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힘 (프레더릭 레이턴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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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전문적인 눈을 가지고 보는 것이 아닌지라 책을 통해서 그림에 관한 설명을 함께함으로써 그림에 담긴 의미를 보충하는 편이다.

 

이번에 새롭게 단장한 그림의 힘 (프레더릭 레이턴 에디션)은 은 2015년 초판 발행 이후 꾸준한 독자들의 사랑으로 새롭게 만나게 된 책이다.

 

미술치료란 말이 이제는 낯설지 않게 들리는 시대에 저자가 실제 다양한 케이스의 환자들에게  그림과 함께 치료함으로써 얻은  경험을 녹여낸 내용들은 일단 도판부터가 예사롭지 않게 구성되어 있다.

 

좋아하는 화가들인 빈센트 반 고흐, 바실리 칸딘스키, 앙리 마티스는 물론이고 그 그림에 얽힌 화가들의 이야기와 말들을 그림 사이에 넣어 보는 즐거움은 물론 색다른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총 다섯 챕터인 일, 관계, 돈, 시간관리, 나 자신으로 이뤄진 글과 그림을 통해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부분들을 보충해주고 세심한 배려로 돋보이는 그림의 선택이 보는 독자들로 하여금 나의 지금 상태에 맞는 그림을 골라보는 재미도 함께 할 수 있어 다르게 다가온다.

 

 

 

 

복잡함 현대 사회에서 잠시나마 나의 상태를 그림과 함께 느껴보고 다듬어 볼 수 있는 책, 가장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을 들여다보는 시간 자체가 정말 좋았던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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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 잃어버린 세계와 만나는 뜻밖의 시간여행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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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보여주는 다큐를 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던 장소에서 발견된 과거의 흔적들을 통해 그 시대를 반추하는 설명을 들을 때면 책에서 접할 때와는 다른  정말 그 시대에는 이런 장소가 있었고 당대의 사람들의 생활상을 상상해보는 시간을 준다.

 

인류의 태동이래 자연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의 삶이 이런 지형적인 혜택과 더불어 살아가는 중에 더 이상 볼 수 없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아쉬움을 남기게 하는데, 이 책은 전 세계 37곳의 장소를 탐험하는 책으로 잠시나마 그 시대를 엿볼 수가 있다.

 

테마 여행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고대 로마제국의 북아프리카 도시 렙티스마그나부터 의문으로 남는 페트라, 이슬람 도시 바게르하트, 더 나아가 19세기 미국의 골드러시를 상상해 볼 수 있는 도시와 쓰나미로 인해 묻혀 있던 도시가 드러난 지역까지...

 

 

그중에서도 꼭 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다.

 

 

 

 

 

번영의 도시 알렉산드리아 도시에서 방대한 책의 저장서이자 인간의 힘이 미치는 영역을 넘어선 그 장소에 대한 역사 속에 남은 사료들을 직접 확인해보고픈 마음은 이 외에도 저자의 안내에 따라 44장의 지도와 77장의 도판과 함께  더욱 가치 있는 내용으로 접하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그때의 도서관이 단지 희망에 머물 뿐이란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책 속에 담긴 지도와 그림들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이 책이 단지 사라져 가는 지도에서 머문 것이 아닌 미래의 우리들의 삶이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에 대한 염려스러운 마음까지 들게 한다.

 

 

지금의 사하라 사막이 과거에는 풍부한 물과 사람들이 살기 좋았던 지역이란 사실, 앞으로 500년이 지날 즈음엔 지중해가 사막화될 확률이 높다는 영상, 몰디브가 서서히 가라앉아 없어질 것이란 매체를 통한 경고들은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이용을 통해  그 와중에 훼손의 결과물로 닥쳐올 수많은 재난들과 더불어  많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단지 지도를 통한 여행 서라고 보기엔 알찬 역사와 정보를 담아낸 책이기에 '고대 도시', '잊힌 땅', '사그라지는 곳', '위협받는 세계'란  분류를 통해 관심 있는 곳부터 읽어도 좋고 차례대로 읽어도 좋은 내용들이라 교양서로도 아낌없는 책이다.

 

 

순수한 자연의 재해를 맞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한계라 할지라도 적어도 인간의 손이 미치는 곳에 닥치는 장소엔 더 이상의 사라짐이 없는 방안을 모색해야 함을, 지도에서 사라지는 일들은 없어야겠다는 바람을 지니게 한다.

 

(도판의 그림들과 사진들이 정말 좋은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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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증인 - The Last Witness
유즈키 유코 지음, 이혁재 옮김 / 더이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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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호텔에 투숙한 중년의 남녀  사이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정황 증거상 명백히 피의자가 범인임을 지목하게 만들었지만 피의자는 극구 자신의 범죄 사실을 부인한다.

