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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색시
이명현.박민아 지음, 양은정 그림, 중앙대 문화콘텐츠기술연구원 기획 / 작가와비평 / 2015년 10월
평점 :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배우게 해주는 동화 <여우 색시>.
이 동화는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로 요즘에 부쩍 많아진 다문화 가정, 또는 문화와 사회 관습이 다른 것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이야기이다.

옛날 옛날에 가난하지만 마음씨 고운 농부가 살았단다.
농부는 자신의 땅이 있다는것이 뿌린대로 거둘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하며, 풍년이 들면 꼭 이쁜 색시를 만나 장가를 가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그런 농부의 모습을 몰래 지켜보는 은빛 여우 한 마리.
여우는 부지런한 농부의 모습을 보며 '참 좋은 농부님이야.'라고 생각한다.
마을에는 풍년이 들었지만 농부의 돌투성이 밭에는 고추도, 상추도, 배추도 몽땅 시들어버리고 깨 한 말밖에 안남았단다.

쉬지 않고 일했던 착한 농부는 무척 속상하여 울며 집으로 가던길에 그만 발을 헛 디뎌서 다리에서 떨어져 강물에 빠지고 말았단다.
그때 은빛 옷을 입은 색시가 나타나 농부를 구해주었단다.
은빛 옷을 입은 색시는 당연히 은빛 여우가 변한 모습..^^

은빛 여우는 색시가 되어 농부의 색시가 되었고, 색시는 남은 깨 한 말로 참기름을 짜고 그것을 팔아 베틀을 사 갖고 오라고 한다.
그리고는 농부에게 보름 동안만 옷감을 짜는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당부한다.
색시는 자신의 은빛 꼬리털을 한 올 한 올 뽑아 옷감을 짜고, 그렇게 완성된 비단을 농부에게 팔게 하였다.
무척이나 훌륭한 비단이었기에 불티나게 팔렸고, 농부의 살림도 점차 좋아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웬 할아버지가 그 비단은 천 년 묵은 구미호가 분명하다며 물약병을 건네주며 베틀에 한 방울씩 삼일 동안 뿌리게 되면 여우는 죽게 될 것이라고 말해준다.
자신의 색시가 구미호라고 확신한 농부는 무서워 벌벌 떨기도 하며, 베틀에 물약을 뿌린단다.
구미호에게 속았다고 생각하는 농부.
마지막으로 베틀에 물약을 뿌리고 색시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은빛 여우 털을 뽑아 옷감을 짜는 것을 직접 보고야 만다.
그제서야 깨닫게 된 농부.
구미호를 죽이게 하려고 했던 할아버지는 바로 천 년 묵은 왕지네.
여우 색시의 도움으로 왕지네인 할아버지를 물리 친 농부.
그러나 여우 색시는 농부를 떠나려고 하는데...
"하지만 저는...귀가 쫑긋하고 꼬리가 달린 여우색시인걸요.
평범한 색시들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에요..."
"모습이 다른 게 무어가 대수요.
그 쫑긋한 귀에 어린 지혜와 꼬리의 고운 털로 나를 구해주지 않았소!
당신은 세상에 하나뿐인 사랑스런 여우색시요."
구미호에 대해서 알려진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들이 오히려 '편견에서 비롯된 소문'이라고 대담하게 말하고 있는 동화 <여우 색시>.
다른 문화에 대해 우리가 불편해 하는 많은 것들을 편견에서 비롯된 소문이라고 말해주고 있는 듯 하기도 하다.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말해주고 '다문화 감수성 함양'을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하는데, 약간은 뭔가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여기에서 농부는 애초에 여우색시가 다르지 않다고 여겼다.
그리고 자신을 속인 것에 대해, 또한 구미호라는 점에서 두려워 하였다.
구미호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소문에 의해 농부가 두려워하게 된것을 다른 문화에 대한 편견으로 안좋게 생각하고 때로는 두렵게 생각하는 문화나 관습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속인 것에 대한 것은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 여우색시의 희생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다문화감수성 함양이라는 출판사의 서평으로 인해 여우색시를 읽으면서 다문화가정이 떠오를 수밖에 없게 되는데, 농촌 지역에 많은 다문화 가정을 생각했을 때, 여자들의 희생을 당연시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되었다.
우리나라에 시집온 다른 나라 여자들이라면 문화와 관습이 많이 달라서 배우고 익히는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겟지만 '서방님을 위해서라면....' 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털을, 자신에게 익숙한 모든것을 버리고 희생하는 모습이 같은 여자 입장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여우는 자신과 다른 농부를 처음부터 받아들이고 좋아했지만, 농부는 자신을 구해주고 희생하며 살아온 모습에서 그때서야 진정으로 여우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많이 아쉬움이 남는 동화였다.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리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