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도어 프라이즈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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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선샤인 어웨이] 이후 만나는 작가의 신작, 전작에서도 많은 생각들을 던진 바 있는 내용들을 기억하며 이번에 접한 작품을 대하고 보니 분위기가 다르면서도 여전히 저자만의 감성이 물씬 묻어난다.



만일 2달러로 당신의 운명이 바뀐다면 이것에 한번 응해보겠는가? 에 대한 질문, 그리고 당신의 운명을 알 수 있다면 그 결과에  수긍하겠는가?



소재 자체가 일단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설정이라 등장인물들의 심리변화와 흐름들이 그들과 함께 따라가는 재미를 준다.



루지애나 남부 작음 마을 디어필드에 과학적인 방식인 DNA를 측정해 인생의 가능성을 알려준다는 기계가 등장한다.



교사인 더글러스와 그의 아내 셰릴린 부부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시장 리슈의 아들인 제이컵, 그리고 쌍둥이 형의 전 여자친구인 트리나, 피트 신부, 사진사 뷰루스 뉴먼에 이르기까지 각 등장인물들의 비중은 주인공들과 함께 엮이면서 그들의 고충과 고민, 사랑에 대한 궁금증들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요행까지 바라진 않은 사람들이지만 일단 기계를 통해 알게 된 운명의 결과지에 따라 절망을 느끼기도 하고 행복해하는 모습들은 호기심에서 출발한 일이 결과물로 받아들일 때 발생할 수 있는 에피소드처럼 다가오기도 하고 특히 가족의 일원 중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에 잠긴 모습은 찡하게 다가온다.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보면서 만일 실제로 이런 결과를 통해 좋은 일에 해당되는 운명을 만난다면 기분은 좋겠지만 반대일 경우엔 재미 삼아 흘려보내기엔 어쩐지 개운치는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운 좋게 얻은 큰 선물이란 뜻을 지닌 제목처럼 현재의 삶에서 탈피해 좀 더 새로운 뭔가에 대한 희망을 갖고픈 사람들의 인간군상을 그린 작품이라 전 작보다는 가볍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마지막 장에 처음 던진 질문에 대한 작가의 의도를 다시 되새겨보는 소설이기도 했다.




단돈 2달러로 운명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것, 그렇기에 인생은 상처를 극복해 나가고 치유해 나가면서 용서와 화해를 통해 사랑의 진심을 알아가는 기쁨이 있다는, 어쩌면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까이에 있는 사실들을 일깨워주는 저자의 글이 따뜻하게 그려진  작품이다.







-단순한 진실 안에는 너무 많은 진실이 담겨 있다.- P 360




- 오랫동안 고민했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기억할까 하는 질문은 뒤로 물러나고 새로운 질문이 그 자리를 채웠다.

나는 나를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싶은가?.- P 494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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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게리 - 건축을 넘어서 현대 예술의 거장
폴 골드버거 지음, 강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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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 구겐하임, 로스앤젤레스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파나마의 자연사 박물관, 캐나다 온타리오 미술관, 루이 뷔통 메종 서울...



이름만 나열해도 너무도 유명한 건축물들이라 익숙한 것도 있지만 이 모든 건물축을 설계하고 만든 사람이 모두 한 사람의 손에 태어난 것이라면 그의 뛰어난 능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프랭크 게리-

  


나에겐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통해 알고 있던 건축가지만 이번에 책을 통해 한 건축가의 생애와 그가 추구하는 건축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내용을 접할 수 있어 좋았던 책이다.



올해 나이로 93세인 노 건축가에게 있어서 건축이란 무엇일까가 우선 궁금했다.








보통 하나의 건축물이 탄생하기까지 가장 밑바탕인 지형의 특성, 설계, 그리고 건축자재를 어떤 것으로  택할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단순하게 하나의 위대하고 큰 건축물로 바라보는 일반인의 입장에선 궁금한 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것이 유명한 인사일 경우엔 더욱 물어볼 것도 많음을 느끼게 한다.



폴란드계 유대인 이민자 후손으로 캐나다에서 태어났지만 16세 때 LA로 이주하면서 지금의 건축가로서의 이름을 알리는 데에  자유분방함과 개방적인 분위기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 프랭크 게리는 이후 자신만의 독창적인 건축물을 하나씩 이뤄나간다.



그가 추구하는 건축은 기존의 틀에 박힌 정형화된 건축에서 탈피한 해체 건축을 통한 다양한 재료를 취함으로써 새롭고 독창적인 건축을 탄생시켰다는 점이다.



