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엄마가 좋았어. 너무 좋아서 그래서 늘…… 늘 사랑받고 싶었어."

목 안쪽의 덩어리가 흘러나온다. 멈출 수가 없어서 아이처럼 반복한다. 엄마가 좋았어. 내 전부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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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이나 감정이 너울 쳤다. 이유 없이 혼나고 맞은 적이 셀 수 없이 많았다. 하지만 그만큼 사랑도 주었다. 나를 안고 "조금 전에는 미안해"와 "사랑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엄마는 키코가 있어서 힘내서 살 수 있어. 이렇게 못난 엄마라 진절머리 나겠지만 그래도 부탁할게. 엄마 옆에 있어 줘.

자상한 냄새와 부드러운 온기와 뺨에 닿는 뜨거운 눈물. 그것만으로 나는 전부 다 용서할 수 있었다. 내가 괜찮다고 하면 엄마는 환하게 웃으며 당신의 눈물로 젖은 내 뺨에 입을 맞추었다.

의붓아버지를 만나 재혼하고 비로소 엄마는 감정의 너울이 잠잠해졌다. 내가 영원히 채워 주지 못한 부분을 의붓아버지가 채워 주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엄마가 의붓아버지를 깊이 사랑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채워 주지 못한 나를 싫어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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