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20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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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출간돼 51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른 '미움받을 용기'가 국내 200만 부 판매를 기념해 새롭게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됐다.



두 저자의 친서와 함께 이번에 만나게 된 리커버는 파스텔톤의 따뜻한 컬러와 1.2권 한정 부록인 폴딩 엽서세트가 함께 동봉되어 있어 내용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면서 읽는 친근함이 더한다.







3대 거장인 프로이트, 융과 함께 국내에 아들러 돌풍을 일으킨 책의 내용은 기존의 자기 계발서에서 다룬 내용과는 조금 다르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트라우마에 대한 심리학적인 면을 다룬 프로이트에 반한 아들러의 심리학은 과거의 트라우마와  주변 환경과는 상관없이 나란 존재는 변할 수 있다는 주장과 그런 점에서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와 이를 직시할 용기 또한 필요하다고 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기존의 심리학이나 개발서에 보던 것과 다른 점들은  지금까지 보통 받아들였던 부분에 대해 뒤집는 내용들도 있어  저자와 청년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생각할 부분들이 많아질 것 같다.










 사회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나의 모습,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인정욕구나 주변인들에 대한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없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청년이 묻고 아들러에 정통한 철학자가 대답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내용들은 자칫 딱딱할 수도 있는 부분들을 인문과 자기 계발, 소설이란 결합형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점을 지닌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이론이나 아들러의 이론 모두가 완벽성을 갖추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과거의 트라마우마에만 집착한 프로이트의 경우엔 지금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고 과거에만 집중한다면 지금의 행복을 놓칠 수도 있다는 점과 젊은이가 현재의 위치에서 느끼는 주변 환경의 탓, 형과의 비교를 통해 위축된 감정에서 벗어날 용기가 필요하다는 아들러의 주장엔 모두가 쉽게 용기를 낼 수는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았나 싶다.




이는 개인에게만 한정된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 또한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기존의 생각에서 머물던 부분들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를 준 책이란 점과 미움받을 용기 또한  나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새롭게 직시할  부분이자 타인에게 인정받기 전에 내 삶에 우선 충실한 삶이 행복한 마음을 지닐 수 있다는 내용은 위로가 된다.




모두가 나를 좋아만 할 수 없다는 사실과 그 사실에서 자유로워지고  내가 먼저 변해야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긍정 마인드는 보다 더 나은 나로   발전할 수 있음을 느끼게 한 책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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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블루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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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전원일기를 보면 이웃들 간의 정이 가족 못지않은 친밀감을 토대로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들이 정겨움의 원천이자 타인의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그 집안의 숟가락 개수까지 알 정도로 돈독함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도심에서 떨어진 외진 곳이라면, 더군다나 개발조차 원활하지 않고 살고 있는 연령층도 고령층이 많고 젊은이들은 외지로 나가 출세를 하고 터를 잡으려는 여건을 지닌 마을이라면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는 좋게 말하면 친밀함을 넘어선 그 무엇이 지배하는 모습도 상상을 할 수 있다.



간사이 지역 시골마을 시시오이초가 바로 그런 곳이고,  전 야구선수 출신이자 고향이 이곳인,  시시오이초 파출소에 희망전근을 한 이는 사와노보리 요지다.



그가 고향과 부모, 형제들과의 연락을 소원히 하면서 돌아오지 않을 듯했던 그곳에 전근을 신청했던 이유는 같은 경찰학교 동기였던 나가하라가 근무했던 곳인 이곳에서 어느 날 권총 뉴넘브를 소지한 채 홀연히 실종된 사건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함이었다.




살인 사건인지, 단순히 실족사로 인한 사고인지에 대한 여러 의문들이 난무한 가운데 동네사람 모리 준이치로의 집과 그가 불에 탄 사건에 이어서 조직 폭력배 가나이의 죽음에 얽힌 현장에 나가하라의 권총이 현장에서 발견된   사건은 이후  진범은 누구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 경찰 추리 미스터리로써의 매력은 말할 것도 없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진전되는 내용들은 그냥 단순하게 한 경찰관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만이 아닌 복합적이고도 많은 생각을 던지는 책이다.



