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 옥타비아 버틀러의 우화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장성주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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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작가 대표로서 알려진 옥타비아 버틀러-



그녀의 전작인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에 이은 시리즈 완결판인 '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로 마무리 지은 이 시리즈, 일명 '우화'시리즈라고 불려도 무방할 것 같다.




전작에서 초공감증후군을 지닌 주인공 로런 오야 올라미나가  온갖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 이후의 일을 담고 있는 이 소설은 2032년 자신이 창시한 새로운 신앙인 '지구종'을 토대로 새로운 삶을 이루려고 노력한다.




그녀가 찾은 이 종교의 교리(?)라고 해야 할까? 그녀가 찾은 것은 '변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세상에 변치 않은 진리는 오직 변화뿐이란 사실을 믿으며 평화로운 공동체로서의 출발을 시작하고 여기엔 사회적으로 배척당한 비주류 집단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데 이는 '미국을 위대하게'란 목표를 주창하는 극단적이고 보수적인 후보가 미 대통령이 되면서 박해의 주요 타깃이 된다.








시대는 미래를 표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속적인 반대의 비주류에 대한 가압적인 여러 형태의 위압적이고 위협적인 행태는 지금의 어느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태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 여전히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비주류 종교집단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이단으로 판단하고 공포와 억압을 동반한 통치의 형태는 지금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형태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어 이를  통해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다. 





거대 기업에 의해 경제 식민지로 전락하는 도시들, 기업의 부채, 노예처럼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현실...








특히 흑인 여성으로서 소수자에 해당하면서 약자의 신분을 대표하는 로런이 이처럼 당대 현안 문제에 맞서 암울한 현실 앞에 자신이 생각하는 거대한 우주를 생각하며 세상에 희망이란 이름으로 빚을 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개 과정은  작품 속으로 빠져들면서 이건 SF지만 SF가 아닌 현재 시점의 우리들의 모습처럼 다가오는 부분이 낯설지 않았다.




마치 저자가 오늘의 현실을 예견하고 썼다는 착각마저 일으키는 현안의 사안들은  당장 코로나로 인한 지난 시간들에 대한 삶의 변화들, 여전히 연구와 해결방안에 대한 주제들이 나오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전쟁과 빈부 격차에 따른 이 모든 일들이 저자가 근 미래를 배경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전작에 이은 우리들의 앞 날에 대한 중요한 점들은 무엇인지를 되새겨보게 한다.





-'솔직히, 우리가 살던 대로 계속 살아간다고 가정할 때 일어나지 않을 일은 그 책에 단 하나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면 꽤 섬뜩하죠. 무서운 건 그중 일부가 이미 일어나는 중이라는 겁니다. 심지어 우리가 좀처럼 미국식 삶의 일부로 인정하지 않는 것들도요.'-1994년, 옥타비아 버틀러의  인터뷰 중에서 









그런 점에서 딸인 에이샤 비어가 엄마 로런이 남긴 일기는 읽는 시점에서 다루는 이야기를 통해 그녀 자신도 엄마처럼 파괴된 세상에서 희망의 꿈을 꾼다는 점은 저자가 그린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남성작가 위주의 SF소설계에서 독보적이고도 창의적인 새로운 지평을 연 저자의 각 작품들을 통해 보인 미래의 대한 경고 울림은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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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만든 마을 - 에밀리 디킨슨이 사는 비밀의 집
도미니크 포르티에 지음, 임명주 옮김 / 비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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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시의 형식에 있어서 새로움을 추구했던 에밀리 디킨슨-



시대의 흐름에 반한 그녀만의 독보적인 시의 세계는 지금도 많은 이들, 특히 미국 시 계보에 주요한 인물로서 인식되지만 정작 그녀의 삶에 관한 이야기들과 작품에 대해선 그다지 알려진 바가 없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의 생애와 작품성을 연결한 이 책은 저자가 에밀리 디킨슨에 대한 자료조사와 작품들과 함께  저자 자신의 삶을 번갈아가며 그린 에세이다.




19세기의 여성들이 살아가던 방식이 그렇듯 그녀 또한 삶의 반경은 그다지 넓지 않았다.




