 아이처럼 반복한다. 엄마가 좋았어. 내 전부였어.

-107/314

하루에도 몇 번이나 감정이 너울 쳤다. 이유 없이 혼나고 맞은 적이 셀 수 없이 많았다. 하지만 그만큼 사랑도 주었다. 나를 안고 "조금 전에는 미안해"와 "사랑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엄마는 키코가 있어서 힘내서 살 수 있어. 이렇게 못난 엄마라 진절머리 나겠지만 그래도 부탁할게. 엄마 옆에 있어 줘.

자상한 냄새와 부드러운 온기와 뺨에 닿는 뜨거운 눈물. 그것만으로 나는 전부 다 용서할 수 있었다. 내가 괜찮다고 하면 엄마는 환하게 웃으며 당신의 눈물로 젖은 내 뺨에 입을 맞추었다.

의붓아버지를 만나 재혼하고 비로소 엄마는 감정의 너울이 잠잠해졌다. 내가 영원히 채워 주지 못한 부분을 의붓아버지가 채워 주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엄마가 의붓아버지를 깊이 사랑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채워 주지 못한 나를 싫어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107/3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잔인한 이야기를 할게. 키나코의 아버지가 앞으로 얼마나 살지는 아무도 몰라. 반년 후에 죽을 수도 있고 10년 후가 될 수도 있어. 그 불확실한 기간 동안 네 인생을 계속 아버지에게 바칠 생각이야? 아버지가 죽을 때까지?"

-100/301

"네 인생을 그저 허비하고 있는데도 네 부모님은 개선하려 하지 않아. 오히려 더 바치라고 강요하고 있어. 너도 그걸 느꼈으니까 궁지에 몰려서 어제는 죽을 결심까지 했다고 생각해. 상황은 나빠지기만 하고 네 숨구멍이 트일 길은 없어. 그렇다면 넌 아버지에게서…… 그 가족에게서 멀어져야 해."

-100/301

그렇게 말하고 내 방으로 향했다. 내 방이라고 하지만 오랫동안 의붓아버지의 침대 옆에 이불을 깔고 잔 터라 낯설기만 했다. 게다가 챙길 것이라곤 옷가지와 예금통장 정도가 고작이었다. 미하루의 방을 떠올리며 휑뎅그렁한 내 방을 둘러보았다. 나는 의붓아버지를 살리려고 나 자신을 계속 죽여 왔다. 나는 살아 있으면서 죽어 있었다. 멍하니 서 있다가 현관에 안상이 엄마와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105/3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침 6시 반이면 집 근처 어딘가에서 단체로 라디오 체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속삭이듯 웅성거리는 소리가 모였다가 이내 귀에 익은 라디오 체조 멜로디가 바람을 타고 흘러든다. 며칠째 그 소리에 잠이 깬 나는 문득 생각이 나 어디서 어떤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 보러 가기로 했다.

-34/301

나는 오, 하고 입 안에서 작게 중얼거렸다. 옛날 생각이 난다. 여름방학 아침이면 출석 카드를 챙겨 라디오 체조를 하러 가는 것이 당연한 일과였다. 졸린 눈을 비벼 가며 꼬박꼬박 출석한 덕분에 카드에 도장을 꽉 채웠었다. 개근한 아이들은 파란 고래 모양의 저금통을 받았는데, 아, 그래, 그 저금통을 마사키에게 빼앗겼다. 갖고 싶다고 울고불고하는 통에 엄마가 내 걸 빼앗아 주었다. 무엇이든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마사키지만 싫증을 곧잘 내고 거칠어서 고래 저금통은 사흘 뒤에 산산조각 나 있었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파란색 파편을 속상한 마음으로 바라본 것이 기억난다. 나는 고래가 갖고 싶어 열심히 라디오 체조에 나간 것이었는데.

-36/3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