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쪽 엄청 공감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드불 박카스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벤티사이즈 우리의 친구 ㅋㅋㅋㅋㅋㅋ 지금은 그렇게 못하겠지만. ㅋㅋㅋㅋ
66쪽. 입학도 전에 나는 동아리에 들어가 씨언어랑 회로부터 공부하고 뚝딱뚝딱 만들었는데, 씨언어 할 때 내가 초반에 진도가 느렸다. 이과였다 문과였다 다시 이과 재수를 했었기도 했지만 프로그래밍 언어는 초창기 언어 같은 느낌이라 문법만 알면 되는 건데, 문제는 헬로 월드를 왜 콘솔에 띄우는 건지가 이해가 안갔다. 숫자를 띄웠다 연산해서 뽑았다가 배열에 넣어 장난 치다가 string을 char나 float나 double이나 int로 바꾸면 어떻게 되는지 개념과 문법을 배우는 동안 그래서 뭘 어쩌라고?
다행히 나는 그 수업시간들 전에 실전처럼 익혀서 printf(“Hello World!”); 부터 struct. 나 array[]나 for, while, switch/ case, if같은 걸 하루만에 쭉 보고 그 다음날 c++ 의 클래스나 스레드를 보고 2일차부터 무작정 좀 긴 예제를 따라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내 첫 코드는 헬로 월드였지만, 그리고 그 책의 수 많은 예제를 다 따라해보긴 했지만 책이 한권 이틀만에 끝나고 나서 만든 첫 코드는 서보모터 시분할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비 대학교 1학년이 아직 입학식도 안한 1학년이 학교 동아리방에 처음보는 선배들 속에서 ㅋㅋㅋㅋ 너 복학생 아니세요? 이런 말 들으면서 아무도 없는 아침부터 나와서 사람이 슬슬 나오기 시작하는 밤 10시까지 이틀간 해보고 짠 첫 프로그램이 보행로봇을 만들기 위한 서보모터 조작 프로그램이었고 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런 사람(나)을 여학생이라고, 아침형인간이라는 이유로 대회에서 배제 시키는 건 또 뭐임. 차라리 니가 싫다고 하지. ㅡㅡ 그 동아리를 대회배제+스토커 때문에 어쩔수 없이 나오고 다른 동아리를 들어갔다. 좀더 실력이 없고 친목이 주인.
결국 나는 아무 대회도 나가지 않았고 기계 알못 기계과 학생과 컴퓨터 알못 컴퓨터공학과 학생에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소소하게 팔며 살았다. 대리과제지 뭐.
정작 내 전공은 교통사고로 입원하는 바람에 공부 못하고. 성적은 처참하고. 병가휴학을 ㅡ 안내고 버텼더니만 10주 입원 한달 통원. 그리고 1년 내내 제대로 앉질 못했다. 아무데나 누워있기 일쑤. 아 그러고 보니 빡친다. 여자 휴게실이나 보건실 같은 게 공대엔 없었다. 진짜 학교 다니는 내내 너무 힘들었다. 두번째 학교에 있던 남녀 다 이용가능한 어두운 휴게실 같은 건 만들기도 힘들었던 구조적인 문제도 있고 여학생이 별로 없기도 했고 총여 만드는 걸 학생회에서 반대하기도 했고 그리고 남자도 힘들다고 여휴 생기는 걸 엄청 반대했었다. 14000명 중에 4000명이니까. 여학생은. 근데 너무너무 아픈데 쉴수 있는 데가 없는 거다. 못 앉아서 방석도 들고다니고 서서도 수업듣고. 나중엔 태권도장 바닥 까는? 아기들 있는집 바닥에 까는 그런 거 동아리방에 펼쳐놓고 냅다 누워버리고. 나라고 안무섭고 안민망했겠느냐고. 다친데가 너무 아파서 못 움직이겠어서 그랬다.
아무튼 나는 재수가 없어서 이후에도 프로그래머로 나갈 기회를 잃었는데, 이런 책을 읽으니 마음이 아프면서도 재밌다. 개발자가 됐다면 어땠을까. 편입이 아닌 대학원이었으면 어땠을까. 뭐 어떻게 되든 다시 태어나도 그 악연들을 만난다면 말짱 황일듯 하다.
내내 컴공에 가깝게 전공수업 들어놓고 졸업은 불쑥 DAC컨버터 설계로 하다니 말이 되냐? 입원하느라 전자회로 회로이론 C,D받을 정도로 모르는 바보가. ㅠㅠ
이런 저런 생각이 난다. 화도 나고. 아프고. 무섭고. 재밌었던 공대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