 

이를 변호하기 위해 나선 전직 검사 출신 변호사인 사가타 사다토는 검사와의 공방을 통해 사건의 진의와 변호를 하기 위해 법정에 나선다.

 

범행 현장에 있던 호텔 식사용 나이프에 묻은 지문과 호텔 가운에 번진 혈흔들, 검사가 증인 출석을 통해 하나둘씩 밝혀지는 사건의 전모는 일방적인 검사 측의 승리로 기를 잡아가는데, 사가타의 행동은 여전히 별말 없는, 읽는 내내 이 재판의 향방이 어떻게 흐를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진행으로 이어진다.

 

소설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법정 공방과 7년 전의 사건을 교차로 보이는 흐름으로 두 사건 간의 관계된 사연을 들려준다.

 

7년 전 의사인 다카세와 미스코의 외아들인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스구루가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신호 대기하던 중 달려오던 자동차에 치여 사망한다.

 

이 사건으로 부부의 생활은 그야말로 생지옥을 겪는다.

사고 현장에서 증인을 한 아들 친구의 말도 허사가 되고 전단지와 사건 처리 내막을 알기 위해 발이 닳도록 노력을 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사람들도 흐지부지 잊힌  사건이 돼버린 것이다.

 

 

-
“죄는 다른 거로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그 인간이 범한 죄를 정확히 처벌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라고.” (p247)

 

 

이 두 사건의 연결로 인한 공판 마지막 날 사가타 변호사가 내세운 증인의 발언은 그야말로 제대로 반전의 맛을 느끼게 한 그 전의 모든 이야기의 초반부터 독자들의 뇌리를 흔들어놓는 결정타를 이룬 장면으로 치닫는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때론 법마저 이런 모든 진실을 뒤엎을 장치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 남겨진 자들의 한은 그 어디에도 호소할 수 없는 막막함, 읽으면서 법의 역할과 그 법을 다루는 자들의 양심, 재판의 목적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연신 묻을 수밖에 없는 현실성을 보인 작품이라 인상 깊게 다가온다.

 

 

-“재판의 목적은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겁니다. 재판이 검사나 변호사를 위해 있는 게 아닙니다. 피고인과 피해자를 위해 있는 거지요. 죄를 제대로 처벌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되는 겁니다.” (p 351)

 

 

법정을 다루는 이야기들은 많지만 변호를 하는 직업의 세계와 검사란 직업이 마주하는 시선들에 대한 형량 구형과 이에 반하는 일들에 대한 판결들의 반전은 이 작품 속에서 많은 감정들을 엿보게 한다.

 

 

억울하고 안타깝고 슬픈,  자식을 앞세운 부모의 애끊는  심정들을 동반한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내용들은 각 문장들마다 허투루 넘겨가며 읽을 수가 없는 글로 공감을 산다.

 

-
죄를 재단할 때 중요한 것은 지금 눈앞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건 만이 아니라,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봅니다.

 

 

스스로 검사직을 버린 과거의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법의 구현을 소신 있게 하려는 사가타 사다토 변호사, 검사 시리즈물로 유명한 만큼 추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실망하지 않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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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관의 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허하나 옮김 / 폭스코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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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작가의 작품을 접해본다.

 

개인적으로는 '64'를 가장 좋아하는데 이번에 만나본 책은 6편의 단편집을 수록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장편소설을 통해 저자가 추구하는 작품 속 내용을 생각한다면 단편이라  의외로 받아들였던 점은 읽으면서 기우란 사실을 깨닫는다.

 

 6편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일반 직장인들이다.

 

교도관이란 직업부터 프리랜서 작가, 가정법원 조정위원, 데스크 편집부 사원, 정치인을 모시는 비서...

 

이들이 겪는 아찔한 순간들의 이야기는 책 제목인 교도관의 눈에서부터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경찰이 되고 싶은 꿈을 이루지 못하고 교도관으로 임했던 주인공이 각종 사건들로 마주치는 용의자에 대한 시선들 속에서 자신만의 감각으로 이미 사건의 범인으로 판결 난 사건을 되짚어 진실에 다가서는 이야기는 사람이 사람에 대한 믿음과 배반으로 얽힌 치정 사건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보이는 현실은 읽는 동안 반전의 맛을 느껴 볼 수 있다.

 

 

이밖에도 모두가 각기 개성 있는 이야기들로 찬 작품집이지만 그중에서 가장 허를 찔렀다고 생각되는 반전은 '말버릇'이다.

