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
레이프 페르손 지음, 홍지로 옮김 / 엘릭시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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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벡스트룀 시리즈로 3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조폭 전문 변호사인 토마스 에릭손이 자신의 자택에서  무언가에 뒤 머리를 강타당한 채  죽었다는 사건이 발생한다.

 

여기엔 시간차를 두고 한 노파가 자신의 동물을 방치했다는 신고와 함께 같은 건물에 사는 사람이 누군가에 의해 협박을 받은 것, 또 한 남자가 다른 남자에게 어떤 카탈로그로 맞고 있었다는 신고가 들어오는데 모두 변호사의 죽음 외엔 사소한 일처럼 보인 사건으로 인식된다.

 

그런데 목격자에 의해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피해를 당한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겪을 일에 대해 그런 일들이 없다고 말한다.

 

이후 변호사의 죽음을 두고 본격적인 수사를 거치는 가운데 우연히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목격한 운전사는 경찰 앞에서는 시간을 끌며 모른다고 하더니 정작 자신의 돈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접근한 신문사에는 정보를 흘린다.

 

이 사건의 책임자로 나선 벡스트룀을 중심으로 죽은 변호사의 죽음을 둘러싼 모종의 원인을 밝혀나가는 과정은 기존의 패턴처럼 여전히 정의의 구현을 외치는 형사의 모습은 없다.

 

여전히 자신의 살라미에 대한 모습과 여성에 대한 성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고 앞에서는 정보유출에 대한 경고를 염려하는 이미지 뒤엔 길들인 신문사 기자에겐 뒷돈을 받으며 정보를 흘려주는 주인공, 벡스트룀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변호사가 죽은 원인을 두고 뜻밖의 부검에서의 밝혀진 사실들, 이 사실을 두고 경찰 내부와 궁에 있는 국왕에 대한 처신, 여기엔 러시아의 실제 역사가 곁들이면서 픽션으로써의 피노키오 코에 대한 진실은 무엇인지를 다루는 진행이 시대의 역사와 맞물리면서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흐름을 보인다.

 

피노키오 인형의 진가를 알게 된 벡스트룀이 자신의 수중에 떨어진 인형을 두고 다른 동상이몽을 꿈꾸는 장면은 실소를 금할 수 없게 하지만 이 역시도 아이러니한 결과로 마무리되는 장면 또한 하나의 블랙코미디를 연상시킨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점점 길어진다는 인형 피노키오, 그렇다면 현재의 사람들 마음속에 간직된 진실과 거짓의 양날의 감정은 피노키오란 인형에 빗대어 봤을 때 얼마만큼의 코가 나올까?를 생각해보게도 된다.

 

열혈 형사로서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처럼 보이지 않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맞는 자신의 앞날을 위해 모종의 또 다른 수단으로 여겨지는 뒷돈 착복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벡스트룀, 저자는 여전히 복지국가의 모델로서 인식되는 스웨덴의 허점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이민자들에 대한 삶에 깃든 고단한 모습, 여성을 성적으로 대하는 시선들, 복지 국가 이면의 뒤에 감추어있는 귀족 출신이란  사람들의 대중에게 보인 모습과는 다른 뒷모습의 추악한 면들을 모두 드러냄으로써 현실에 대한 것을 꼬집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여전히 아슬아슬하게 곡예를 타듯 경계를 넘나드는 벡스트룀, 다음 시리즈에서 좀 변한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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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4 - 특별합본호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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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에 이은 이야기는 이제까지 어떻게 민심들의 동향들과 이에 답하듯 각자가 처한 환


경에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살다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새로운 


일들을 보인다.

 


운부 대사를 위시해 장길산을 비롯해 그의 수하들, 박대근, 여환 스님과 대성 법주가 


된 갑송, 대용, 김기, 그 외에 주요한 인물들이 오진함에 모여 검계, 살주계가 실패한 원


인을 살피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세운다.

