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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스 고스트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610/pimg_7136731163889046.jpg)
이사카 고타로 작가의 기존에 출간된 작품들을 오마주 했다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골든 슬러버를 가장 최애 작품으로 꼽고 있기에 이번 작품에 대한 흐름들이 더욱 와닿았다.
전체적인 내용상 두 개의 줄기로 나뉘어 그린 진행은 유전처럼 내려오는 특이체질인 타인의 비말 감염으로 인해 '선공개 영상'이란 능력, 즉 누군가의 미래에 벌어진 일을 미리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중학교 교사 단지 사토와 5년 전 SNS에 '고양이 도살자'라는 계정으로 고양이 학대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자와 이에 호응하는 사람들인 '고양이를 지옥에 보내는 모임' 줄여서 '고지모'에 있던 사람들을 찾아 벌을 주는 러시안 블루와 아메쇼란 두 사람의 케미를 통해 그린다.
제자 사토미 다이치의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넌지시 알려준 것부터 시작된 제자 아버지와의 만남은 그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사건을 통해 고통을 함께한 사람들의 모임과 모종의 계획에 의해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현재와 소설 속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러시안 블루와 아메쇼와의 묘한 합체가 이뤄지는 기막힌 타이밍과 함께 이 흐름이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 궁금해하며 읽은 독자로서 역시! 란 말로 끄덕이게 한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610/pimg_7136731163889091.jpg)
작품 속 배경에서 보인 사건들은 결코 유쾌하지 않은 사회적인 문제점들을 다루고 있다.
인질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의 과잉진압이나 가족들을 잃은 사람들의 고통과 그 고통이 자연스럽게 잊혀가는 세태, 하나의 이벤트처럼 남발하는 멘트로 인해 더욱 아픔을 지니게 하는 자의 허세, 여기에 열차사건과 야구장을 배경으로 크게 확장된 사건의 속도는 액션미가 가미된 즐거움을 준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610/pimg_7136731163889092.jpg)
저자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을 다시 읽으면서 이 작품 속에 그의 사상을 녹여보고자 했다는데,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지닌 절망들은 영원회귀 사상(같은 인생이 영원히 되풀이된다는 사상)을 담아 그려냈기에 주요 장면들을 다시 떠올려보게 한다.
페퍼스 고스트를 (연극 무대나 영상 분야에서 사용되는 기법) 이용한 장치로써 그린 작품 속 현실과 소설의 경계에 대한 모호함, 그런 가운데 시사성이 있고 어두운 주제지만 그 가운데서 유쾌함을 주기에 저자만의 독특함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좋아할 작품이다.
- 이것이 삶이던가? 그렇다면 다시 한번.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