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
강희진 지음 / 비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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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 (李臣). 그러나 또 하나의 이신(貳臣)이 될 수밖에 없었던 한 사내 이야기

 

조선왕조에서 대대적으로 큰 치욕을 겪었던 2번의 전란인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통해서 당시의 왕권과 신하들의 당파싸움 속에 오로지 모든 것을 감내해야만 했던 사람들은 바로 민초들이었다.

 

사실 역사의 후대에 속하는 우리들로서는 과거의 사료를 바탕으로 연구하고 그것을 기초로 여러 가지 상황을 예견해 볼 때 전쟁이 주는 고통의 비참함은 6.25를 겪으신 어른들의 말을 들어도 알 수 있지만 실제 그 현장을 겪어보지 않은 후손들로서는  간접적으로만 느낄 수 있을 뿐이다.

그러기에 이를 연구하는 사람들이나 글을 쓰는 사람들을 통해서 다변도의 생각을 할 수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은 하나의 선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전쟁이 나면 가장 큰 피해대상자는 노약자, 어린이, 그리고 여인들이다.

아무리 대세가 눈에 보이게 드러나는 전쟁을 치른다 하더라도 역시 승. 패자와는 상관없이 전쟁이 주는 고통은 바로 뭐라 할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긴다는 점에서 이 소설의 시발점은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다.

 

이 신(李臣)-

서자도 아닌 노비인 엄마를 둔 그는 얼자 출신이다.

광해군을 보위하던 아버지를 둔 그는 인조반정을 통해 이복 형과 아비를 잃었고 정묘호란을 통해 사랑하는 아내 선화와 딸 난이를 압록 강변에서 잃은 후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청 황제의 눈에 들어 조선의 칙사로 발령받아 고국에 돌아온다.

 

자신의 신분을 버리고 두매 산골에서 화전민으로 그림을 그리는 부인을 곁에 두고 갖바치 생활을 하던 그에게 전쟁은 그의 삶과 모든 것을 빼앗아 가 버렸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은 그저 덤 , 그 자체란 생각으로 살아왔다.

 

백성들은 왕조의 왕이 누가되는가,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소위 말하는 고관 대작의 신하가 누구인지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오로지 그저 밥 배불리 먹게 해 주고 등 따뜻하게 누울 내 집과 건강한 가족들만 있다면  요순시대가 어느 시대인지, 누가 왕인지 알고 싶어하지  않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정면으로 이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당시 호란을 겪은 후의 조선이란  나라를 다스린다고 하는 위정자들은 그러하질  못했다. 적어도 폭군이라 불린 광해군을 몰아낸 인조반정 공신들과 인조는 반정의 이유가 그럴 듯하게 포장되어 성공은 했으나 차후 벌어진 두 번의 난을 겪고도 그 흔한 책임의 과실을 따지는 절차 조차 무시하고 오로지 황제의 칙사로 하여금 청으로 입조하란 말이 떨어지질 않길 바라며 눈치를 보는 조정으로 전락해버렸다.

 

전체적으로 크게 세 부분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되어지는데, 인조의 생각과 계획, 이 신이 생각하는 계획과 나라의 윗 선들이 다루고 있는 당시 조선의 시대를 엿 볼 수 있는 청과 명과의 조율적인 행동을 견제하기 위한 당파와 왕을 견제하려는 신하들, 그리고 이름없는 백성들의 환란을 겪으면서 신분붕괴와 이를 책임 지려하는 행동을 기피하는 이씨 왕조에 대한 비판이란 생각이 그려지고 있다. 이 부분들이 이 소설에서 이 신이란 사람의 눈을 통해 들여다보는 설정 방식이 좋았단 생각이 든다.

 

 하찮은 미물이라도 조금의 상처만 나도 그 상처의 쓰린 기억은 사라지지 않거늘, 조정은 그것을 무시했고 인조의 그릇된 행동을 본 반정공신 중에서 인조의 목숨을 노리는 또 하나의 반정세력이 나타난다.

 

칙사를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회유정책을 하는 가운데 인조와 백성들의 원성을 사는 대신들 중 일부가 자진이란 그럴 듯한 포장으로 살해가 되고 이를 추적하는 이 신과 눈에 보이지 않는 세력간의 다툼, 그 가운데 광해군이 완성하고자 했던 폭약 비격진천뢰란 존재가 드러남으로써 반정세력과 이 신의 연관을 의심하며 이를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는 인조의 철저한 계획이 실행되는 설정이 권력을 쥐려는 자들의 서슴없는 한 면을 보여준다.

