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푸른 상흔

마음의 푸른 상흔 ㅣ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사강의 작품 중에서 소설과 에세이의 형식이 함께 들어있는 작품이다.

한 작가의 작품을 읽다 보면 그들의 생애가 문학 작품 속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한 염두를 두며 읽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도 이 작품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어린 나이에 일약 유명해진 작가로서의 그녀의 생애, 말년에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고 당당하게 외친 그녀의 말은 지금 생각해도 충격으로 다가오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녀가 다뤘던 작품에서 등장한 인물들을 다시 소환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줌과 동시에 저자 자신의 생각을 함께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 남매는 스웨덴 출신으로 파리에서 살아가는 남매다.

무일푼으로 프랑스로 건너와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신세, 그들의 프랑스에서 살아남기 생존기를 다루는 이야기 한편에는 저자 자신의 생존기가 함께 들어있다.

글을 쓰고 살아가는 자신의 심정, 팬들이 자신에게 전해주는 말에서 어떤 느낌을 받고 사회에 대한 생각과 비판을 곁들인 뒤섞임의 모호한 경계는 저자의 '슬픔이여 안녕'이란 작품과는 다른 결을 보인다.

특히 저자 자신이 사회적 문제를 다룬 부분에서는 이 작품이 소설과 에세이란 중간 부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마저 갖게 하는데 일테면 자살, 청소년들이 문제, 여성문제와 그 자신이 마약에 빠진 일들을 떠올려보게 하는 문제들까지...

작품을 쓰면서도 현실에서는 안주하지 못했던 영향이 컸던 탓일까?

그녀의 작품 속에 드러난 내용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더러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글 속에 빠져드는 것은 저자 자신의 경험과 인생에 대한 시선을 바라보는 관점들이 보인 것 같아 색다르게 다가오게 한다.

젊은 시절에 생각했던 뾰족하고 모난  부분들이 나이 들어서는 조금 더 유연해졌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인생에 대한 관점들이 좀 더 여유로워졌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녀의 최초 작품을 읽었던 때를 비교해보면 이 작품에서 그녀의 생각들을 통해 다르게 다가옴을 느껴보게 한다.

마음의 푸른 상흔, 우리들의 마음속에도 한 구석에 이런 상처 하나쯤은 지니고 살아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며 읽은 작품, 더하지도 않는 그녀의 솔직함이 드러난 이색적인 책이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판다의 발톱, 캐나다에 침투한 중국 공산당

판다의 발톱, 캐나다에 침투한 중국 공산당 ㅣ 미디어워치 세계 자유·보수의 소리 총서 4
조너선 맨소프 지음, 김동규 옮김 / 미디어워치 / 2021년 9월

현실적으로 세계 강대국인 미국과 상대할 국가로는 일본을 제치고 중국을 떠올리게 된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중국이 벌이고 있는 치밀한 상대국 공략작전을 생각한다면 전방위적으로 행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 책은 특히 캐나다와 중국과의 관계를 통해 재조명해보는 계기가 되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저자는 중국이 지난 수십 년간 행해왔던 간첩행위, 기업에 침투해 중요 기밀을 유출하거나 정부와 관련된 기밀 탈취 문제에 대한 내용을 들려준다.

역사적으로 캐나다의 선교사를 받아들이고 중국인들의 값싼 노동력을 통해 자국의 발전을 이뤘던 그들의 관계는 지금 어떠한가?

화웨이 사건으로 불거진 두 나라 간의 불화는 미국의 공조 아래 화웨이 책임자를 미국에 넘긴 캐나다에 대한 보복으로 캐나다 민간인을 잡아 맞대응한 사실만 보더라도 그들의 행동은 두 나라 간의 불화로 치닫는 본격적인 행보로 진행되었고 이는 캐나다인들에게 중국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무소불위의 탄압과 권모술수, 캐나다를 장악하기 위해 정, 경제는 물론 문화, 언론 통제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다룬 부분들을 통해  중국이 정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하고 이를 실행하는지에 대해 다룬 내용은  미국을 위시한 타국에게도 경고처럼 들린다.

