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싸부 - Chinese Restaurant From 1984
김자령 지음 / 시월이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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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이 넘은 중국집 건담, 건담이란 단어 속에는 '먹성이 좋다'라는 뜻도 갖고 있다.



1980년 중반 명동 최고 중국집이었던 건담은 어린 시절부터 중국 음식에 반해 주방장이 된 두위광이란 인물을 중심으로  주방장을 '싸부'라고 부른다.



뜨거운 불 앞에서 웍을 신들린 듯 흔들면서 음식을 하는 주방 안의 모습이 연신 떠올리게 하는 내용은 음식에 관한 한 자신만의 고집을 부리며 타협과 변화를 거부하는 위광에게 어느 날 이상한 변화가 생긴다.




늦잠과 웍을 놓치는 일, 멍한 상태의 연속, 그러다 보니 점차 음식점의 평판이 예전 같지 않고 이 위기를 모면하려는 원신과 창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




모두가 떠나버린 그곳은 위기 타개를 할 수 있을까?



변화를 추구하고 꾸준히 개선을 한다는 의지는 자신만이 갖는 철학에서 한 발 물러나 넓은 포용력을 필요로 한다.



설사 그것이 옳지 않더라도 일단 받아들이는 자세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70 평생을 나만의 음식 철학을 지닌 꼰대 영감님 위광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서서히 무너지는 건담을 다시 일으키려고 노력하는 창모와 위광이 해준 요리에 위안을 받은 나희와 본경이 함께하는 장면은 '함께'라는 그 자체로 출발한 따뜻함, 그것이 전부였다.




모든 인물들의 자신들만의 시련과 좌절을 겪으며 모여든 곳 건담, 그곳에서 그들이 모여서 그들만의 리그처럼 마지막 혼신의 노력을 하는 모습은 스스로 변화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위광의 자세와 함께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  ‘바꿔보자. 모든 것을 바꿔보자. 가지 않던 길, 가본 적이 없던 길을 가보는 것이다. 머리에 피가 고여 있었듯, 평생을 주방 안에 머물러 있었다. 밖으로 나가자. 세상을 보자.‘ - P 310








중국 음식점이란 배경에서 오는 각종 중국음식이 나올 때마다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설을 읽는 내내 입 안에서 음식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느껴졌다.




자신을 믿고 따라준 사람들과 도전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작품, 주변에 이런 건담 음식점과 위광이란 주방장이 해준 음식이라면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나저나 오늘 중국 음식을 주문할까? )




- "요리는 먹이는 일이다. 무슨 말인 줄 알아?"

"먹이는 일이요?"

"맛있게 만들어 내는 거, 그걸로 솜씨를 뽐내고 칭찬을 듣는 거... 그런 건 저 아랴에 있는 거다. 속이지 않고 좋은 재료를 쓰고, 정당한 값을 받고, 청결하고, 그 마음도 깨끗한 거.. 이건 기본 중에 기본이지. 요리는 거기다가 누군가를 먹인다는 마음, 베푼다는 생각이 있어야 한다. 그 진심이 있어야 진짜 요리, 최고의 요리가 나온다."  - p 291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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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에마 호턴 지음, 장선하 옮김 / 청미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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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때 묻지 않는 천연의 자연환경, 극한대의 환경으로 인한 인간의 끝없는 정복과 도전을 맞이하고 있는 곳 중에 하나인 남극-



약혼자를 불의의 사고로 잃은 응급의학과 의사인 케이트가 지원한 곳이 바로 이곳 유엔 남극 기지 극지 관측소다.


다양한 국적의 연구원과 필수 요원들이 책임자 샌들러의 휘하에 각자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는 곳에 전임 의사의 뒤를 있어 온 그녀는 샌들러의 환영받지 못한 환대와 전임 의사의 석연치 않은 죽음에 대한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함께 바운딩 여행을 하러 나선 그들 중 크레바스에 떨어져 시신조차 건지지 못한 상태로 죽음을 맞이한 전임 의사에 대한 의문은 모두가 말하고 싶어 하지 않은 분위기, 여기에 그와 가까이 지내던 알렉스가 죽음에 관한 진실을 파헤치고자 하는 가운데 그마저 알파 기지에서 떨어진 바깥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



그들 중 누가, 왜 이런 일들을 벌인 것일까?



파일과 그들의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비디오 삭제는 물론이고 그녀에게 닥친 일말의 불안한 감정을 흔드는 일들은 의사의 죽음에 대한 의심을 더욱 부각한다.