특히 인조 그 자신은 왕권을 손에 쥔 자로서 신하들과의 관계를 전 선대왕과 광해군을 통해 그 나름대로의 정치적인 소신을 갖게 되면서 뜻밖에 이 신은 그 계략에 휘말리는 상황을 맞는 부분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여기엔 두 호란을 겪으면서 또 하나의 비극을 주는 것이 있으니 억지로 청에 끌려가 모진 육.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돌아온 여인들을 바라보는 조선양반들의 시선이다.

화냥년(還鄕女: 환향녀가 변한 말: 조선시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정절을 잃은 후 고향으로 돌아온 여성을 이르던 말)-

영의정 김 환이 자신의 첩과 딸을 비싼 대가를 치르고 데려 올 때 처남인 병조판서 홍원범에게도 부인과 딸이 다시 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시 돌아온 여인들은 환영을 받지 못했다. 타국에서 이미 버린 몸이라는 시선과 어찌 다시 생활을 같이 할 수 있는냐는  양반들의 이혼 소청을 왕은 승낙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다시 조정과 양반이란 사대부들이 지닌 비 사고적인 생각을 작가는 비난하고 있다.

원해서 스스로 간 것도 아니요, 결국엔 나라 님의 정치 잘못과 위정자들의 판단 실책에 따른 고통을 고스란히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여인들을 누가 위로해 줄 것이며 한 지붕 아래 따로 살아가는 타인처럼 마주치기를 저어하는 양반 사대부들의 , 오로지 대의에 의한 , 대의를 위한, 그래서 대의가 제시한 대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인간다운 삶이라고 생각하는 , 결국엔 자살이란 허울을 또 다시 강요하는 , 타인들의 가정을 가타부타 말 하지 않았던 홍원범에게도 어쩔 수 없는 당시의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꼬집는다.

 

이 신 또한 그러한 피해자 중의 한 사람이었기에 그는 아내와 딸의 행방을 쫓는 그의 외로운 행보는 그 만이 알 수 있고, 백성들의 고통을 알 수 있는 현실에 대한 괴리감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李臣, 아버지는 내게 이씨 왕조의 신하로 살라 하고,

貳臣, 세상은 내게 다른 왕을 섬기라 한다.

 

 

다른 왕을 섬긴 이신(貳臣)이란 결국 두 王朝, 그것도 이민족이 세운 나라를  섬긴 기회주의자란 뜻이고, 이는 결코 그가 스스로 원한 신분상승이 아니었다.

 돌아가는 나라 밖의 정세조차 제대로 인지를 하지 못했던 당시의 조정 대신들의  당파에 얽힌 힘겨루기, 진정으로 나라를 위한단 길로 생각했던 그 위정자들의 그릇된 행동의  몫은 오로지 백성들의 고통이 되었음을 피차 서로 미루는 조정의 분위기들은 다른 역사적인 사실 들 속에서 다뤄지고 있는 왕의 고뇌와 대신들의 고통을 그린 점이 주된 내용이었다면 이 소설은 전란을 겪고 난 후의 민초들의 삶, 평범하게 살길 원했던 얼자이자 갖바치였던 이 신이란 자의 눈을 통해서 오늘 날, 현재의 우리들에게 역사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 지를  부드럽지만, 강하게, 소리 없이 전해주고 있다.

결코 원하지 않았던 소용돌이 속에 두 인생을 살 수 밖에 없었던, 어찌 보면 시대의 희생양의 대표격이었던 이 신이란 주인공을 내세움으로써  전쟁 후의 책임감을 묻는 저자의 소리 없는 글이 그 어떤 소리보다도 강한 울림이 전달되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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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나무 1
존 그리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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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드라마의 대표자라 한다면 아마도 존 그리샴을 우선적으로 떠올릴 수있을 만큼 그는 자신이 전공한 것을 토대로 법에 관한한 많은 이야기를 내 놓은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법 테두리 안에서 다뤄지고 있는 기상천외한, 현실에 일어날 수없단 생각을 하게 하는 여러가지 조건들을 갖춘 이야기의 소재 발굴성은 글에 대한 능력 외에 그의 폭 넓은 세계를 들여다보는 계기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몇 년전 '타임 투 킬' 이란 책과 영화를 통해서 이 작가에 대한 것을 처음 접하고 그 이후에 그가 다루고 있던 많은 책과 영화들을 보게 된 것이 첫 인연의 출발점이었다.