성격일 수도 있고 주어진 환경 탓일 수도 있겠지만 어린 시절 형제들과 함께 지내던 시절의 그림 같은 풍경은 형제들을 잃은 아픔과 이후 평생 2층 방에서 필요한 일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나오지 않았다 하니 오히려 그 작은 방이 그녀만의 세계이자 창작의 산실이 되었음을 생각할 수 있다.





그녀가 지은 시가 시의   정형을 파괴한 형식이란 것은 어쩌면 시뿐만이 아니라 그녀가 살아온 시대에 여성으로서의 한정된 삶에 대한 저항이자 이를 승화하고자 한 방편으로써 반영한 것일 수도 있겠단 생각은 지금까지 독자들이 그녀의 사진이 단 한 장밖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과 함께 더욱 두드러진다.




-완벽한 삶이었다. 완벽하게 닫혀 있고 완벽하게 자신만으로 둘러싸인 삶. 계란처럼 둥글고 꽉 찬 삶. 하루는 돌고 도는 순환고리다. 여름에는 황금빛, 가을에는 구릿빛, 겨울에는 은빛, 봄에는 핑크빛으로 변하는 나무 꼭대기 위로, 해가 떠오르는 것으로 시작해서 반대쪽 하늘로 해가 사라지면 마무리된다. 그러면 백지 같은 칠흑의 밤이 찾아오고 다음 날 아침 다시 하루가 시작된다. 하지만 완전히 똑같은 날은 아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반복 속에서, 그리고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에밀리는 순간순간 풀잎이 속삭이는 소리와 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포착했다. - p.186




특히  저자가 보스턴에 터전을 잡고 그곳에서 집을 얻은 동네가 '홀리 요크'였다는 점은 에밀리가 다녔던 학교 '홀리요크'와 이어진다는 점이 인연은 이렇게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했고 그럼으로써 에밀리 디킨슨과 함께 하고 있다는 저자만의 종이와 펜을 통해 그려낸 마을에 독자들은 가볼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갑기만 하다.




그녀가 남긴 시와 편지들을 통해 여러 시선으로 다룬 저자의 글은 그런 점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아갈 수 있어 그 의미가 더욱 뜻깊게 다가왔다.




누구에게 보이고 싶어 쓴 글들이 아닌 오직 자신이 생각한 것들을 글로 옮긴 그녀의 창작 세계, 사실 책 제목이 이 내용과 어떻게 부합되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책중반부에 이르러 그 의미를  마주할 수 있었던 점은 에밀리 디킨슨이 평소 원했던 바를 드러냄과 동시에 저자의 손에서 탄생한 에밀리 디킨슨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들을 색다르게 만나볼 수 있었던 책이라 읽는 시간이 즐거움을 준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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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는 알고 있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비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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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파킨슨 병을 않고 있는 엘레나, 그런 그녀에게 하나뿐인 딸 리타가 그토록 싫어하는 비 오는 날 성당 종탑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딸의 죽음이 자살로 판명되지만 그녀는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확신한 가운데 딸의 죽음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 밝히기 위해 거동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빚'을 받으러 이사벨을 찾아 나선다.



소설은 미지의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한 엄마의 기나긴 하루의 여정을 통해 추리 미스터리물로써 독자들의 시선을 끌지만 막상 전체적으로 읽은 후의 느낌은 휴....




점차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협조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신체적 조건, 오른발을 들어 올리고 왼발을 옮겨놓기까지, 침을 흘리며 시간에 맞춰 자신의 생각대로 도움을 줄 약을 먹는 삶, 누구보다 엄마란 자리에서 딸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던 엘레나, 과연  실체는 무엇일까?



세 명의 여인의 등장하는 이 소설 속에는 이처럼 딸의 죽음을 둘러싼 추리형식을 따라 20여 년 전 이사벨 여인과의 인연을 통해 빚을 청산받고자 한 엘레나의 여정을 그리면서 여성으로서 결혼과 임신, 출산, 그리고 여자라고 불리는 '사람'에 대한 존재의 인식이 어떻게 종교와 사회관습에 의해 형성되는지를 다룬다.




