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존재들
팀 플래치 지음, 장정문 옮김, 조홍섭 감수 / 소우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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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을 접하면서 든 생각은 착잡함과 반성이다.


지구상의 멸종 동물들이  사라진다는 소식들을 들은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다큐를 볼 때면  심각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더욱 체감적으로 느꼈다면 저자에겐 조금의 위안이 될까?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함께 현재 지구상에 절멸종과 위험 종이란 분류로 나뉜 생태계의 현황은 타 작품들과 일맥 연결되는 내용들이자 카메라 앵글 속에 비친 동물들의 모습이 너무도 애타게 심금을 울린다.







각자의 위치와 생존의 방식들은 공생과 공존의 일환으로 생태계를 유지한다는 것을 망각한 인간들의 무분별한 숲 채벌 작업과 팜유 재배지 확보, 기후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공해... 


생존에 필요한 터전의 위협들은 대멸종의 시대에 대한 경고를 들려주는 듯하다.



북극곰의 다큐를 통해서 먹이를 구하기 위해 얼음이 존재하는 곳을 찾아 발길을 돌리는 영상도 떠오르게 하고 쟁기거북의 경우가 가장 마음이 아팠는데 제목 자체가 '가슴 아픈 사랑'에서 보듯 등껍질을 일부러 훼손함으로써 암시장에서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연구자들이 쉽게 개체를 식별할 수 있다는 이점이란 사실은 인간의 손길이 닿는 순간 그들의 삶이 더 이상 그들만의 세상이 아님을 담고 있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과거 인간과 동물 개체 간의 균형이 어느 정도 평균으로 맞춰지던 시대를 지나 폭발적인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발전에 대한 필요가 요구되는 사실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무분별한  남획과 온도 상승을 부추기는 행동들, 전쟁으로 인한 인간들의 야욕으로 점철된 사실들은  생태계의 먹이사슬의 무너짐과 동시에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우리 인간에게 돌아오게 된다는 사실을 망각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책의 내용들은 국제적인 노력과 나라들마다 방안을 모색해 멸종위기의 개체수를 회복하는 프로젝트와 재건을 통해 야생으로 돌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북부흰코뿔소처럼 암컷만 두 마리 남은 채 멸종으로 다가선 안타까운 사연들도 있다.





관심이 지나쳐 인간의 손길이 닿는 순간 그들의 생태계는  위협이 된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우리들의 책임이자  부메랑으로 돌아올 날이 있음을 시사하는 저자의 생생한 사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판형이 큰 백과사전 형식의 책이라 소장용으로 두고두고 읽어도( 카메라 앵글에 담기 위해 노력했을 팀 플래치에게 감사) 좋을 교훈이 담긴 책으로  좋은 책을 출간한 출판사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릇된 자연 생태계에 대한 생각을 지금부터라도 달리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한 시대이자  자연 생태계는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님을,  인간은  위에 군림하는 위치가 아닌 공존이 필요한 협업의 파트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이 책의 제목은 "사라져 가는 존재들"이다.

그러나 그 대상은 과연 누구일까?-  소개의 글 팀 플래치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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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1
나카노 교코 지음, 이유라 옮김 / 한경arte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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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년에 걸친 긴 역사를 지탱한 왕가인 합스부르크-


긴 시간만큼이나 각 시대를 통치하거나 이에 연관된 이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유럽여행을 할 때 빠지지 않고 듣는 이야기 중 하나다.



때문에 '합스부르크를 알면 유럽사가 보인다'란 말이나  정교한 결혼 정책인 "전쟁은 다른 이들에게 맡겨라. 너 행복한 오스트리아여, 결혼하라?' 란 모토를 이어 그들만의  순수한 푸른 피를 통해 유럽 및 다른 대륙까지 영토 확장을 누린 역사는 이 책을 통해서도 여전히 흥미롭게 읽게 된다.



보잘것없는 호족에서 치열한 쟁탈 끝에 합스부르크 백작 루돌프가 신성로마제국 황제란 자리에 앉게 되면서 시작되는 왕조의 이야기는 끝이 없지만 대표적인 12인의 인물과 그 인물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명화 작품들과 함께  왕가의 이야기를 읽는 색다른 감상 포인트가 들어 있다.



왕권 강화와 영토 확장에 대한 야망을 잇기 위한 결혼 정책의 특수성은 족보(진짜 어지럽게 혼인하는 정책들...)마저 헷갈리게 하는 그만의 세계에서 이뤄진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왕좌란 자리에 앉은 이상 결코 자유롭지 못했던 환경들, 그 가운데 목숨을 걸고 출산을 해야만 했던 여인들의 삶과 아이를 잃는 슬픔들이 명화에 그려진 그림과 화가의 내력과 함께 장대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일대기를 엿볼 수가 있다.







