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작은 세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생물학 - 생명과학의 최전선에서 풀어가는 삶과 죽음의 비밀 서가명강 시리즈 35
이준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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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래스]를 통해 유전학에 대한 미래를 제시했던 저자의 글이  서강명당 시리즈 35번째 순서로 출간됐다.



인류의 진화과정에 관한  기원은 결국 생명의 탄생과 그 연장선으로 다루는 생명공학에 이르면 재미와 호기심을 가지며 읽게 되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점에 주안점을 뒀다고 생각한다.



예쁜 꼬마선충을 통해 연구를 하면서 유전과 진화에 대한 발전과정을 다룬 내용은 다큐에서 접해보거나 보도자료를 통해 익히 들어왔던 내용과 함께 예쁜 꼬마선충의 유전구조가 인간을 비롯해 포유류의 유전정보와도 유사하다는 것이 신기했다.








여기에 복제양 돌리의 사례와 마비된 생쥐를 다시 예전처럼 만들어내는 기술이 생명이란 탄생의 근원으로 시작한 연구의 발전사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저자의 관련연구를 통해서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것을 비롯해 100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현시대에 이런 연구의 가치는 수명연장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할 부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은 것에서부터 출발해 연구를 거듭하면서 걸어온 연구의 발자취는 평소 관심이 없더라도 이 책을 통해 읽게 된다면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공분야를 일반인들의 눈에 맞춰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깊이 있게 생물학의 현주소를 전하고자 노력했다'라고 한 저자의 글에 공감하게 되는 책,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이라면 무난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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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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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작가의 신작 에세이-



  알고 보니 그동안 서울을 완전히 떠나 하동군 평사리에 자리를 잡은 것이 3년 전이란다.


기존의 작품에서 간간이 지리산에 관한 얘기를 담은 글들에 이어  이제는 완전히 저자가 오롯이  혼자만의 평안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풀어낸 글들을 모아놓은 에세이라 어떻게 보면 성찰과 통찰이 담겨 있는 글들로 가득하다.




저자가 믿고 있는 신앙 가톡릭을 통해 자신의 하루 일상과 지금의 터에 집을 짓고 개 한 마리와 함께 살기 시작한 단조로우면서도 평화로운 기운이 느껴지는 글들은 가까운 분의 부고 소식과 함께 큰 흔들림이 온다.








그러면서 그동안 저자가 사회활동에 관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주변과 부딪치는 일들에서 벗어나 현대의 소통창구로 통하는 SNS를 하지 않고 진보와 정의, 신앙과 사랑에 관한 자신만의 생각들과 부고 소식을 계기로 성지순례를 떠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성지순례와 여기에 방문하면서 느꼈던 감동들,  유대인들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기도와 묵상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과 더불어 종교인의 삶과 평화로운 공존이 인간의 삶에 대해 차분한 명상처럼 다가옴은 느끼게 한다.







강아지와의 인연 부분에선 역시 공작가답다는 생각이 들 만큼 동물과의 인연을 맺기까지의 사연이 와닿았고 올해 예순을 맞은 저자의 환갑파티를 해준 후배들의 모습이 인생의 또 다른 의미의 응원파티처럼 여겨졌다.




특히 책의 내용을 들어가는 챕터 부분에 성경 말씀을 들려주듯 작은 소제목처럼 다가온 문장은 종교와 무관한 모든 사람들에게도 좋을 내용이었고 순례의 여정을 통해서 느낀 깨달음이  저자의 다시 일어서기에 원동력이 된  충분함을 느끼며 읽은 책이다.



여기에 수도원 기행 1.2탄과 같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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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천 가족 1 유정천 가족 1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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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 외 다수의 작품을 통해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그만의 글로 그리는 작가 모리미 토미히코의 소설이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겐토샤 [파피루스]에 기고한 내용을 개고 한 것으로 국내에는 표지를 새롭게 달고 개정판으로 출간이 됐다.



동물을 의인화해서 다룬 만화나 영화, 그리고 작품들을 통해 인간사의 삶을 표현한 작품들이 있지만 이 작품 속의 주인공은 너구리다.



그것도 바보너구리 사형제-



그중 셋째에 해당하는 시모가모 집안의 시모가모 야사부를 비롯해 그의 스승인 덴구라 불리는 하늘을 날고 산에 살고 있으며 신통력을 지닌 아카마다 선생, 인간으로 아카마다에게 납치돼 덴구 수업을 받은  벤텐, 그리고 작은아버지 집안인 에비스가와 집안을  등장시킨 작품은 일본스럽다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어떻게 하면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는 아사부로의 천진난만하고 유쾌한 행동은 각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사랑, 가족애들이 함께 어우러져 한 편의 가족드라마를 연상시킨다.




변신술로 인간의 모습을 하면서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서 함께 공존하고 아버지의 죽음 이후 몰락한 자식들이 아버지의 능력을 한 가지씩만 공평하게 물려받은 내용도 이들이 합심하여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한 원천임을,  시종 모험심처럼 다가오게 만드는 진행은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돼 인기를 끌었단 사실에 수긍이 간다.




 여기에 어머니의 사랑이  더해져 똘똘 뭉친 그들만의 가족사랑은 흐뭇함까지 더해져 일본 만화를  가까이 한 독자라면 훨씬 재미를 느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유유한 성격에 낙천적이고 매사에 긍정적인 너구리들의 모습을 보노라니 인간들인 우리들이 사는 세상과 비교해 보게 되고 서로 아등바등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이  너구리들의 눈엔 어떻게 비칠지도 궁금해진다.




미아야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개구리로 변신해 우물가에서 살고 있는 둘째 형의 능력은  '이웃의 토토로'에서 나오는 동물이  생각났다.




