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15
말콤 헤이스 지음, 김형수 옮김 / 포노(PHONO)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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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 그는 아마도 모짜르트와는 다르게 대중적인 작곡가라고 말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곡이나 작곡가로 리스트가 꼽히는 경우는 드물다고 알고 있다.

그리고 내가 들어본 리스트의 음악은 좀 어렵다는 느낌과 무척이나 현란한 기교를 갖고 있다는 정도에 불과한 지식 뿐이다.

그러기에 리스트의 음악이 궁금하였다.

그는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음악들을 만들었는지, 또한 그의 음악세계는 어떤 것인지를 알면 그의 음악이 좀더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리스트, 그 삶과 음악>의 내용 구성이 우선은 참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리스트의 삶을 네 가지 주제로 구분하여 들려주고 그 시절에 맞는 작품세계를 전문적으로 설명을 하여 주고 있기때문이다.

신동에서 순회 연주가가 되기까지는 1811년에서부터 1847년, 바이마르 시대는 1847년부터 1861년까지, 로마 시대는 1861년부터 1868년까지, 그리고 세 갈래의 삶은 1869년부터 1886년까지이다.

이 네 개의 시대는 리스트가 살았던 곳을 중점으로 구분하였으며, 이 시대별로 그의 작품세계를 다루어주는 형식이다.

 

어린시절 리스트는 무엇이든 완전히 흡수하는 소년이었다고 한다. 신앙과 집시들의 음악에도 심취했으며, 그는 여섯 살때부터 아버지가 연주하는 협주곡의 피아노 부분을 듣고 따라 부르기도 하였다고 한다.

신동이라 여긴 리스트의 아버지는 그에게 피아노 교육을 제대로 받게 하기 위해 체르니를 찾아갔다고 한다.

 

아이의 연주는 체계가 없었고 손가락을 건반 위에서 되는 대로 움직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능은 놀라웠으며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아이에게 초견 연주를 시키고 보니 하늘이 내린 피아니스트라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p 22

 

이 글은 체르니가 후에 회상하며 쓴 글이라고 한다.

이 책의 내용중에는 이렇게 다른 작곡가들의 기록된 이야기나 리스트의 편지들이 곳곳에 실려 있어 그의 음악적 재능에 대한것이나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마음을 더욱 자세히 느껴볼 수 있기도 하다.

 

그 시절에 음악가들이라면 누구나 그랬던 것처럼 리스트도 순회공연을 다녔다고 한다.

순회공연은 어디를 가나 성공적이었고, 귀족들의 후원을 받기도 하였으며, 사랑에 빠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리스트의 사랑은 좀 특이하다고 해야하나..

리스트는 잘생긴 외모였다고 한다. 여자들이 리스트를 좋아하고 많이 따랐다고 하는데, 그가 결혼하게 되는 여자들은 모두 백작부인들이다.

따지고 보면 불륜인 셈이고, 그렇기에 결혼을 하기까지는 순탄치가 않아 도피를 하게되기도 한다.

도피 아닌 도피로 살던 지역을 떠나 살게 되는 곳이 바이마르, 로마가 되는 것이고, 그곳에서도 리스트는 피아니스트로, 작곡가로, 지휘자로 명성을 떨치게 된다.

 

리스트는 제자들을 많이 가르치기도 하였는데, 돈을 받지 않고 가르쳤다고 한다.

또한 리스트는 파가니니나 그리그처럼 당대의 다른 작곡가들에게도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 책을 보고나서야 리스트가 신이 내린 피아니스트 일뿐만 아니라, 많은 작품들을 작곡가 명실공히 위대한 작곡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 설명해주는 작품들의 수가 정말 많다.

그리고 리스트의 작곡의 특징 중에 하나가 편곡이 많다는 것이다.

자신의 작품을 후에 다시 편곡하는 경우도 허다하고, 자신이 존경하던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피아노곡으로 편곡하기도 하고, 빌헬름의 서곡처럼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들도 편곡한 것이 많았다.

또 하나는 종교음악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종교음악은 작곡한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쓴 것이기에 그 자체가 기도가 되는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또 하나 특징이 있다.

리스트는 책이나 그림을 보고 작품을 만든 경우도 많았다.

그 중에서도 <파우스트 교향곡>이나 <단테 교향곡>은 장대한 곡도 만들어 냈으며, 이러한 것들로 낭만주의 시대의 선두주자로 음악과 시는 더 큰 예술적 전망의 단면들이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상에 동조한 결과라고 한다.

아 참 그리고 또 있구나.

리스트는 즉흥곡이 많다는 것이다.

 

1826년 <12개의 연습곡>에서 시작되어 1837년의 <24개의 대연습곡>을 거쳐 완성된 <초절기교 연습곡>은 1851년에 결정판으로 마무리되는데, 여기에 피아노의 변천사가 압축되어 있다. 곡마다 장대한 면모를 보여주며, 문학의 영웅주의적 주제, 황홀한 자연 풍경에 대한 숭배, 시적인 향수, 기교의 초월적인 경지 등 19세기 명기교의 세계 전부를 아우른다. p 132

 

리스트의 작품세계는 딱 하나로 꼬집어서 말하기는 힘들것 같다.

너무나도 많은 작품과 그에게 영향을 준 대상에 따라 다르게 보여주기도 하는 그 많은 특징들을 여기에서 설명하기는 힘든 일이다.

이 책을 보니 정말이지 내가 알고 있는 리스트 음악은 리스트 작품에 비하면 세발의 피였다.^^

몇 곡 안되는 음악을 들어보고는 리스트에 대해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오만한 행동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리스트는 작곡을 쉽게 한 사람이라고 한다.

즉흥곡이 많았다는 것을 보면 정말 리스트에게 작곡은 어려운 일이 아니였나 보다. 정말 대단한 작곡가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리스트의 작품세계 덕분에 오늘날까지도 학계와 비평계 그리고 피아노 연주자들 자신이 똑똑해 보이기 위해 경멸하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저 음악을 즐기는 나에게 있어 리스트는, <리스트, 그 삶과 음악>을 읽어본 지금은 단순하기 짝이 없는 소재를 갖고도 자세하고 완벽하게 전개해나가는 마법적 능력을 지닌 위대한 작곡가로 보일 뿐이다.

 

예술가로서 강점과 약점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후대 작곡가에게 미친 영향과 의의까지 다루어주고 , 작품에 대한 충분한 해설까지 담겨 있는 <리스트, 그 삶과 음악>!

그의 작품을 듣기 전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된다면 리스트의 작품이 더욱 친근하게, 그리고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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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2015-08-18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