 

당시의 주인공이었던 제이크 브리건스 (영화에서 매튜 매커너히)  신출내기 변호사가 흑인의 변호를 맡음으서 일약 명성을 얻게 되지만 그 결과  집도 타고 가족들과 그 주위의 사람들이 위협을 받게되는 과정을 그린 책과 영상이 아직도 선명하다.

 

이 책은 출판사가 말한대로 20여 년도 더 된 후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후속작이라고 할 수있다.

후속작이라는 말엔  전 작인 '타임 투 킬'의 이야기 연장선이 아닌 당시의 주인공이 그대로 세월이 흐른 후에 다른 사건을 맡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단 의미다. 다른 책들을 보면 시리즈란 이름으로 계속 출판이 되는 것에 비교하면 시간도 오래 흘렀고, 시리즈란 의미를 붙이기엔 좀 그렇지만 그 연장선으로 보면 이해가 훨씬 잘 되겠단 분위기가 드는 책이다. (물론 책 곳곳에 전작의 이야기들이 간간히 나오기에 읽는데엔 부담이 없다.)

 

미시시피 주(州) 포드 카운티의 작은 도시 클랜턴에서 돈이 꽤 많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그 외의 신상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던 노인 세스 후버드가 시커모어 나무에 스스로 목을 매달아 죽은 사건이 일어난다.

 

두 번의 이혼으로 이뤄진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완을 발휘해 부(富)를 이룬 그였지만 폐암으로 인한 후유증과 두 명의 자식들과 손주들과의 오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지낸 채 삶을 마감한 그는 공개된 유언장에서 전체 재산 중 자식과 손주들을 제외하고 5%는 교회에, 5%는 소식이 끊긴 자신의 동생 앤실 후버드에게, 나머지 90%는 자신의 집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마지막 날까지 자신을 돌봐준 레티 랭이란 여인에게 상속한다는 내용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던 주인공 제이크 브리건스에게 우편으로 보내고 유언에 따른 법을 진행하기 위해 제이크는 사건을 맡게된다.

 

이렇게 되면 말썽이 생길 우려가 크기 때문에 내 유산 문제를 맡아서 처리해줄 변호사로 당신을 선택한 것입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내 유언을 지켜야 하며, 당신에게는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특히 나는 성인이 된 나의 두 자녀, 손주 그리고 두 전처에게 유산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들은 절대 가만히 있을 사람들이 아니니, 당신도 싸울 준비를 하세요. 내가 남기는 유산은 상당한 액수에 달합니다. 자세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액수가 밝혀지면 그들의 공격이 시작될 겁니다. 끝까지 그들과 맞서 싸우세요, 브리건스 씨.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기 전에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게 되면 우선적으로 가족들을 중심으로 배분할 자산이 있으면 법의 형태대로 일을 처리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세스 자신이 죽기 전에 이미 법률회사에 세금을 감안해 유산정리를 유언한 유언장이 있음에도 이를 폐기토록 하고 오로지 지금, 제이크에게 준 손수 자필의 유언장만이 진실이라며 집행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레티 랭 자신조차도 도대체 왜? 란 말 밖엔 할 수없는 , 그 많은 재산을 물려주려했는지에 대한 것에 도통 영문을 모른 채 법정에 오르게 된다.

 

이 소설의 분위기는 그렇게 전개가 시작이 된다.

미국의 전체 국토 중에서 남부에 유달리 흑인 거주자가 많고, 물론 역사적인 배경 탓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지만, 유독 흑.백의 차별이 심했던 남부, 그것도 그 중에 하나인 미시시피 주가 배경이다.

유산을 물려받게 된 레티 또한 흑인 여성이다.

가족들은 당연히 법적인 소송을 제기하게 되고 이후부터 모든 것들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24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 현금이 대부분인 유산을 둘러싸고 기나긴 법정 공방을 벌이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전 작인 '타임 투 킬'에서도 흑.백 간의 원고와 피고를 다룬 사건을 다룬 바 있던 작가는 이번에도 또 같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다뤘다.

전작이 딸에 대한 복수로 백인들을 상대했던 흑인 아버지에 대한 변호였다면 이번 이야기는 레티란 여인이 받게 될 , 즉 그녀에 대한 변호가 아니라 죽은 세스가 원한 유언집행에 따른 책임을 진 변호사로서의 법정을 다룬다.

