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다 나답게 죽고 싶다 -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종활 일기
하시다 스가코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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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요즘이다. 언젠가부터 관심이 생겼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는 어떻게 죽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그런 나의 생각에 대해서 다른 관점으로 보게 한 책이다. 92세의 극본 작가. 자신은 이류라고 말하지만 한국에서도 알려진 [오싱]의 작가이며, 그 외에도 일본에서 30년간 장수 프로그램의 메인작가이다. 92세의 나이에 이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며 미리 준비한다.

만약 다른 분이 이런 주제로 글을 썼다면 이렇게까지 와닿지는 않았을 것 같다. 92세라는 나이에서 이 글을 썼다는 게 한편으로는 부럽고, 끝까지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노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안락사와 존엄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안락사(安樂死) 세상에 안락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자 그대로 평안하고 즐겁게 죽기를 원한다는 말이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안락사를 반대하는 나라이다. 생명은 존중되어야 하고, 의사는 그 생명을 살려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본인이 원하지도 않는데 살려낸다는 것은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이 이 책에서의 질문이다.

특히나 일본 사람들은 남에게 폐를 끼친다는 것에 대해서 대단한 실례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안락사에 대해서 관심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내가 인간으로서 생각하지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다만 생명이 붙어있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그런 모습으로 놔두는 것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일까? 그리고 실제로 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일까?

치매 걸린 부모를 부양하다가 힘들어서 부모를 죽이고 자신도 자살을 한 이야기는 종종 들린다. 치매 걸린 남편 부양이 너무 힘들어서 아내가 물에 뛰어든 이야기가 결코 그냥 넘어가서는 안되는 일인 것이다. 그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스위스에서는 안락사가 인정이 된다고 한다. 외국인도 700만 원의 비용을 내면 안락사를 시켜준다고 한다. 하지만 그 안락사도 아무나 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치매 걸리기 전, 본인의 의사로 내가 치매에 걸려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기 전에 안락사 해주세요라는 서약을 한 사람. 그리고 의사가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판단을 내린 사람에 한해서 가능하다고 한다.

이 문제는 정말로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92세의 작가는 30년 전에 남편이 죽고, 자식도 없고 일가친척도 없는 사람이다. 정말 생판 모르는 남에게 폐를 끼치기 전에 안락사를 하고 싶다는 그녀. 그녀의 소원이 일본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왠지 그녀의 마음은 여기 한국에서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자식에게 헌신한 사람일수록 자기 생각대로 성장하지 않으면 허탈해하거나 분개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장한 아이들이 부모 곁을 떠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결혼을 하면 반려자를 비롯해 새로 꾸린 가족이 더 소중해진다. 냉정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자녀를 항상 자기 소유물처럼 생각하니까 배신감을 느끼는 것이다.

치료할 수가 없는 암에 걸려 죽음을 각오한 채로 세상을 하직하는 사람은 행복할 것 같다.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알 수 있고, 그사이 인생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걸맞은 보살핌을 받다가 죽을 수 있으니 안락사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때로 인간의 존엄성이란 무엇인지 생각한다. 보호해야 할 존엄성의 종류는 천차만별이다. 사람마다 존엄성을 달리 정의하기 때문이다. "인공호흡기로 연명해도 좋으니 숨을 쉬고 있는 동안을 죽지 않게 해주시오"라고 부탁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이걸 보면서 '숨을 쉬고 있는 한 살아 있다.'라며 만족하는 가족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이런 모습에 비참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안락사 허가증이 없었다면 저는 이미 자살했을 겁니다. 안락사는 살인이 아닙니다. 인생을 더 오래 살기 위한 조치입니다. (중략) 제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 넘겨짚자면, '언제라도 안락사할 수 있으니 지금은 열심히 살자. 이깟 통증은 견뎌 낼 수 있어' 이런 심정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죽을 권리라는 선택지로 인해 안심할 수 있게 되어 삶에 대한 의욕이 생겨났는지도 모른다.

안락사에 관한 법 제도가 없으면 의사는 필요한 치료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즉 존엄사를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다. 그런 치료가 필요한지, 단순히 일시적 위안에 불과한지, 아니면 아무 의미 없는 행위인지는 의사가 가장 잘 알 터이지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책임 문제가 불거지기에 치료를 중지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환자의 존엄성을 지키려 하는 의사일수록 책임을 추궁당하거나 범죄자가 되는 현실은 이해하기 어렵다. 의사의 양심에서 우러나온 의료 행위가 범죄로 둔갑하는 사회는 문제가 있다.