캐나다를 통해 이런 일들을 벌이고 있지만 정말 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중국 공산당의 선전 활동과 공작에 대해서는 빙상의 일각임을, 보다 원대하고 큰 포부를 지닌 중국 공산당 지휘자들의 본색은 아직 드러내지 않고 있단 점을 생각해 볼 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관계와 처세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동맹국이 적대국이 되는 것, 이와 반대인 모든 것이 국제적인 자국 실리위주 정책의 일환이란 점을 고려해볼 때 특히 우리나라가 앞으로 통일이 된다면 한반도란 지형적인 위치에서 어떤 정책과 외교를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아울러 판다라 칭하는 중국의 팽창 정책에 대해  자유적인 시각과 보수적인 관점에서 참고할 부분들이 많음을 느끼게 한 책이라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은 정책에 대한 과제와 외교에 있어 실리적인 자세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을 던진 책이기도 하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시체를 보는 사나이 1부 : 더 비기닝 1

시체를 보는 사나이 1부 : 더 비기닝 1
공한K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4월

네이버 웹소설 베스트 리그 TOP 5!, 전격적으로 종이책으로 출간된 '시체를 보는 사나이'다.

어느 날 자신의 눈에 비친 누군가가 곧 시체로 변해 있는 모습을 본다면?

그것이 타인에겐 보이지 않는다는 것 외에 자신조차도 그 신빙성에 대한 의심을 가져야  한다면 얼마나 답답하게 다가올까?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남 시보는 길 위에서 쓰러진 시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지만 자신의 눈에만 보인단 사실 때문에 허위 신고자가 되면서 경찰서에 가게 되고 화장실에서 또 목매단 시체를 보면서 더욱 경악을 하게 된다.

그러던 이런 현상은 같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던 강소담이란 여성의 자살을 막으면서 그녀의 자살시도가 자신이 목격한 시체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되고 시보에 대한 능력을 믿은 경찰서 민우직 팀장이 이와 함께 다른 사건에까지 살인범으로 몰리는 일로 번지면서 시보는 원치 않은 일에 관여하게 된다.

시체를 본다는 설정 자체가 흥미롭게 다가온 작품은 시보란 인물을 중심으로 그의 능력을 이용해 사건 현장에서 보던 시체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주변인들과의 연관, 도대체 민 팀장에게 이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려는 인물은 누구인지에 대한 초점을 맞춰지면서 진행된다.

 초반에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설정과 이를 통해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생각들을 동반한 추리를 보이지만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는 상태에서 범인이란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끈질긴 사건 풀이를 해나가는 모습은 일반 시민인 시보의 능력을 십분 활용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평소에 시보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무서운 느낌이 들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전문분야에서 활약하는 사람이 아닌 평범한 일반인이 죽은 시체를 본다는 설정 만으로도 잠이 들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클 것도 같은데, 시보는 이런 두려움과 끔찍한 기억을 통해 억울한 한 사람의 사건을 도와주는 역할을 자처하는 인물이니 세상에는 과학적인 방법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일도 소설 속에서는 가능한 일로 비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게 한다.

이제 비기닝에 시작한 파트로 2권의 출발이 시작된 작품, 촘촘한 흐름이 없어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분량에 비해 빠르게 읽을 수 있고, 소재의 설정 자체로 본다면 추리 스릴이 갖는 호기심과 궁금증은 일단 좋았다는 느낌이 든다.

차후 2.3부의 시작은 시보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그의 능력을 이용한 사건 해결이 기대된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라스트 베어

라스트 베어
해나 골드 지음, 레비 핀폴드 그림, 이민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와 그 영향으로 인한 여파가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현재.-

얼음이 둥둥 쪼개진 상태에서 건너질 못한 채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는 북극곰, 희다 못해 푸른 눈 위에 죽은 모습의 곰을 방송에서 접한 영상이 연신 떠올리게 한 작품이다.

북극권의 오존층이 탄소배출에 의해 급격하게  파괴되면서 생태계의 위협을 받는 곳, 베어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기상학자인 아빠와 에이프릴이란 소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곰이 한 마리도 살고 있지 않는 곳인 노르웨이  베어 아일랜드에 파견근무로 가게 된 아빠와 함께 온 에이프릴은 어느 날 곰 한 마리를 발견한다.

굶주리고 외로워하는 모습, 고향을 그리워하는 곰의 모습을 본 에이프릴은 먹을 것을 주고 상처를 치료해주면서 점차 둘만의 교감을 나눈다.

곰이 7년 전에 만년설이 녹아내린 이유로  서식지인 스발바르로 가지 못한 것을 알게 된 에이프릴은 곰을 다시 그곳에 데려다 주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둘의 기나긴  여정을 그린 내용들은 인간에 의해 환경파괴가 된 현실의 모습이 동물뿐만이 아니라 인간들에게도  다시 되돌아오는 불행의 역습을 보인다.