 

가정 법원 조정위원으로 일하는 유키에가 부부관계 조종을 받으러 온 모녀를 만나면서 자신의 딸인 나쓰코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되고 이는 곧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란 말을 상기시키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 사이에서 벌어진 과거의 기억들은 읽으면서 한번 내뱉는 말이나 평소의 언어에도 각별한 노력과 조심이 필요하단 것을 느끼게 한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직장인으로서  뜻하지 않은 사건들을 통해 '평범한 불행'을 그려낸 이야기들은 자신의 능력과 상사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이에 범죄 사건이 연루되면서 진행되는 일들이 팍팍한 삶에 치이고 지친 인생이라도  조금의 위안을 삼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다가서게 한다.

 

추리 미스터리를 통해 짧지만 굵은 내용으로 수록된 단편집, 작가의 장편과는 다른  맛을 느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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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한 마리는 기쁨 - 두 아버지와 나, 그리고 새
찰리 길모어 지음, 고정아 옮김 / 에포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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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병아리를 키운 적이 있다.

 

당시에 시골이라고 생각했던, 지금은  서울 근교 농장이란 것을 알게 됐지만 그곳 지인이 주신 두 마리의 병아리를 집에 데려와 먹이와 물을 주던 기억을 떠올린 작품이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곧바로 집에 와 병아리의 상태를 확인하고 병아리의  삐약거리던 소리를 들으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던 때, 자라면 닭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었지만 사람 손을 많이 타서 그런 것인지, 농장과는 다른 환경에 따른 탓인지는 몰라도 나의 바람대로 닭으로 성장하기도 전에 이별한 기억들은 저자가 키운 까치란 새와의 인연을 읽으면서 새록새록 떠올려 보게 한다.

 

여자 친구가 데려온 까치 새끼를 본 저자는 처음부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언젠가는 훨훨 날아가는 때가 있기 마련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하루하루 돌보면서 까치(벤젠이란 이름을 붙여줬다.)와 함께 한 삶들이 소소한 작은 일상의 행복감을 전해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들은 알지만 주인과 감정 교류를 느끼고 함께 한다는 일들 외에 엉뚱한 짓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그들의 동작과 온갖 재롱들은 저자가 까치를 먹이를 주고 악동 짓을 하더라도 이 모든 순간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진행이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단지 까치 한 마리일 뿐이지만 까치가  자신에게 어떤 존재로 다가오는지를 저자는 어릴 적 자신과 엄마를 버리고 떠난 생부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또 다른 인생의 갈림길을 그린다.

 

 양부가 생겼지만 여전히 생부에 대한 빈자리는 저자가 자라는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를 닮은 유전으로 인한 불안감과 환상을 통한 존재로 남아 있었고 이는 탈선행위를 통해 방황의 나락을 겪는 일들로 이어진다.

 

하지만  마지막 생부의 죽음을 맞이 하면서 화해를 하는 과정들을 통해 그동안 자신을 스스로 옭아맸던 과거를 마주하고  자신의 불안했던 시절의 마침표를 찍음으로써 새로운 인생의 면을 갖게 되는 전환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다.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가 누구인지가 자신을 규정할 수는 없다는 사실, 까치가  훨훨 날아가는 날갯짓을 통해 드넓은 세상으로 나아갔듯이, 저자 자신도 비로소 자신만의 인생 둥지를 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그린 글들은  진솔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선사한다.

 

 

- 내가 이 새를 통해서 배운 것들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녀석은 내게 새롭게 보는 방법, 새롭게 돌보는 방법을 가르쳐주었고, 돌봄의 한계도 가르쳐주었다. (…) 이제 녀석은 우리 머리 위로 솟아오르며 존재의 단순한 기쁨을 가르친다. (…) 나는 녀석을 따라 달린다. 녀석이 그린게이지 나무를 넘어가고, 꽃사과나무를 둘러가고, 도랑을 지나 들판으로 나아갈 때 나는 새와 함께 난다. 꽃밭을 밟고, 울타리를 뛰어넘고, 허리까지 오는 풀밭을 헤치고, 벤젠을 따라 웃음을 띠고 간다. 까치는 하늘에서 즐겁다. 그곳이 녀석이 있어야 할 곳이다.- p 320

 

 

우리나라에서 까치는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새로 인식되지만 서양에서는 그 반대인 의미로 다가온다는 사실 앞에  이 책 속의 벤젠 까치는 적어도 그렇지 않음을, 영국에 ‘까치 한 마리는 슬픔(One magpie brings sorrow)’이라는 말을  역으로 정한 제목이 의미 있게 다가온 에세이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 : 메이블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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