사람이 들어가는 공간에만 머무는 한정적인 역할에서 건축을 통한 조각, 조형물과의 조화를 통해 마치 건축이 예술작품으로 인식할 수 있게끔 설계한 그의 창조성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새로운 건축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듯했다.








특히 스페인 빌바오에 세워진 구겐하임 미술관이란 탄생은 '빌바오 효과'란 이름을 낳게 했고 이런 특수하고 기존에 생각지도 못했던 조형의 모양과 설계, 딱딱 들어맞는 듯한 오차의 범위도 허용하지 않는 건축물에서 사슬처럼 꼬아서 만든 울타리나 물결처럼 흐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금속의 재료를 이용한 건축미는 확실히 건축계에서는 파격적인 행보처럼 보인다.





이에 상응하듯 호응과 갈채 뒤에 비판하는 이들의 지적들은 하나의 장단점을 통해 우리가 받아들이고 이용하는 건축에 대한 시선들을 달리 바라보게 만듦으로써 건축이란 이름이 지닌 무한한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가져보게 한다.




어떤 새로운 흐름들이 이어지려면 첫 주자가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행보를 보임으로써 이를 통한 새로운 개념 내지는 진전된 하나의 정통성을 가지게 된다.




프랭크 게리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설계를 최초로 이용함으로써 복잡하면서도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비정형의 건축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단 점은 건축을 향한 그의 열정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를 느끼게 한다.(프랭크 게리다움이란 바로 이런 것!)



읽으면서 건축에 대한 시선이 기존보다 더 달리 다가왔다.



비, 눈을 피할 수 있었던 가장 원초적인 기능에서 하나의 기능적 역할을 통해 보다 인간들에게 친숙하게 하나의 유명 랜드마크처럼 여겨지는 시대의 건축물, 그런 건축물이 탄생하기까지 건축가들의 노력은 이런 뒤에 보이지 않은 노력이 깃들어 있음을 알게 된 시간을 준 책이다.








정적인 건축에서 동적인 건축물로 다가오게 만든 그의 건축관은 사고의 자율성이란 바탕에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부분까지 넘나들며 새로운 생각의 의식 변화까지 이루게 만들었단 점에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린 프리츠커상뿐만 아니라 여러 상들을 휩쓴 그의 저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건축은 예술이다"란 자신만의 소신을 통해 새로운 건축의 미를 창조한 프랭크 게리, 비판도 있지만 그의 끊임없는 열정에 대해선 누구라도 인정하게 되는 부분이다.




두꺼운 책임에도 새로운 건축미를 대한다는 신선함이 더 크게 다가왔던 책으로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인 18번째 주인공 '프랭크 게리'를 만나서 즐거웠던 시간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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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크셔 시골에서 보낸 한 달
J. L. 카 지음, 이경아 옮김 / 뮤진트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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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요크셔란 지명에서 여행 에세이처럼 다가온 작품인  소설이다.



1920년대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중 부상으로 인해 안면 경련증을 갖고 있는 톰 버킨은 자신이 대학에서 전공했던  벽화 복원 전문가로  영국 북부 요크셔의 작은 지방인 옥스갓비에 온다.



교회에서 오랜 세월 동안 방치됐던 14세기 벽화를 복원하려는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불편함으로 가득하다.


우선 목사부터 그렇고 마을 사람들이  이방인을 바라보는 것도 그렇고, 아내마저 자신을 두고 떠나버린 그의 마음 또한 그렇게 평화롭지 않다는 것들이 합쳐져 이들의 첫 대면들은 냉담으로 시작된다.




가진 것도 없었던 버킨이 교회 종루에서 기거하길 원하자 탐탐지 않게 여기는 목사의 행동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는 그에겐 주변에 자신에 대해 신경을 꺼주는 것 자체가 어쩌면 다행이라고 느낄 수도 있었을 듯한 이어짐이 계속된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와 함께 벽화 복원을 하는 사이에 마을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의 모습들과 그의 주변에 서서히 스며드는 여운들이 순박함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게 그린 진행이 그의 마음을 서서히 녹여낸다.



영국의 한적한 목가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배경과 인구수가 많지 않은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이 깃든 초대와 이방인을 자신들의 삶 속으로 들어오게 하는 순수함이 따뜻함으로 이어진다.