파킨슨 병에 대한 실제 묘사와 여기에 플러스란 빠른 병의 전개를 통보받은 후 딸 리타가 외치는 대목은 읽는 내내 그 이입 감정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좋아지기를 바라지는 않더라도 더 이상 나빠질 순 없다는 희망마저 앗아가 버린 보호자의 처절한 절규, 건강복지에 대한 사회시스템의 사각지대의 허점, 여기에 임신을 원치 않았던 이사벨을 종교를 믿는 교리에 살아온 리타가 그녀의 삶에 관여한 부분들은 타성에 젖은 현제도를 쉽게 벗어날 수 없음을 보인다.




60대의 엘레나란 여성이 살아온 전통 가치관이 결혼, 임신, 출산이란 의례통과처럼 당연한 수순의 시대였다면 딸 리타나 이사벨은 자신들의 인생에서 이러한 진행들이 '반드시'란 말에 반하는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원했다는 점에서 여성이 살아가고 변화하는 시대에 어떻게 이들이 부딪치고 나아가고자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음을 보인다.




 리타가 비 오는 날보다 더욱 두려웠던 그 감정, 그것은 뭣보다 엄마의 병에 대한 보호자로서의 딸의 역할뿐만이 아니라  엄마의 '엄마'란 보살핌을 줘야 하는 두려움, 여기에 피로와 고단함 뒤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하는 말을 듣는 당사자에겐 어떤 심정으로 다가왔을지....




하나의 동작을 하기까지 사투를 벌이는 엘레나의 모습을 통해 질병으로 위축된 노년의 여성, 그런 여성을 장애인으로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과 편견,  여기에 같은 시간과 같은 장소에 모였던 여성들이 각기 다른 기억을 통해 풀어내는 대화는 여성으로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한다.




첫 도입부터 슬로 모션처럼 다가오는 장면인 엘레나의 병을 통한  자유롭지 못한 여성의 삶, 종교와 사회적인 억압으로 인한 여성의 삶, 그리고 임신과 출산에 대한 여성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추리 소설에 그칠 것이 아닌 많은 생각들을 던진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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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스 고스트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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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고타로 작가의 기존에 출간된 작품들을 오마주 했다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골든 슬러버를 가장 최애 작품으로 꼽고 있기에  이번 작품에 대한 흐름들이 더욱 와닿았다.




전체적인 내용상 두 개의 줄기로 나뉘어 그린 진행은 유전처럼 내려오는 특이체질인 타인의 비말 감염으로 인해 '선공개 영상'이란 능력, 즉 누군가의 미래에 벌어진 일을 미리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중학교 교사 단지 사토와 5년 전 SNS에 '고양이 도살자'라는 계정으로 고양이 학대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자와 이에 호응하는 사람들인 '고양이를 지옥에 보내는 모임' 줄여서 '고지모'에 있던 사람들을 찾아 벌을 주는 러시안 블루와 아메쇼란 두 사람의 케미를  통해 그린다.




제자 사토미 다이치의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넌지시 알려준 것부터 시작된 제자 아버지와의 만남은 그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사건을 통해 고통을 함께한 사람들의 모임과 모종의 계획에 의해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현재와 소설 속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러시안 블루와 아메쇼와의 묘한 합체가 이뤄지는 기막힌 타이밍과 함께 이 흐름이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 궁금해하며 읽은 독자로서 역시! 란 말로 끄덕이게 한다.








작품 속 배경에서 보인 사건들은 결코 유쾌하지 않은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다루고 있다.

인질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의 과잉진압이나 가족들을 잃은 사람들의 고통과 그 고통이 자연스럽게 잊혀가는 세태, 하나의 이벤트처럼 남발하는 멘트로 인해 더욱 아픔을 지니게 하는 자의 허세, 여기에 열차사건과 야구장을 배경으로 크게 확장된 사건의 속도는 액션미가 가미된 즐거움을 준다.







저자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을 다시 읽으면서 이 작품 속에 그의 사상을 녹여보고자 했다는데,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지닌 절망들은 영원회귀 사상(같은 인생이 영원히 되풀이된다는 사상)을 담아 그려냈기에 주요 장면들을 다시 떠올려보게 한다.




