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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ㅣ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1
나카노 교코 지음, 이유라 옮김 / 한경arte / 2022년 10월
평점 :
650년에 걸친 긴 역사를 지탱한 왕가인 합스부르크-
긴 시간만큼이나 각 시대를 통치하거나 이에 연관된 이들의 이야기는 지금도 유럽여행을 할 때 빠지지 않고 듣는 이야기 중 하나다.
때문에 '합스부르크를 알면 유럽사가 보인다'란 말이나 정교한 결혼 정책인 "전쟁은 다른 이들에게 맡겨라. 너 행복한 오스트리아여, 결혼하라?' 란 모토를 이어 그들만의 순수한 푸른 피를 통해 유럽 및 다른 대륙까지 영토 확장을 누린 역사는 이 책을 통해서도 여전히 흥미롭게 읽게 된다.
보잘것없는 호족에서 치열한 쟁탈 끝에 합스부르크 백작 루돌프가 신성로마제국 황제란 자리에 앉게 되면서 시작되는 왕조의 이야기는 끝이 없지만 대표적인 12인의 인물과 그 인물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명화 작품들과 함께 왕가의 이야기를 읽는 색다른 감상 포인트가 들어 있다.
왕권 강화와 영토 확장에 대한 야망을 잇기 위한 결혼 정책의 특수성은 족보(진짜 어지럽게 혼인하는 정책들...)마저 헷갈리게 하는 그만의 세계에서 이뤄진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왕좌란 자리에 앉은 이상 결코 자유롭지 못했던 환경들, 그 가운데 목숨을 걸고 출산을 해야만 했던 여인들의 삶과 아이를 잃는 슬픔들이 명화에 그려진 그림과 화가의 내력과 함께 장대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일대기를 엿볼 수가 있다.
스쳐 지나쳐도 익숙한 명화들의 등장 속에 가려진 그들의 정치나 야망, 특히 정치에는 관심이 없더라도 미에 대해 탁월한 감각을 지닌 왕의 존재는 오늘날 프라도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들과 함께 화가를 발굴한 눈썰미는 높이 살만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복잡한 유럽사에 등장하는 종교 전쟁에 대한 내막이나 마리아테레지의 이야기, 마리 앙투아네트의 비운의 일생들은 명화와 함께 읽어도 여전히 관심이 가는 부분이며, 시시에 대한 이야기는 초상화를 봐도 정말 인형같이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책 표지 그림)
지금으로 말하면 미를 유지하기 위한 그녀의 끝없는 노력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 안타깝게 생을 저버린 이야기까지 모두가 영화 같기도 하니 뮤지컬로도 나올만하단 생각이 든다.
명화와 함께 유럽사의 한 획을 그은 합스부르크 왕가에 성공과 20세기 프란츠 요제프의 퇴장에 이르기까지 한 폭 한 폭에 담긴 그림과 함께 떠난 이야기는 술술 책장을 넘기며 읽는 즐거움을 준 책이다.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이란 제목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이 열린다고 하니 이 책을 먼저 읽고 관람한다면 그림에 대한 이해도와 감상이 남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