백야가 사라지고 본격적인 어둠이 내리 시작되는 남극의 환경, 단 13명만이 서로의 책임진 임무를 수행하며 지내는 긴장의 흐름은 밀폐된 공간과 도움조차도 받기 어려운 극지대의 자연 상황으로 더욱 고립된다.




연이어 책임자 샌들러의 죽음은  케이트의 입장에서는 그 누구도, 아무도 믿지 말라는 압박감과 범인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점차 그들 사이에 번진 불신감이 증폭되면서 더욱 감정의 피 말림으로  이어진다.




비행기조차 날씨의 영향을 받아 쉽게 오지 못하는 곳, 눈을 뜨면 모래바람처럼 눈발이 날리며 오로라의 극대화를 체험해볼 수도 있는 곳이지만 인간이 만든 과학마저도 불허할 정도의 엄청난 기후의 변화는 인간의 한계에 대한 의지를 시험하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증폭되는 불안감은 읽는 내내 극도의 공포감을 자아낸다.




고립된 환경에서 펼쳐지는 인간들의 심리 변화를 통해  살인자의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저지른 범죄들이 한 치 앞도 바라볼 수 없는 영하의 벌판과 살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긴장감이 생생하게 드러난 작품이다.




끝까지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은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더해가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로 인해 매우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 내용이자, 한편으로는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고 이겨나가려는 케이트의 의지력과 인간회복 관계를 따뜻하게 그린 작품이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긴장감을 놓치면 안 될 작품, 백색의 장광이 연출되는 남극에서 색다른 모험을 즐겨보고 싶다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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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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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으로 유명한 카불 출신의 할레이드 호세이니의 작품이 이번에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당시 두 작품을 모두 읽었을 때의 아픔이 다시 생각나게 한 그의 작품을 보니 아프가니스탄 정세를 보도한 뉴스도 생각나고 탈출을 시도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연상 떠오른다.



'연을 쫓는 아이'가 어린이의 눈을 통해 그린 작품이라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여성의 삶에 대해 다룬 작품이다.



한 남자를 남편으로 두고 살아가는 마리암과 라일라의 인생 이야기, 그들이 속한 사회 속에서 여성이란 존재는 남자가 한 곳을 가리키는 대상에 불과할 뿐 그녀들의 의지나 의견들은 무시되는 삶이다.




이슬람 사회 중에도 카불의 사회가 여성들의 행동반경에 제한적인 부분이 많다는 보도를 들었는데, 사생아로 태어난 마리암이 겪으며 자란 성장사는 특히 더욱 심한 경우란 생각이 든다.



자신을 집착 대상으로, 유일한 혈육이자 딸이면서도 때론 애증의 대상인 딸을 대하는 엄마, 원치 않은 남성과의 결혼 생활로 더욱 고달팠던 그녀가  라일라와 연대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살기 위해서, 한 인간으로서 인간답지 못한 상대의 손길을 피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였단 상황들이 너무도  아프게 다가온다.




 같은 인간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무시당하고 학대에 시달리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인 관습과 모순, 남성 위주 사회의 비판적인 시선들은 작가가 남성의 시선으로 여성의 삶을 극명하게 부각한 글이라 더욱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끝이 보일 것 같지 않은 폭력이 난무하는 생활, 가난과 차별이 일상의 삶에서 어떻게 인간의 삶을 무너뜨리는지를, 그런 가운데 두 여성들이 서로 믿고 희생한 이야기는 현재의 아프가니스탄의 정세와 맞물려 더욱 실감 나게 다가온다.




강국의 실리 외교 정책에 따라 소련 침공과 탈레반 정권, 미국의 철수에 따라 많은 난민들 행렬이 조국을 벗어나기 위한 모습들이 연신 떠오른다.




자신의 숙명처럼 다가온 운명 앞에 선 두 여인들, 어쩌면 실사 보도보다도 더욱 체감적으로 그들의 아픔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 모습을  체감적으로 느끼게 한 것,  바로 이런 것이 문학이 주는 힘이 아닌가 싶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독자들이면 강추하는 작품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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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현대지성 클래식 43
벤자민 프랭클린 지음,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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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0달러에 새겨진 인물, 벤자민 프랭클린-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의 자서전을 이번에 현대 지성 클래식을 통해 만났다.