안락사를 허가해야 할 사람이라면 죽게 해주고, 살려야 할 사람은 다시 살 수 있게 돕는다. 죽음과 마주하면서도 단순ㄴ히 죽는 일만 돕는 게 아니라 살아가도록 돕기도 한다. 이처럼 개인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제도를 만들면 안락사하는 사람ㄹ이 속출할 터이므로 안된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그러나 제삼자가 판단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면 그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안락사가 제도화되면 건강 문제로 자살하는 사람은 줄어들 것이다. 난치병이나 치매에 걸린 사람은 안락사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계속 살아가도록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를 생각하면 어떻게 살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는 언제 어떤 재난에 휘말릴지 알 수 없다. 그럴 때 바로 죽는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다. 생일에 적어놓았던 의사 표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지고, 안락사를 걱정할 필요도 없어진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뇌경색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 산책을 하다가 난폭 운전을 하던 자동차에 치여 반신불수가 되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생일이 올 때마다 지나온 삶의 의미와 기쁨을 곱씹으면서 죽음과 마주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태어난 날에 죽음에 관해 생각한다니, 이 얼마나 멋진 습관이란 말인가.

4장에서 언급했지만, 스위스의 조력 자살 단체인 '엑시트'가 치매 환자의 안락사에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보고서는 인상적이었다. 증상이 심해지면 본인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게 되므로 실행 시점을 잡기가 어렵다. 다만 의식이 또렷할 때 "치매에 걸리면 안락사를 시켜주십시오"라고 명확히 의사 표시를 해놓았다면 이를 존중해주기 바란다. 치매와 안락사. 정말 어려운 문제다. 친지가 없고 홀로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나로서는 정말 절실한 문제다.

내가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폐만 끼치게 되었다고 느낀다면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 목숨을 빼앗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지 말고 안락사를 시켜줬으면 한다. 이는 나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이 사람에게 이보다 더한 참담함을 느끼게 한다면 정말로 죽어도 편히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아직 비참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을 때 죽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길이다.' 이에 적합한 조치가 안락사라고 생각한다. 안락사라는 말을 사용하니 어딘가 거창하게 느껴지는 데, 간단히 말하면 이러하다. "나는 '평안하게' , '즐겁게'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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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힘 - 영원한 세일즈맨 윤석금이 말한다
윤석금 지음 / 리더스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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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업맨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들이 직접 격은 이야기들. 성공담들을 읽으면 왠지 같이 기분이 업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실패담을 들을 때면 그 안에서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성공담보다도 실패담에서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 웅진을 만든 사람. 태생부터 흙수저였던 그의 실패담과 성공담을 그는 사람에게서 찾았다. 결국 기업은 사람인 것이다.

부동산책도 읽어보면 결국에는 사람과 연결된다. 기업의 운영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것들이 사람과 결국에는 연결되는 것 같다. 그래서 책 제목도 사람의 힘이다. 영업맨답게 이 책에서는 영업맨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책을 파는 곳이라서 그런지 회장님 자체가 사원 교육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느꼈다. 사원을 공부시키고 교육하는 것이 결국에는 회사의 매출과도 연결이 된다. 직원이 제품을 잘 알고, 그 제품에 반해야지만 나가서 영업도 잘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 제품 교육뿐만 아니라 사람의 인성교육까지 시켰다. 먼저 사람이 되라는 그 말. 그리고 내가 왜 사는지, 내가 왜 일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을 하게끔 그런 교육을 많이 시키셨고, 중요성에 대해서 몇 번을 강조했다.

이 책에서 보면서 책 첫 페이지에 회장님의 자기 서명서가 붙어 있다. 아지고 아침에 나올 때마다 한 번씩 외치며 나온다던 회장님. 아직도 초심의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는구나를 느꼈다. 언더우드 선교사님의 기도문을 책상 위에 놓고, 볼 수 있고, 숨 쉴 수 있고,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누군가가 간절히 원하는 소원을 이미 이룬 자신의 삶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말도 가슴에 와닿았다. 이미 금수저였던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아마 별 느낌이 없었을 텐데, 정말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된 회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회사가 힘들어서 휘청거렸던 몇 번의 시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뚝이처럼 다시 선 회장님. 역시 자력갱생한 사람은 뭔가 달라도 다르는구나를 알게 되었다.