특히 동화에서 펼쳐지는 어린아이의 시선은 성인들이 느끼는 시선과는 또 다른 느낌을 보임으로써 한 귀로 흘려듣고 지나치기엔 지금의 지구 환경의 심각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현재의 시점을 다시 되돌아봐야 할 부분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말 못 하는 동물이지만 자신에게 에이프릴이 어떤 존재였는지, 외로웠던 에이프릴에게 곰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준 동물이었단 점에서 네 발로 달려가 새로운 환경에 뛰어든 곰과 이별하는 둘의 모습은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내가 뭐라도 할게"

에이프릴의 힘으로 순식간에 지구의 환경이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지만 누구라도 말 한마디에 담긴 진심을 통해 각자가  최소한의 지구 지킬 수 있는 행동을 한다면 작은 희망이 큰 결실을 맺을 수도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인간과 동물의 우정과 교감, 사람들 간의  우정과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모두 담아낸 내용들을 통해 따뜻한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 삽화까지 곁들여져 있어 읽는 내내 감동이 배가 되었던 작품으로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함께 읽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빅티켓

빅티켓
조 R. 랜스데일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3월

전 작품 '밑바닥'이후 두 번째로 만나보는 작가의 작품이다.

마을에 천연두가 발생하면서 부모를 잃은 잭과 여동생 룰라는 선교사인 할아버지를 따라 고모가 살고 있는 테슬로 향하게 되고 배를 이용해 건너려고 할 때 세 명의 남자들과 동승한다.

하지만 그들과 할아버지의 설전과 행동은 할아버지가 죽는 결과를 낳고 마침 회오리바람마저 부는 탓에 잭만 간신히 살아남게 되고 여동생은 세명이 끌고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들의 행방을 뒤쫓아 동생을 구하기 위해 나선 잭은 할아버지로부터 들은 실베스터에 도착하고 그곳의 보안관을 찾았으나 이미 그 지역은 은행 강도들이 들이닥쳐 아수라장이 된 상황이었다.

신고를 통해 동생을 잡아간 무리들을 찾으려 했던 잭은 그들이 은행을 털고 도망간 동일한 자들이며 일당 중 커스로드 빌이란 자는 이미 잔인한 살인 수배범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떻게 해야 지 모르던 차, 매장 일과 현상금 사냥꾼일을 하는 흑인 유스터스, 난쟁이 쇼티, 매춘부 지미 수, 그리고 전 현상금 사냥꾼이자 현 보안관인 윈튼, 그리고 청소일을 하는 스팟, 돼지까지 동행하면서 동생을 끌고 간 그들의 행방을 쫓기 시작한다.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배경은 소위 말하는 비주류들이다.

코만치 족과 백인, 흑인의 피가 섞인 유스터스, 난쟁이로서 겪었던 비참한 생활의 기억을 갖고 있는 쇼티, 매춘부인 지미 수, 스팟까지 당시 사회적으로도 주류였던 백인들의 눈엔 자신들보다 못한 존재로 보이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이 주류인 백인 은행강도들이 벌인 잭의 동생 룰라를 찾기 위해 그들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찾아가는 여정은 종교적으로 인간이 지닌 '선'함을 갖고 있던 잭에게 곳곳에 피바람이 부는 현장을 통해 고민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변화를 느끼게 한다.

동생을 납치한 그들에 대해 갖는 생각들이 증오와 복수로 일관된 감정과 다른 한편에서는 보안관에 넘겨야 한다는 갈등을 통해 인간들이 갖는 보편적인 감정들의 표현을 서부란 배경 속에 차지하는 한 부분으로 다뤄진다.

잭이란 인물이 선과 악의 갈림길에서 혼돈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면 이 모든 여정에 실지 주인공처럼 활약하는 인물은 쇼티다.

난쟁이란 비웃음 속에서 자란 그가 세상의 시선에 대해 냉정하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있는가 하면 문학과 별에 대한 사랑, 철학적인 삶을 이야기하는 모습 속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그만의 방식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들을 쫓는 여정이 로드무비처럼 흘러가면서도 생생한 날것의 잔혹한 표현 부분들은 서부시대를 통한 그 시대의 무법천지의 세계를 통해 자동차로 대변되는 문명화가 있는 현실의 부분과 한번 들어서면 좀체 헤어 나올 수 없는 자연이 있다는 상반된 대조를 통해 더욱 섬뜩하게 다가오는 스릴의 맛을 보여준다.

전 작에서도 그렇지만 흑, 백의 사회가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차별 어린 사회의 인식, 그런 가운데 백인이란 존재의 인상을 깨부수고 악한으로 등장시킨 설정은 사회에 비판 어린 시선을 담은 것과 동시에 서부 추리 스릴러로써의 또 다른 작품으로 다가온 책이다.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 중이란 책 띠지 문구를 보면서 쇼티란 인물 캐스팅이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 내용들은 영상에서 쇼티로서 분한 피터 딘클리지의 활약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기도 하다.

***** 출판서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