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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블루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102/pimg_7136731163695304.jpg)
드라마 전원일기를 보면 이웃들 간의 정이 가족 못지않은 친밀감을 토대로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들이 정겨움의 원천이자 타인의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그 집안의 숟가락 개수까지 알 정도로 돈독함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도심에서 떨어진 외진 곳이라면, 더군다나 개발조차 원활하지 않고 살고 있는 연령층도 고령층이 많고 젊은이들은 외지로 나가 출세를 하고 터를 잡으려는 여건을 지닌 마을이라면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는 좋게 말하면 친밀함을 넘어선 그 무엇이 지배하는 모습도 상상을 할 수 있다.
간사이 지역 시골마을 시시오이초가 바로 그런 곳이고, 전 야구선수 출신이자 고향이 이곳인, 시시오이초 파출소에 희망전근을 한 이는 사와노보리 요지다.
그가 고향과 부모, 형제들과의 연락을 소원히 하면서 돌아오지 않을 듯했던 그곳에 전근을 신청했던 이유는 같은 경찰학교 동기였던 나가하라가 근무했던 곳인 이곳에서 어느 날 권총 뉴넘브를 소지한 채 홀연히 실종된 사건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함이었다.
살인 사건인지, 단순히 실족사로 인한 사고인지에 대한 여러 의문들이 난무한 가운데 동네사람 모리 준이치로의 집과 그가 불에 탄 사건에 이어서 조직 폭력배 가나이의 죽음에 얽힌 현장에 나가하라의 권총이 현장에서 발견된 사건은 이후 진범은 누구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 경찰 추리 미스터리로써의 매력은 말할 것도 없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진전되는 내용들은 그냥 단순하게 한 경찰관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만이 아닌 복합적이고도 많은 생각을 던지는 책이다.
고향에 발을 내딛고 무시하지 못할 고향 토박이들의 시선들, 그중에서 온 마을에 대한 모든 일에 권력을 쥐고 있는 지주세력과의 대결, 특히 여기에 경찰이란 공무원 신분으로서의 입지와 이들과 때로는 협탁을, 때로는 알고는 있지만 뒤의 여파를 생각해 참아야 하는 실정, 힘없고 가난한 이들이 당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 상황들이 개발이권이 겹치면서 서로의 이익을 탐하는 과정들이 살인사건과 연관되면서 놀랍도록 촘촘히 이어진다.
그간 경찰 미스터리의 악에 대한 응징의 절차처럼 화끈한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닌 인간으로서 최선의 도덕적인 정신을 어떻게 지키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뇌,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향에 돌아온 이의 아픈 사연과 살인사건의 관련 과정들은 여기에 동료의 죽음에 얽힌 진실에 대한 배후의 이야기가 생각지도 못했던 두 사건의 반전이 들어있어 작가의 의도에 단순하게 넘어간 점이 재미를 배가 시킨다.
정통적인 추리물에 더해 저자는 인간의 욕망과 타협을 통해 보다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 동료의 계획 앞에 요지가 선택한 결정에 독자들 나름대로 여러 의견들이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102/pimg_7136731163695364.jpg)
- "좁은 동네야. 사이좋게 지내야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작은 동네에서 살아가려면 어느 정도의 눈 감기는 필요한 부분이란 설정이 이권과 연결될 때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자와 그 곁에서 또 다른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를 이용해 거대한 무언가를 대상으로 삼아 이를 발판으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자들의 목적들이 꿈틀거리는 곳을 배경으로 그린 등장인물들의 심리변화가 인상 깊게 다가온다.
그들 사이에서 각자의 이상을 위해 결단을 내리는 자들의 다양한 군상의 모습들이 실제처럼 그린 작품이라 읽으면서 등장인물들 각자가 내린 선택의 결정에 여러 의견들을 드러낸 작가의 글이 그동안 출간한 작품들을 생각해 보면 연장선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일본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교포 3세 작가로서 저자의 앞으로 출간될 작품에 대한 기다림이 커진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