 

 같은 백인도 아니고 한낱 가정부 출신의, 그것도 흑인 여성이란 점에서 세스의 아들과 딸은 받아들이질 못하고 그리 사이가 좋지 못했던 오누이 사이는 단합까지 하게 되는 , 겉으로 들어나는 이유인 흑.백의 이야기 외에 본질적으로 다루고자 한 이야기인 인간의 탐욕에 대한 이야기를 시종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구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스의 아들과 딸에 붙은 변호사, 그들의 자녀들에게 붙은 변호사, 레티의 집에 몰려든 왕래조차 없었던 친척들의 몰림현상은 많은 유산액을 둘러싼 , 저마다의 한 낱의 기대를 걸고 모여든 파리떼를 연상시킨다.

 

세스의 유산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땅에 대한 소유권을 둘러싼 과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 이야기는 정말이지 영화에서나 봤던 일들이 실제적으로도 이뤄졌고 그로 인해 레티의 인생이 바뀌게 됬다는 설정이 우리와는 다른 미국의 아픈 한 면을 보여준다.

 

 

 

 

'린치사건'이라고 불리는 미국인들 중 당시에 시대적으로 묵인으로 용인이 됬던 흑인에 대한 차별은 어릴 적 보았던 그 참혹한 현장에 대한 기억이 평생토록 두 형제인 세스와 앤실의 마음에 두고두고 속죄의 마음을 지니게 하는 과정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각 주마다 법이 요구하는 사항이 다른 점에 따라서 변호사대로 그 주(州)에 맞게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민사소송의 한 단면은 법이 지닌 그 힘 앞에도 여전히 승자와 패자가 있기에 서로가 서로에 대한 견제 내지 작전을 세우는 장면, 배심원단을 선택하는 과정들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모르쇠로 일관되게 살 수도 있었을 세스는 그런 면에서 양심적이었고 아마도 일평생 가슴 한 켠에 자신이 속죄의 뜻으로 실천한 이 행보가 비록 법정에서 많은 인물들과 얽혀 자신들 가문에 대한 이야기까지 오고가게 만들었지만 이렇게라고 하지 않으면 편히 저세상으로 가지 못했을 거란 믿음으로 행한 행동이 아니었나 싶다.

 

법의 승소 뒤에 오는 환희를 뒤에 두고 또 다시 항소에 대비할 수밖에 없는 변호사란 직업의 세계,  그 와중에 과거와 화해를 함으로써 또 다른 열린 결말을 예고해 주는 듯한 이 이야기들을 읽고 난 후엔 저자가 또 하나의 재미와 실무위주의 이야기를  작품을 남겼단 생각이 들었다.

 

 법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에 재판이 이루어지기까지의 전개 과정을 두루 훝어불 수는 있으나 자칫 지루함도 올 수있겠단 생각도 들지만 두 권에 걸친, 세스가 죽은 그 나무가 의미하는 바는 한국의 제목 외에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존 그리샴의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실망하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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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 밸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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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8월, 부부인 매튜와 바네사는 장모님이 계신 요양원을 다녀 오던 길에 매튜의 회사 이직에 대해서 서로 이견을 대립하게 되고 기르던 개 맥스를 데리고 잠시 주차하던 해안공원 내에 있던 외진 주차장에 바네사를  남겨두고(그녀가 따라가지 않음) 잠시 산책을 하러 나선다.

 

홀로 남은 바네사는 눈만 내놓은 채 복면을 한 괴한에게 납치되어 어느 동굴까기 끌려가게 되고 그 곳에서 괴한이 준비한 나무 상자 안에 들어가게 되면서 사건이 터진다.

 

괴한의 이름은 라이언 리-

어린 청소년 시절부터 바르게 성장하지 못해 다양한 절도와 차량사고, 폭행에 이르는 사고를 치르면서 살아 온 그는 사채업자인 데몬에게 빌린 돈으로 인해 압박을 받던 중 우연히 눈에 뛴 바네사를 납치함으로써 최장 일주일 간만 버틸 수있을 정도의 식량과 물, 전등을 준비해 준채 남편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했던 행동의  결과는 전혀 상상밖의 진행을 보인다.

