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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 밸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화창한 8월, 부부인 매튜와 바네사는 장모님이 계신 요양원을 다녀 오던 길에 매튜의 회사 이직에 대해서 서로 이견을 대립하게 되고 기르던
개 맥스를 데리고 잠시 주차하던 해안공원 내에 있던 외진 주차장에 바네사를 남겨두고(그녀가 따라가지 않음) 잠시 산책을 하러 나선다.
홀로 남은 바네사는 눈만 내놓은 채 복면을 한 괴한에게 납치되어 어느 동굴까기 끌려가게 되고 그 곳에서 괴한이 준비한 나무 상자 안에
들어가게 되면서 사건이 터진다.
괴한의 이름은 라이언 리-
어린 청소년 시절부터 바르게 성장하지 못해 다양한 절도와 차량사고, 폭행에 이르는 사고를 치르면서 살아 온 그는 사채업자인 데몬에게 빌린
돈으로 인해 압박을 받던 중 우연히 눈에 뛴 바네사를 납치함으로써 최장 일주일 간만 버틸 수있을 정도의 식량과 물, 전등을 준비해 준채 남편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했던 행동의 결과는 전혀 상상밖의 진행을 보인다.
바로 전에 일으켰던 폭행사건 때문에 경찰에 붙잡힌것-
아무도 모르는, 자신만이 아는 동굴에 여인이 갇혀 있는데, 법에선 일정 부분 허용된 자유의 몸도 허락지 않은 상황에서 이중처벌을 받을까봐
두려워한 나머지 입을 다물고 감옥에 가게 된다.
2년 반의 감옥 생활을 하던 중 가석방이 된 그는 자신에게 도움을 주던 로라란 여인의 집에서 동거하게 되고 그녀의 이런 친절은 자신을
옥죄어온단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상태에서 사건이 터지고 만다.
바로 전 여친이 성 폭행과 폭행을 당하고 연락조차 끊고 살았던 엄마마저 행방불명이 됬다가 돌아온 기막힌 사연까지-
라이언은 혹시 동굴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 온 바네사의 짓은 아닌지에 대한 두려움과 떨림, 고민 속에 털어놓지 못하고 전정긍긍하게 된다.
흔히 추리소설이라고 하면 위의 이야기대로 진행이 되면서 범인을 추적해 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된 내용은 범인이
과연 누구일까? , 바네사가 정말 극적으로 살아 돌아와 복수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악덕업채 데몬의 사주로 벌어진 일인가? 외에 남겨진 사람들의
심리갈등에 주력한 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3년여가 되가도록 그 어떤 확실한 사실 조차도 모른 채 방황하는 남편 매튜와 그를 바라보는 여인 지나가 겪는 심적의 갈등, 두 사람과
연관된 알렉시아의 가족들이 겪는 삶의 단란한 모습 속에 비슷한 설정대로 흔적 조차 없어진 알렉시아를 두고 또다시 수사를 벌이는 경찰들이 매튜를
의심하였듯이 알렉시아의 남편인 켄을 의심하는 심증, 외로움이 싫어서 누군가 나의 곁을 지켜주는 사람만 있었음 좋겠단 생각에 주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라이언에게 집착하다시피하는 로라 란 여인의 심리들이 한 사건이 벌어 진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가시지 않은 채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가는 겉 모습의 사람들 내면을 잘 그려내고 있다.
사건의 대상자는 꼭 누구라고 결정지어지는 것이 아닌 이 소설 속에서 나왔듯이 평범한 사람들이라도 당할 수 있다는 설정의 복선과 이를 토대로
제대로 다시 한 번 살인사건을 벌이는 모방범의 심리, 두 사람만이 알 수있는 고통에 대한 생각을 거둔 채 외적으로 보이는 결과만을 토대로
비난의 눈을 보이는 군중들의 심리가 잘 어우어지게 그려진다.
한 번의 실수로 결정지어버리게 되는 한 사람에 대한 인격을 두고 보통의 사람들, 대부분이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면 그렇게 인식이 된다고 볼
때 로라의 예외적인 시선이 오히려 경찰보다도 더 극적으로 보이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로라란 여인이 갖고 있는 라이언에 대한 사랑은 집착성으로까지 보임면서도 결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지만 어찌하다보니 내 인생이 이렇게
꼬여졌다고 밖에 말 할 수없는 라이언이란 등장인물의 심리를 들여다 보면 현대인들이 느끼게 되는 고독을 떠올리게 한다.
추리성을 가미하면서도 현대인의 무늬만 쇼윈도 부부였던 알렉시아 부부관계와 함께 또 다른 사랑 앞에 그 어떤 결말도 쉽게 내릴 수없었던
매튜와 지나와 관계까지, 폭스 밸리란 동굴을 두고 벌어진 한 사건 속에 얼키설키 연관된 사람들의 사건과 심리가 뛰어나게 관찰되어 보여지는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