 

토포 작전이 있은 후 정신을 놓쳐버린 원향을 돌보면서 무녀로서 돌아오게 만든 여환 


스님에게 운주 대사는 검계, 살주계를 경기도 북방지역의 노속들과 연결시켜 주는 역할


을 부탁한다.

 

 

그곳에서 노적사의 정원태, 이경순의 수하 전생, 황회까지 만나니, 차후 한양을 덮칠 계


획의 일환이다

 

여기엔 스스로 군영에 입대해 그들의 뜻에 부합된 사람들 모집과 차후의 지리를 익히


기 위해 나선 시동, 그의 가족들과 친구들, 토포 작전으로 갈 곳이 막막했던 전성달이붙


타산에서 쫓겨난 심백과 법호가 있는 장군사가 있어 그들에게 의탁하면서 출행을 하기


로 하고 그 또한 검계의 일원으로 함께한다.

 


이렇게 무녀로서 꽃을 피운 원향을 비롯해 여환을 주축으로 미륵신앙을 통해 백성들의 


마음을 움직이니 어느덧 사람들 입에 양주 대전리에 용이 내려온다는 말들이 전해진다.

 

비바람이 쏟아지듯 내린 비와 몰려든 백성들의 민심이 흔들릴 염려에 계획했던 대로 거


사를 움직일 것을 포기한 채 일찍 서두른 여환의 미륵 세상 일은 여지없이 실패한다.

 

대를 위해 소를 택했던 자신들의 목숨을 담보로 모든 것을 담고 살다 간 사람들, 그 뒤


에 조정 대신들의 당파 싸움과 역병, 흉황은 미륵당이 일망타진됐음에도 여전히 진인


이 나타날 것이란 소문이 함께 더해지면서 사주전까지 저자에 나돌아 다니니 그야말로 


혼란한 세상이었다.

 

비로소 사주전에 관심을 두게 된 조정은 구월산 토포 작전에 함께 했던 박완식으로 하


여금 비밀 기찰을 명하게 되고 이는 곧 고달근에게까지 꼬리가 밟히면서 최형기까지 가


세하니 길산 패들의 주요 거점들이 일망타진되고 길산이 살던 곳까지 밝혀지는 긴박함


의 여정을 보인다.

 

 

재독을 통한 내용을 읽으면서 여전히 쫄깃쫄깃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읽은 총 4


권의 특별대본호의 여정이 마무리됐다.

 

살기가 편한 세상이란 무엇인가?

 

천하디 천한 재인 광대 출신의 장길산이란 인물이 왜 그토록 백성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기나긴 여정을 다룬 이 소설은 모래 속을 움켜쥐어 손가락 사


이에 빠져나가는 한 줌도 안될 것 같은 보잘것없는 삶의 모습을 통해 행복한 세상은 무


엇인가를 묻는다.

 

숙종시대에 길산이란 인물은 스스로 출현하고 싶어 나온 인물이 아니다.

 



각박한 세상에서 천한 대접을 받으며 살아왔던 그가 본 세상은 부조리로 가득하고,


는 자가 더 부를 이루려 없는 자에게 더 악착같이 빼앗는 옳지 못한 제도의 그릇됨,


파란 것에 휘둘려 제대로 된 정사조차 하지 못한 왕에 대한 불신이 겹쳐진 모든 것을 통


해 하나의 희망으로 부상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가까운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활빈도를 하는 까닭은 백성들의 고


달픔을 누구보다 먼저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백성들 사이에 마음속 자리 잡은 미륵이 세상에 내려와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오길 바


란다는 간절한 바람은 이렇듯 길산 패의 활빈이란 것을 통해 더욱 그 진가를 발휘한다.