역시 사람의 힘은 대단하다. 그리고 그 한 사람으로 인해서 영향을 받는 다른 사람들도 대단한 것 같다. 회장님의 말씀처럼 사람을 생각하는 직원들을 만들 것. 그리고 사람을 키워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면서 나도 나중에 나의 일을 하게 되면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키우는 그런 사람이 돼야겠다.



<다시 보고 싶은 글귀>
'나는 오늘 좋은 일이 있을 거야!' '나는 운이 좋으니까 지금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곧 풀릴 거야!' 목욕을 하면 몸이 상쾌해서 좋고, 나에게 좋은 말을 해주니 하루의 시작이 즐겁다. 행복에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책망하기보다는 다독이며 스스로를 아끼는 게 중요하다. 내가 만든 '나의 신조'에 "나는 나의 능력을 믿으며 어떠한 어려움이나 고난도 이겨낼 수 있고"라는 구절이 있다. 이 말에는 자신ㅇ르 사랑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믿어주고, 고난이 닥치더라도 이겨낼 힘이 있다고 스스로를 격려하자는 뜻이다.

웅진씽크빅 영업인의 판매 성향을 분석해보면 사람에 따라 잘 파는 주력 제품들이 각기 다르다. 대체로 자기가 좋아하는 제품을 더 잘 판다. 제품이 스토리에 자신이 감동했기 때문에 설명도 잘할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도 그 진심이 전달된다. 좋은 스토리는 세일즈맨을 먼저 감동시킨다. 영업하는 사람이 제품에 감동하면 영업 실적은 저절로 오른다.

스토리텔링을 위해 알아두어야 할 법칙
1. 첫마디에서 호기심을 끌어야 한다.
2. 스토리텔링은 질실해야 한다.
3. 제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스토리를 만든다.
4. 소재가 풍부해야 좋은 스토리가 나온다.
5. 스토리텔링은 쉬워야 한다.
6. 스토리텔링에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
7. 판매인은 좋은 스토리를 반복해서 연습해야 한다.
8. 좋은 스토리를 완성하는 것은 반복 연습이다.
9.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 스토리텔링을 편집한다.
10. 스토리텔링은 롤플레잉으로 완성된다.

매력 있는 영업인이 되는 10가지 방법
1. 끊임없이 공부하라.
2. 습관을 바꾸어라.
3. 정신력을 키워라.
4. 긍정적으로 보라.
5. 불만보다 개선점을 이야기하라.
6. 정직하게 영업하라.
7. 고객이 추천하게 만들어라.
8. 고객의 정보를 활용하라.
9. 제품을 스토리텔링하라
10. 꿈을 꾸어라.

세일즈 분야에서도 인성교육은 필수다. 사람의 인성은 나무에 비유하면 뿌리와 같다. 인성이 밑에서 받쳐주지 않으면 자신의 직업에 긍지를 갖기 어렵고, 어려움이 닥치면 쉽게 무너진다. 또한 세일즈 하는 사람에게 인성교육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만들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긍정적인 눈으로 자신감을 갖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어야 일도 잘한다.

인성교육은 즉각적인 효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인성교육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직무교육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리다. 인성교육으로 마음을 열고 지식을 받아들일 자세를 갖춰야 직무교육의 효과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그간의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양쪽 다리가 모두 건강해야 힘차게 걸어가듯, 인성 교육과 직무교육은 동시에 기획되고 진행되어야 한다.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도전이 있기 때문이다. 도전에는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예측하지 못했던 커다란 기쁨을 느낄 수도 있고, 도전을 성공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창의력이 발달하기도 한다. 나 역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 일을 성공시키기 위해 생각을 거듭하다 보니 자연스레 머리를 쓰게 되었고, 덕분에 창의적인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도 일정한 자극이 필요하다. 적절한 자극은 사람을 발전시키는 동력이다. 그렇다면 리더는 어디서, 어떻게 자극을 받아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조직의 정점에 있는 리더는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누구나 자극을 받으면 아프지만, 그것을 딛고 일어서면 그만큼 실력이 자란다.