고향에 발을 내딛고 무시하지 못할  고향 토박이들의 시선들,   그중에서 온 마을에 대한 모든 일에 권력을 쥐고 있는 지주세력과의 대결, 특히 여기에 경찰이란 공무원 신분으로서의 입지와 이들과 때로는 협탁을, 때로는 알고는 있지만 뒤의 여파를 생각해 참아야 하는 실정, 힘없고 가난한 이들이 당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 상황들이 개발이권이 겹치면서 서로의 이익을 탐하는 과정들이  살인사건과 연관되면서 놀랍도록 촘촘히 이어진다.




그간 경찰 미스터리의 악에 대한 응징의 절차처럼 화끈한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닌  인간으로서 최선의 도덕적인 정신을 어떻게 지키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뇌,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향에 돌아온 이의 아픈 사연과 살인사건의 관련 과정들은 여기에 동료의 죽음에 얽힌 진실에 대한 배후의 이야기가  생각지도 못했던 두 사건의 반전이 들어있어 작가의 의도에 단순하게 넘어간 점이 재미를 배가 시킨다.



정통적인 추리물에 더해 저자는 인간의 욕망과 타협을 통해 보다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 동료의 계획 앞에 요지가 선택한 결정에 독자들 나름대로 여러 의견들이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 "좁은 동네야. 사이좋게 지내야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작은 동네에서 살아가려면 어느 정도의 눈 감기는 필요한 부분이란 설정이 이권과 연결될 때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자와 그 곁에서 또 다른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를 이용해 거대한 무언가를  대상으로 삼아 이를 발판으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자들의 목적들이 꿈틀거리는 곳을 배경으로 그린 등장인물들의 심리변화가 인상 깊게 다가온다.




그들 사이에서 각자의 이상을 위해 결단을 내리는 자들의 다양한 군상의 모습들이 실제처럼 그린 작품이라 읽으면서 등장인물들  각자가 내린 선택의 결정에 여러 의견들을 드러낸 작가의 글이  그동안 출간한 작품들을  생각해 보면 연장선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일본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교포 3세 작가로서 저자의 앞으로 출간될 작품에 대한 기다림이 커진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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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과 전쟁의 시대 - 20세기 제약 산업과 나치 독일의 은밀한 역사
노르만 올러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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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청정국이란 명칭으로 불리던 우리나라에도 이제는 적신호가 켜졌다.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평범한 국민들 사이에도 교묘히 유통되고 있는 마약의 위험성, 그 마약에 관련한 색다른 관점을 보인 책을 접해본다.



세계 유명 제악회사들 중에는 독일 회사들이 많은데 이는 역사적으로 세계 2차 대전이란 상황과 여기에 필요에 의한 약 개발의 발전이 한몫했음은 이미 아는 사실이지만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당시 히틀러가 권력을 누리던 독일이 마약을 어떻게 활용하고 실제 전쟁에 영향을 끼쳤는지를 다룬다.



논픽션 작가이자 소설가이기도 한 저자는 실제 자료 수집과 기록 보관소의 있던 환자들에 관한 비밀항목을 살펴보고 이들에게 실제 투여한 기록들을 통해 사실에 접근한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책의 내용은 제1장부터 충격적인데, 국민 마약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부터 1945년 제2차 대전이 끝나는 시기까지의 마약의 진행을 보여준다.







메스암페타민, 우리가 보통 익숙하게 들어본 필..폰, 히..뽕이다.



독일 제3 국 당시 폴란드에 이어 프랑스와의 전투에서 일반 병사들을 대상으로 페르비틴과 함께 투여하고 전쟁을 치르게 했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약에 취해 극한의 상황까지 몰리면서도 죽음을 향한 폭주를 멈출 수 없었던 병사들의 파멸이 절로 떠오를 만큼 윗 권력자들의 미친 광기를 느껴보게 한다.



당시 독일에서 화려한 전력 성과를 이룬 프란츠 할더, 구에디란, 롬멜 등은 이런 약물 투여를 감추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효과를 통해 성과를 이뤘다는 식의 말을 노출한 것을 볼 때 아무것도 모른 채 전장에 차출돼 청춘의 생을 마감한 병사들, 여기에 히틀러까지 알코올만 뻬고 모든 마약을 잘 받아들였다는 문장은 그 또한 약에 취해 인류사에 있어 치명적인 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울 수밖에 없다.