이방인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 버킨에게 진실로 다가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는 사람들, 목사와는 다르게 목사 부인이 지닌 예술에 대한 열정과 남편을 품어 안는 사랑, 여기에 버킨과는 또 다른 사연을 지닌 이방인  고고학자 찰스 문의 만남은 옥스갓비에서의 생활을 통해 저마다 지닌 생각들에 유연함을 불어넣는 과정이 훈훈함으로 다가오게 한다.



읽는 동안 요크셔 옥스갓비란 곳이 실제 있는 듯한 생각들을 가질 만큼 햇살 아래 마을 사람들의 푸근한 마음과 이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며 자신의 불행을 바라보는 버킨이 그려졌다.



인생의 아름다움과 행복,  비극이 닥쳐오는 것 또한 살아가는 과정의 일부분이지만 버킨이 옥스갓비에 오지 않았다면 회복의 시간도 더 걸릴 수도 있었겠단 생각과 함께 그가 보낸 여름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와 함께 정화했음을 지켜보는 과정이 즐겁게 다가온 소설이다.




영국을 배경으로 다룬 책 속의 작은 마을이라 그런지 시대적 배경도 비슷한 '건지감자껍질파이 클럽'이 많이 겹쳐 보였다.




문장마다 마음에 와닿는 부분들이 많았던 작품, 요크셔에서 한 달을 지내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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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3-01-19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지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은 저도 정말 좋았는데..
그런 느낌이 드셨다니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북노마드 2023-01-20 20:53   좋아요 0 | URL
기회되시면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린라이트
매튜 맥커너히 지음, 윤철희 옮김 / 아웃사이트(OUTSIGHT)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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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방송에서 한창 유행하던 말인 '그린 라이트'-



주로 연인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신호를 적색과 그린으로 대비해 패널들의 여러 의견들을 들려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요즘은 이런 의미 외에도 두루두루 쓰이는 경우를 볼 때가 많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출현한 배우 매튜 맥커너히, 나에겐 영화 '더 타임 투 킬'에서 분한 변호사로 등장한 모습이 더욱 섹시하고 매력적인 이미지로 다가오는 배우인데, 그가 쓴 이번 회고록을 접하고 보니 배우란 직업 외에 다른 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자란 성장시기부터 유명배우가 되기까지의  경험과 녹록지 않은 자신만의 갈길을 향해 터득한 인생의 그린라이트에 대해 쓴 내용은 처음부터 충격적이다.



두 번 이혼하고 세 번 결혼한 부모님이라니! 그것도 피철철 서로의 신체를 망가트리는 지경에 이르도록 싸우는 모습을 그린 장면부터 왠지 공포물 내지는 도저히 일반 가정의 모습처럼 받아들일 수 없는 광경이다.(전직이 UFC 출신들이 아닌지,,,)



자식들 세 명이 그나마 나쁜 길로 들어서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그런데 저자가 그린 가정의 모습은 당연한 듯 익숙하고  습득한 분위기처럼 받아들이고 그런 가운데 블루 칼라 가정에서 변호사가 되길 바라는 부모의 뜻에 따라 공부하다 필름스쿨로 진로를 바꾸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이 있듯이 그가 호주에 교환 학생으로, '타임 투 킬'로 유명세를 타면서 역할 제안이 들어오는 가운데 홀로 다시 남미로 떠나는 여행들의 모습, 유명인이 됐다면 이를 유지하기 위해 보다 인맥을 쌓고 더 잘 나가기 위한 준비나 배역에 대한 욕심을 낼만도 할 텐데 그는 이 모든 것을 뒤로한 채 홀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내가 원하는 것이 현재 무엇이고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을 가진 모습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글을 써오고 이를 바탕으로 회록록을 쓴 이력은 그 밑바탕에 깔린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스스로의 절제와 노력, 특히 어느 시점에서 그린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들을 담은 내용은 우리나라 정서와는 조금 달리 받아들여지는 개방성, 특유의 호탕함이 들어있다.




영화 '타임 투 킬'에서 배역을 얻기 위해 그 장면에 몰입해 보인 부분들, 누드로 경찰서로 끌려간 모습, 세상을 살다 보면 인생사가 새옹지마란 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는 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을 만큼 열정적이라고 해야 할지, 자신감에 찬 호기라고 해야 할지, 책 속 중간중간에 담긴 메모지 형식이나 긴 글에서 그의 진지한 모습까지 담겨 있어 색다르게 다가왔다.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똥을 밟는다는 말, 어쩌면 이를 인지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추진력을 갖는 기회로 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인지 자체를 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기에 그가 억지로 미사여구가 많이 들어간 예쁜 글로 쓴 것이 아닌 넓은 텍사스 지대를 상상해 보는 것처럼 날 것의 느낌으로 담은 그린라이트 글들이 좋았다.