흔히 사람의 능력과 됨됨이를 그릇의 크기에 비유하는데 리더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깊은 그릇이어야 한다.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인내할 수 있어야 좋은 리더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강한 정신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연마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긍정, 희망, 가능성, 사랑과 같은 덕목은 스스로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해야 한다. 스스로가 강인하고 단단해지지 않고서는 조직과 기업을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리더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아랫사람을 움직여 목표에 도달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리더는 다른 생각과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 한 방향을 바라보게 만들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은 타인의 요구대로 쉽게 움직이지는 않는다. 사람은 마음이 먼저 움직이고 난 후에야 몸이 따라 움직인다. 그래서 리더십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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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초조해하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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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앞에 보면 나는 어느 정도 둔감한지 혹은 예민한 편인지 테스트하는 곳이 있다. 한번 해봤다더니 나는 그래도 둔감한 편에 속한 사람이었다. 결과지를 보고는 그냥 웃음이 나왔다. 둔감하다... 만약 예전 같았으면 이런 표현을 들었으면 기분 나빠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결론에 미소 짓고 있는 나를 보면 역시 둔감해진 것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탓일까?

전에는 한참 예민했던 것 같다. 나만의 정해진 틀이 매우 강한 사람이었다. 그 틀을 벗어나면 그게 정말로 보기 힘들었다. 항상 딱딱 맞춰진 것을 좋아해서 목표나 계획을 세울 때도 10개씩 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나를 많이 내려놓으려고 한다. 왜 굳이 그런 틀에 나를 가두면서 살아야 하지? 왜 그렇게 해야 하지?라고 되물어보면 딱히 답이 없다. 그래서 그때부터 하나씩 나만의 틀을 깨기 시작한 것 같다. 틀을 깨니 훨씬 편하다. 전에는 테이블이 비뚤어 지거나, 뭔가 제자리에 있어야 할 것들이 없으면 엄청 신경질을 냈다. 이제는 "딸~ 그거 어디 있니?"하고 물으면 딸이 찾아주기도 한다.

아마 아이를 낳고 이렇게 많이 변했으리라... 생각된다. 나이 탓에 기억력 감소도 원인 중 하나가 되고, 또 체력이 그만큼 따라 주지 않은 것도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뭣하러 그렇게 예민하게 살아?  조금은 그냥 편하게 살아도 되잖아. 왜 사람들에게 까칠하게 대해? 그냥 그 사람의 방식대로 내버려 둬도 괜찮잖아."

이 책에서도 말한다. 여성들이 훨씬 더 둔감하다고... 아이를 낳아서 키워본 엄마들이 그런 면에서 훨씬 더 강하다고 한다. 동감한다. 내 아이가 태어난 이후 아무리 청소를 해도, 그때뿐이라는 것을 인정해 버리니 마음이 편하다. 아이는 어지러피면서 놀아야 하는데 엄마가 어지르는 족족 치워버리면 아이 보고 놀지 말라는 말과 같다. 그냥 내버려 두면 아이는 그 속에서 자신만의 놀이를 발견하고 또 나중에는 스스로 치우기도 한다. 내가 하지 않으니 아이가 하는 것이다.

둔감하다는 말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 그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표현이 둔감하다는 말로 대신해서 쓰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 다시 읽고 싶은 글귀>
그러고 보면 나이 들어서도 건강한 사람은 남의 얘기를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듣는 시늉만 할 뿐 "네~, 네"하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죠. 그래서 남들 눈에는 제멋대로에 자기중심적으로 비치기도 합니다. 나쁘게 말하면 고집불통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듣기 싫은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대충 흘려넘기는 여유로운 성격이 건강의 비결이라는 것입니다.

예민한 것보다는 둔감한 편이 낫습니다. 둔감한 사람이 예민한 사람보다 더 오래도록 느긋하고 여유로우며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죠. 여기까지 읽은 후에 '나는 참 둔감한 사람이었구나.'하고 깨달았다면 당신은 그야말로 엘리트입니다. 당신의 둔감함에 박수를 보냅니다.