총 3부로 나뉘어 구성된 그의 자서전은 한 인간의 불굴의 의지와 성실함, 자기와의 약속과 실천의 태도를 통해 오늘날 사후 이후에도 여전히 주목을 끌고 있는 인물로서 특히 미국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당시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의 자손으로 어릴 적부터 충분한 교육을 받고 자라지 못한 그가 인쇄업을 통해 자리를 잡고 책을 가까이했으며 친구와 독서모임이나 논재을 통해 스스로의 자립적인 생각을 갖게 하고 시야를 넓혀 공공복지에 눈을 돌리면서 이룬 다양한 활동들은 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느껴볼 수 있다.




특히 2부에서 다룬 그가 실천하고자 했던 13가지 덕목들은 일상에서 스스로 실천하고자 노력했고, 도덕적으로도 올바른 삶을 이루고자 한 모습들이 아마도 미국인들에겐 여전히 존경의 대상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절제, 침묵, 결단, 질서, 성실, 정의, 청결, 순종.... 낯익은 단어임에도 실천을 하기란 쉽지만은 않은 덕목들인데 그렇게 때문에 이를 행동에 옮기며 살아간 그가 위대해 보인다.




실제 그가 이룬 업적과 스스로 시간의 개념을 통해 습관을 이룬 모습들이 요즘 유명 인물들의 자기 개발서의 토대가 되었음을 알게 한 내용들이라  오랜만에 접한 자서전이란 의미가 깊게 다가온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동안 가장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덕목 실천, 한계를 짓지 않고 계속 발전을 이루기 위해 나아간 그의 인생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다가온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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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 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 서사원 일본 소설 1
하세가와 카오리 지음, 김진환 옮김 / 서사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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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겐 영혼이란 것이 있어 마지막 생을 이별할 때 영혼이 빠져나온다는 이야기들은 옛날부터 전해오는 어른들의 말씀이나, 종교적인 믿음을 가진 자들, 이러한 일들은 전설의 고향이나 서양 문학에서도 자주 접하는 내용들이다.




만약 영혼에도 모습이란 모종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있다면 각 개인들마다 지닌 영혼들도 제각각 일터, 상상만 해도 인간세상과 다를 것이 없겠단 생각이 드는데, 이 작품을 읽어보니 더욱 그런 생각들이 든다.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다투는 자의 임종 지킴이를 하러 온 사신과 그의 사역마가 활동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총 6편의 이야기들은 평범한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여러 가지 죽음의 형태를 들려준다.



그들이 미처 이것이 마지막이란 것을 느낄 틈도 없이 다가온 죽음 앞에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그들을 인도하는 사신, 그 사신은 그들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했던 기억이 담긴 영혼 조각을 받고 그 영혼 조각으로 물감을 만든 후 그림을 그린다.



그 그림은 그들이  마지막 생전에 떠올린 상대에게 기억이 담긴 그림으로  보낸다.



마치 이승과 저승을 연결시켜주는 중간자적 입장처럼 보인 사신의 일들은 저승의 강이 나오고 명부를 보는 절차들이 정은궐의 '영원의 사자들'속 저승사자를 떠올려보게 하거나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저승사자와 비교해 보게 한다.





비슷하면서도 달리 받아들일 수 있는 진행은 한 폭의 아름다운 하늘에 무수히 빛나는 오색찬란한 빛을 보는 듯 다가오게 했다.




이것이 미처 마지막이란 것을 몰랐기에 더욱 애절하고도 아프게 다가온 그림들이 '인연'에 대한 생각과 함께 살아가는 동안 나의 주변을 되돌아보게 되는 느낌을 전해준다.




만약 정말 영혼의 빛이 있다면 내가 죽었을 때 나의 영혼에는 어떤 색깔로 보일지, 그 색깔로 인한 그림이 정말 사신의 손에서 전달되어 받는 사람은 나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에 대한 궁금증도 들었다.




판타지 로맨스라는 감성에 젖어 읽기에는 많을 것을 생각해보게 한 작품이라 책 표지에서 보인 그림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인생의 생로병사에 대한 진지한 죽음을 다룬 이야기들 속에 펼쳐진 반전의 내용 또한 이 작품의 줄기를 타고 흘러가는 한 부분이라 저자의 이야기에 흠뻑 젖어 읽은 독자라면 소름이 들지 않았을까도 싶다.




인터넷 소설 대상답게 흥미롭게 잘 그려낸 작품, 독자들도 자신의 가장 찬란했던 때는 언제인가를 생각해보시길~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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