 

바로 전에 일으켰던  폭행사건 때문에 경찰에 붙잡힌것-

아무도 모르는, 자신만이 아는 동굴에 여인이 갇혀 있는데, 법에선 일정 부분 허용된 자유의 몸도 허락지 않은 상황에서 이중처벌을 받을까봐 두려워한 나머지 입을 다물고 감옥에 가게 된다.

 

2년 반의 감옥 생활을 하던 중 가석방이 된 그는 자신에게 도움을 주던 로라란 여인의 집에서 동거하게 되고 그녀의 이런 친절은 자신을 옥죄어온단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상태에서 사건이 터지고 만다.

 

바로 전 여친이 성 폭행과 폭행을 당하고 연락조차 끊고 살았던 엄마마저 행방불명이 됬다가 돌아온 기막힌 사연까지-

라이언은 혹시 동굴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 온 바네사의 짓은 아닌지에 대한 두려움과 떨림, 고민 속에 털어놓지 못하고 전정긍긍하게 된다.

 

흔히 추리소설이라고 하면 위의 이야기대로 진행이 되면서 범인을 추적해 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된 내용은 범인이 과연 누구일까? , 바네사가 정말 극적으로 살아 돌아와 복수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악덕업채 데몬의 사주로 벌어진 일인가? 외에 남겨진 사람들의 심리갈등에 주력한 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3년여가 되가도록 그 어떤 확실한 사실 조차도 모른 채 방황하는 남편 매튜와 그를 바라보는 여인 지나가 겪는 심적의 갈등, 두 사람과 연관된 알렉시아의 가족들이 겪는 삶의 단란한 모습 속에 비슷한 설정대로 흔적 조차 없어진 알렉시아를 두고 또다시  수사를 벌이는 경찰들이 매튜를 의심하였듯이 알렉시아의 남편인 켄을 의심하는 심증, 외로움이 싫어서 누군가 나의 곁을 지켜주는 사람만 있었음 좋겠단 생각에 주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라이언에게 집착하다시피하는 로라 란 여인의 심리들이 한 사건이 벌어 진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가시지 않은 채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가는 겉 모습의 사람들 내면을 잘 그려내고 있다.

 

사건의 대상자는 꼭 누구라고 결정지어지는 것이 아닌 이 소설 속에서 나왔듯이 평범한 사람들이라도 당할 수 있다는 설정의 복선과 이를 토대로 제대로 다시 한 번 살인사건을 벌이는 모방범의 심리, 두 사람만이 알 수있는 고통에 대한 생각을 거둔 채 외적으로  보이는 결과만을 토대로 비난의 눈을 보이는 군중들의 심리가 잘 어우어지게 그려진다.

 

한 번의 실수로 결정지어버리게 되는 한 사람에 대한 인격을 두고 보통의 사람들, 대부분이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 그렇게 인식이 된다고 볼 때 로라의  예외적인 시선이 오히려 경찰보다도 더 극적으로 보이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로라란 여인이 갖고 있는 라이언에 대한 사랑은 집착성으로까지 보임면서도 결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지만 어찌하다보니 내 인생이 이렇게 꼬여졌다고 밖에 말 할 수없는 라이언이란 등장인물의 심리를 들여다 보면 현대인들이 느끼게 되는 고독을 떠올리게 한다.

 

추리성을 가미하면서도 현대인의 무늬만 쇼윈도 부부였던 알렉시아 부부관계와 함께 또 다른 사랑 앞에 그 어떤 결말도 쉽게 내릴 수없었던 매튜와 지나와 관계까지, 폭스 밸리란 동굴을 두고 벌어진 한 사건 속에 얼키설키 연관된 사람들의 사건과 심리가 뛰어나게 관찰되어 보여지는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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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류 4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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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은 일단 읽게되면 도저히 다음 책을 기다리게하는 조바심을 내게 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전작에 나온 개미를 비롯해서 한국의 많은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단 점에서 가히 그 명성은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곳곳에 한국인과 한국에 대한 글들이 간혹 보이고 있다는 데서 아마, 저자도 이를 의식하고 있는 듯 하다.

 

그의 상상력의 공간은 도대체 어디까지인지를 궁금케 하는 , 번번이 내놓는 작품들마다 감탄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데서도 알 수있듯이 아직 전작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큰 줄기라고 할 수있는 1부인 4권이 완성이 되었다.