 

그렇기에 길산이 최형기에게 한 말은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어리석은 놈,일찍이 관가의 통인으로 자라나 약한 백성의 온갖 수모를 겪고 보았으면


서 오히려 양반 사대부보다 더욱 우리 같은 천민을 미워한 자,자신의 하찮은 출세를 위


하여 이름 없는 양민의 목숨을 벌레같이 알았고,활빈도를 토포 한다는 핑계로 병장기


도 없는 아녀자들을 살해한 죄를 천추에 씻지 못할것이다. 내가장길산이란 허명이 있다 


하나 이것은 조선 팔도 방방곡곡의 백성들이 역병과 굶주림에 죽고 싸우며 이룬 이름이


지 내 이름이아니다. 비록이 작은 육신이 네게 죽어 썩어져 버린다 한들 너는 장차 수없


이 생겨 날 장길산과 활빈도를 어찌할 터인가.너의 공명심으로는 저자의 왈짜 배에게 


칼질이나 할 터인즉,개심하여 집에 돌아가면 유순한 가장으로 여생을 살아가거라.... - p 935

 

 

 

 

 

처음 장길산을 읽었을 때와는 조금 다른 마지막 내용 부분에 대한 것은 독자들이 각자 


받아들여지는것에 따라 다르겠으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존의 편이 더 좋았다는 생


각을 해본다.

 

 

 

 

- 보잘것없다고 여겨지는 각 계층의 등장인물들의 됨됨이와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


세상을 바꾸고자 했는지, 저자의 말처럼 역사소설은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역사적 배경


못지않게 그 소설이 언제 씌여졌느냐 하는 당대성이 중요하단 점(p 6)에서 이 작품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생각한다.

 

 

펄펄 살아나는 생동감 있는 각기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의 모습들, 저마다 지닌 고민들


과 세상과의 타협을 통해 사랑을 하고 사랑을 포기했으며, 이익을 탐함으로써 벌을 받


으며 보다 나은 세상을 그리고장길산이 그저 한낱 필부의 이름으로 남을 수도 있었겠지


만 한 명의 길산이 사라진다면 다른 길산이 나오는 그런 세상, 각자가 지닌 마음속의 미


륵님을 담으며 희망이 깃든 세상이 오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터이니 말이다.

 



 

 

 

 

 

 

 

 

~ 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

  


   금일도 상봉에 님 만나보겠네

   


   갈 길은 멀구요 행선은 더디니

   


   늦바람 불라고 서낭님 조른다.

 

 

 

 

천상 광대요, 한 세상 자신이 가진 재주를 부리며 활빈한 길산의 광대짓이 여전히 그립


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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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공주 1
최사규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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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나 전래동화로 전해오는 이야기들 중에는 역사적인 사실적 배경들이 담겨있다.

특히 실존인물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대대로 내려오는 것을 보면 만인의 가슴속에 전래로써의 이야기가 아닌 역사와 함께 한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아니 책 속에서도 많이 회자되고 있는 인물들 중 한 명인 온달,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짝 평강공주에 대한 이야기들이 익숙하기 때문에 이 책을 접하면서 많이 반가웠다.

 

저자는 이문열, 이장호 작가님들의 권유로 집필하게 되어 30년 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여기에 처음 기획 단계부터 ‘원 소스 멀티 유스’ 전략에 따라 드라마(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 원작 소설이다.),  오페라, 만화, 애니메이션 등을 염두에 두고 썼다니 요즘의 트렌트에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울보였던 평강 공주가 모두가 바보라고 칭했던 온달과 결혼하고 그를 대장부로 만들기까지의 과정, 장군으로서 활약을 펼친 이야기들은 익히 알고 있지만 여기에 덧붙여 저자는 평강을 그저 안방에 안주하며 남편 뒷바라지하는 전형적인 순종에 깃든 여인으로만 그리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대부분 남성이지만 그 남성을 지배하는 자는 여성이란 말이 있다.

이에 부합되듯 평강이 공주란 신분에 얽매어 자신과 같은 남성을 선택한 것이 아닌  신분이 다른  온달을 택했을 때의 사람 됨됨이를 보고 결정했던 안목, 온달이란 인물의 곁에서 거듭 그를 한 명의 출중한 장군으로 만들기까지의 열혈 여성 장부다운 모습을 그려낸다.