스쳐 지나쳐도 익숙한 명화들의 등장 속에 가려진 그들의 정치나 야망, 특히 정치에는 관심이 없더라도 미에 대해 탁월한 감각을 지닌 왕의 존재는 오늘날 프라도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들과 함께 화가를 발굴한 눈썰미는 높이 살만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복잡한 유럽사에 등장하는 종교 전쟁에 대한 내막이나 마리아테레지의 이야기, 마리 앙투아네트의 비운의 일생들은 명화와 함께 읽어도 여전히 관심이 가는 부분이며, 시시에 대한 이야기는 초상화를 봐도 정말 인형같이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책 표지 그림)



지금으로 말하면 미를 유지하기 위한 그녀의 끝없는 노력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 안타깝게 생을 저버린 이야기까지 모두가 영화 같기도 하니 뮤지컬로도 나올만하단 생각이 든다.




명화와 함께 유럽사의 한 획을 그은 합스부르크 왕가에 성공과 20세기 프란츠 요제프의 퇴장에 이르기까지 한 폭 한 폭에 담긴 그림과 함께 떠난 이야기는 술술 책장을 넘기며 읽는 즐거움을 준 책이다.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이란 제목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이 열린다고 하니 이 책을 먼저 읽고 관람한다면  그림에 대한 이해도와 감상이 남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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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연대
수잔 글래스펠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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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쓴 이 소설의 내용은 분량이 짧지만 속내용은 그렇게 가볍게 다가오진 않는다.

 


목에 밧줄이 감겨 죽은 채 발견된 존 라이트, 그가 죽는 것조차 모르는 상태로 그의 곁에 자고 있었다는 부인 미니 포스터는 누가 죽였는지에 대한 추궁을 받으면서도 담담한 모습까지 보인다.



용의자로 몰린 그녀를 두고 마을 보안관 피터스 부부와 한때는 친하게 지내지만 왕래가 소원해진 마사 헤일과 그녀의 남편 루이스가 라이트 집으로 함께 간다.



남자들과 따로 떨어져 구치소에 있는 미니를 위해 물건을 찾던 두 여인들은 모종의 같은 마음을 느낀다.



괴상한 성격의 남편, 고단한 삶에서 오는 지친 날들, 여기에 끝없는 농장일과 부엌일까지...


그녀들은 미니의 물건을 하나씩 찾아가면서 타인의 삶이 자신들의 삶이란 사실들을 알면서 미니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남자들이 여자들을 생각하는 편협하고 무시하는 말과 행동들, 뚜껑이 열린 설탕 통과 낡아빠진 화덕에서 식사 준비하느라 고생했을 미니의 모습이 퀼트 조각을 보면서 더욱 그러한 생각들을 함께 하는 모습들은 당시 여성들의 생활모습을 통해 여전히 동등한 지위에 맞는 역할의 바람이 변해야 함을 말한다.










페미니즘 소설의 고전이라고 불린 이 작품으로 '여성 배심원단'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작품이라는데 작품 속 두 여인이 갖는 연대는 비단 미니에 대한 공감된 마음은 때론 공감만으로도 구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왼쪽은 영문의 문장, 오른쪽은 번역 문장으로 나뉘어 두 가지 모두 훑어보면서 읽을 수 있는 시리즈라 함께 비교해 보면서 읽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필사를  하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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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본 다른 일본 - 미디어 인류학자가 읽어주는 일본의 속사정
김경화 지음, 김일영 그림 / 동아시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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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란 생각을 갖고 있는 일본, 미디어 인류학자가 바라본 일본은 어떠할까?



실제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체감한 일본 사회에 관한 여러 가지 관점을 다룬 글들은 기존 인식에서 좀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는 계기를 준다.



2019년 12월부터 격주로  일본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현안에 대해 분석한 글들은 같은 동양권이면서도 나라마다 고유의 기질과 특성들이 있기에 우리가 통속적으로 평가하는 일본에 대한 것에 더 나아가 그 속살들을 살펴볼 수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현 일본 젊은이들의 연애관과 결혼관에 대한 생각들은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과 일말 같은 공통점들도 보이고 혼네와 다테마에 관한 속내를 알고 난 후에 그들이 왜 이런 행동과 말들을 하는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으며,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그들의 '느림' 생각 자체에서 오는 비교되는 부분들은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란 판단을 내리기 전에 반반씩 섞어 이뤄진다면 더 좋은 결과물이 탄생할 것 같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스미마센에 대한 그때그때 상황에 따른 뉘앙스는 오랜 현지 생활에서 묻어 나오는 경험담이자, 외국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의 난감함은 시간이 필요함을 느끼게도 한다.