 

지구인 가이아가 바라보는 인간들의 세계와 현재의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계정세, 그에 맞물려 인간보다도 더 작은 초소형 인간 에마슈라고 하는 등장인물을 내세우고 그들이 벌이는 활약과 인간들이 생각하는 자신들의 이점을 생각해 행동하는 모습까지 , 고스란히 오래 전 아마도 지구의 태동은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아틀란티스란 섬이 있었다는 설정 하에 모험을 하는 인간과 에마슈간의 관계를 집대성 함으로써 전 4권에 이르는 과정이 마치 지금의 지구인들이  오늘 날 이루어 살고 있는 이 시대를 에마슈가 이룬 행보를 통해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초소형 인간인 에마슈 109가 대표적인 주자로서 모든 에마슈와 곧 태어날 미래의 에마슈 후손들그리고 중국제 짝퉁 에마슈까지 이끌고 자신들을 만들고 보존하려하는 인간들의 삶 속에서 나오려는 행동을 보이는 가운데 일부 충돌이 일어나고 이 가운데 에마슈를 보호하려한 다비드와  함께 유엔에 까지 가서 자신들 만의 나라를 세우는 승인을 받기까지의 과정이 속도감 있게 다가온다.

 

마이크로 랜드란 이름으로 나라가 세워지고 첫 여왕으로 등극한 에마슈 109가 다비드와 그 밖에 다른 인간들과 함께 나라의 번영과 안정을 취하는 과정이 소형국의 한 면모를 들여다 보는 듯 하다.

 

때때로 전 작인 개미의 내용들이 일부 포함이 되고, 심해 바닷 속에서도 극한의 세계에서조차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물고기들의 생태현황, 그 속에서 아틀란티스의 섬이라고 생각되는 일부의 증거들을 찾아내어 인간이 도저히 다가가 갈 수없는 심해에 바다 속에 들어가 활동을 벌이는 에마슈들의 이야기들은 비록 가상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인류의 태동인 호모~ 로 시작된는 탄생의 과정을 볼 때 점차 지구 안에서도 언젠간 이런 최소형의 인간 출현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단 생각을 하게 한다.

 

 일부의 극단적인 이기적인 인간들만이 아니라면 에마슈의 활용도는 정말 무궁무진하단 생각을 하게 만든다.

1인 독신자들이 많아지는 세상에서 이런 에마슈의 필요성은 다양하게 이용할 수있단 생각이 든다.

어깨 주물러주기, 등 긁어주기, 때 밀어주기, 인간들 스스로 한계에 부딪쳐 도움이 필요한 어떤 곳이라면 사실 이런 에마슈의 등장은 불협화음이 아닌 인간과 동등하게 살아가는 한 존재로서 각광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역시 베르나르 답단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게 된다.

 

인간들의 자연을 소중히 다룰 줄 모르는 경고 앞에서 지구인 가이아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늘도 곳곳에 위험을 분산시키고 다니는 인간들을 두고 미래는 과연 인간들이 끝까지 지구를 지키고 살아갈 수 있을지, 인간의 진화와 더불어 작가가 말하는 초소형 인간의 존재가 탄생하게 될지, 다음 제 2부에서 에마슈가 인간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나갈지 벌써 부터 기다려진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의 업그에이드 버전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머피의 법칙 문구(예 :

*****.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면, 당신은 무언가를 빠뜨린 것이다.

****. 바보들의 공격을 이겨 내는 무언가를 구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보들은 창의력이 매우 풍부하기 때문이다.

****. 당신이 무엇을 하기로 결정하든, 먼저 해야 할 다른 일이 있다.

****. 하나의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새로운 문제들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 p.192 : 마르탱의 머피의 법칙 - ) 

 

  앞에선 여전히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적재적소의 글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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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꿈꿀 권리
한동일 지음 / 비채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천주교 신자분들이라면 아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이 책을 처음 접하고 나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Rota Romana) 변호사-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의 변호사로 선출된 한동일 님이 바로 그 대상자다.

 

 

흔히 말하는 변호사란 직업에 대한 명칭은 익숙하지만 세계종교 가운데 하나인 천주교, 그것도 중심지인 바티칸에서 활동하게 된 이 분의 에세이가 처음엔 호기심이 먼저였다

명칭도 일반 듣던대로의 명칭이 아니었고 새삼 경건한 종교계에서 변호사라니~

 

왜 교황이 사는 곳에 변호사가 필요한지에 대한 궁금증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알게 됬지만  뭣보다 이 분의 살아오면서 자신이 느낀 인생의 전반에 대한 희망과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는데에 있어서 진솔한 고백서(?) 내지는 청춘들에게 들려주고자 한 이야기가   가슴 깊게 다가오게 쓴 글이 인상적이었다.