 

여기엔 온달 또한 아내의 의견을 존중하고 스스로 노력한 부분도 있다는 점을 볼 때 두 사람이 서로를 존중하고 이를 실천하는 모습들을 통해 사랑으로 맺어진 따뜻한 부부애를 엿볼 수도 있다.

 

철기병의 기마술이 뛰어났던 고구려의 기상, 온달장군으로서 전장에 나가 용감히 싸웠던 그 배후엔 이러한 평강의 노력이 깃들어 있음을, 당시 긴박했던 고구려가 처한  상황들을 통해 역사의 한 단면도 함께 엿볼 수 있는 부분 또한 저자의 자료 조사와 상상력이 더한 작품으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마지막 가는 길까지 평강의 말 한마디로 자신의 죽은 육신마저 함께 하고 싶었던 온달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던 책-

 

역사를 통틀어 한 가정의 뛰어난 여류 문인이자 아내요, 어머니로서 능력을 발휘한 여인들도 있지만 이렇듯 난세에 자신의 능력을 통해 여장부답게 나선 평강공주란 인물에 초점이 맞춰진 작품, 오랜만에 한국 전래로 내려온  실존인물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라 재밌게 읽은 책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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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2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안영옥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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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발한 이달고 돈키호테 데 라만차]라 불린 돈키호테 1권에 이은 2권의 이 작품은 [기발한 기사 돈키호테 데 라만차]라는 이름으로 출간이 됐다.

 

10년이란 시간 후에 발표된 작품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의 친숙한 이미지의  등장인물들의 활약은 여전하다.

 

1권에서의 활약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그가 세 번째 여행을 떠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는데 다름 아닌 자신의 이야기가 <기발한 이달고 돈키호테 데 라만차>라는 책으로 출간됐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는 학사 삼손 카라스코와의 대화를 통해서 알게 됨으로써 위작이 판을 치던 당시의 시대상에 부응하듯 자신의 모험이 위작과 다른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목적이 들어있었다.

 

 

 

 

독자들은 이미 그 둘의 독특한 캐릭터를 알고 있기에 이번 모험으로 떠나는 장소인 사라고사(발길을 돌려 바르셀로나)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저자의 밀당이 여전함을 느낄 수가 있다.

 

1권에서의 등장인물들 중 하나의 독립된 작품처럼 여길 수 있는 다른 이야기들이 있는 액자 형식을 취한 구성이었다면 이번 2권에서는 돈키호테와 산초만의 모험이 주를 이룬다.

 

 여전히 사랑하는 둘시네아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안고 출발하는 그에게 마법이 씌었다고 속인 산초의 엉뚱한 일들이 연이어 이어지는 여행에서 기발한 소재로 작용되니, 가장 눈에 띄는 모험인 공작 부부의 장난이 이에 속한다.

 

이미 널리 알려진 그의 모험을 알고 있던 그들 부부가 돈키호테나 산초에게 행한 장난은 심해도 너무 심하단 생각이 들만큼 오로지 자신들만의 유희를 목적으로 일삼은 듯한 설정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전작에서 유쾌하게 웃어넘길 수 있었던 짧고도 강한 내용이 주를 이룬 것에 비한다면 저자가 그린 이런 장난에 대한 유머는 이미 유머가 아닌 광적으로 편력 기사에 미친 사람과 그의 종자에 대한 정도를 넘어선 일로 비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돈키호테가 미쳤다고 생각한 그들이야말로 같은 인간을 대함에 있어 광적일 정도로 모멸감을 즐기는 미친 사람들이란 생각마저 들게 한다.

 

1권에서의 돈키호테가 횡설수설, 말도 안 되는 망상에 젖은 일과 말들을 해온 반면 2권에서의 돈키호테는 진중하면서도 인간의 생에 있어서의 교훈적인 말들을 들려주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특히 섬으로 통치를 하러 가는 산초에게 염려와 당부, 둘시네아에 대한 사랑을 간직한 지고지순한 남성의 표본상처럼 여겨지는 말들은 망상과 이성 사이에서 오고 가는 그의 양면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준다.