작가가 쓰고 싶었던 내용들이라서 그런지 기존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는 또 다른 판타지라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다가온 작품으로 유쾌한 기분을 느끼며 읽은 소설이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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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까마귀 살인사건
다니엘 콜 지음, 서은경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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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인형 살인사건]의 저자 다니엘 콜의 신작이다.



유명 인플루언서가 파티를 열던 날 그녀의 방에서 그녀는 밀실살인의 전형처럼 여길수 있는 몸통 없는 머리와 얼굴에 다섯 줄의 할퀸 자국이 남긴 상태로 발견된다.



유사한 사건이 벌어진 것만 벌써 세 번째-



언론에서 갈까마귀라고 이름 붙은 용의자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며 그 와중에 사진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스칼릿은 선배인 프랭크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고 사립탐정이라고 밝힌 헨리란 남자와도 이상한 공조를 하게 되는데, 사건의 내막은 밝혀질 수 있을까?




한 사건이 터지고 곧바로 다른 여인들의 죽음이 이어지는 사건의 연속성과 헨리란 남자의 행동과 말, 여기에 스칼릿이 자란 불우했던 환경까지 그려지면서 범인은 이 모든 것에서 유유히 사라진다.




무엇을 노리고 이런 참혹한 살인들을 벌이는 것인지에 대한 추적은 헨리란 인물과 스칼릿의 서로 믿을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전적으로 믿을 수만은 없는 묘한 설렘과 관계의 이어짐이 아슬아슬한 경계를 넘나드는데, 헨리란 등장인물을 보면서 쾌걸 조로가 떠올랐다.




쾌걸 조로처럼 같은 부류는 아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명령에 따라  타깃으로 지목된  인물을 헛된 실수 없이 처리하는 방식에는 비열함과 조롱기, 유들유들함이 상대방의 긴장감을 느슨하게 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도 그를 믿을 수 없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마지막 그의 행보는 허를 찌른다.




갈까마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지, 프랭크가 남긴 마지막 쪽지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요, 헨리를 조종하는 자의 상대 또한 생각할 수 없었던 자이기에 반전의 스릴러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시리즈의 서막인 만큼 다음 차기작에도 스칼릿과 헨리가 다시 등장할지도 궁금하고 만약 이 두 콤비가 다시 공조를 하게 된다면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도 기대된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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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난단티 - 16세기와 17세기의 마법과 농경 의식 교유서가 어제의책
카를로 긴즈부르그 지음, 조한욱 옮김 / 교유서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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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벌거벗은 세계사' 프로그램에서 '마녀'에 대해 다룬 것을 본 적이 있다.



마녀란 이름으로 떠올릴 수 있는 인식이 마법과 약초를 이용해 사람들을 농락하는 기이하고도 좋은 인상을 주는 존재가 아니었던 만큼 실제 기독교 사상을 기본으로 다루고 있는 서양사에서 그 존재들을 다룬 일들은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2004년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란 제목으로 출간한 이래 다시 개정된 책으로 나온 이 책은 미시사에 관한 역사들을 개척한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저작이다.



16세기말부터 17세기 초까지 이탈리아 프리울리 지역에서 벌어진,  농민들이  이단으로 심문받은 기록을 바탕으로 한 내용들은 당시 농민들의 삶과 종교의 교리, 사회적인 이면에 비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베난단티란 중세에 사계재일(사계재일(四季齋日)이 되면 마을 사람들 중 일부가 육체를 벗어난 영혼들이 악마의 부름을 받은 마녀들과 싸우고 이 싸움에서 이기면 풍요가, 지면 흉작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실행하던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양막을 목에 두르고(태반) 성인이 된 어느 순간 누군가의 부름으로 이런 일들을 하게 되는데 그들은 회향나무를 묶은 회향단으로 싸우면서 마녀들이 다루는 시커먼 나무대기를 무용지물처럼 만든다.




이들이 왜 이런 일들을 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그들의 진술을 통해서 그려지고 저자의 자료 조사를 토대로 당시 종교를 기준으로 그들을 심문함으로써 그들을 자신들의 종교관에 부합되는 교리에 맞추기 위해 이단이란 심판을 내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저항하던 그들이지만 결국엔 이들은 종교에 굴복하게 되는데 저자는 특히 이러한 진행의 역사적인 일들을 통해 민중신앙으로서의 자리를 이어왔던 베난단티가 보편적인 종교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시대에 이교도 의식으로 판정을 받고 마녀와 동급으로 취급되면서 점차 사라지는 과정을 미시사의 관점에서 보여준 점이 탁월했다.









흔히들 토템신앙이나 민속신앙, 무당들이 보인 현란한 춤사위나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서 미지의 혼령들을 불러내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들은  베난단티들이 사바트에 영혼만 간다고 하는 진술을 하는 것을 볼 때, 특히 일관된 진술이 아닌 모순된 진술들이 있었기에 이를 놓치지 않고 이단의 징표로 몰아간 가톨릭에  패배한 결과물이란 사실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란 말이 떠오른다.




민중신앙으로 사바트에 초대받아 마녀들과 싸웠던 베난단티들이 자취를 감춘 것은  어쩌면 획일화된 교리와 그 교리에 맞춰 인간들의 삶을 통일화된 것으로 이루려던 목적하에 벌어진 안타까운 일들이란 사실이 무형의 인류문화가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생소하던 베난단티에 대한 용어는 물론이거니와 서양 역사에서도 동양에서 볼 수 있던 비슷한 의식이 있었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했고 이것이 비단 이탈리아에서만 국한된 신앙이 아닌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확대하면 하나의 민중 신앙일 수도 있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다.




미시사를 통한 역사의 돌고 도는 듯한 기시감마저 느껴보며 읽을 수  있었던 책,  새로운 관점에서 다룬 책이라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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