1차 대전 이후 독일 자체의 경제사정이 열악해지고 전쟁의 여파로 국민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겪게 되면서 각성제의 필요성에서 시작된 일련의 진행은 결국 마약 중독으로 이어지면서 이를 유대인과 엮어서 교묘하게 이용한 사례들은 세계대전의 역사를 살펴보는 관점을 새로운 방향에서 다룬 것이라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한다.




책에는 저자의 많은 노고가 깃든 흔적이 증거자료를 통해  보임으로써 약물에 대한 정당성과 이를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 한 선전, 추악한 전쟁을 감추고 정당화하면서 진행시킨 살인자들에 대한 모순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준다.








약은 꼭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나 아픈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이처럼 어떤 목적을 통해 전쟁이란 광기로 이용될 때 걷잡을 수 없는 최악의 결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결국 그들 또한 이러한 약물에 취함으로써 전쟁을  자초한 과정을 마약과 연결해 다룬 책이라 색다른 전쟁사를  읽어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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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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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어떤 상상력들을 무너뜨린 작품, 읽고 나서는 '사랑의 역사'란 말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과 더욱 가까운 노인 레오 거스키와 소녀 엘마 싱어의 이야기로 교차되는 이야기의 구성은 그의  시점에서 들려주는 인생에 대한 역사이자 역사란 길에서 한 개인의 삶이 어떻게 변하고 이끌어가는지를 다룬 글들이 인상적이다.




폴란드 유대인인 레오가 사랑하던 연인 앨마와 나치의 침공으로 헤어지고 앨마가 미국으로 가게 되면서 헤어지는 사연, 뒤를 이어 그도 미국에 오지만 그녀의 삶은 자신과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살기 위해 열쇠공으로 일하면 살아온 내내 그녀에 대한 사랑을 잊지 못한다.




삶에 대한 낙이 없었던 그에게 어느 날 그의 집 앞으로 온 소포하나, 그것의 정체는 그가 그녀를 사랑하던 시절에 썼던 소설이었다.




어린 소녀 엘마는 자신의 이름이 아버지가 '사랑의 역사'란 책 속 여주인공 이름에서 지어진 사실과  번역일을 하는 엄마에게 '사랑의 역사'란 스페인어로 쓴 작품을 영어로 번역해 달라는 익명의 편지를 보고 의뢰를 부탁한 사람이 누구인지,  자신의 이름과의 같은 작품 속 인물과의  연관성을 궁금해하며 추적해 나간다.




책의 구성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을 잊지 못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진실을 감추어야만 했던 사랑, 엄마를 생각하는  자식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을 생각하는 사랑, 사랑에 대한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낸다.




사랑의 역사란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랑의 역사란 책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러한 관계들의 궁금증은 마스터리 형식을 취한 듯하면서도 사랑에 대한 기억과 고통, 노년에 이른 고독들이 세분화되어 그려져 읽기 전에 상상했던 이야기보다 훨씬 독창적인 구성으로 이뤄졌단 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다층적인 형식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인생 이야기가 모아져 하나로 만났을 때의 진한 감동은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이란 생각이 든다.




앨마란 이름으로 엮이는 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드러내 보인 사랑의 이야기들,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은 했으나 역사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진 인생과 그 이후의 여러 가지 사랑을 담은 내용들은 모두가 진정한 사랑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  그렇다고 내 삶이 거의 끝났다는 것은 아니다. 인생에 관해 가장 인상 깊은 점은 그 변화 능력이다. 어느 날 우리는 사람이었는데 다음날 그들은 우리가 개라고 한다. 처음에는 견디기 힘들었지만, 한참 지나면 그것을 상실로 여기지 않는 법을 터득한다. 심지어 짜릿한 흥분을 느끼며 깨닫는 때도 있다. 변함없이 유지되는 것들이 아무리 적어도 우리는, 달리 적당한 표현이 없어서 '인간으로 살기'라고 칭하는 노력을 여간해서는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즐거움이 깃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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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의 꿈들 - 장소, 풍경, 자연과 우리의 관계에 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양미래 옮김 / 반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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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 중에서 네바다, 그 네바다에서도 면적이 3500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핵실험장이 들어선 것은 자연적인 환경, 일테면 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는 장소, 드넓은 장소임에도 사막이 펼쳐져 있는 가치성에 비해 그다지 유용성이 없다는 점에서 핵무기와 비폭력 시민저항이라는 두 가지의 힘이 부딪치는 장소다.

