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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트 페리앙 - 모든 삶에 깃든 ㅣ 현대 예술의 거장
샤를로트 페리앙 지음, 유상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평점 :

집안 인테리어에서 가구 및 기타 여러 가지 물건들이 차지하는 공간은 그곳에 몸담고 살아가는 이들의 정서와 취향들을 반영한다.
이를테면 유행으로 무슨 스타일~ 하면 너도나도 집안일을 다른 분위기로 바꾸는 것, 실제 이 책을 접하면서 저자의 자서전을 더듬어 올라가면 지금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로 국내외 거장 아티스트의 평전 및 자서전을 바탕으로 출간하는 이번 주인공은 프랑스 1세대 여성 건축가이자 실내 디자인의 선구자로 알려진 샤를로트 페리앙이다.
이름은 몰라도 사진을 접해본 분들이라면 아~ 하며 그녀가 창작한 물건의 형태와 실생활에서의 쓰임들을 공감할 수 있는데 이번 자서전은 그녀가 타계하기 전에 쓴 것이다.
건축가의 대명사로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를 찾아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내밀면서 함께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한 용기는 그 시대를 생각해 보면 여성으로서 당돌함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데 처음에 거부했던 르 코르뷔지에가 다시 그녀와 일할 것을 청하면서부터 이들의 콤비는 오늘날 건축을 비롯해 생활 전반부에 영향을 끼친다.
이 책을 접해보면서 그녀의 작품들을 찾아가며 함께 했는데 그녀가 추구하는 디자이너로서의 미적 감각과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혁신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킨 공간의 이용과 그곳에 미적 요소가 함께 할 때 실용성은 더욱 두드러짐을 느낄 수 있다.
그녀가 일본과 베트남에 머물면서 동양적인 미를 이용해 색상부터 형태, 기능의 균형과 절제미를 가미한 인테리어들은 당시 시대에서 보기 힘든 파격적인 소재활용들이 지금도 여전히 우리들 삶 곳곳에 묻어있음을 느껴볼 수 있다.
르 코르뷔지에로부터 독립해 자신만의 건축과 인테리어 철학을 접목시킨 그녀의 작품들은 20세기 시작과 마무리를 지으면서 21세기의 시작을 앞두고 각 시대 상황에 적응하며 모더니즘에 대한 영향과는 별개로 인간 중심으로 펼쳐 보인 편리함과 실용적인 기능들을 염두에 둔다.

일례로 주부들이나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인 주방 겸 바를 만든 것은 한 공간 안에 가족의 의미와 관계의 중심을 다뤘다는 점에서 여성만의 눈썰미와 실용주의에 입각한 건축과 인테리어의 활용도를 넘어 미적인 감각까지 두루 느껴볼 수 있다.
한 개인의 삶을 자신 스스로 돌아보며 쓴 내용들을 면면히 들여다볼수록 그녀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철학을 관철하며 살아갔는지, 건축과 인테리어에 문외한인 이들이라도 많은 공감을 사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

겉으로 보는 미에만 치중한 인테리어 가구가 아닌 자신의 생명을 불어넣음으로써 새로운 건축의 길을 열었다는 사실은 그 시대에 여성으로서 사회진출이 쉽지 않았고 더군다나 건축이라는 분야와 인테리어라는 분야를 넘나들며 많은 영향을 끼친 그녀의 감각이 오늘날 그녀를 칭송하는 여러 명칭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초기 활동부터 말년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여성 디자이너로서 평가받는 그녀, 사회참여는 물론 최소한의 집 개념을 대중을 중심으로 펼쳐 보인 삶은 오늘날 전공하는 이들은 물론 평소 관심을 두고 있는 이들에겐 도움이 될 것 같다.
풍부한 도판과 함께 설명을 통해 보다 쉽게 그녀를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준 것 또한 이 책이 지닌 장점이라고 생각하기에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