칭찬의 말을 들었을 때 그대로 믿고 으스대는 것도 재능입니다. 자신감이 없을 때나 선택이 망설여질 때, 생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쓸데없는 생각에 골몰하기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좀 더 담대하게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물쭈물 망설이면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습니다. 오히려 슬금슬금 후퇴하고 말지도 모르죠.

말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꽃 피게 할 수도, 시들게 할 수도 있죠. 재능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사람은 재능이 있지만, 이 사람은 재능이 없어."라는 말을 흔히 하는데,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는 건 아닌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재능은 있거나 없는 게 아니라 얼마나 끄집어냈는가의 문제입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재능 있는 사람'은 누군가가 알맞은 때에 적절한 방법으로 재능을 끄집어내준 것입니다. 재능이 없는 사람은 잠재된 재능을 발휘하도록 도와준 이가 아무도 없었을 뿐이죠.

친구나 직장 동료들이 험담을 하거나 괴롭히는 일은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많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기분 나쁜 말을 듣더라도 예민하게 대처하지 마세요.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상대방이 왜 질투를 하는지 헤아리고,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느끼세요. 둔감하고 아량 있는 마음가짐은 거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질투하고 험담하는 사람을 원망하기보다는 오히려 감사해야 합니다. 질투해줘서 고맙다고 절을 해도 좋습니다. 질투하는 사람은 당하는 사람보다 훨씬 괴롭고 슬플 테니까요. '항상 질투해줘서 고마워. 네 덕에 나는 더 열심히 살 수 있어. 앞으로도 꾸준히 질투해줘.'하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어떤 일이든 유연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죠. 그런 밝고 생산적인 생각의 원동력이 바로 둔감력입니다.

다른 사람의 습관이나 행동이 못 견디게 거슬리는 사람도 있고,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사람마다 각기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쾌한 말이나 행동도 무시할 수 있는 둔감한 사람만이 집단 속에서 밝고 느긋하게 일하며 꿋꿋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아이를 키워본 여성은 흔히 "하나라도 좋으니 꼭 아이를 낳아서 키어보세요."라고 말합니다. "아이를 낳아서 기르다 보면 나 자신도 크게 성장해요."라고 말하죠. 이 말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아이를 하나라도 낳아서 길러본 어머니는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둔감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이를 낳아 길러본 여성과 그러지 않은 여성, 그리고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남성의 둔감력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는 생활태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죠. 출산을 경험하지 않은 영성과 출산을 경험할 수 없는 남성은 자식을 낳아 기른 어머니만큼 압도적인 둔감력을 갖추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딘가 약하고 여린 구석이 있죠. 하지만 아이를 낳아 길러본 여성은 위기에 닥쳤을 때 믿기 힘들 정도로 강인하고 억센 정신력을 발휘합니다. 어머니가 강하다는 건 바로 이런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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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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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배크만의 새로운 소설이다. 운이 좋게 나는 그의 책들을 다 읽게 되었다. 소설을 잘 읽지 않는데 그의 책은 한편의 영화를 본듯한 느낌을 준다. 다소 지루하듯 흘러가는 스토리인듯하지만, 그 스토리 안에서는 여러 과정들을 거쳐서 결국에는 따뜻한 느낌으로 끝난다. 그러면서도 한가지 문제점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것이 그의 매력인 것 같다.

그의 책은 모두 연결이 된다. 그의 책을 다 읽었지만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역시 번역자는 그 부분을 잘 캐치한 것 같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소설이 그다음을 궁금하게 만드는 것도 반전인 것 같다.

하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실제 그 이야기가 중심은 아니다. 성폭력 사건이 벌어지면서 마을 사람들이 대처하는 모습, 그리고 피해자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서 떠오르게 된다. 여자로서도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은 문제이지만, 요즘 대두되고 있는 성폭력 사건들과 이 소설은 가장 닮은 듯하다. 더 이상 미투 운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런 일 자체가 없어야 하는데... 딸 가진 엄마로서도 마음이 썩 좋지는 않다.