또한  같은 일본이지만  각기 다른 기질과 전통들을 고수하는 오사카 지방에 대한 이야기는 수도권 중심에서 이뤄지지 않는 혐오 발언에 대한 금지 조례를 발표했다는 점은 다른 일본을 대한 느낌마저 든다.





특히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 방식을 선호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높은 탓에 이들이 기존의 방식에 익숙한 점들(은행 창구를 통한 일, 민원일 처리)을 생각한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은 문득 한국의 은행이나 주민센터에서 만난 노인분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맞춰 휴대전화를 이용한 메신저를 주고받는 노인분들도 계시지만 서툰 분들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던 생각이 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났고 원숙함과 경력을 중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뿌리 깊게 내린 일본에서의 연장자에 대한 우대와 존경이 부러운 부분이기도 했다.



아마도 이런 분위기는 대대로 전통을 이어받고자 하는 젊은 층의 지지와 이에 호응할 수 있는 뒷받침이 있어 가능한 부분으로 인식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런가 하면 혐한에 대한 언론의 이야기와 한류의 단계적인 변화의 수용 바람까지 전반적인 일본의 곳곳의 여러 분야를 다룬 내용들은 코로나로 인한 변화의 바람과 함께 점차 변화해 가는 일본의 생생한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읽으면서 문화가 주는 영향이 국가와 개인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결속시키는지에 대한 흐름들이 때론 공감되는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와는 가깝지 않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통해 한 나라를 이해한다는 것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방인의 눈으로 본 일본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각 상황에 맞는 비교를 통해 고른 글들을 적음으로써 어느 한쪽에만 치우친 글들이 아니라서 더 와닿았던 책, 현 일본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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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속의 소녀들 - 신경학자가 쓴 불가사의한 질병들에 관한 이야기
수잰 오설리번 지음, 서진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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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의 진정한 후계자란 극찬을 받고 있는 신경학자인 저자의 글을 통해 인간의 질병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우리의 신체에서 보인 증상들을 치료하는 것과는 다른 저자가 주장하는 심인성 장애라로 분류되는 이상 증상을 다룬 내용은 의학의 발달 뒤에 아직도 모르는 부분들이 많음을 느끼게 한다.


심인성 장애란 어떤 병이나 증상이 정신적으로나 심리적 원인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8개국을 대표해 질병의 증상들을 들려준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스웨덴 난민 어린이에게 나타나는 체념 증후군, 중앙아메리카 니카라과 미스키토인들이 겪는 증상인 그리지시크니스로 병(십 대 여자아이들이 환각과 환시를 겪으면서 나오는 발작 증상),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연상되는 카자흐스탄의 크라스노고르스크에서 발생한 집단 수면증, 2017년 쿠바의 미국 대사관 직원들에게 나타난 집단 아바나 증후군, 콜롬비아 소녀들의 집단 발작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증상들을 읽다 보면  심인성 장애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흔히 마음의 병이라고 일컬어지는 현대인들의 병명들이 있지만 이처럼 처음 들어보는 병명들이 사회적인 환경과 심리적인 상태, 생물학적인 부분들까지 이어진 결과란 사실은 완치와 그렇지 못한 경우들을 소개한 글들을 통해 안타깝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부분도 느껴졌다.



특히 집단 발병이 조직이나 국가의 이익을 대표하기도 하거나 이를 이용해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들이 인류 역사의 전쟁이나 음모론을 내내 연상시킨다.



저자는 집단 히스테리 같은 경우 개인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현상으로 봐야 함을 주장하는 글이 인상적인 글로 다가온다.


읽으면서 정말 이런 병들이 실제 하는 것에 대해 놀랐고 더욱이 원인 불명인 병으로 인해 최소 1년 길게는 5~6년까지 침대에서 보내야 하는 소녀들의 증상을 다룬 글에는 여전히 현대 의학의 한계가 보이는 듯했다.



심적으로 드러나는 병의 사례들, 우리나라의 '화병'이 의학의 병으로 인정되고 있는 시대에 이런 병들의 원인 치료에 대한 방법들도 변화를 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저자가 말한 질병을 밝혀낼 때 생각하지 않는 범주인 정치, 문화, 사회, 그리고 복지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모두 연관 지어 봐야 함을 보인 글에는 얼마 전 읽은 '리아의 나라'가 생각난 부분이기도 하다.



발병의 원인을 진단함에 있어 이제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넓고 포용력 있는 방법론이 필요함을 느끼게 한 내용들은 의학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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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경험을 이해하려면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해체하고 그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으로 재조립해야 한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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