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발랄 하은맘의 십팔년 책육아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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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분의 책을 읽고 매우 불편했다. 익숙하지 않는 말투가 영 듣기가 거북스러웠다. 약간 욕도 섞여 있고, 쌘 언니의 이미지라고 할까?

책을 읽다 보면 본질은 그렇지 않은 분이라는 것을 알겠지만 책으로 읽기에 썩 좋은 말투는 아니다. 하지만 이분의 육아서는 다 읽었다. 그럼 나는 불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분의 육아책을 다 읽은 이유가 무엇일까?

처음에는 책 육아에 관심이 있어서다. 책 육아가 뭔지도 몰랐던 때에, 내가 책을 좋아하니 아이도 책을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검색하였고, 책 육아라는 말도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하나씩 퍼즐 맞추기를 하면서 이 분이 책 육아를 하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분의 블로그 및 책을 보게 된 것이다.

말투야 그분의 인격이고 취향이니 뭐라고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내가 좋았다고 생각한 건 자신의 신념이 있었다는 것이 좋았다. 자신이 생각한 것에 대해 무척이나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틀린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맞는 말만 하니까 그것도 듣기 싫은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욕을 섞어서 하는 그분의 말투는 별로였지만, 엄마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려고 하는 그분의 마인드가 좋았고 올바르다고 생각한 그분의 육아법이 좋았다.

하지만 내 아이를 이 방식대로 양육하고 싶지는 않다. 참고는 하되 내 방식, 내 아이에게 맡는 방식으로 하고 싶은 것이 내 생각이다.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참고할 뿐이지 똑같이 할 생각은 없다. 이건 나의 고집인지도 모르겠다. 내 아이는 이 책에 나오는 하은이라는 아이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 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양육 방식으로 밀고 나갔던 것 같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일 년 만에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를 친 하은이도 부럽지 않다. 남들보다 빠르게 대학에 입학한 대단한 아이이지만 그래도 내 아이는 그때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즐기고 살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의 고등학생 생활에서 무엇이 즐길 수 있냐고 반문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분명 그 나이 때 친구들과 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내 아이도 하은 양처럼 학교가 맞지 않다고 하면 참고는 해 볼 것도 같다. 잘은 모르겠지만 하은이라는 아이도 엄마를 많이 닮은 것 같다. 자신의 생각이 있고, 그 생각대로 밀고 나가는 힘이 있는 아이로 아주 잘 성장한 것 같다. 엄마가 볼 때 얼마나 뿌듯한 아이일까?

책에 나온 것을 보면 하은이라는 아이는 어렸을 때 많이 예민했던 아이인 것 같다. 정말 엄마를 힘들게 했던 아이였지만, 그런 그 아이의 기질이 엄마를 성장시키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도 아기일 때 엄마와의 밀착 육아를 꼭 해야 하고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작가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처음에는 듣기가 불편했다. 한데 어쩔 수 없이 나도 경력단절이 되고 아이를 5년 동안 내가 돌보았더니 정말 지금은 엄마와의 사이도 좋고, 잘 떨어져 있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한 아이가 된 것 같다. 5년 동안 정말 징그럽게 붙어 다니고 거의 한 몸처럼 다녔던 것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때 밀착 육아를 잘 해놨기 때문에 현재 엄마에 대한 믿음도 좋고, 분리도 잘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 조금 더 잘 해 줄걸...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웃어줄걸...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때는 왜 그렇게 그 시간을 즐기지 못해는 지.. 다시는 일을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나 자신을 초조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이렇게 다시 일을 할 줄 알았더라면 분명 그렇게 보내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육아할 때 너무 엄마가 불안해하거나 힘들어하지 말고 정말 그 시간들을 아이와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 아이를 천재로 만들었던 칼 비데의 육아법도 비슷한 것 같다. 그도 아이를 많이 놀게 했고,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하게 했으며 어렸을 때부터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아빠였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가 푸시 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이 아이에게 영향을 끼칠 거라 생각한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성장한다면 18살에 대학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괜찮다. 천재가 아이어도 괜찮다. 우리 둘이 행복할 수 있다면... 함께 있는 시간들이 참 좋다고 느껴진다면... 괜찮을 것 같다. 공부는 언제든 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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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바나나 2021-02-24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글이네요^^ 육아책을 읽다보면 나도 이래야하나 저래야하나 생각이 많아졌었는데 이글을 읽고 뭔가 가닥이 잡혔다고 해야하나^^ 여운이 남아 댓글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