페퍼스 고스트를 (연극 무대나 영상 분야에서 사용되는 기법) 이용한 장치로써 그린 작품 속 현실과 소설의 경계에 대한 모호함, 그런 가운데 시사성이 있고 어두운 주제지만 그 가운데서 유쾌함을 주기에 저자만의 독특함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좋아할 작품이다.




- 이것이 삶이던가? 그렇다면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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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 프럼 더 우즈 보이 프럼 더 우즈
할런 코벤 지음, 노진선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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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대 미스터리 상을 석권한 최초의 작가란 수식어를 달고 있는 할런코벤-




그의 팬이라면 이번에 출간된 신작을 만나는 기쁨을 맛볼 수가 있을 것 같은데 역시 그만의 장르 소설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시종 개인사와 곁들인 이야기와 서로 연관성이 없을 듯싶은 이야기들의 결정판들이 드러나는 후미의 이야기 또한 나름대로 그만의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 또한 이런 연장선을 유지한다.




뉴저지주 라마포산 숲에서 6살에서 8살 사이의 연령대로 보이는 한 야생소년이 등산객에 의해 발견되고 당국은 그 아이에 대한 연관된 그 어떤 흔적조차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그의 이름은 와일드로 불리며 야생적인 감각을 토대로 여전히 숲에서 터전을 삼아 지내는 가운데 그의 유일한 친구이자 교통사고 죽은  데이비드의 아들 매슈의 대부이기도 하다.




어느 날 매슈가 왕따를 당하고 있는 반 친구 나오미란 여학생의 실종 수사를 부탁하면서 매슈의 할머니이자 변호사인 헤스터와 함께 나오미를 찾기 시작하고 이 일은 소위 말하는 챌린지 게임을 행한 일로 밝혀진다.




하지만 계속된 괴롭힘은 나오미가 다시 사라지고 같은 반 제작자의 아들인 크래시마저 행방이 묘연해지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달리 바라보게 되고 범인으로부터 협박이 시작되면서  카운트 다운은 시작되는데...









소위 말하는 학원폭력과 왕따 문제가 처음에 등장하면서 이를 다룬 내용으로 짐작했지만 저자가 그렇게 호락호락 결과를 들려줄리는 만무, 이 사건을 토대로 그 뒤에 가려진 부모들의 꽁꽁 감춰진 비밀의 내막으로  연결된 사건은 각 개인들이 들려주는 인생의 이야기와 함께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을 맺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없는 흐름들이 이어진다.





왕따를 겪는 아이들, 그들이란 울타리 안에서 함께 어울려보고 싶었기에 어쩔 수없이 묵인하게 되는 행동뒤에 몰려오는 미안함, 여기에 과거의 살인사건을 추적하면서 벌어지는 정치에 대한 좌파와 우파의 극렬한 지지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란 명목하에 소수를 저버리는 행동에 대한 정당성 대변은 그것이 비록 다수와  미래를 위한 고육지책이라 할지라도 과연 용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특히 살인사건을 두고 밝혀지는 진실을 토로하는 대목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타인을 범인으로 몰아간 상황에 대해서 함구한 점, 비록 시효가 지났다 하더라도 여전히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그 누군가의 인생에 대해선 책임이 없다는 식의 발언은 읽으면서 분노가 일었다.




같은 인생길을 걷고 있는 부부 사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믿었던 신의가 무너지고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가야 할 목적이 있다는 식의 진행은 저자가 묻고 싶었던 인간의 이기심에 대해 다룬  부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그 진실은 당사자들이 고해성사를 하지 않는 한 영원히 무덤까지 지고 갈 무게임엔 틀림없지만 변호사 의뢰인 간의 비밀 유지 특권에 대한 허점을 이용한 부분에선 허탈감마저 들었다.




-결함이 있을지라도 제도는 제도야.




뒤에 갈수록 각 등장인물들의 비밀 반전이 속속히 드러나는 부분에선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었고 와일드의 뒤 이야기가 절로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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