하키가 이 마을을 살리는 유일한 스포츠이다. 하키를 잘해서 이 마을을 다시 활기 있는 마을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의 관심도 대단하다. 하지만, 그중 에이스라고 하는 선수가 한 여성을 성폭력하면서 가장 중요한 시즌에 마을 사람들 앞에서 체포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마을 사람들은 가해자에게 비난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왜 하필 이때에 그 사실을 밝혀야 해냐?"하는 말을 했을 때, 가슴이 아팠다. 그렇지 않아도 성폭력 당해서 이미 몸과 마음이 무너질 대로 무너진 사람에게 오히려 책임 과실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김생민이라는 오랫동안 무명으로 지냈다가 이제 막 뜨려고 하는 시점에 성폭력 했다는 과거가 밝혀지면서 그는 다시 사라지게 되었다. 그 사람의 입장만 본다면 안타까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피해 여성은??? 왜 자신은 죄인처럼 숨어지내고,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간직하며 살아가야 하고, 가해자는 떳떳하게 방송도 하고, 착한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사랑까지 받으면서 살아야 하나.. 텔레비전을 볼 때마다 나오는 그 사람을 보면서 정말로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했을 것이다.

가해자의 자살로 사건 자체가 없어진 것도 그렇다. 잘 나가는 연예인. 그리고 교수라는 타이틀로 학생들에게 성희롱과 성폭력을 했던 가해자. 참을 수 없이 힘들어서 자살했다고 하지만, 너무나도 무책임한 행동에 그를 애도하기보다 그냥 이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착잡했었다. 유족들에게는 힘든 일이지만, 피해자들에게 또 상처를 준 것 같다. 왜 그들은 자신들이 피해자이면서도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 같은 그런 사람으로 만들었는지...

600페이지가 넘는 이 소설과 요즘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이 겹쳐지는 것 같아서 가볍게 읽으려고 했던 소설이 이 책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워졌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똘똘 뭉친 그들을 보면서 강남에 장애인 학교 설치 반대를 위해 뭉쳤던 그들이 생각이 났다. 소설이지만, 정말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 분명히 있을 그런 마을의 모습을 보면서 참..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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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 성교육 전문가 엄마가 들려주는 43가지 아들 교육법
손경이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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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분의 강연을 들었다. 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 인식하게 되었다. 나는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우리 때만 해도 이런 이야기는 친구들끼리 키득키득 거리면서 했던 것이 다이고, 생물 시간에 선생님께서 수업 중에 간단히 설명해 준 것이 전부였다. 그런 사람들이 어쩌다 어른이 되었으니, 이런 문제가 요즘 심각하게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아들 가진 엄마가 자신이 아들에게 했던 성교육을 책으로 만든 것이다. 이미 이 분은 성교육 강사로 매우 유명하신 분이시다. 본인의 상처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치유하는 손경이 강사님이 나는 정말로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지금은 웃으면서 아들과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대단하게 생각된다. 아들과 자연스럽게 성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받아들이는 아이도 성에 관한 이야기는 이상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리고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도 깊고,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미 남편과 아버지는 내가 교육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들이라면 내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던 성교육은 성교육을 뛰어넘어 인생교육으로까지 확장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에 아들과 함께 나오셨는데, 자신의 성을 엄마의 성으로 바꾼 아들이 나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부모가 바른 생각을 가지고 아이를 양육하니 아이가 바르게 자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남자아이를 둔 엄마들이 읽으면 정말 좋은 책이다. 딸 가진 내가 읽은 이유는 궁금했다. 어떤 식으로 아이에게 성교육을 시키는지를... 나도 손강사님처럼 딸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강의도 좋았고, 책도 좋았던 책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하다.



< 다시 읽고 싶은 글귀>
성교육은 단지 성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성교육은 '관계'에 대한 교육을 바탕으로 합니다. 대인관계 능력, 공감 능력이 근본인 만큼 국가나 사회적 차원에서 한번 반짝하고 끝낼 수 있는 성질이 아니지요. 앞서 말씀드릴 대로 가정에서, 일상 속에서 대화 속에서 지속적이고 일관된 훈련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것은 부모님이나, 부모님이 아니라도 아이의 양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교육은 집 안에서, 가족 안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참고가 되는 롤모델이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는 법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부모님들도 올바른 성교육을 받아 본 경험이 부족하니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할 수 있을까 고민되실 거예요. 하지만 거북스럽고 민망하게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알고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성이 아니라 '일상'을 먼저 이야기하세요. 그러면 됩니다.