저자가 반핵운동에 동참하면서 겪은 일련의 시선을 담은 1부의 내용들은 이런 배경적인 여건을 토대로 1950년대 미국 정부가 미국의 이주민들이 정착하기 전에 이미 토박이처럼 살아가고 있던 아메리카 원주민인 쇼쇼족과의 대립과 시민 불복종에 대한 저항을 담아낸다.

당시 핵폭탄을 터트렸던 나라들인 미국과 영국은 그들이 말한 '실험'이란 용어는 적절한 용어가 아님을 말한다.

자연 초토화 방사성 낙진에 이은 인간들의 삶에 끼친 사례들을 통해 비판하는 그의 글들은 차라리 '리허설'에 가깝다는 말이 맞다고 말하며 냉전시대가 끝났음에도, 1990년 민간 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에 서명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영국을 압박하고 동참 거부를 유도한 것은 실로 진정 무엇을 위함인지 묻고 싶어 진다.

반핵 운동가들이 네바다 사막에 들어가 핵실험 중단 요구를 한 이유와 여기에 더해 쇼쇼니족의 동참은 그들의 생존권이 달린 영토 소유권에까지 폭을 넓힌다.

가축 방목을 핑계 삼아 개인 소유의 소들을 몰아 가두는 행위, 솔직히 말하면 이민자들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토착민으로서 삶의 터전을 이룬 이들은 현재 아메리카 원주민으로 불리는 인디언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무법 자격자로서 영토 소유를 했다는 취지에 법적인 구속을 한다는 행위의 근거에 대한 증거도 없으면서 점차 그들의 터전을 억압하는 교묘한 방식은 무엇을 위함인지, 이는 결국 모두 이권 개입과 돈이 연관되어 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솔닛은 이에 멈추지 않고 물리학자들이 연구를 하면서 산책 걷기를 통해 그들의 연구를 통해 핵폭탄에 개발에 이르는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고민과 당시 핵무기 사용에 있어서 오늘날 전 인류를 위협하는 부분에 대한 경고와 미처 이를 인지하지 못한 부분으로 나뉜 부분들을 다룸으로써 핵 발명을 통한 소로의 시민 불복종과 아르카디아, 자연을 합리적 대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본 유토피아적인 흐름들을 읽는 내내 와닿는 문장으로 이끈다.

저자가 바라본 자연과 인간의 공존의 삶, 땅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며 그 자리에 있는 자연의 일부란점, 하지만 핵폭탄이란 개발로 이어지고 이를 국가의 안보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지금까지도 사후 문제 발생 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은 나치와 소련이 벌인 유대인을 다룬 방식과 미국의 현재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한다.

핵무기에 대한 경고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인지는 하면서도 실제 그런 참상을 겪은 이들마저 함구하고 있다가 인생 말미에 드러내는 부분들, 생존을 위해 미국 법과 다투는 쇼쇼니족 이야기는 레이철 카슨이 쓴 '침묵의 봄'에서 다룬 내용보다도 훨씬 심각함을 경고한다.

인류의 평화는 중요하다.

다만 그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환경보호와 인간의 터전의 기본 삶인 땅, 여기에 핵 사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 한 이 문제는 요원한 문제로 남을 수도 있음을 다시 느껴보게 했다.

지난 줌 토크에서 솔닛만의 글쓰기 방식에 대해서 들려준 내용을 다시 떠올려보게 한 소로의 산책과 물리학자들의 걷기, 여기에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를 거쳐 핵폭탄 발명에 이르면서 결국 자연에서의 걷기가 철학적인 개인 사유에서 온 물음들이었다면 미국의 사막으로 들어간 물리학자들의 이야기는 핵폭탄으로 이어져 결국 한 곳으로 흘러들어 가는 강을 연상시켰다.

(참고로 양자역학에 대한 주된 학자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를 읽어보면 더욱 재밌게 다가올 듯하다.)