 

한동일 --

저자는 제기동에서 터울이 형제들 밑에서 늦둥이로 태어났다.

점차 살림이 기울어진 가운데 살림에 도움을 주고자 선택한 신문배달을 통해서 공부의 필요성, 그 동기에 대해서 일찌감치 터득을 하게 되고 공부에 열정을 쏟으면서 학창시절을 보내게 되지만 집 안의 형편상 대학까지 가는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나는 이런 목표가 있어서 하고 싶은데 할 수없는 환경을 비난하며 당시의 치기어렸던 학창시절의 모습은 이후 다니던 동성고등학교에서 고 김수환 추기경님으로 부터 세례를 받고 광주 카톨릭대학교와 부산 카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을 거치면서 신부로서의 사제 서품을 받게된다.

 

이후 주위의 권유에 따라 로마 유학길에 오르면서 유학생이자 신부의 신분으로 공부하는 과정, 그 어떤 자격증보다 취득하기 어렵다는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로사를 손에 쥐기까지의 과정이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감동을 전해준다.

 

 

   

흔히 역경의 고난 속에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룬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많다.

하지만 그런 역경들을 들여다보면 미사여구가 많고 일부분의  포장된 이야기들이 더러는 많지만, 이 저자의 이야기들은 자신의 감추고 싶은 유년의 시절과 부모님에 대한 생각, 자신이 어떤 부름을 받기까지의 과정과 더불어 청춘들에게 자신이 해 주고자 하는 말들을 시종 차분하게 전달해준다.

 

공부가 좋아요~ 재밌어요~ 이런 말 하는 사람, 이 리뷰를 읽고 있는 사람들 중 과연 몇 명이나 손을 들까?

 

저자는 솔직하게 말한다.

어린 시절에 겪은 신문배달 때문에 공부에 대한 동기, 결심이 섰고 그렇기에 더욱 자신의 가난한 삶을 끊기 위해선 공부밖에 할 수없었음을, 학창 시절 동창의 집에 있던 대학 다니던 형의 서적을 탐독함으로써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뜻하지 않게 자신의 비뚤어질 만한 경우가 나타나더라도 온후한 마음과 행동으로 자신을 감싸주시던 주위의 선생님들과 신부님 들의 덕이 아니었다면 오늘 날의 자신은 없었다고 말한다.

 

처음의 부정적인 생각이 그것 또한 오늘 날 나의 이런 과정이 생기게끔 만들어주었을 것이란 긍정적인 마인드로 돌아서게 된 저자의 신앙과 봉사, 그리고 치열하게 공부한 덕에 지금의 후학들에게 자신이 겪어 온 경험을 토대로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보라고 격려하는 글이 마음에 와 닿는다.

 

 

 

 바티칸이 인정하는 변호사가 되기까지 특정층 외에 사용하지 않는 라틴어의 달인이 되기까지의 노력, 유럽어들의 여러 말들을 익히기까지의 압박감과 괴로움, 그리고 시험에 대한 중압감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어서 노력한 만큼 그 결과의 성취도를 이뤄나가는 과정이 재미와 나도 모르는 흥미를 느끼게 한다.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느낀 감회들은 어릴 적부터 꿈꿔오던 희망사항 직업이 아니었지만 목적이 생긴 후의 그것을 이루기 위한 여정은 인생의 한 고비 한 고비를 넘겨가며 성취도를 이뤘단 점에서 존경의 박수를 치고 싶다.

 

 

 저자가 말한대로 아직까지는 희귀한 직업인 만큼 젊은 청춘들에게 세계 속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이 할 일들은 많으며, 이런 드문 분야를 개척해 나감으로서 자신 뿐만이 아닌 작은 세계 속의 아시아인들을 대변할 수있단 점에서 정말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생각이 든다.

 

 

누구나 잘 살고 싶고 잘 먹고 싶고 아무런 걱정 없이 살고 싶은 마음은 같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난한 한 학생이 우연찮게 맞이한 인생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이뤄낸 성공의 과정은 누구나 할 수있고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오늘도 열심히 희망찬 내일의 내 모습을 그려보며 열심히 살 것을 권하는 저자의 미소가 큰 용기를 북돋아주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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