 우리 앞의 그린라이트는 지금 내 곁에 있을 수도, 아니면 좀 더 노력하면서 기다린다면 그 기회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내 곁에 올 수도 있다는, 그가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담을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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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의 세 딸
엘리프 샤팍 지음, 오은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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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에서 느꼈던 나가 상상했던 진행, 세 여인들의 인생의 고난사 정도를 그린 것으로 추측했던 작품인데, 내용면에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한 작품이다.




중동에서 차지하는 종교, 무슬림들의 생활과 이슬람이란 종교가 차지하고 있는 그들의 삶에 거의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부분에서 여성들의 삶을 집중조명하는 면도 있지만 전체적인 부분의 할애를 인간들이 믿고 의지하는 신에 대한 생각과 종교, 과학, 정치와의 관계가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에 대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 소설적으로 보면 깊은 내용으로 와닿는 부분들이 많았다.




오직 알라신만이 인간의 삶에 대해 모든 것을 구원해 준다고 믿는 엄마, 유물론적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갖고 종교가 일반 생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회의를 갖고 있는 아빠, 그들 부부는 기름과 물처럼 항상 싸우길 멈추지 않은 사이였고 그런 부모들 틈에서 자란 페리는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지에 대한 망설임으로 자란다.




뛰어난 성적으로 옥스퍼드에 진학하고 그곳에서 만난 독실한 무슬림인 카이로출신 모나, 이란의 정치적인 정세로 망명가족으로 영국에 정착한 무신자 쉬난, 그리고 이도저도 아닌 그들 사이에서 쟁쟁한 논쟁의 핵심인 종교에 관한 대화들을 듣지만 여전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페리-








그녀들이 대학생이었던 1986년대와 현재의 2016년대를 오고 가며 그린 내용은 페리가 겪은 성장사 속에 두 여인을 대표로 하는 상징적인 종교에 대한 의미, 여기에 소심하고 수줍음 많은 페리에게 새로운 면을 갖게 한 교수 아주르 교수와의 관계까지, 책 속에는 중동에서 비교적 종교와 세속의 분리가 잘된 나라로 평가하는 튀르키예의 급변하는 국내 정세와 그 정세 속에서 부르주와의 삶을 영위하는 각 개인들이 자신들이 잃어버릴 것을 염려하는 부분들과 페리가 과거의 일로 사랑과 상처를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시간들을 통해 종합적인 세트처럼 여러 가지 물음들을 던진다.





읽다 보면 중동 문화권이 지닌 여성들의 삶에 대한 한계, 종교적인 영향이 끼치는 예배부터 여성이 갖는 활동의 제약과 무릇 여성이면 주의해 야할 몸가짐에 이르기까지 간섭당하고 자제를 해야 만 하는 분위기부터 영국에서의 자유분방한 삶의 비교를 통해  페리란 여성이 갖는 혼란들을 통해 상징적으로 그린다.






전통에 따른 불합리를 알고 거부를 하고 싶은 현대 여성 페리가 겪는 혼란은 오늘날 튀르키예란 나라의 지형적인 조건, 여기에 유럽과 동양에 대한 모든 것을 간직하고 있는 페리가 다른 두 여성과의 관계들,  결정적으로 아주르 교수에 대한 감정선을 통해 신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부터 신이라고 믿는 절대적인 신앙이 다른 견해를 보인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들과 함께 현재 유럽권의 무슬림에 대한 시각들까지 고르게 보이는 과정과 이런 일들에 대해 회피를 통해 살아왔던 그녀의 삶을  인상 깊게 그렸다.









배경만 다를 뿐 여성들이 살아온 역사들이 마치 우리나라 여성들의 삶을 비추는 듯한 모습처럼 다가온 부분도 있었고  신에 대한 철학 강연을 하는 아주르 교수와 세 여성들이 서로에게 가졌던  갈등과 화해를 통해 인생과 종교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를 색다르게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에게 종교와 신에 대한 믿음을 생각해보게 한 작품이다.






- 신에게서 그토록 많은 것을 배우다 보니


나는 더는 기독교인도, 힌두교도도, 이슬람교도도,


불교도도, 유대교인도 아니다… …


내가 그토록 많은 진리를 깨닫다 보니


나는 이제 남자도, 여자도, 천사도 아니며,


더욱이 순수한 영혼이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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