읽는 동안 솔닛처럼 자연의 풍경을 바라보며 목욕하는 상상, 로이 오비슨, 드와이트 요아캄의 노래가 솔닛에게 어떤 마음으로 다가왔을지 인간의 자연에 대한 통제가 결국은 인간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그녀만의 글로 독자들의 마음을 울려준다.









2부는 요세미티 공원을 중심으로 장소에 대한 폭넓은 내용을 펼친다.




장소란 개념이 우리들이 발을 딛고 살아가는 가장 기초적인 것이고 그 장소가 지닌 터에 인연과 관계를 형성하며 서로의 공존을 이루며 살아간다는 사실들이 솔닛만의 관찰과 사유로 좀 더 깊게 생각해볼 수가 있다.



- 어떤 장소를 알아간다는 것은 친구나 연인을 알아가듯 그 장소와 친밀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장소를 더 잘 알아간다는 것은 그 장소가 다시 낯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낯설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방식으로 참신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사그라들지 않는 심오하고도 심란한 방식으로 낯설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 P 447




요세미티 공원은 이미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지니고 있지만 솔닛이 밟은 요세미티에 대한 역사는 원주민들에 대한 아픈 역사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삶의 터전인 곳에서 백인 개척민들에게 쫓겨난 상황이나 네바다의 원주민들이 자치권과 생존에 대한 투쟁을 벌이는 모습들은 마치 쌍둥이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허칭스와 사진작가 찰스 리앤더 위드의 손에 탄생한 최초의 사진은 오늘날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이을 수 있는 최초가 되었으며 이는 요세미티 밸리에서 원주민과 백인 간의 불가피한 충돌을 피할 수 없었음을, 그 속사정은 자연과 전쟁이란 두 상반된 이미지를 분리시키는 데 성공한 듯보인다.




네바다에서도 그렇지만 요세미티에서도 허울 좋은 원주민 보호구역은 그들의 행동반경을 제어하는  강제이주와 난민수용소란 개념과 다를 바 없고 그들의 삶은 이전보다 더욱 퇴보시키는 결과를 낳는 과정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던 그들의 삶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들어있다.



문득 서부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데 당시 백인들을 공격하던 원주민에 대한 인식이 당시엔 이해할 수없었던 장면으로 기억되지만 이 책의 내용을 읽노라니 거꾸로 그들의 삶을 빼앗겨버린 그들의 입장을 십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솔닛은 1부 네바다 핵실험장의 경험을 통해 글 쓰는 법을 배웠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어진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전반부의 명암이 흑이었다면 2부에서는 희망을 품은 법을 풀어내고 있다.




즉 보호되어야 할 자연이란 공간적인 장소가 인간들의 관점으로 국립공원이란 개념으로 어떻게 보호(?)되고 있는지에 대한 아이러니와 그 속에서 우리가 맺고 살아가는 같은 듯 다른 '자연'이란 의미에 대해 생각할 부분들을 던진다.



1.2부를 통해 저자가 밟은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과거와 현재의 삶은 자연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과 함께 미래의 비전에 대한 경고처럼 들린다. 




네바다와 요세미티란 두 장소에서 벌어진 일들이 결코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공존에 대한 의미를, 이제는 변화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는  깨달음 일깨워준 책이다.




- 여전히 나는 자연을 경험하는 그런 방식에 애석하게도 무언가가 빠져 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보기(looking)는 사진의 영역에서는 훌륭한 행위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적절한 방식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자연을 우리가 속하지 않는 장소, 우리가 살지 않는 장소, 우리가 침입하는 장소로 보는 관점이다. 관광객은 본질적으로 외부인, 소속되지 않은 사람, 낙원에 있는 이방인이다. - P 350




개인적으로는 '오웰의 장미'보다 이 책이 훨씬 가독성이 좋았다.



가장 근본이 된 솔닛만의 글쓰기의 맛을 느꼈다고 할까? 그녀가 지금까지 지향해온 글로써 다가설 수 있는  걷기, 사막의 침묵과 공허, 자연과의 관계... 자칫 딱딱해질 수도 있는 분야의 글임에도 그런 느낌이 들지 않게 쓴 넓은 지식의 활용은 부럽게 다가오기도 했다.




 리베카 솔닛의 책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부터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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