그래서 아이가 어릴 때부터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죠. "엄마도 잘 모를 수 있어. 엄마가 완벽하지는 않아. 그러니까 엄마 말이 다 맞는다고 생각하지는 마. 네 생각에 엄마 말이 이상하다거나 틀렸다 싶으면 엄마한테 얘기해. 그리고 네가 엄마보다 더 많이 알 수도 있어. 그럴 때는 네가 날 가르쳐 줘. 내가 더 많이 아는 건 내가 너한테 가르쳐 줄게. 너랑 나랑 같이 배우자. 사람은 이렇게 같이 배우는 거야.

이게 성교육의 시작점입니다. 일상의 이야기로 아이의 마음을 여는 거예요. 이것부터 먼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교육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 수 없습니다.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나의 성적 행동은 나 스스로에게 결정권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 사람과 사랑을 나눌지 말지, 키스를 거부할지 받아들일지 등에 대해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의 판단만이 기준이 된다는 뜻이지요.

이제는 아들이 아무리 소변이 급하다고 떼를 써도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볼 때까지 참으로 단호하게 말씀하세요. 아직 대소변을 가리는 데 서툰 아이는 화장실까지 가다가 그만 팬티에 묻힐 수도 있어요. 괜찮아요. 바로 해결하려다가 아이의 욕구 조절 능력을 떨어지게 하는 것보다 훨씬 낫잖아요. 그런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부모님이 아들에게 소변 참기 연습을 꾸준히 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욕구 조절 능력을 배우게 됩니다.

엄마가, 또는 엄마가 아니더라도 여성 주 양육자가 여자의 입장에서 2차 성징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만약 주 양육자 중 여성이 없다면 "함께 생각해보자"라는 태도로 접근하셔도 좋습니다. 여성의 2차 성징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아이와 대화해 주세요.

성희롱성 질문을 한다면 그 아이는 잘못 배운 거예요. 바로잡아 주어야 해요. 그런데 사실 이런 아이들은 성적인 주제의 대화를 회피하는 집안 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더 많아요. 그래서 부모에게 이런 질문을 하기보다는 집 밖에서 만만하다고 판단되는 상대에게 그런 질문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외부에서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부모님 자신도 반성해 보시고 아이와 함께 교육을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은 일단 이런 현실 자체를 인정하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부모님이 하셔야 하는 것은 야동을 막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판단력을 키워 주는 거예요. 야동을 보더라도 그 안에서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지 판가름할 수 있는 능력 말이죠. 일종의 미디어교육이라도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자위행위나 야동을 들켰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 아이에게 뭐라고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일단 당장은 넘어가시되, 그 상황이 좀 지나가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아이와 대화를 나누도록 하세요. 계속 대화를 안 하고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이 행동하셔서는 안 됩니다.

당장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혹스러우시겠지만, 오히려 잘만 활용하면 아이와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아이의 부끄럽고 창피한 경험까지 인정해주고 안아주면 아이는 부모님에 대해 믿음과 신뢰를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폭력 사건 같은 힘든 일이 생겼을 때도 혼자 끙끙 앓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고 부모님에게 고민을 말할 겁니다.

성적이 떨어지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아이가 부모님에게 연애를 감추는 것입니다. 부모님이 성적을 이유로 연애를 말린다면, 아이는 연애를 포기하기보다 부모님 눈을 피해 연애를 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아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하지요. 그렇게 몰래몰래 연애할수록 연애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더 커집니다.

꼭 성교육이 아니라 무언가를 교육할 때 대부분 마찬가지예요. ~하지 마라. 하는 것보다는 ~해라 하는 식으로 표현해서 가르치는 게 더 좋습니다. 부정적 모델을 통한 교육보다는 긍정 모델을 통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죠.

지인에 의한 성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또는 최대한 빨리 그 사실이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자신의 몸을 함부로 만지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 가족 사이에서도 스킨십을 할 때 허락을 구하도록 하는 자기결정권 교육이 그래서 필요한 것입니다. 도한 성교육은 아이 혼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성폭력 피해자에게 꼭 이런 이야기를 해줍니다.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성폭력을 당할 때 저항을 했다, 못했다 신고를 했다. 못했다가 가해자를 처벌했다. 못 처벌했다 등등 수많은 상황과 변수가 있는데 그런 거 다 떠나서 그냥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존귀한 거다. 그게 가장 중요한 거다."라고 말이에요. 성폭력 피해자가 생존자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에 박수를 보내 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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