 

여기에 산초란 인물의 얼렁뚱땅, 능숙하게 위기상황을 모면하는 행동과 말들, 돈키호테에게 옳고 그름의 말들을 적재적소에 쏟아붓는 일들은 돈키호테가 무너지지 않을 만큼의 정도를 잡아주는 역할이자 천상 둘의 조합이 완벽함을 느끼게 하면서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읽는 동안 1권에서 보다 깊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지적하는 모습이다.

당시의 교육문제, 결혼문제, 나라의 정세의 흐름에 따른 전쟁들, 무어인으로서 내쫓김을 당한 유대인들의 삶의 역사, 갤리선에서 경험한 노예들의 비참한 모습, 여기에 출판 시장 등에 대한 예리한 글들은 저자가 그리고 생각해온 바를 대신해 쏟아부은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매번 모험에 나서 싸우지만 번번한 승리는 몇 차례에 꼽을 만큼 허술한 돈키호테, 부서지고 깨지고 다치고 엉망인 신체의 모습을 간직하는 돈키호테지만 그가 추구하는 이상은 이상주의와 현실주의 사이에서의 충돌을 통해 독자들에게 진정한 현실주의자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를 생각해보게 한다.

 

 

 

 

마지막 챕터인 집으로 돌아와 비로소 자신이 겪었고 믿었던 편력 기사에 대한 허상이 가짜임을 깨닫는 돈키호테의 모습이 현실로 돌아옴으로써 두 세계를 분리한 저자의 글은 그저 허상, 망상, 광적으로 미친 인물로만 생각하던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자유인이자 어디에 구속되지 않았던 자를 대표하는 것으로 기억될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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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시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5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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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했던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시학에 대한 것은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인 '장미의 이름'을 읽은 부분에서 잠깐 비친 글에서 만났다.

 

이 작품에서 다룬 시란 것은 비극, 희극, 서사시, 서정 시등을 포함한 개념이다.

 

당시 아리스토텔레스가 본 그리스인의 삶을 들여다본 그는 비극과 서사시가 자신의 철학 체계인 윤리학과 정치학과 연결되었음을  발견했고,  그는  비극 요소가 삶에서 철학의 목표를 이루어나가는 인간의 행위라고 보았다고 한다.

 

그렇기에 책 속의 내용을 읽다 보면 그의 사상이 많이 드러남을 알 수 있다.

 


흔히 드라마나 영화, 책의 인기가 높은 점들을 두고 어떤 점들 때문에 인기를 얻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쉽게 말해 요즘의 이런 트렌드를 앞서 갔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공감하는 글쓰기, 플롯 구성은 어떻게 가능한지를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소개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볼 수 있다.

 

1부에서는 시 일반, 2부에서는 비극, 3부에서는 서사시를 비극과 비교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각주의 설명 부분이 본문보다 더 많이 담겨있는, 그렇기 때문에 읽는 데에 시간이 걸릴 수는 있겠으나 접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선 이해를 쉽게 해 준 이점이 있다.

 

 흔히 말하는 카타르시스란 용어가 쉽게 우리들 생활에 스며든 것에 대한 경험은 살아가면서 일종의 후련함을 준다는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을 통해 그러한 감정을 경험하면 실제 삶에서도 감정을 조절하여 선한 방향으로 물꼬를 트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 점이 기억에 남는다.

 

 

플롯, 스토리텔링, 비극. 에피소드, 모방, 카타르시스란 용어가 친숙한 지금 그가 주장한 내용을 통해 배경 태생에 대한 이야기, 그와 더불어 이런 단계를 밟아나가는 과정이 하나의 글 완성 단계처럼 여겨졌다.

 

그가 추구한 철학에서 주장한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데에 필요한 진리와 선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던 책, 천천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 출판사 도서 제공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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